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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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D : 주현정 작가 : 안향주

2010.08.13 (금) 이슈진단 '문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0-08-13 15:23  | 조회 : 2314 


문화 관련 이슈를 알아보는 금요일 <이슈진단> 시간입니다.
중앙일보 문화부 <강혜란>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십니까?

1.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 선생이 별세하셨죠? 패션하면 앙드레김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한국을 대표해 온 디자이너이고, 국민적 관심을 한 몸에 받으신 분 아닌가?

= ‘앙 선생’이라는 별칭으로 국민적 사랑을 받은 분이죠,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 12일 75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2005년 대장암 수술 이후 항암 치료를 해온 고인은 지난 달 12일 폐렴 증세로 서울대학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습니다. 입원 직전까지도 올 가을 패션쇼를 준비하는 등 열정을 불태우던 터라 안타까움을 더합니다. 유족으로는 1982년 입양한 아들 중도씨가 있습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6일 오전 6시, 장지는 충남 천안 천안공원묘지입니다.
고인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패션의 대명사입니다. 고교 졸업 뒤 디자이너 최경자의 양장점에서 일하면서 수업을 받았고요, 1962년 서울 소공동에 ‘살롱 드 앙드레’를 열면서 ‘국내 1호 남자 디자이너’가 됐습니다. 50년 가까이 140회 이상의 패션쇼를 열었고 이 중에 해외에서 연 것이 40여차례에 이릅니다. 만년에는 의상 뿐 아니라 아파트?속옷?화장품··패션 악세사리까지 사업을 넓혀 ‘앙드레김’이라는 브랜드를 확고히 했습니다. 이러한 공로로 1997년 패션 디자이너로는 최초로 대통령 문화훈장(1997)을 받았습니다.

2. 앙드레김 하면 99년 정·관계를 뒤흔들었던 ‘옷로비 사건’ 청문회를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그때 본명이 김봉남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기도 했죠?

= 예, 고인에 대한 대중의 기억 중에 아마 가장 강렬한 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99년 8월 검찰총장 부인과 장관 부인들이 얽힌 이른바 옷로비 사건 청문회 때, 고인은 참고인 자격으로 국회에 출석했습니다. 증인선서에서 “앙드레김입니다”하고 소개하자, 목요상 당시 국회 법사위원장이 “가명이나 예명을 말하지 말고 본명을 밝히세요” 하고 다그쳤습니다. 이에 고인은 당황하지 않고 “김봉남입니다” 하고 또박또박 답했습니다. 당시 청문회가 변죽만 요란하게 울리고 실속 없이 끝나자 “청문회가 밝혀낸 게 앙드레김의 본명밖에 없다”는 비아냥이 돌기도 했습니다.
고인의 본명이 이토록 화제가 된 것은 평소 서구적이고 세련된 옷차림과 이미지와 배치됐기 때문이겠죠. ‘앙드레’는 첫 의상점 ‘살롱 드 앙드레’를 열 당시 프랑스 대사관에서 근무하던 외교관이 지어준 이름이었다고 합니다. 신출내기 디자이너였던 그는 그때부터 해외 진출을 꿈꾸며 외국인의 귀에 친숙한 이름으로 바꿨던 것입니다. 고인을 더욱 유명하게 만든 것은 특유의 콧소리와 영어 악센트지요. 사시사철 아래위 흰 옷을 차려입고 나긋나긋 발음하는 ‘파쏭’ ‘판따스틱’ ‘엘레강스’ 등은 어느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고인만의 독특한 개성을 부여했고, 국민 유행어가 됐습니다.

3. 국민들이 그만큼 친숙하게 여겼다는 것인데, 이 분의 패션 역량 또한 간과할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앙드레김 스타일’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을 정도니까요.

= 네, 고인은 개성적인 정체성만큼이나 패션에서도 고유한 빛을 발한 분입니다. 화려한 금색 문장의 드레스·슈트, 동양적인 디자인으로 차별화했습니다. 특히 그의 패션쇼는 남녀의 만남, 이별, 그리고 해피 엔딩을 주제로 한 한편의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캣워크 위에서 독특한 장면 연출도 유명한데요, 특히 ‘사랑해요’라고 불리는 남녀 모델이 이마를 마주 대고 고개를 돌리는 패션쇼 피날레는 요즘 한 통신회사 광고에서도 활용될 정도입니다.
고인은 패션을 오페라.클래식.뮤지컬.영화처럼 예술의 한 장르로 생각했습니다. GNP가 100달러도 안 되는 시대에 패션 디자인을 시작하면서 패션을 예술로 인정받게 하고 싶었다는 거지요. 쇼마다 평균 170개 작품을 선보이이면서 프로 모델과 연기자를 고루 썼습니다. 스피디한 진행, 세련된 워킹은 모델이 잘하지만 쇼의 감성적 연출, 성스러움, 신비감 등은 연기력 있는 배우라야 가능하다는 지론 때문이었습니다. 때문에 고인의 쇼는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수놓는 무대이기도 했는데요, 70년대 김지미·문희·윤정희를 시작으로 심은하·이영애·배용준·최지우·송혜교·이병헌·원빈·차인표·송승헌 등이 그의 패션 워크를 함께 했습니다. 피겨스케이팅 스타 김연아와 골프선수 박세리나 이종격투기 스타 추성훈 같은 이들도 모델이 됐습니다.

4. 국내 사교계 뿐 아니라 해외 외교가와 돈독한 걸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그 덕분에 한국 패션을 세계에 알리는데 도움이 됐죠?

= 한마디로 ‘세계적 마당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친분의 폭이 넓고 두터웠습니다. 처음 1966년 파리 에펠탑 앞에서 패션쇼를 열때부터 프랑스 외교가의 후원을 입었지요. 그 해 말 워싱턴 패션쇼에서는 석굴암을 모티브로 한 검은 공단 이브닝 드레스를 존슨 미국 대통령 부인에게 선물했습니다. 영부인은 이후 한국 방문 시 공식 만찬에 그 드레스를 입고 나타났습니다.
고인은 외교사절들은 그의 가장 큰 지지자들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인정을 받았고, 자신의 패션의 동양적.한국적 아름다움을 인정해 준 이들이라는 거죠. 평소 87개국 대사관 리셉션에 다 참석할 정도로 활발한 인연을 맺었습니다. 이런 인연에 힘입어 매년 2~3회의 국내 정기 패션쇼는 물론 미스유니버스선발대회, 세계 지식포럼 등 국제적 규모의 대형 행사에서 자신의 패션쇼를 연 이례적인 한국인이었습니다. 호화로운 상류사회의 아이콘이자, 꼬마들도 흉내 내는 성대모사의 대상, 그러면서 패션을 외교로, 외교로 패션을 한 디자이너, 앙드레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5. 다음으로 공연 소식 듣겠습니다.

= 얼터너티브 록 밴드 스매싱 펌킨스가 14일 오후 7시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내한 공연을 펼칩니다. 2000년 첫 내한 공연 이후 꼭 10년만이지요. 스매싱 펌킨스는 그래미와 빌보드 차트를 석권하고, 3000만장 이상의 앨범을 판매하며 얼터너티브 록계에 새로운 역사를 쓴 밴드입니다. 10년 전 내한 공연 직후 미국으로 돌아가 해체를 선언했지만, 2007년 복귀했습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800만장 이상 팔려나간 ‘멜랑콜리 앤드 디 인피니트 새드니스 등 예전 앨범의 수록곡이 두루 연주됩니다.
배우 오만석씨가 '드림걸즈' 이후 1년여만에 뮤지컬에 출연합니다. 작품은 '톡식 히어로'. 뉴저지주의 가상도시 트로마빌을 배경으로 부패 권력에 맞서 싸우는 돌연변이 녹색 히어로의 러브스토리를 그린 작품입니다. 사회 풍자적이거나 문제의식이 투철하다기보다, 일단 웃깁니다. 지난해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서 개막해 예측 불허의 상황과 황당한 설정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올슉업' ' 아이러브유' '더 씽 어바웃 맨'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작가 조 디피에트로가 썼습니다. 오만석은 작품에서 왕따 모범생인 멜빈과 초특급 파워를 가진 톡시를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14일부터 10월10일까지 KT&G 상상아트홀에서 공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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