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매거진
  • 방송시간 : [월~금] 1부 20:30, 2부 21:30
  • PD: 박지호 작가: 김진이

방송내용

7월 23일 (금) 방송내용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0-08-01 19:41  | 조회 : 2163 
**** 매거진 초대석 ****
가수활동 잠시 쉬고
유학 떠나는 가수 조규찬

**** 매거진 신간 안내 ****
(이동환 북데일리 기자)
(인문) 콘스탄틴 폰 바를뢰벤 <휴머니스트를 위하여> 사계절
(인문) 셰리 터클 엮음 <내 인생의 의미 있는 사물들> 예담
(자연과학) 요아힘 브불라트 <카오스와 코스모스>생각의나무

(전진영) 금요일에 만나는 신간 소식, 오늘도 북데일리 이동환기자 나오셨습니다.

(이동환) 안녕하세요. 이동환입니다.

(전진영) 오늘 준비하신 책 세 권 모두 굵직하네요.

(이동환) 네, 오늘은 좀 묵직한 주제의 인문학 책 두 권과 자연과학 한 권을 준비했습니다.

(전진영) 제일 굵은 책부터 시작을 할까요? 제목이 <휴머니스트를 위하여>이고, 부제가 경계를 넘어선 세계 지성 27인 과의 대화‘에요. 어떤 책인가요?

(이동환) 네, 이 책은 우선 각각의 영역에서 20세기에 큰 족적을 남긴 석학을 선정했습니다. 분야는 미술이나 문학에서부터 종교와 문화, 자연과학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를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콘스탄틴 본 파를뢰벤이 그 분들과의 대담을 담고 있는 책 입니다. 이 대담을 위해 저자는 세계 곳곳을 다니며 그 석학들과 만났고, 이는 방송으로도 만들어졌고요. 오랜 기간에 걸친 작업이었기에, 대담을 한 분들 중 이미 사망한 분들도 여러 명입니다. 이 석학들이 지난 세기를 어떻게 살았는지를 돌아본다는 점에서 역사적 기록으로서의 가치를 지니며, 거장들의 눈으로 앞으로의 세계를 전망한다는 점에서 설득력 있는 미래서이기도 합니다.

(전진영) 27명 가운데 보면요. 나딘 고디머나 월레 소잉카와 같이 노벨 문학상을 받은 유명한 작가도 있고, 지난해 말에 작고한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 그리고 생물학자인 스티븐 J. 굴드도 있고, 면면이 다양하네요.

(이동환) 스물일곱 명의 대담자들은 지난 20세기를 한 시대로 만든 걸출한 개인들이며 우리 시대 가장 빛나는 지성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학(고디머, 푸엔테스, 소잉카, 오즈 등)과 음악(메뉴인), 건축(니마이어, 존슨), 과학(굴드, 프리고진 등), 철학(세르, 크리스테바), 정치(부트로스 갈리, 헌팅턴), 역사(슐레징거, 두웨이밍), 인류학(레비스트로스), 종교(파니카르, 푸파르), 매체?미디어 이론(드브레, 비릴리오) 등 다양한 분야의 거장들은 각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전문가일 뿐만 아니라 분야의 경계를 넘어 시대와 세계에 대해 고민하고 발언한 지식인이자 사상가입니다. 전문가만이 존재할 뿐 사회와 세계를 통찰하는 지식인을 찾기 어려운 우리 시대에 이 책은 지식인이라는 존재와 역할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전진영) 이 책의 저자인 바를뢰벤이 <문명의 충돌> 저자인 새무엘 헌팅턴과 대담한 내용 중 일부를 제가 읽어보겠습니다. 저자는 문명 충돌을 막기 위해 문화 간의 대화, 종교 간의 대화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생각지는 않으십니까?라고 물었고요, 이에 헌팅턴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들어보시죠.

“문화권, 문명권 간의 대화를 추진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문화의 공존을 위해서 다른 대안은 없으니까요. <문명의 충돌>에 담긴 핵심 주장에 대해 쏟아지는 비판을 생각해 보면, 내 예언이 제풀에 실현될 것만 같습니다. 향후 수년 내에 문명들이 충돌할 개연성이 한층 높아진 것이 사실이니까요. 어떤 사건을 예언한 탓에 그 사건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셈입니다.

하지만 어떤 예언도 그 예언을 실현시킬 힘까지 갖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이 그 예언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 내가 문명의 충돌을 주장한 이후로 나타난 반응에서도 정책 책임자들이 그런 충돌의 가능성을 점점 더 걱정하는 모습이 보이는 듯합니다. 문명들 간의 대화를 활성화시키려는 대대적인 움직임이 실제로 시작됐습니다. …… 물론 대화를 한다고 합의에 이른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이 점은 인정해야 합니다. 어떤 문제를 토론해서, 우리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데 그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차이를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236~237쪽)

지금 이순간도 전 세계에서 인종 때문에 그리고 종교 때문에 갈등과 고통을 겪고 있는 지역이 있어요. 헌팅턴의 걱정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동환) 헌팅턴은 이 세계가 가지고 있는 어두운 구석을 잘 알았죠. 그 결과물이 <문명의 충돌>이었는데, 참 헌팅턴은 지난 2008년 사망했습니다.

(전진영) 이제 두 번째 책으로 넘어가죠. <내 인생의 의미 있는 사물들>.. 책 제목부터 무언가 의미 있어 보여요.

(이동환) 누구나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 소중한 물건들을 가지고 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이 책은 34명의 세계적 석학이 자신의 삶에 있어서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사물에 대해서 쓴 글을 모은 책입니다.

(전진영) 좀 전에 소개한 책 <휴머니스트를 위하여>는 27명의 석학이 나왔는데, 이 책은 34명이네요.

(이동환) 이 책은 코넬, 하버드, MIT, 스탠퍼드 등 세계적인 석학 34명입니다. 이들은 첼로나 발레 슈즈와 같은 물건에서부터 백과사전이나 실버 브로치까지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을 준 소중한 사물에 대해 쓴 에세이들을 묶었습니다. 각 저자들은 특정 사물의 기능적인 면을 살핀 것이 아니라, 삶에 큰 영향을 준 일종의 동반자로 바라보고 쓴 책이라고 볼 수 있죠.

(전진영) 흥미로운 부분을 좀 소개해주시죠.

(이동환) 호주의 시골에서 태어난 윌리엄 미첼은 현재 MIT 교수인데요. 그는 자신이 어렸을 때 본 멜버른 열차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가 태어난 곳은 아주 시골이라서 뭐 특별한 것도 없는 곳이었어요. 이 시골에는 정기적인 시간마다 열차가 지나가는 데, 이 열차는 바로 대도시인 멜버른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즉 이 열차는 저자를 넓은 세상으로 데려다주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던 거죠. 열차의 기적 소리에서 그리고 열차가 뿜어내는 연기에서 그는 지금도 어린 시절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고 합니다. 그 소년은 50년 전이 지나 이제는 유명한 대학의 교수가 된 거죠.

(전진영) 아마 시골에서 태어나신 분들은 충분히 공감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까 자신의 삶에 의미 있는 물건으로 실버 브로치를 꼽고 있는 분도 있다고 하셨는데요. 제가 여자라서 그런지, 장신구와 관련된 사연이 뭔지 궁금하네요.

(이동환) 네, 하버드대학의 교수인 수잔 슐레이만의 글에 소개되고 있는 내용인데요. 그녀는 동유럽에서 살다가 미국으로 이민을 왔는데요. 이 실버 브로치는 원래 어머니의 것이었습니다. 미국으로 가기 전 어머니는 이 브로치를 옷에 장식하고 사진을 찍기도 했지만, 미국으로 온 이후에는 이 브로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아마 이 브로치가 부다페스트에서는 귀하고 화려하게 보였지만, 미국에서는 이것이 그렇게 부각되지 않았기 때문일까? 하고 슐레이만은 자신에게 묻고 있기도 합니다. 이 브로치는 나중에 어머니에게서 물려받게 됩니다. 이 브로치는 그녀에게 상처와 애증 그리고 엄마와의 감정 등 여러 가지를 가져다주고 있습니다. 단순히 멋을 내기 위한 장식 이상이라는 거죠.

(전진영) 돌도끼로 인해서 인생이 바뀐 이야기도 담겨 있다면서요?

(이동환) 네, 데이비드 머튼은 현재 하버드에서 고고학 교수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머튼은 아주 어려서 외할아버지의 농장에서 돌도끼를 보게되죠. 이 돌도끼는 농장 근처에서 발굴된 것으로 아마 5천 년 전에 아메리카 원주민이 사용했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물품입니다. 저자는 이 돌도끼가 단순한 돌이 아니라 오래전에 이 땅에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도구였다는 것을 알게 되죠. 이 돌도끼를 보고 자란 머튼은 이를 자신의 부적이자 길잡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 돌도끼를 만나게 된 영향으로 고대사를 공부하게 된 것이죠. 하나의 사물이 한 사람의 인생을 만든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진영) 이제 오늘 마지막으로 소개할 책입니다. 제목이 <카오스와 코스모스>에요. 아주 크고 화려한 책이네요.

(이동환) 네, 제목에서 느끼시듯이 자연과학 책인데요. 원 제목은 ‘우주 속의 카오스’입니다. 그러니까 우주 속에서는 여러 가지 혼돈스러운 현상이 벌어진다는 의미죠. 이 책은 몇 년 전에 나왔다가 절판된 책이었는데, 이번에 다시 개정판으로 나왔습니다. 책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많은 삽화가 들어있죠.

(전진영) 한국어에는 ‘우주’라는 단어가 하나이지만, 영어에는 ‘우주’를 뜻하는 단어가 여러 개라고 하던데요.

(이동환) 네, 우선 이 책에서 보듯이 코스모스가 있고요. 스페이스, 그리고 유니버스 이렇게 세 가지 모두 우리말로 번역하면 우주가 됩니다. 그러나 영어에서 뜻하는 바는 상당히 다릅니다.

(전진영) 우주를 뜻하는 영어가 코스모스, 스페이스, 유니버스 이렇게 세 개가 있군요. 세 단어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이동환) 스페이스부터 설명을 드리죠. 우주 공간에서 인간의 손이 닿을 수 있는 부분을 스페이스라고 부릅니다. 우주왕복선을 스페이스쉽, 우주 정거장을 스페이스 스테이션이라고 부르죠. 유니버스는 인간의 객관적인 연구 대상이 되는 우주를 뜻합니다. 초끈 이론에서 말하는 다중 우주나 평행 우주 같은 경우 유니버스라는 용어를 씁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코스모스는 객관적인 우주에 자신만의 주관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우주를 뜻합니다. 칼 세이건의 유명한 책 <코스모스>는 바로 세이건이 바라본 우주를 뜻하죠. 그리고 코스모스는 다른 뜻으로는 질서나 조화를 뜻하고요. 지금 소개하는 책의 한글 제목을 보면 카오스와 코스모스인데, 혼돈과 질서라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전진영) 그렇군요. 그렇다면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카오스... 혼돈스러운 부분은 뭔가요? 설명해주시죠.

(이동환) 네, 이 책은 소행성이나, 운석 등 그동안 지구의 생태계를 바꾸었던 현상에 대해서 설명을 시작합니다. 지구의 나이는 45억 년이라고 얘기하죠. 초기에는 지구에 충돌한 소행성이나 운석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에는 과학적인 증거도 있고요. 공룡이 멸종한 것도 6천5백 만 년 전에 지구에 충돌한 운석 때문이었다고 학자들은 보고 있습니다. 공룡을 멸종시킨 이 운석은 크기가 직경이 약 10킬로미터였다고 하니 상당히 컸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그런 위험성이 사라졌을까요?

(전진영) 정말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이에요. 정말 현재의 지구가 안전할까요?

(이동환) 20세기 초인 1908년 시베리아에 운석이 초속 10킬로미터 속도로 떨어졌습니다. 이로 인해 사방 25킬로미터 지역에 있는 모든 나무들이 숯이 되어 버렸죠. 이런 경우는 보통 천 년에 한번 정도 일어난다고 합니다.

(전진영) 천 년에 한 번 이런 일이 벌어진다. 확률상으로 그렇지만 언제고 이런 일이 또 벌어질 수 있잖아요.

(이동환) 사실 이제는 과학이 발달해서 혜성이나 소행성들의 움직임을 어느 정도 파악은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기치 않게 이런 일이 벌어지고도 있고요. 1996년에는 직경이 500미터인 소행성이 지구 근처를 스쳐 지나간 적도 있습니다.

(전진영) 정말 걱정스럽고 혼란스럽네요.

(이동환) 지구의 기후 또한 혼란스럽죠. 사실 카오스 이론이란 것이 기후학에서 시작이 되었으니까요. 아마존의 나비 날개짓이 미국에 허리케인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하죠. 이게 바로 카오스 이론인데요. 쉽게 말하면 초기의 작은 변화하나가 나중에 큰 영향을 발휘한다는 말이죠. 특히나 기후 부분에 이런 일이 많은데, 그래서 불과 몇일 후의 기후도 예측하기 어렵다고 하죠. 주가를 예측하는 것과 거의 비슷할 정도라고 볼 수 있죠.

(전진영) 이 책을 쓴 사람은 누군가요?

(이동환) 저자인 요아힘 부블라트 Joachim Bublath는 독일 공영방송인 ZDF의 자연과학 기술국 국장을 맡고 있으며, ZDF 시리즈물 〈모험에 찬 연구들〉과 자연과학 특별 기획 방송물의 작가이자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물리학, 수학, 화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1971년 이후 자연과학에 관한 TV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해 온 사람입니다.

(전진영) 네. 오늘은 <휴머니스트를 위하여>, <내 인생의 의미 있는 사물들>이라는 제목의 인문학 책 두 권과 자연과학 책인 <카오스와 코스모스>, 이렇게 세 권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이동환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이동환) 네, 수고하셨습니다.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