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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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D : 주현정 작가 : 안향주

2010.09.17 (금) 이슈진단 '문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0-09-17 15:08  | 조회 : 2316 

문화 관련 이슈를 알아보는 금요일 이슈진단입니다.
중앙일보 문화부 강혜란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십니까?

1. 이른바 ‘4억 명품녀’의 방송 조작 논란과 진실 공방이 점입가경인데요, 법정 소송으로까지 번졌다고요.

= 케이블방송 엠넷(Mnet)에 출연해 “지금 하고 있는 옷만 총 4억원”이라고 하는 등 초호화 소비생활을 거침없이 과시해서 '4억 명품녀'라고 불린 김모씨. 하지만 김씨는 이런 설정이 방송사의 대본에 따른 것이었다고 주장해 파문이 확산됐는데요, 결국 논란이 법적 공방으로 치닫게 됐습니다. 김씨가 16일 해당 방송사인 엠넷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김씨의 전 남편 문모씨를 인터뷰해 “방송에 나온 게 명품녀의 실생활이 맞다”는 발언을 보도한 언론사를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형사 고소했습니다. 앞서 해당 방송 내용은 원본 테이프 등 관련자료와 함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출돼 심의 결과를 기다리는 중인데요, 이 결과가 나오면 엠넷도 김씨에 대해 법적 대응을 불사한다는 입장이라서 이 사건의 진실은 결국 법정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2. 서로 다 자기 말이 맞다고 주장하는 진실 게임인 건데, 애초에 이게 불거질 땐
탈세, 증여세 포탈 그런 쪽 의혹이었죠?

= 문제가 된 방송은 엠넷의 ‘텐트 인 더 시티’라는 프로그램으로 여러 MC들이 일반인 출연자와 함께 20대의 트렌드를 알아보는 일종의 리얼리티 토크쇼입니다. 김씨가 출연한 건 지난 7일, 여기에서 '3억원짜리 자동차, 2억원짜리 목걸이 치장' '몸치장 명품만 4억 넘는다' 등을 밝혀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한국의 패리스 힐튼을 꿈꾼다는 김씨의 말에 시청자, 네티즌들이 분노한 건, 김씨가 “일정한 직업이 없고 부모님께 받은 용돈으로 명품을 산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이에 네티즌들이 김씨 미니홈피에 가서 악성 댓글을 남기고 동시에 국세청 게시판에 “불법증여 및 탈루 의혹이 있으니 조사해라”고 청원한 것입니다. 결국 10일 이현동 국세청장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명품녀 김씨의 세무조사 착수 계획을 밝힘으로써 사건이 확산됐습니다.

3. 그런데 김씨가 방송에서 밝힌 내용이 일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지 않았나요?

= 네, 국세청 등 당국에선 김씨가 미혼이 아니라 유부녀이며 아버지가 은퇴한 회사원이라는 점 등이 흘러나왔습니다. 그다지 재력이 대단하지 않은 배경이라는 거죠. 동시에 김씨가 방송에서 2억원짜리라고 주장했던 목걸이가 제작업체 디자이너를 통해 실제론 4000만원이란 게 밝혀졌습니다. 이렇게 되자 김씨가 방송에 나와 허세를 부린 건지, 이를 방송국이 알면서도 선정적으로 부풀려 내보낸 건지 하는 의문이 확산됐습니다. 이에 해당 방송사인 엠넷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요청에 따라 원본 테이프 등 자료를 제출하고 심의 결과를 기다리게 됐습니다.

4. 김씨의 실체도 궁금하지만, 이게 다 방송 조작이라면 엄청난 파문 아니겠습니까?

= 네, 사실 김씨가 실제 ‘4억 명품녀’라도 불법 증여 등 문제가 적지 않지만, 방송 조작이라면 미디어 윤리상 도저히 과시할 수 없는 문제지요. 그런데 파문이 불거지자 일본으로 건너갔던 김씨는 12일 귀국해서, 바로 한 유력 일간지와 만나 “사실 방송에서 한 말은 다 제작진이 마련한 대본대로 한 것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신이 명품을 좋아하는 건 많지만 방송이 열배쯤 부풀려 내보냈다는 거지요. 4억원어치 옷차림 등 주요 발언들은 작가들이 스케치북(보드)에 적어 보여줬고 그걸 바탕으로 대답했고, 방송에 2억원짜리로 소개돼 논란이 된 목걸이도 작가들에게 4000만원짜리라고 밝혔다는 겁니다. 김씨는 "방송이 처음이라 방송은 으레 과장을 하겠거니 하고 생각"했고, 파문이 불거진 뒤 엠넷 측에서 문제가 된 발언들이 대본에 따른 것이었다는 해명 방송을 해줄 거라고 생각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5. 하지만 방송사측은 이와 정반대되는 반박자료를 냈죠?

네, 엠넷은 김씨 인터뷰가 전부 거짓말이라고 강력 반발했습니다. 제작진은 "김씨가 원래 한 얘기는 방송에 나간 것보다 훨씬 충격적인 것이었다"며 방송에선 김씨 발언을 오히려 순화했다는 주장했습니다. 제가 취재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바로 녹화 전엔 김씨가 오늘 하고 온 게 차(우리 나라에 한 대 뿐인 핑크색 벤틀리죠)를 포함해서 10억원쯤 된다고 했다 합니다. 그런데 방송에선 차 얘기를 제외하고 차려 입은 옷 가격 4억원만 소개할 정도였다는 거죠. 그리고 리얼리티쇼에서 대본이란 게 있을 수 있느냐. 충분한 사전인터뷰를 거쳐 예상질문과 답변을 서로 교감한 상태에서 녹화에 들어갔고, MC들의 돌발질문에도 김씨가 당당하게 답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발언 수위에 놀란 MC들이 수차례 "이런 내용 방송에 나가도 되겠느냐"고 물었지만, 김씨가 "나는 아무렇지 않다"고 했다는 겁니다. 게다가 방송이 처음 나간 뒤엔 아무 문제제기 없다가 국세청 조사가 시작된 뒤에 불안감을 보였다는 주장입니다. "내 상황이 곤란하니까 방송이기 때문에 과장된 부분이 없지 않다고 해달라. 명품 중에 (가족들 것도 있으니 그런 쪽으로 정정해 달라“ 했다는 것입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방송사가 조작했다기보다 김씨의 발언을 철석같이 믿은 데 화근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씨의 전 남편 문씨도 인터뷰에서 “목걸이 가격만 빼고 방송에 나온 김씨 생활은 대부분 사실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가지고 있는 가방만 8억원어치가 넘고, 재력가 숙부 등에게서 풍족하게 돈을 타 쓰는 쪽이라는 거죠. 이 발언에 대해 다시 김씨가 반박하는 등 ‘4억 명품녀’ 파문은 이제 치졸한 사생활 들추기 공방으로 번져가는 중입니다.

6. 왜 이런 파문이 빚어졌나 돌이켜봐야 할텐데, 방송사의 책임이 없다고 볼 수 없겠죠. 진실이든 거짓이든 이런 여성이 TV에서 위화감을 조성하는 발언을 한 건 사실 아닙니까?

= 네, 바로 지난주에 엠넷의 시청률 두자릿수 프로그램 ‘슈퍼스타K'를 소개하면서 케이블방송사도 이제 지상파 못지 않은 책임감을 가져야 할 때라고 지적했는데요, ’4억 명품녀‘ 파문은 이런 점에서 제작진이 달게 받아야 할 채찍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케이블 특유의 화제성과 다양성을 제어해선 안 되지만, 사회적 영향력이 증대할수록 이에 알맞은 자정 능력을 갖춰야겠습니다. 이 점에서 4억 명품녀가 한 발언을 주시해볼 필요가 있는데요. “방송은 으레 과장을 하겠거니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꼭 제작진이 시켜서가 아니라 본인 스스로도 방송에서 실체를 부풀릴 자세가 돼 있던 거죠. 사실 검증 없이 흥미 위주의 콘텐트를 제작하고 그것을 통해 유명세를 누리고 싶어하는 출연자가 있는 한, 이 같은 파문은 계속 반복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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