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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 안쓰고 안만든다고 위험 피할 수 있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8-30 12:15  | 조회 : 5223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7년 8월 30일 수요일
□ 출연자 : 이용진 순천향대학교 교수 (천안순천향대학교 석면환경보건센터장)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보통 석면으로 인한 피해를 입은 사람, 하면 광산이라든지 공사장에서 일했을 것으로 추정이 되죠. 그런데 국내 한 연구팀이 악성 중피종, 이른바 석면암에 걸린 피해자 411명을 조사해보니까, 석면과 관련 없는 일을 한 경우가 45%였습니다. 심지어 17명은 석면이 묻은 옷을 빨래하다가 암에 걸렸습니다. 오늘 이 문제 다뤄보겠습니다. 순천향대학교 석면환경보건센터장이신 이용진 교수 전화연결 되어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용진 순천향대학교 교수 (이하 이용진): 네, 안녕하세요.

◇ 장원석: 세계보건기구가 1987년에 1급 발암물질로 석면을 지정했는데, 이후에 우리나라에서도 만드는 것, 그리고 쓰는 것도 다 금지가 됐지 않았습니까. 언제부터 금지가 됐죠?

◆ 이용진: 국내에서는 석면생산이 1930년대 중반부터 주로 채굴을 많이 했어요. 군수품에들 해가지고. 그런데 산업화되면서 60년대에 주로 많이 사용됐고, 우리나라에서 석면사용을 금지한 것은 2007년도 1월부터 단계적으로 건축물이라든가 자동차 마찰제, 브레이크 라인, 이런 것에 금지시켰고 그다음에 2009년도부터는 석면이 0,1% 이상 함유된 제품을 사용하지 말라. 또는 유통도 하지 말고 수입도 금지하라. 이렇게 법을 바꿨습니다. 전면적으로 석면사용을 금지시킨 것은 2015년도 4월경부터 해서 과거에 대체품목이 개발되지 않은 군수용이라든가 화학설비용, 그런 제품들도 2015년 4월부터는 전면 금지하는 걸로 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교수님께서 아무래도 오랫동안 석면 연구를 진행해 오셨기 때문에 석면 관련한 질문을 자세히 드려볼게요. 석면이 우리가 대표적으로 알려진 바로는 건축 자재에 많이 쓰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화장품이라든지 수술도구 등에도 많이 쓰였더라고요. 석면이 왜 이렇게 많이 쓰였습니까?

◆ 이용진: 석면은 주로 암석의 열수작용이라든가 압력에 의해서 생기는데, 사실은 열에 강합니다. 열에 강하고 전기가 통하지 않고 불에도 잘 안 타다보니까 우리가 건축자재로 주로 많이 사용도 했고, 또 자동차 브레이크 열에 강한 것, 그리고 전기 안 통하다 보니까 가전제품 같은 데도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또 하나는 화학적인 제품에, 산성이라든지 화학적인 물질이 잘 안 들다보니까 그 용도로 많이 쓰였죠. 석면은 사실 현대에 들어와서 쓰인 게 아니라 과거 고대 그리스·로마시대부터도 사용을 했습니다.

◇ 장원석: 이런 장점이 있어서 많이 쓰여왔는데 건강에 직접적으로 안 좋다고 알려지면서부터는 이것을 피하게 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석면가루가 굉장히 작은 물질이죠.

◆ 이용진: 그렇죠.

◇ 장원석: 제가 찾아보니까 미세먼지가 머리카락의 1/7 크기, 초미세먼지가 머리카락의 1/30인데 머리카락의 1/5000이라고 하더라고요. 이게 몸에 들어가면 빠져나올 수가 있는 건가요?

◆ 이용진: 어렵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석면은 그 직경이 머리카락의 1/5000로 눈에 보이지 않고 전자현미경이라든가 이런 걸로 볼 수가 있는데, 직경이 작다보니까 가볍고 한 번 비산돼서 공기에 떠다니면 24시간 이상 붕붕붕 떠다닙니다. 그러다가 약 2km까지 날아가서 사람들이 호흡을 하지 않습니까. 이게 호흡 통해서 폐에 침착이 되면 석면 자체가 바늘처럼 길고 날카로워서 폐에 한 번 들어가서는 잘 박혀서 빠져나오질 않습니다. 그래서 염증이 생겨가지고 석면이 딱딱하게 굳는 질병도 생길 수 있고, 그 염증이 나오는 분비물 중에서 암 같은 것도 발생될 수가 있습니다.

◇ 장원석: 주로 폐 쪽에 암을 일으키는 건가요?

◆ 이용진: 예. 주로 폐 쪽에 암을 일으키는데, 사실은 국제석면전문가회의, 국제암연구소 이런 데서는 폐뿐만 아니라 후두나 난소에도 석면에 의해서 발생 가능한 암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난소까지 영향을 주는군요. 2011년도 1월에 ‘석면피해구제법’이 시행된 이후에 파악된 피해자 수도 많죠?

◆ 이용진: 예, 많습니다. 암환자들을 포함해서 2천여 분이 좀 넘습니다.

◇ 장원석: 대표적인 석면질환 하면 사망률도 굉장히 높은 ‘악성 중피종’이라는 병이 있던데, 이 병은 뭔가요? 이른바 ‘석면암’으로 불리는 것 아니겠습니까.

◆ 이용진: 악성 중피종을 일반 국민들이 석면암으로 주로 인식하게 된 이유가, 악성 중피종은 약 80% 이상이 석면 관련해서 발생되는 암입니다. 그런데 20% 정도는 원인을 찾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바이러스에 의해서 온다는 설도 있고, 방사선 노출이 돼서 올 수도 있다, 이런 얘기들이 있는데, 그것을 규명하기가 굉장히 어렵고 그러다 보니까 석면 관련해서 암은 악성 중피종을 대표적으로 떠올리는데, 대개 악성 중피종은 아까 호흡을 통해서 폐에 석면가루가 들어오지 않습니까. 이 석면이 늑막이나 복막, 쉽게 말해 장기를 싸고 있는 이중막이 있는데 중피라고 보통 얘기를 합니다. 그런데 그 중피세포에 뚫고 들어가서 거기서 발생되는 암이라고 해서, 중피에 생긴다고 해서 중피종입니다. 그래서 악성 중피종이라고 보통 얘기를 합니다.

◇ 장원석: 그런데 이번에 석면과 관련한 연구 보고서 내신 것을 보니까 악성 중피종, 이른바 석면암에 걸린 사람 중에서 직접적으로 석면 광산에서 일한 사람이라든지 건축물 폐기하는 일을 하지 않은 사람들도 포함이 많이 돼 있더라고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 이용진: 일반적으로 석면 관련성 질환은 과거부터 직업적으로 석면에 노출된 분들한테 많이 발생되는 것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그런데 악성 중피종은 석면에서 발생되는 보기 드문 암인데, 이게 특성이 소량이라든가 단기간 노출에도 악성 중피종은 발생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국외에서도 보고된 걸 보면 환경적으로, 중국의 다야오 지역 이런 데는 환경적인 노출, 토양에 석면환경물질이 있었고 터키에 카파도키아 지역이 있습니다. 우리가 거기는 비행풍선 날아가는 걸로 여행을 많이 하는 지역. 거기에도 토양에 그런 게 있고, 미국에 리비지역이라든가 이런 데도 외부 환경적으로 이런 질병, 악성 중피종이 많이 발생된다. 그러다 보니까 악성 중피종 자체는 소량으로도, 단기간 노출돼도 발생될 수 있다. 이런 문제점이 있어서 본인이 직접적으로 일을 안 해도 시대환경적 노출이라든가 실내 인테리어, 또는 동거했던 가족들 중에 석면 관련된 일하는 사람들 옷에 묻어와서도 노출돼가지고, 가족들한테도 옷을 입는, 그런 상황이 됐습니다.

◇ 장원석: 이게 단기라고 하면,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남편이 석면 관련된 일을 하고 와서 그 옷을 빨래하는 아내가 암에 걸린다고 하니까, 단기라고 하면 구체적으로 기간을 특정할 수 있을까요?

◆ 이용진: 정할 수는 없는데요. 우리가 보통 이런 건 있습니다. 석면에 얼마만큼 질병이 생기는가는 나중에 추후 말씀드리겠지만, 우리가 아무래도 확률론적으로 봐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희들이 보통 잠복기라는 게 있어서 어느 일정한 수준이 발생되지만, 노출량에 대해선 추정할 수가 없습니다.

◇ 장원석: 그런데 이번에 석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직업군을 보니까 교사, 경찰, 공무원, 간호사. 상대적으로 오래된 건물에서 일한 사람들이 이런 것들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 것을 보면 석면이 아직도 많이 곳곳에 남아있나 보죠.

◆ 이용진: 그렇죠. 저희들이 석면에 따라서 노출을 갖다가 크게 세 가지 파동으로 보통 얘기하는데, 1차 노출파동 같으면 석면을 직접 채굴하거나, 광산 같은 데서요. 이랬을 때 1차 노출파동이라고 하고. 2차 노출파동은 석면 제품을 만드는 데, 가공이나 생산하는 데. 이런 데서 주로 많이 됐었죠. 그래서 과거에는 주로 1차나 2차 노출파동, 이쪽에 중점을 뒀고, 3차 노출파동이라는 것은 석면이 함유된 완성된 제품을 사용하거나 유지·관리할 때 이런데 많이 들어오죠. 그러니까 건축물 같은 데, 공공건축물. 이런 데 많이 3차 노출파동이 될 수 있으니까.

◇ 장원석: 그래서 그런지 석면피해자 지역분포를 보니까, 특히 아까 사망률이 높은 악성 중피종 환자 비율이 오히려 광산이 많은 충남보다도 경기, 서울, 부산, 그다음이 충남. 이렇게 많더라고요. 그게 3차 노출파동으로 인한 영향 때문에, 건물이 많으니까 상대적으로 이런 지역에 계신 분들이 악성 중피종에 많이 걸리나 보군요.

◆ 이용진: 그것도 있지만 저희들이 면밀하게 분석을 해보면, 일단 모집단 인구수가 다르지 않습니까. 서울·경기는 거주인구가 상당히 많고 충남 같은 경우 사실 거기서 1/10밖에 안 될 테고. 그러니까 발생률에 대한 걸 봐야 합니다. 이걸 보다 보면 사실 매우 높은, 오히려 충남이 높은 경우가 있고 서울이나 경기 지역은 환자 수는 많이 발생됐지만 전체 인구수에 비해서는 발생률이 그렇게 높은 건 아니죠. 그런 문제가 하나 있고, 또 하나는 서울·경기지역에 계신 분들이 거기에서 노출원이 있어서 발생된 분들도 물론 있겠지만 과거에 석면 광산이나 공장 주변에 살다가 이상해져서 발생된 분들. 이런 분들도 꽤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여러 가지 정밀 분석이 필요하고, 또 하나는 직업적인 노출군도 포함돼있다 보니까, 아무래도 서울·경기 지역에 인구가 많다 보니까 직업적 노출군도 많아서 더 발생되는 것도 영향을 미쳤을 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정부에서는 지금까지 석면 광산이라든지 석면 제품 생산 공장에 집중해서 대책을 펼치고 있었는데, 단순히 생산이라든지 사용 금지시키는 것만으로 피해를 줄이기는 쉽지 않아 보이는데, 지금까지 말씀 들어보면요. 어떤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할까요?

◆ 이용진: 지금 저희들이 보면 아까 말씀드린 것 중 1차 노출파동, 2차 노출파동은 중점적으로 해오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앞으로 3차 노출에 대한 예비를 해야 하는데, 대개 그동안에 지어졌던 건축물 같은 것. 공공건축물을 첫 번째로 들 수가 있죠. 그런데 지금 정부에서 ‘석면안전관리법’이라고 해서 공공건축물 이런 것의 석면지도를 만들게끔 법으로 만들어놨습니다, 석면 건축물에 대해서. 그래서 건축물 어디에 석면이, 어느 부위에 얼마만큼 들어있는지를 알 수 있도록 석면지도를 제작하도록 돼있었는데 문제는 소규모 건축물. 예를 들면 일정 규모 이상이 되지 않는, 법적으로 돼있지 않은 소규모 건축물 같은 데는 그런 게 규제가 없습니다, 아직. 그러니까 그런 데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재건축이라든가 인테리어 같은 걸 했을 때도 이게 제대로 잘 돼있지 않고, 두 번째는 이게 확실하진 않지만, 과거에 재개발했던 지역 주변에 살았던 분들도 노출 가능성을 배재할 수가 없어서 이런 것도 건강의 사전예방주의원칙에 따라서 조치가 필요하지 않겠나, 하는 게 제 생각이고. 세 번째는 보통 우리가 직업적으로 여러 가지 생각하는데, 저도 조사를 해보니까 직업적으로 건축일 하시는 분들이 많이 발생이 됐어요. 그런데 건축일 하시는 분들 중에 대부분이 일용직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노동부라든가 이쪽에서도 보호를 못 받고 사각지대에 놓은 분들이 꽤 많죠. 그러다 보니까 일용직 건축근로자, 이분들에 대한 게 우리가 어떻게 조치할 것인지. 여기에 대해서 한 번 대책을 세워야할 것 같고, 이게 또 중요한 게 뭐냐면 대개 일용직 근로자 분들은 석면에 대한 교육이라든가 이런 걸 받을 기회가 적다보니까 아까 얘기한대로 작업복을 집으로 출퇴근 왔다갔다 하시면서 가족들한테도 2차 피해 위험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그런 게 좀 문제되는 것 같고.

◇ 장원석: 그러면 혹시나 나도 석면질환에 걸리지 않았을까, 의심해볼 수 있는 증상은 뭐가 있을까요?

◆ 이용진: 증상은 대부분 일반적으로 호흡기 쪽으로 많이 생각하고 계십니다. 초기 단계는 증상이 별로 없다가 운동이 활동을 많이 했을 때 숨찬 증상, 또는 기침이라든가 흉부통증. 그다음 이게 꼭 폐로만 오는 게 아니라 복부, 장기에도 올 수가 있기 때문에 복부통증이라든가 복부의 팽만감, 이런 걸로도 올 수가 있는데 사실 내용만 들어보면 이게 특이적이지 않습니다. 비특이적이기 때문에 저희들이 생각하기에는 석면 노출 위험지역에 사셨던 분들이라든가, 그렇게 장기적으로 있었던 분. 이런 분들은 정기적으로 어떤 조사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또 하나 제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석면에 의해서 건강위험이나 질병이 생기는 것은 석면에 노출된 모든 사람들한테 다 생기는 건 아닙니다. 아시다시피 자동차 도심에서 많이 다니지 않습니까. 그 브레이크 라인에 석면이 다 들어있었고, 과거에. 그게 다 비산돼서 결국 국민들이 다 조금씩 마시고 있는데, 그래서 석면에 대해서 영향을 주는 것은 각 개인의 직업력이라든가 환경적인 노출력, 또는 과거에 어떤 질병을 가지고 있었는지의 여부, 또는 담배를 얼마나 피웠는지, 이런 것. 또 석면에 얼마나 높은 정도에 노출됐는지, 오랫동안 얼마만큼 됐는지, 또 자주 됐는지, 이런 류의 요소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에 너무 석면질환에 대한 발병 가능성, 위험성을 알고 노출을 피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지만 막연하게 불안감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 장원석: 알겠습니다. 오늘 석면에 대해서 어떤 점을 조심해야 하고, 또 궁금증에 대한 해답·답변을 들어봤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이용진: 예.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순천향대학교 석면환경보건센터장인 이용진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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