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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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D : 주현정 작가 : 안향주

2010.10.15 (금) 이슈진단 '문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0-10-15 15:02  | 조회 : 3183 

문화관련 소식을 짚어보는 금요일 이슈진단입니다.
중앙일보 강혜란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1. 대한민국 첫 여자대통령을 소재로 한 드라마 '대물'이 화제가 되고 있죠. 시청률도 높고, 여러가지 말도 많네요.

= 톱스타 고현정이 타이틀롤을 맡아 기대감을 모은 작품이죠. SBS ‘대물’이 방송 4회 만에 시청률 30%를 넘보고 있습니다. ‘대물’의 질주가 놀라운 것은 KBS의 기대작 ‘도망자’를 따돌렸기 때문인데요, KBS는 전작 ‘제빵왕 김탁구’가 시청률 50%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 ‘아이리스’ 이후 동시간대 흥행불패를 이어왔습니다. 하지만 ‘대물’은 먼저 시작한 ‘도망자’를 누르고 수목드라마 1위에 올랐습니다.
‘대물’은 아나운서 출신 서혜림이라는 평범한 여성이 남편이 아프가니스탄에 출장 갔다가 피살된 걸 계기로 현실 정치에 눈을 뜨고 정치권에 입문하는 이야기죠. ‘쩐의 전쟁’ 박인권 화백의 원작 만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왔지만, 설정과 전개는 전혀 별개로 ‘여자대통령’이라는 소재 정도만 가져왔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가 기획 단계에서부터 눈길을 끈 게 바로 이 ‘여자대통령’이라는 모티브입니다. 단번에 떠오르는 정치인이 있지 않습니까. 게다가 드라마 전개상에서 대통령 탄핵, 잠수함 침몰, 아프간 피랍 등 최근 몇년새 한국 사회와 정치를 암시하는 소재들이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2. 정치 이야기니까 정치권에서도 관심이 상당하겠는데요.

= 먼저 반응을 내놓는 곳은 민주당이었습니다. 지난 7일 전병헌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당 고위정책회의에서 “어제 논란 속에 첫 여성 대통령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시작됐는데 정당 명칭이 유감스럽게 나가고 있다”며 “정당명에 백성 ‘민(民)’ 자를 사용했는데 논란을 불러일으키려고 했으면 ‘민’ 자가 아니라 ‘한’ 자를 써야 맞지 않았나 하는 이야기가 들린다”고 했습니다. “민우당이 부정적인 정당으로 나오는데 하필 민주당이 연상되는 게 문제”라는 거죠. 드라마 속 민우당은 여당인데도 대통령 고현정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발의하는 것으로 그려집니다.
11일 국정감사에서도 언급됐습니다. 이날 방송통신위원회 감사에서 정장선 민주당 의원은 ‘대물’의 첫 방송에서 하도야(권상우죠)의 아버지가 아들 문제의 선처를 바라면서 국회의원의 구두를 핥는 장면을 문제삼았습니다. “꼭 그런 사례를 방송해야 되는가. 지금 그런 국회의원이 있냐”는 거죠. 이에 최시중 위원장은 “보지는 못했지만 듣고 보니 일반 국민정서에도 어긋난다고 본다”고 답했습니다.

3. 여성 정치인들은 이 드라마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 아무래도 여성 정치인들 쪽에선 싫다 할 리 없을 듯합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여성 대통령 소재를 받아들일 만큼 우리의 의식수준이 성장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또 극중 서혜림이 앵커 출신이란 점에서 캐릭터 유사성이 높은 민주당 박영선 의원 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사실 정치인들이 드라마를 보고 있을 만큼 여유롭진 않으니까요, 지대한 관심까진 아니고 세간의 반응이 어떻게 흘러가나 그 득실 계산에 신경 쓰는 것으로 보입니다.

4. 고현정씨는 지난해 '선덕여왕'의 미실 역으로 강한 카리스마를 풍기더니
이번엔 첫 여자대통령, 매번 센 역할을 맡네요.

= 지난해 최고 화제작이었죠, MBC ‘선덕여왕’에서 여자 마키아벨리에 비견되는 미실 역으로 각종 연기상을 거머쥐었던 고현정씨. 이번엔 극 중에서 아나운서, 청소도우미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며 올곧은 여자대통령의 길로 나아갑니다. 실은 제가 어제 촬영현장에서 고현정씨를 만났습니다. 원래 촬영 중엔 인터뷰가 매우 어려운 연기자인데요, 힘들게 만난 만큼 얘깃거리가 될 만한 말들을 많이 했습니다. 정치권에서 말들이 많다고 전해주자 첫 마디가 “아니, 왜 그러세요?” 였습니다. 드라마는 허구일 뿐이라는 거죠. 그러면서 뼈있는 말을 한 게 사실 본인은 진짜 아픔을 지닌 분들, 예컨대 천안함 유가족이라던가 피랍된 김신일씨 가족 등을 생각하면 이렇게 겉핥기로 다뤄도 되나 그게 걱정인데, 정치권에선 엉뚱한 걸 문제 삼는다는 거죠. 고현정씨 말은 “정치권에 물론 훌륭한 분들이 많을 것이고 그 현실은 온 국민이 느끼고 산다. 다만 미흡했던 부분을 허구를 빌어 말하는 거 아닌가. TV를 통해서나마 속 시원히 울 수도 있고 웃을 수도 있게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또 “나를 현실 정치인과 겹쳐 생각한다면 연기가 부족한 것이겠죠. 더 잘해서 누군지 모르게끔, 골치는 아파도 저런 인물이 현실에도 있었으면 좋겠다 했으면 한다”고도 했습니다.

5. 상당히 대범한 풍모가 느껴지는데요, 원래 좀 포스가 있는 스타일이죠?

= 네, 촬영현장 분위기를 압도하는 기가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본인 말로는 주로 욱할 때 포스가 나오는데, 초년병 시절부터 그랬다고 합니다. 얼핏 자신감이나 프로정신이 김지미씨가 연상되기도 했는데요, 이렇게 말하자 고현정씨는 “그렇게 자신 있는 어른 되고 싶다. 아직은 객기로 하는 거고. 연륜이 더 쌓이면 그럴 수 있지 않을까” 하더군요. 재밌는 말도 했습니다. 제가 “예전 에 맡았던 캐릭터보다 더 친근하고 소탈하게 느껴진다. 이러다 국민 여배우 소리 들으시겠다”고 말하니까요, 뭐랄까, 좀 시큰둥한 표정으로 “국민 배우, 그런 거 별로 안 되고 싶은데요. 그러면 뭉툭해져야 할 것 같아서 싫어요. 전 치열한 연기자, 치열한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라고 했습니다.

6. 작가가 4회 만에 교체된 걸 두고 외압 얘기가 나오던데, 어떤 사연인가?

= 작가가 교체된 건 맞지만, 방영 전에 이미 결정된 것입니다. 제가 방영 전 제작발표회를 다녀왔는데요, 그때 이미 현재의 유동윤 작가 이름이 박힌 보도자료가 배포됐습니다. 방영분을 보고 정치권이 외압을 가해서 작가가 바뀌었다, 뭐 이런 건 네티즌 음모론으로나 가능한 얘기고요, 시점상으로도 맞지 않습니다. 제작진 말로는 하차한 황은경 작가가 대본을 4회까지 썼는데, 그 이후 방향성을 놓고 오종록 PD와 의견 차가 있었다고 합니다. 오종록 PD는 예전에 ‘피아노’ ‘스타일’ 같은 드라마를 연출한 관록 있는 감독인데요, 이 작품의 기획 단계부터 색깔이 분명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갖은 화제가 되고 있으니만큼 앞으로 전개내용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한편 KBS는 12월부터 최수종 주연의 ‘프레지던트’를 방영하는데요, 최근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도 있었고, 예전보다 훨씬 정치드라마의 폭도 다양해지고, 그리는 내용도 풍성해지는 듯합니다. 물론 드라마보다 정치가 더 잘돼야 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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