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매거진
  • 방송시간 : [월~금] 1부 20:30, 2부 21:30
  • PD: 박지호 작가: 김진이

방송내용

10월 29일 (금) 방송 내용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0-11-03 21:37  | 조회 : 2191 
1부

# 매거진 초대석

연극 '33개의 변주곡'에서
루게릭병에 걸린 음악학자를 연기하고 있는
연극배우 윤소정 씨를 만났습니다.
이 배역을 준비하면서
대상포진까지 걸릴 만큼 몸과 마음을 다해 에너지를 쏟았다고 하는데요.
공연 중인 작품에 대해서, 또 연극배우로서의 열정에 대해서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2부

# 신간 소개 / 북데일리 이동환 책 전문기자


(실용) 공규택 <우리말 필살기> 추수밭
(문학) 조경란 <복어> 문학동네
(인문) 조지 레이코프 <도덕, 정치를 말하다> 김영사

(이동환) 오늘은, 자신이 우리말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확인해볼 수 있는 책 <우리말 필살기>를 준비했고요. 두 번째 책은 조경란의 소설 <복어>, 그리고 마지막 책은 인문서적으로 <도덕, 정치를 말하다>를 준비했습니다.

(전진영) 첫 번째 책부터 시작을 해보죠. 책 제목이 <우리말 필살기>이고요. 부제가 ‘텔레비전, 영화, 광고,인터넷에서 찾아낸 우리말 절대상식’ 이네요.

(이동환) 네, 우리가 흔히 사용하고, 또 주위에서 볼 수도 들을 수도 있는 말이지만, 과연 이러한 우리말이 제대로 된 것인지, 문제가 있으면 그 원래의 뜻과 사용방법 등을 수록한 책으로, 저도 이 책을 통해서 우리말에 대해서 많은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다 읽고 느낀 점은 내가 우리말에 대해서 모르는 부분이 정말 많구나하고 느꼈습니다.

(전진영) 사례를 들어서 설명을 해주시죠.

(이동환) ‘햇’이라는 접두사는 ‘ 그 해에 생산되었음을 나타냅니다’, 예컨대 햇밤, 햇고구마, 햇김치가 이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햇이 쌀과 만나면 햇이 아니라 ‘햅’으로 변해서 ‘햅쌀’이 됩니다.

(전진영) 맞아요. 그런데, 이렇게 변하는 이유가 있나요?

(이동환)이렇게 햇에서 시옷이 탈락하고 비읍이 오는 데에는 국어사전에도 설명이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이것이 우리말의 옛모습을 알려주는 언어의 화석같은 역할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쌀이 그냥 쌀이 아니라 '비읍 쌀'이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는 거죠. 쌀을 말로 소리내기 위해서는 비읍 소리와 쌀이라는 소리를 거의 동시에 발음했을 것이라고 보는 거죠. 비록 지금은 그 발음을 흉내낼 수는 없지만 말이죠. 분명한 것은쌀에는 비읍 소리가 선행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는데요. 매우 차진 쌀을 ‘차쌀’이라고 하지 않고, ‘찹쌀’이라고 하는 것도 그 증거가운데 하나라고 보고 있습니다.

(전진영) 그러네요. 그러니까 ‘쌀’이라는 낱말의 경우, 우리 옛말에서는 ‘쌀’앞에 비읍을 붙여서 발음했을 거라고 추정하고 있네요.

(이동환) 햅쌀이나 찹쌀처럼 우리말의 옛모습을 화석처럼 볼 수 있는 다른 경우를 또 설명해드리죠. ‘히읏 종성체언’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임’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암탉’에서처럼 ‘암’이 바로 히읏을 꼬리처럼 붙이고 다니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암닭이 맞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실제는 암과 닭이 만나면, 중간에 히읏이 살아나서 암탉이 되죠. 또 비슷한 사례로 ‘수캉아지, 수컷, 수캐, 수키와, 수탉, 수탕나귀, 수톨쩌귀, 수퇘지, 수평아리’라는 9개 단어에서 볼 수 있듯이 수도 히읏을 데리고 다닙니다. 그러나 나머지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예컨대 ‘수벌’을 ‘수펄’이라고 하지 않고, 그냥 수벌입니다. 좀 어렵죠?

(전진영) 그렇네요. 책 한 권에 제대로 된 우리말 풀이를 담아낸 저자가 누군지 궁금해요.

(이동환) 네, 현재 경기과학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공규택 선생님입니다. 그동안 학생에게 대중매체를 통한 우리말을 가르치면서 쌓인 자료를 가지고 책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읽어볼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저도 상당히 공부가 되었습니다. 이 책은 한 번만 읽고 마는 책이 아니라 책상에 놓아두고 때대로 찾아가면서 읽어볼만한 책입니다.

(전진영) <우리말 필살기> 소개해드렸고요.
두 번째 책으로 넘어갑니다. 조경란 작가의 새 장편소설이죠?

(이동환) 네, 제목이 <복어>입니다. 복어에 대해서 한 번 생각을 해보시죠. 먼저 복어의 모습을 그려보시고요. 그리고 그 복어의 의미를 한 번 되새겨보시죠. 아마 복어의 생긴 모습을 생각해보면 배가 볼록 나온 모습이 떠오를 것이고요. 그리고 술 좋아하시는 분은 복어가 해장에 좋다는 것을 생각해내실 것이고요. 또한 복어회가 아주 비싼 고급 음식이라는 것도 생각나실 겁니다. 그리고 복어가 독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물론 생각나실 겁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복어의 의미는 제가 마지막에 설명한 뜻입니다. 즉 복어의 독을 말하고 있는 책입니다.

(전진영) 복어의 독이요. 가끔 뉴스에서 복어를 잘못 먹고 탈이 난 사람들에 대한 소식이 나오죠.

(이동환) 네, 미식가들은 그런 맛 때문에 복어에 빠진다고 합니다. ‘죽음을 목전에 두고 먹는 음식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저로선 그런 분들의 취미를 상상할 수 없는데요. 이제 책 내용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죠. 한 여자가 있습니다. 그녀는 조각가이고요. 그리고 그녀는 항상 우울합니다. 아마 우울증을 타고 났는지도 모릅니다. 그녀는 항상 자신의 할머니에 대해 생각을 합니다. 그녀의 할머니는 젊은 시절에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복어국을 마시고 자살을 합니다. 그 장면을 본 적은 없지만 고모를 통해서 그 이야기를 듣고는 마치 자신이 직접 겪은 것처럼 생각을 합니다. 또한 고모들은 그녀가 할머니를 많이 닮았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전진영) 여자 주인공의 할머니가 자살을 하기위해 일부러 복어국을 먹었군요. 그런데 손녀가 할머니를 많이 닮았다고요? 주인공도 자살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었나보죠?

(이동환) 그렇습니다. 자살의 원인 가운데 많은 경우가 우울증 때문이라고 하죠. 이런 부분은 유전도 된다고 과학적으로 말하기도 합니다. 헤밍웨이 집안도 자살 유전자가 있다고 말합니다. 물론 그런 유전자가 있다고 모두 자살하는 건 아니죠. 극히 일부가 그런 선택을 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고요. 전진영 아나운서가 말씀하신대로 이 소설의 주인공도 항상 자살을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살을 하기위해 여러 방법을 써보지만 실패하고 마지막으로 선택한 방법이 바로 복어죠.

(전진영) 주인공이 항상 죽음을 생각하고 있다면 좀 우울한 성격의 책이겠어요.

(이동환) 물론 이 책에는 그런 특징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반전도 있습니다. 남자 주인공의 이야기를 한 번 해보죠. 남자 주인공은 건축가입니다. 이 남자 주인공의 형도 자살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 사람은 항상 형의 자살을 막지 못했다는 데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이 책에서는 두 남녀 주인공의 이야기가 교대로 나옵니다. 물론 두 주인공이 만나고요, 남자 주인공은 여자에게서 자살의 그림자를 읽어냅니다. 좀 우울한 분위기를 느꼈다고 할까요?

(전진영) 남자 주인공의 형도 자살을 했다면, 자살의 그림자를 가지고 있는 여주인공을 보는 눈이 남달랐을 것 같아요.

(이동환) 네, 책에도 그렇게 표현이 됩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두 사람은 항상 곁에 있는 것처럼 느끼고, 또 남자 주인공은 항상 그녀의 모습을 생각하면 불안해집니다.

(전진영) 책이 전체적으로 음울한 분위기의 내용으로 전개가 되는 것 같은데요. 저자인 조경란작가가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뭘까요?

(이동환) 저자는 죽음을 말하는 동시에 삶을 이야기합니다, 오히려 복어는 죽음이 아닌 삶에 대한 강한 욕망을 드러낸 것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이미 죽음에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것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을 뿐이죠. 죽음은 항상 그림자처럼 우리 곁에 있다는 겁니다.

(전진영) 죽음을 통해 삶을 이야기하고 있는 조경란의 소설 <복어>를 소개해드렸고요.
이제 오늘 소개할 마지막 책으로 넘어가보죠.
책 제목이 <도덕, 정치를 말하다>고요.
부제는 ‘보수와 진보를 가리는 핵심가치는 무엇인가?’ 네요.

(이동환) 네, 이 책은 인지언어학의 관점에서 보수와 진보를 해석하고 있는 책입니다. 아마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라는 제목의 책을 읽으신 분들이 있을 겁니다.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는 제목에서 주는 의미와는 다르게, 인지언어학을 이용해 미국 정치를 쉽고 간결하게 분석한 책입니다. 왜 평범한 서민들이 보수 정당을 지지하는가 하는 의문과 그 해답을 중심으로, 일상 언어와 정치의 관계를 간파한 책인데요. 오늘 소개하는 책의 저자인 조지 레이코프가 바로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라는 책의 저자입니다.

(전진영) 이 책은 보수와 진보 사이 대립의 기원과 갈등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동환) 네, 여러 가지 국가 정책은 정권을 담당하고 있는 정권의 성격마다 다르게 마련이죠. 미국의경우를 보더라도 민주당 집권시기와 공화당 정권시기의 정책이 아주 다릅니다. 한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요. 이 책에서 보면 저자인 조지 레이코프는 미국 정치의 핵심에 ‘도덕성과 가정에 대한 가치’가 있음을 실제 사례를 통해서 해석하고 있습니다.
보수와 진보의 갈등은 단순히 당파성 때문이 아니라 도덕성과 이상적 가정생활에서 기반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보수와 진보가 서로를 적대시하지 않고 서로를 동반자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이해를 할 수 있고, 또 나아가 올바른 보수와 진보의 모습까지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정쟁만 일삼는 비뚤어진 보수와 진보의 대립과 갈등에 지친 우리들에게 진정한 보수와 진보를 위한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정치철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는 면이 이 책이 가지고 있는 특징입니다.

(전진영) 이 책이 실제 사례를 분석한 결과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어떤 사례들이 나와 있나요?

(이동환) 인간의 도덕 개념 시스템에 대해 연구하던 저자는 우연히 1994년 미국의 중간선거를 지켜보며 보수주의자와 진보주의자가 전혀 다른 도덕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며, 보수와 진보의 정치담론의 저변에 그들의 도덕적 개념과 가치 체계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전공인 인지언어학의 이론을 이용하며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의 도덕 시스템을 분석함으로써 양 진영이 같은 사안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하고 상반된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날카롭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전진영) 도덕과 가치가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경계가 된다는 말이네요.

(이동환) 여기에서 생각해봐야 할 점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이 가지고 있는 도덕 시스템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부분입니다. 저자인 조지 레이코프에 따르면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의 정책에는 가족이라는 개념이 자리잡고 있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국가를 우리의 가정에 비유하며, '국가가 무엇인지'를 생각할 때 일반적으로 '국가는 곧 가정'이라는 개념을 떠올린다는 것이죠. 하지만 같은 가정을 비유로 든다고 해도 보수와 진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가정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보수주의자는 엄한 아버지 모델을, 진보주의자는 자애로운 부모 모델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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