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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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2 (금) 이슈진단 '문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0-10-25 15:04  | 조회 : 2489 

문화관련 소식을 짚어보는 금요일 이슈진단입니다.
중앙일보 문화부 강혜란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1. 화제의 프로그램이죠, 케이블채널 엠넷의 ‘슈퍼스타K' 시즌2가 오늘밤 우승자를 가린다는데요, 존박과 허각이 결승에 진출했죠.

= 케이블채널 시청률의 역사를 새로 쓴 ‘슈퍼스타K'가 오늘 14회를 끝으로 시즌2를 마감합니다. 134만여명이 참가해 열전을 치른 가운데 남은 도전자는 단 두명. 미국 시카고 노스웨스턴대학에 재학 중인 재미교포 존박과 중졸 학력으로 환풍기 수리공 등 이색이력의 허각입니다. 외모와 가창력, 인생 경로도 대조적인 두 사람은 우승상금 2억원을 놓고 오늘밤 마지막 결전을 벌이게 됩니다. ’슈퍼스타K' 우승자 결정은 사전 인터넷투표에선 허각이 존박을 앞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참고로 ‘슈퍼스타K'는 사전 인터넷투표 10%, 심사위원 점수 30%, 실시간 문자투표 60%로 우승자를 가립니다.

2. 심사위원 비중이 30%라고 해도, 프로그램 안에서 역할이랄까 비중은 상당하지 않습니까. 미국의 ‘아메리칸 아이돌’ 같은 경우 사이먼 코웰의 독설 심사평을 보는 재미로 프로그램을 본다는 사람도 적지 않고요.

= 이른바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들의 역할은 다양합니다. ‘슈퍼스타K’ 본선 심사위원단은 이승철?윤종신?엄정화로 구성됐는데요. 이들은 미션에 대한 평가는 물론, 도전자들에게 따끔한 조언을 아끼지 않습니다. 도전자들 입장에선 쓴소리가 상처가 되기도 하지만, 그 심사평을 발판으로 한단계 성장하지요. 시청자 입장에선 도전자들이 어떤 점이 부족하고 어떤 점이 발전했는지를 객관적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기도 하고요.
말씀하신대로 ‘아메리칸 아이돌’의 사이먼 코웰이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어쩌면 ‘아메리칸 아이돌’은 출연자보다 심사위원 때문에 더 유명해진 프로그램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의 심사평은 가차 없기로 유명한데요, 미국 각지에서 부푼 꿈을 안고 상경한 출연자들에게 ‘희망 따윈 필요 없다’는 듯 독설을 퍼붓습니다. “그런 최악인 노래는 태어나서 처음 들어본다” “지루하다” “시간 낭비다” 같은 말도 서슴없이 내뱉습니다. 당연히 참가자들을 동정하며 사이먼을 비난하는 이도 적지 않지만요, 이런 독설의 쾌감에 빠져드는 시청자도 많았습니다.

3. 독설이 틀린 말은 아니었기 때문 아닐까요?

= 네 실제로 사이먼 코웰은 웨스트 라이프와 가레츠 게이츠 등을 스타로 키운 실력파 프로듀서입니다. 그리고 그가 혹평한 도전자는 나중에 음반을 내도 그다지 빛을 보지 못할 정도로 ‘족집게 안목’의 소유자입니다. 그리고 심사위원들 인터뷰를 들어보면, 작심하고 독설을 한다기보다 심사를 하다보면 독한 얘기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길지 않은 심사 시간에 잘한 점만 짚어주기보다는, 그들이 고친다면 정말 발전할 수 있는 부분들을 일깨워줌으로써 도전자들이 미션을 거듭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심사위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는 거죠. 사이먼 코웰은 올해 9시즌을 마지막으로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하차한 상태라서 내년에도 과연 프로그램이 인기를 이어갈지 궁금한 대목이기도 합니다.

4. 그렇다면 이런 오디션 프로그램에선 심사위원을 위촉할 때도 많은 고려를 해야겠네요?

= 물론입니다. 특히 시청자의 참여 없이 100% 심사위원의 평가로만 이뤄지는 서바이벌쇼의 경우 더욱 심사위원 선정에 예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온스타일 채널에서 방송 중인 ‘도전! 수퍼모델 KOREA’ 같은 경우 심사위원으로 톱모델 장윤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우종완, 패션지 W KOREA의 이혜주 편집장, 디자이너 로건 등이 활약하고 있습니다. 해외 리얼리티쇼의 포맷을 사와서 한국의 차세대 모델을 선발하는 ‘도전! 수퍼모델 KOREA’는 이들 외에 매주 게스트 심사위원으로 사진작가를 참여시킵니다. 다양한 관점에서 도전자들의 장단점을 파악해내야 보다 공정한 심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역할 분담 같은 것도 엿보입니다. ‘슈퍼스타K'의 경우 이승철이 독설에 가까운 촌철살인 심사평으로 악역을 자처한다면, 엄정화는 언니?누나 같은 따스함으로 감싸안는 캐릭터입니다. 윤종신은 프로듀서로서 시장을 보는 객관성과 유머 감각을 자랑합니다. 이런 식으로 심사위원단 간의 조화도 제작진이 신경 쓰는 부분입니다.

5.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해당 분야에서의 권위 아니겠습니까. 심사평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실력 말이죠?

= 물론입니다. 그래서 각 쇼의 제작진은 해당 분야 최고의 권위자들을 위촉하기 위해 업계 관계자들에게 숱하게 사전 조사를 합니다. 이를 통해 선택된 심사위원을 섭외하느라 또 수개월을 설득합니다. 방송에 거부감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전문가들도 출연료 같은 데 연연하지 않고 출연한다고 합니다. 자신들의 후배를 키우는 일인데다 프로그램을 통해서 자신의 분야가 대중에게 알려지는 건 할만한 일이라고 보는 거죠. 이승철씨도 바쁜 공연 일정에도 불구하고 ‘슈퍼스타K’의 심사를 2년 연속 맡아서 이 프로그램 자체를 자신의 브랜드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최근에 ‘남자의 자격’이란 예능프로그램에서 주목을 받는 박칼린 음악감독도 다르지 않은 사례입니다. 박 감독은 오디션을 통해 모인 오합지졸 합창단을 이끌며 엄정한 훈련을 통해 완벽한 하모니를 이끌어 냈는데요, 이 과정에서 시청자들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박칼린의 리더십과 상호 신뢰관계였습니다. 전문가의 권위를 존중하고, 그것을 통해 공정한 경쟁을 이어가는 사회. 시청자들은 리얼리티쇼에서 그런 사회의 축소판을 갈구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6. 주말 전시회 소식 알아볼까요?

= 2인조 웹 아티스트 그룹 ‘장영혜중공업’이 6년 만에 서울에서 전시회를 엽니다. 장영혜중공업. 이름만 들어선 불도저와 기중기를 몰고 다니며 육중한 설치미술을 할 것 같은데요, 실은 가장 가볍고 비물질적인 인터넷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 그룹입니다. 1999년 서울에서 창립했고요, 자칭 CEO(최고 경영자죠) 장영혜와 CIO(지식총괄책임자입니다)인 미국인 마크 보주로 구성돼 있습니다. 작품을 실제로 본 분은 이해가 빠르실 텐데요, 비트 있는 리듬을 타고 빠른 속도로 점멸하는 고딕 문자들의 움직임이 특징입니다. 초창기 작품은 “삼성은 나를 죽음으로부터 구해 주리라 믿는다”는 구절이 섬뜩했던 ‘삼성(SAMSUNG)’ 연작이었습니다. 지리멸렬한 사회를 향한 ‘문을 부숴!’, 남북 대치에 돌을 던지는 ‘북조선의 구강섹스’ 등 도발적인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다음 달 7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 신관에서 열리는 전시제목은 ‘장영혜중공업이 소개하는 다운 인 후쿠오카 위드 디 벨라루시안 불르즈’입니다. 길고 난해한 제목부터가 냉소적인 반어법의 전략을 보여주는데요, 요즘 주류인 인터랙티브 아트와 동떨어진 듯한, 관람객을 향한 ‘일방적인 말하기’가 오히려 중독적인 재미를 줍니다. 이미 웹 아트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웨비상’을 두 차례나 수상했습니다. 굳이 전시장까지 가고 싶지 않으면 웹사이트에서도 즐기실 수 있습니다. www.yhchang.co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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