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10 (금) 이슈진단 '문화'

문화관련 소식을 짚어보는 금요일 이슈진단입니다.
중앙일보 문화부 강혜란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1. 마약 복용 혐의로 구속된 탤런트 김성민씨가 KBS에서 출연 금지됐다고요? 이밖에 여러 연예인이 포함됐다고 하는데 각각 무슨 이유입니까?

= KBS는 지난 8일 방송출연규제심사위원회를 열어 MC몽, 신정환, 김성민, 크라운제이의 출연 금지를 의결했습니다. MC몽은 병역기피 혐의, 신정환은 도박, 김성민과 크라운제이는 마약 복용 혐의로 출연 규제 조치를 받았습니다. 출연 규제를 받으면 방송 출연뿐 아니라 자료 화면 사용도 제한됩니다. 혐의가 확인된 김성민과 크라운제이와 달리 MC몽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고, 신정환은 경찰 조사도 받지 않은 채 해외 도피 중인데도 출연 금지 대상이 됐습니다. KBS 측은 "방송의 신뢰도를 크게 훼손할 우려가 있어 출연규제 조치를 내렸다"면서 "재판 결과 무혐의로 나오거나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 충분히 자숙했다고 판단되면 출연규제를 해제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KBS는 위법 또는 비도덕적인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에 대해 출연규제심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출연규제 조치를 내리는데요, 이들 4명이 추가되면서 KBS의 출연 규제 연예인은 총 22명으로 늘었습니다.

2. 김성민씨는 KBS의 인기프로그램이죠, '해피선데이- 남자의 자격'에 출연 중이었는데, 그럼 자동 하차하게 되네요.

= 네 김성민씨는 이미 구속된 상태이지요.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히로뽕을 투약한 혐의로 지난 5일 김씨를 구속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최근 중국에서 직접 사서 밀반입한 히로뽕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자택 등에서 투약한 혐의입니다. 김씨는 1995년 연극 배우로 데뷔했고, MBC 드라마 ‘인어아가씨’와 ‘왕꽃 선녀님’ 등에 출연했습니다. 특히 최근 KBS 리얼버라이어티 ‘남자의 자격’에서 밝고 활달한 캐릭터로 '김봉창'이란 별명을 얻으며 큰 인기를 끌어왔습니다. ‘남자의 자격’은 김씨의 구속이 알려진 뒤 5일 방송분에서 김씨의 출연 장면을 전체 삭제해 방영했고요, 이어 다음날인 6일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김씨의 하차를 알렸습니다. 어제는 ‘남자의 자격’ 팀이 송년회 촬영을 한 날인데요, 김성민씨가 없는 가운데 차분히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 최근 유독 예능인들이 물의를 빚은 경우가 많네요. 이번에 같이 출연 금지된 MC몽도 그렇고, 원정 도박을 했다가 귀국하지 못하고 있는 신정환씨도 그렇고요.

= 네, 고의 발치로 병역을 면제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MC몽. MC몽도 ‘해피선데이’의 또다른 코너인 ‘1박2일’에서 인기리에 활약 중이었는데, 사건이 불거진 뒤 프로그램에서 하차했지요. 또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를 비롯해 여러 프로그램에서 특유의 입담을 과시해왔던 신정환씨는 필리핀 원정 도박 혐의를 받은 뒤 거짓말 해명까지 더해져 여론의 질타를 받은 뒤 해외에서 떠돌고 있지요. 사실 방송사 입장에선 이렇게 MC급 연예인이 물의를 일으키면 타격이 아주 큽니다. 일개 가수나 연기자가 대마초를 피웠다, 이러면 그 사람을 출연 하차시키면 그만인데요, 리얼 버라이어티나 집단 토크쇼의 경우엔 출연자간의 유기적인 관계 자체가 프로그램의 주요한 인기 포인트이기 때문에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지요. 그래서 ‘1박2일’도 MC몽이 빠진 자리를 다른 연예인으로 메우지 않고 그대로 가고 있고요, ‘남자의 자격’도 당분간은 한명 빠진 숫자로 운영될 듯합니다. ‘라디오스타’의 경우엔 객원 MC를 여러명 교체해가며 실험하다가 신정환이 빠진지 석달 가까이 지난 최근에서야 김희철을 대타로 확정했지요. 재미 있는 것은 새 MC를 소개하는 시간에 “이상한 취미를 갖지 않을 것을 선언합니까” 하면서 공개적으로 공인의 윤리를 강조했습니다.

4. 잊을만 하면 터지는 연예인 마약, 비리..이런 일이 자꾸 되풀이 되는 게 어느 정도 자숙기간만 지나면 복귀하는데 문제가 없으니까 그런 것 아닐까요.

= 네, 법적 처벌과 별도로 이들 연예인에 대한 사회적 처벌은 방송사의 출연 규제가 전부인데요, 문제는 출연규제 시한이 명시돼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 예능 작가는 “차라리 문제가 터지면 출연금지 5년, 이렇게 딱 정해놓고 그 이후엔 치사하게 옛날 얘기 하지 말기, 이런 규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도 하더군요. 그만큼 사건의 경중에 따른 명확한 규제 기준이 없다는 뜻인데요. 그러다보니 복귀도 천차만별입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 알게 모르게 자연스럽게 복귀하기도 하고, 조심스럽게 복귀했다가 여론에 밀려 다시 활동을 중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 연예매체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마약류 관리에 대한 법률 위반으로 처벌 받은 신동엽·황수정·성현아 등 유명 연예인 8명이 활동을 재개하기까지는 평균 40개월 걸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중단 기간이 들쭉날쭉 편차가 컸는데요, 가장 오랫동안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은 스타는 '예진아씨' 황수정입니다. 2001년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 2007년 드라마 '소금인형'으로 복귀하는데 62개월이 걸렸습니다. 드라마 '허준'에서 보여준 단아한 이미지 때문에 대중의 실망도 컸던 듯합니다. 최단기간에 복귀를 한 가수는 싸이입니다. 2001년 대마초를 피워 구속됐던 그는 불과 6개월 만에 2002년 월드컵 분위기를 타고 자연스레 컴백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여성 스타들이 복귀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확인됐습니다. 평균 자숙 기간이 40개월인데 반해 성현아·고호경·황수정 등 여성들은 평균 55개월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체로 이미지가 반듯했던 스타가 상대적으로 오래 걸리는 편입니다. 연예인이란 게 결국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존재들인데요, 이 대중의 무서움을 좀더 헤아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5. 네, 공연 소식 전해주시지요.

= 극단 미추의 마당놀이 30주년작 ‘마당놀이전’이 공연 중입니다. 이번 공연은 특히 30년간 마당놀이를 지켜온 윤문식 김성녀 김종엽 3인방의 고별무대인데요, 그래서 공연도 춘향전 심청전 이춘풍전 변강쇠전 등 마당놀이 레퍼토리의 가장 두드러지거나 흥미 있는 장면을 묶어 종합선물세트 식으로 꾸밉니다. 1981년 ‘허생전’으로 출발한 마당놀이는 지난해 말 공연 3000회를 돌파하고 총 관객 350만명을 끌어 모았지요. 가장 한국적인 흥취와 가락의 향연, 마당놀이전. 3인방의 고별무대는 내년 1월2일까지 서울월드컵경기장 마당놀이 전용극장에서 계속 되니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