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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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4 (금) 이슈진단 '문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1-03-07 18:46  | 조회 : 2575 

이어서 문화 이슈를 알아보는 금요일 이슈진단입니다.
중앙일보 강혜란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1. 요즘 오디션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각 방송사에서 너도나도 다양한 분야에서 오디션 프로를 내보내는데요, 아나운서 오디션도 곧 TV 전파를 탄다고요.

= MBC의 승부수죠, 신입 아나운서 공채 과정을 예능으로 내보내는 '신입사원'이 그것입니다. 오는 일요일이죠, 6일 ‘일요일 일요일 밤에’가 새 단장하는 ‘우리들의 일밤’의 한 코너로 시청자에게 공개됩니다. 지원자격에 성별, 학력, 연령에 제한을 두지 않아 1차 접수결과 5500여명의 지원자가 몰렸습니다. 1,2차 테스트를 통해 현재 64명을 선발했고요, 첫 회에는 MBC 간판 아나운서였던 변웅전, 차인태, 손석희가 출연한다고 합니다.
‘신입사원’이 눈길을 끄는 것은 요즘 붐을 이루는 오디션 프로를 아나운서 분야에 적용했기 때문일텐데요, MBC 측은 “아나운서는 이런 것이다라는 고정관념을 벗어나 잠재력 있는 새얼굴을 발굴한다는 취지"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TV 예능 프로에서 중계하는 것이 결국 일반인에게 선망의 직업인 아나운서를 볼거리로 활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데요. 실제로 접수 과정에서 신청자들에게 개인정보를 이용할 권리와 프로그램 출연과 관련한 책임 일체를 방송사에 묻지 않는다는 동의를 요구하면서 사생활 침해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2. 한 방송사의 직원 채용과정을 리얼리티쇼로 보여주는 것인데요, 이것이 일요일 저녁 예능 시간대에 편성될 정도로 시청자의 관심을 끌 수 있을까요.

= 달리 말하면 시청자의 관심을 끄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될 텐데요. 그래서 일각에서는 이미 ‘아나테이너’(아나운서+엔터테이너)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아나운서의 예능MC화가 가파른 상황에서 직업군에 대한 인식을 그쪽으로 굳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옵니다. 또 이 프로에 나갔다가 탈락할 경우 다른 방송사에 뽑히겠느냐 하는 우려 속에 진짜 아나운서 지원자보다는 이른바 방송인, 예능인을 원하는 인력들이 대거 지원하지 않았겠냐, TV에 얼굴 비치는 걸 기대한 게 아니냐 그런 시각도 있습니다. 그러나 MBC 측은 "재미를 위한 장치를 많이 지웠다"며 "기존 공채방식과 시선을 달리 했을 뿐 같은 엄중함으로 평가했다"고 했습니다. 결국 뚜껑은 이번 일요일 저녁에 열어봐야 알텐데요, 그간 ‘일밤’은 낮은 시청률로 인해 광고도 잘 팔리지 않는 상황이었는데 이번 개편을 앞두고 다 팔릴 정도로 광고주의 관심도 모으고 있다고 합니다.

3. 요즘 이런 오디션 프로그램이 적지 않게 쏟아지는데요, 이 도화선이 된 게 지난해 ‘슈퍼스타K’가 아닌가 하는데요. 이번에 시즌3로 돌아온다고요.

= “제 점수는요” “60초 후에 공개됩니다” 등 유행어를 낳으며 오디션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엠넷 채널의 ‘슈퍼스타 K’ 시즌3 제작발표회를 열었습니다. 지난해 허각, 존박, 장재인 등 새 얼굴을 발굴하며 대중음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던 슈퍼스타K는 지원 분야를 그룹과 솔로 두가지로 나누고요, 악기 사용도 더 자유로워지는 등 변화를 줍니다. 아무래도 현재 방송 중인 MBC ‘위대한 탄생’ 등 여타 오디션 프로그램과 차별화하기 위해서 또다른 혁신이 필요하겠지요.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상금 규모입니다. 우승자에게 현금만 3억원, 음반제작비 2억원 등 총 5억원 상당의 상금과 함께 부상이 제공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오디션 상금 중 가장 큰 규모입니다. 지난해 '슈퍼스타 K' 시즌 2 우승자는 현금 2억원과 음반제작비, K5 승용차를 부상으로 받았고요, 경쟁 프로그램인 MBC '위대한 탄생'도 우승자에게 현금 2억원을 포함해 3억원 규모의 포상을 걸고 있습니다. 또 곧 선보일 tvN의 ‘코리아갓 탤런트’는 상금만 3억원에 이릅니다. 이렇듯 쏟아지는 오디션이 상금과 대회 규모 면에서도 서로 경쟁적으로 다투는 분위기입니다.

4. 그런데 이런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갑자기 이렇게 성황을 이루는 이유가 뭘까요. 상금을 이렇게 높여도 그만큼 프로그램 광고가 붙고 인기가 있으니까 자꾸 만들어내는 것 아니겠습니까.

=오디션 프로그램은 ‘리얼 버라이어티’ 위주 예능에서 틈새 시장으로 시작됐습니다. ‘무한도전’이나 ‘1박2일’ 같은 인지도가 높은 스타급 출연자 중심의 프로가 어려운 상황에서 케이블 업계가 ‘스타 메이킹’ 전략으로 시작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프로에 지망생이 그만큼 몰린 것 자체가 우리 사회의 어떤 경향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다시 말해 88만원 세대를 중심으로 진학·취업 등 경쟁사회 풍토가 이런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활성화된 배경이라고 하겠습니다.
또다른 것은 직능의 전문화죠. 노래·요리·디자인 같은 분야를 취미로 즐기는 데서 벗어나 시장에서 공개 경쟁을 통해 프로페셔널로 인정받으려는 욕구라 하겠습니다. 경쟁이 치열할 수록 보상이 크다는 점도 매력으로 작용합니다. 또 요즘 세대가 TV나 인터넷 등 미디어에 노출되는 것을 즐기고, 그것을 통해 스펙 관리를 하는 적극성이 특징인 점도 반영됐습니다.

5. 그리고 이런 과정을 즐기는 시청자들의 심리도 한몫 하겠지요.

= 네, 이런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전형적인 ‘승자 독식 구조’(Winner takes all)를 보여줍니다. 수억원의 상금, 최신식 자동차 등이 모두 우승자에게만 돌아가지요. 참가자는 말 그대로 ‘참가하는 데 의의를 두는’ 수준에 그칩니다. 그럼에도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리얼리티로 중계됩니다.
때문에 이런 TV 쇼를 가리켜 ‘텔레비전 동물원’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합니다. 영화 ‘트루먼쇼’가 보여줬듯이 인간이 인간을 구경거리 삼아 리얼리티를 즐기는 프로그램 성향에 대한 비판인데요, 그럼에도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고 키워가는 이런 프로가 이미 식상해진 리얼 버라이어티를 대체할 트렌드가 될 거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어보입니다. 특히 이런 프로들이 ARS 투표 등 시청자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쌍방향적인 미디어의 속성도 만족시켜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워낙 한꺼번에 프로그램이 쏟아져 나오다보니까 이런 오디션을 치를, 대규모 공연장도 모자라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서로 대관 경쟁을 하다 보니 대관료가 턱없이 오를 정도라고 하는데요, 경쟁이 경쟁을 낳는 경쟁 사회의 풍토를 TV 안에서 고스란히 읽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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