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피플
  • 방송시간 : [월-금] 19:15~20:00
  • PD : 주현정 작가 : 안향주

2010.10.08 (금) 이슈진단 '문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0-10-08 15:07  | 조회 : 2813 

문화관련 소식을 짚어보는 금요일 이슈진단입니다.
중앙일보 강혜란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1. 부산이 낳은 아시아의 축제죠,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어제 개막됐는데.. 어떤 영화들이 상영되나?

=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가 7일 저녁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열린 개막식을 시작으로 9일 간의 장정에 들어갔습니다. 올해 부산영화제에서는 67개국에서 온 308편이 상영됩니다. 이 중 절반 이상인 155편이 세계 최초 상영인 월드프리미어와 제작 국가를 제외하고 최초 상영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입니다. 일반적으로 영화제의 성가를 판단하는 척도 중의 하나가 프리미어 숫자인데요, 이를 봐도 이미 아시아 최고 영화제로 자리잡은 부산영화제의 위상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개막작은 1999년 폐막작으로 '책상서랍 속의 동화'를 선보였던 장이머우 감독의 '산사나무 아래'이고요, 폐막작은 한국 장준환 감독과 태국·일본 감독이 연출한 옴니버스영화 '카멜리아'입니다.

2.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를 보니 낯익은 해외 스타들도 꽤 보이더군요?

= 먼저 ‘색계’로 스타덤에 오른 중국 여배우죠, 탕웨이가 고혹적인 자태로 한국 팬들에게 인사했습니다. 탕웨이는 이만희 감독의 고전을 리메이크한 김태용 감독의 '만추'에서 주연을 맡아 현빈과 호흡을 맞췄습니다. 이 작품은 지난달 29일 시작된 일반 상영작 예매에서 최단기인 5초 만에 매진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또 일본의 청춘 스타 아오이 유가 '번개나무'로, 프랑스 배우 줄리엣 비노슈가 제62회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 '증명서'로 부산을 찾습니다. 한국·스페인 수교 6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에 오는 카를로스 사우라를 비롯해 '월 스트리트: 머니 네버 슬립스'의 올리버 스톤, '증명서'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등 거장 감독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한편 한국이 낳은 월드스타 김윤진도 뉴커런트부문 심사위원을 맡아 귀국 인사를 했습니다.

3. 이번 영화제 기간에는 특별한 행사도 준비됐다고 하던데, 한국 영화계의 살아 있는 전설,김지미씨의 회고전이 열린다죠?

= 매년 한국영화회고전을 개최하는 부산영화제에서 배우의 회고전이 열리는 것은 2007년 김승호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1959년작인 '비오는 날의 오후 3시'를 비롯, '댁의 부인은 어떠십니까' '토지' '길소뜸' '티켓' 등 김지미의 출연작 8편이 소개됩니다.
김지미, 누가 뭐래도 1960년대 최고의 흥행 배우죠. 1957년 덕성여고 재학 중에 김기영 감독에게 길거리 캐스팅돼서 ‘황혼 열차’ 주연으로 데뷔했고, 이후 700편 남짓한 영화에 출연해 최고의 스타덤을 누렸습니다. 86년엔 제작사 지미 필름을 차려 임권택 감독의 '티켓'을 창립 작품으로 히트시키면서 제작자로서도 자질을 입증받았습니다. 2000년 6월 영화인협회 이사장직을 사임하고 미국 LA로 떠나 가족과 생활하던 중에 이번 회고전을 계기로 입국했습니다.

4. 김지미씨 하면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로 통하는데, 영화 속에서도 한복보다 양장을 더 많이 입는 서구적인 이미지가 강했죠?

= 사실 김지미는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라는 말을 제일 싫어한다고 합니다. “김지미는 김지미인데, 나를 누구와 같다고 하는 건 저질스러운 얘기”라고 말하기도 했죠. 아무래도 대중이 그를 리즈 테일러와 비교하는 건 요염한 미모 뿐 아니라 화려한 남성 편력과도 관계있을 듯합니다. 김지미는 신인여배우로 촉망받던 18살에 12세 연상의 홍성기 감독과 결혼했다가 4년 만에 이혼을 발표합니다. 이 무렵 같은 영화사 소속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최무룡씨와 간통으로 고소당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지요. 최씨의 부인이었던 영화배우 강효실씨가 아들, 지금의 최민수씨죠, 아들을 낳은 직후라 더욱 센세이셔널 했습니다. 김지미는 최무룡씨와 두 번째 결혼을 하지만 7년 만에 파경을 맞습니다. 이 때 최씨가 한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는 말은 요즘도 회자될 정도입니다. 김지미는 이후 76년부터 82년까지 7살 연하의 가수 나훈아와 사실혼 관계를 유지했고, 91년엔 내과의사 이종구 박사와 재혼하지만 이마저도 2002년 정리합니다. 이런 가십거리가 연속된 나머지 여배우로서 김지미의 가치가 폄훼된 감이 없지 않은데요, 이번 회고전은 이런 점에서 아주 뜻깊은 자리라 하겠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김지미를 조명하는 이유에 대해 "1980년대 이전 한국 영화는 김지미가 출연한 작품과 그렇지 않은 작품으로 나뉜다“면서 ”한국 영화의 20세기를 풍미한 그를 통해 한국 영화의 다양한 스펙트럼과 변화를 읽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최무룡, 신영균, 신성일, 김진규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었던 파트너들을 함께 헤아리는 즐거움도 있을 듯합니다.

5. 이번 영화제는 특히 15년 간 이끌어온 김동호 공동집행위원장이 마지막으로 여는 행사 아니겠습니까. 올해를 끝으로 퇴임한다죠?

= 한국영화계에서 존경받는 원로 중 한분이죠. 김동호 위원장이 이번 15회를 끝으로 퇴임합니다. 문화부 차관을 지낸 공직자 출신으로 1996년 이용관 공동집행위원장, 전양준 부위원장, 김지석 프로그래머 등과 함께 부산국제영화제의 초석을 닦았습니다. 당시만 해도 부산은 문화 불모지라는 인식이 강했는데요, 첫 해 관객 18만명이라는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지금은 경제효과 500억원이 넘는 아시아 최고 영화제로 자리잡았고, 부산은 영화인들의 단골 촬영지이자 첨단 영화 인프라도시로 재탄생했지요.
올해 일흔 셋인 김 위원장은 확고한 추진력과 두터운 인맥으로 유명합니다. 칸·베를린·로테르담 등 유수한 해외영화제 고위급 인사들과 밤새 술잔을 주고받으며 그들을 한국영화 지원군으로 포섭한 일, 영화제 초창기 분 단위로 짜인 살인적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퀵서비스 오토바이 뒷자리에 타고 부산 남포동과 해운대를 오갔던 일 등 에피소드도 많지요. 그러다보니 인기배우도 유명감독도 아니지만 팬이 많습니다. 연극배우 박정자·윤석화, 가수 노영심, 임권택 감독, 배우 안성기·강수연 등 문화계의 ‘김동호 패밀리’는 유명합니다. 부산 시내 택시기사, 백화점 직원, 식당 종업원 등 ‘일반인 팬클럽’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그런 김 위원장의 공로를 기리는 행사도 마련됐습니다. 해운대 백사장에서 지난 15년간 김 위원장이 손수 찍은 해외영화제 사진을 모아 전시하는 '열정-김동호와 Friends'가 열립니다. 영화제는 15일까지 계속됩니다.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