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
  • 방송시간 : [월~금] 06:40, 12:40, 19:40
  • 진행: 이원화 변호사 / PD : 김세령 / 작가 : 강정연

사건파일

강제추행 96건·불법촬영 544건…롤스로이스 男보다 더 한 마약처방 의사의 만행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4-07-02 13:14  | 조회 : 441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4년 7월 2일 (화요일)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안광휘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이하 이원화) : 지난해 마약에 취해 롤스로이스를 몰다 20대 여성을 치여 숨지게 한 이른바 ‘롤스로이스남 사건’. 아마 많은 분들 기억하고 계실 겁니다. 당시 이 남성이 마약에 취한 채 거리를 활보할 수 있었던 이유, 바로 불법적인 마약을 처방해온 의료진이 있었기 때문이죠. 경찰은 의료진에 대한 수사 역시 고삐를 죄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더 경악할 만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롤스로이스 남에게 마약류를 불법 처방한 혐의로 수사를 받던 의사 염 모 씨의 휴대전화 그리고 개인 PC에서 환자들을 성폭행하고 강제 추행한 불법 촬영물들이 대거 발견됐습니다. 그리고 최근 염 모 씨에 대한 1심 재판 결과가 나왔는데요. 결과가 어땠을까요?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 X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오늘도 로엘법무법인 안광휘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안광휘 변호사(이하 안광휘) : 안녕하세요. 안광휘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처음 의사인 염 모 씨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됐던 건 이른바 롤스로이스 남에게 마약류를 불법 처방했다. 이 혐의 아니었습니까?

◆ 안광휘 : 네 맞습니다. 롤스로이스 운전자가 작년에 압구정역 인근 도로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가 인도로 돌진해 피해자 여성을 다치게 하고 구호조치 없이 도주하였고, 결국 피해자 여성이 사망한 이른바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이 있었습니다. 롤스로이스 운전자 신 씨가 마약 불법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마약류를 제공한 의사에 대하여 마약류를 불법으로 처방했다는 혐의로 수사가 진행되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그 과정에서 정말 우연찮게 새로운 혐의가 드러난 거죠? 성범죄 정황이 드러났다 알려졌는데 설명 부탁드립니다.

◆ 안광휘 : 의사 염 씨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한 결과 염 씨가 수면 마취 상태의 여성 환자 최소 16명을 상대로 불법 촬영 및 성폭행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1심 판결문 기준으로 2021년 6월부터 2023년 8월까지 무려 2년에 걸친 범행이었습니다.

◇ 이원화 : 염 씨가 자신의 범행을 담은 증거물을 남겨놓은 상황인 거죠, 어떻게 보면. 범인이 자신의 증거를 모아놨다 차곡차곡, 마치 트로피처럼, 그런 상황인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들이 있었던 겁니까?

◆ 안광휘 : 1심에서 인정된 준강간, 준유사강간도 있고요. 강제추행이 96건인데 카메라를 이용한 불법 촬영이 무려 544회였다고 합니다.

◇ 이원화 : 청취자분들께서 강제추행이나 카메라 불법 촬영 이런 것들은 잘 아실 것 같은데 준강간이나 준유사강간은 뭔가 궁금하실 수도 있을 것 같거든요. 준강간은, 통상적인 강간은 폭행이나 협박 이런 걸 수단으로 하는데 준강간은 피해자가 심신미약 상태나 아니면 항거 불능 상태에 놓여 있었다 이런 걸 이용을 해서 강간 범행을 저지르는 걸 얘기를 하거든요.이 상황에서는 약에 취해 있는 상태였다고 봐야겠죠. 그리고 유사강간이라는 거는 성기와 성기 이외의 신체 부위를 이용한 경우 손이나 다른 이물질을 집어넣는 경우들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심지어 이 피해 여성들은 본인들이 그런 피해를 당했는지조차 몰랐다 이런 얘기가 있는데 그렇다면 수사 과정에서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 같거든요? 그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황당하고 화가 났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어떻습니까?

◆ 안광휘 : 네 억장이 무너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당한 것이니까 당연히 기억이 없을 텐데요. 피해자 중 한 명이 굉장히 젊은 여성인데 얼마 전에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증거들에 의해서 확인된 피해자와 범행 횟수만 공소장의 범죄사실로 특정이 된 것이고요. 피해자도 범행도 더 있을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렇죠. 범행이 워낙 장기간이었기 때문에 피해자가 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사 면허가 당연히 취소됐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 안광휘 : 의사 염 모 씨는 면허 대여로 2022년도에 보건복지부로부터 자격정지 6개월 처분을 받았습니다. 염 씨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2023년 9월 7일 1심에서 패소하였고 이에 따라 2024년 4월 7일까지 의사 면허가 정지된 상태입니다. 이후 염 씨가 항소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편 서울시의사회는 염 씨에 대한 면허 취소 절차에 착수했는데 서울시의사회 관계자는 관련 재판 결과가 나와야 진행할 수 있다면서도 의사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것에 동의하는 의미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애초에 이 의사가 수사 선상에 올라갔던 건 롤스로이스 남에게 불법 마약류 처방했다. 이 의혹 때문이었잖아요. 이 부분에 대한 수사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 안광휘 : 염 씨는 지난해 8월 2일 롤스로이스 사건 운전자인 신 씨에게 하루에만 프로포폴, 미다졸람, 케타민 등 마약류를 9회 처방했습니다. 염 씨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향정으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 의사 그러니까 염모 씨가 과연 이 롤스로이스 남에게만 불법 처방을 했겠냐, 그건 아닐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 보이는데 불법 처방을 받은 고객들도, 그러니까 환자죠? 환자들도 처벌 가능성이 있나요?

◆ 안광휘 : 처벌 가능성이 있다고 보입니다. 의사인 염 씨는 심 씨 말고도 수면과 환각 목적으로 병원에 온 사람들에게 돈을 건네받고는 마약류를 투여했다고 하는데요. 신 씨의 교통사고가 언론에 보도되자 불법적으로 마약류를 처방했던 환자들 진료기록부를 폐기하기도 했습니다.

◇ 이원화 : 사실 이게 의사의 의료 행위에 관한 부분이고 전문가의 영역이기 때문에 의료행위에서는 꼭 필요했다라는 거를 의사 쪽에서는 주장을 하고 있을 거고 수사기관에서는 그런 필요가 없었다는 걸 입증을 해야 하는데 진료기록부가 지금 다 폐기된 상황에서 그런 걸 과연 입증할 수 있을까, 처벌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사건이긴 하지만 실제로 처벌까지 이루어질지 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변호사님, 불법적으로 마약류를 투여한 혐의, 그리고 성폭행, 불법 촬영 등의 혐의 법적으로 봤을 때 뭐가 더 중한 처벌을 받게 되나요?

◆ 안광휘 : 마약, 성범죄 둘 다 너무 중한 범죄입니다. 어떤 행위가 더 중한 처벌을 받아야 하느냐 쉽지 않은 대답일 것 같습니다. 염 씨가 의사라는 지위에서 마약을 처방한 행위, 성범죄를 저지른 행위, 전부 죄질이 좋지 않지만 그래도 고르자면 성범죄를 저지른 행위가 더 중한 처벌을 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 이원화 : 그렇죠? 일단 법정형에서도 그렇게 차이가 나니까요.

◆ 안광휘 : 네 마약을 투약하는 것은 염 씨가 저지른 성범죄에 비해 그래도 수요자들에게 돈을 받고 판 것이지만 성범죄의 경우 피해자들이 의사를 믿고 본인의 몸과 건강을 맡긴 것인데 그 믿음을 배신당한 것을 넘어 기억도 없는 치욕스러운 행위가 있었다고 하니 더 죄질이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이원화 : 그나저나 의사 염 모 씨, 본인 혐의는 인정했나요?

◆ 안광휘 : 네 그렇습니다. 염 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 스스로 중한 범죄를 저지르고 여러 피해자들에게 고통을 준 점에 대해 깊이 뉘우치며 반성하고 있다며 전반적인 공소사실을 인정했다고 합니다.

◇ 이원화 : 물론 사람의 마음을 함부로 재단해서는 안 되겠습니다만 가해자가 정말 반성하느냐, 이 부분에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게 판결 앞두고 굉장히 계산적이라고 해야 할까요? 형사공탁을 했는데 그 시점이 굉장히 치밀하다, 그런 일도 있었죠?

◆ 안광휘 : 네 그렇습니다. 염 씨는 선고기일 이틀 전부터 법원에 기습적으로 공탁했습니다.형사공탁은 실질적 피해 회복을 목적으로 법원에 돈을 맡기는 제도입니다. 형사사건의 피고인은 피해자들의 동의가 없어도 법원에 돈을 맡길 수 있습니다. 염 씨의 성범죄의 일부 피해자를 대리하는 변호사는 기습적인 공탁으로 이에 대한 피해자 의견을 법원에 전달할 기회가 없었고, 판결에선 염 씨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염 씨는 지난 1월에 기소됐고 구속기간 만료 등으로 6개월 안에 선고가 돼야 하는데 염 씨 측이 이를 계산하고 공탁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재판부는 피해 회복을 위한 금전을 일부 공탁한 점을 참작해 양형을 정했다고 밝히면서 유리하게 양형이 적용되었습니다. 그리고 피해자들은 재판 내에 염 씨 측으로부터 합의는커녕 반성이나 사과 한마디 말을 듣지 못했다고 합니다.

◇ 이원화 : 이야기를 듣다 보니 살짝 걱정이 되기는 하는데, 최근 1심 재판 결과 나왔잖아요. 어떻게 됐습니까?

◆ 안광휘 : 염 씨는 마약류 관리법 위반 항정, 의료법 위반, 준강간, 준유사강간, 준강제추행, 성폭력처벌법 위반, 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징역 17년과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염 씨에게 5년간 보호 관찰도 명령했습니다. 1심에서 인정된 성범죄는 준강간 1건, 준유사강간 6건, 강제추행 96건, 카메라 불법 촬영 544회이고, 확인된 피해자는 16명 하나같이 미용 시술 목적으로 수면 마취 상태에서 성범죄 피해를 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마약류 남용 예방과 중독자에 대한 치료 보호에 대해 양심을 저버리고 의사가 마약류를 취급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돈벌이에만 급급했다는 점, 의사라는 지위를 이용해 염 씨를 믿고 수면마취를 받은 피해자들을 성적 대상으로 삼아 준강간 등을 했고, 촬영까지 한 점 등에 대하여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죄책 또한 무겁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피해자 대리인은 기습적으로 피해자 1인당 500만 원씩 공탁을 했는데 재판부는 이를 유리한 정상으로 판단하였으나 피해자 입장에서는 아직까지 어떠한 보상을 충분히 받지 않은 상황이기에 이런 점이 반영되려면 항소심 재판 판단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 이원화 : 이 불법 촬영이 554회면 2년간 거의 매일 촬영한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네요. 양쪽 다 항소했더라고요?

◆ 안광휘 : 네 쌍방 항소했습니다. 검찰은 염 씨가 의사로서 마약류 취급자 지위를 악용해 불특정 다수에게 프로포폴 등을 투약해 마약류 남용으로 인한 보건상 중대한 위해가 발생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기재하거나 폐기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도 봤습니다. 아울러 수면 마취 상태인 여성 환자들을 상대로 성폭력 범죄를 저지르는 등 범행이 매우 중대하고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염 씨에 관한 위치 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이 기각된 점에 부당해 이를 바로잡고자 항소했다고 밝혔습니다.

◇ 이원화 : 전자발찌 달아달라 이거죠?

◆ 안광휘 : 네 그렇습니다. 1심 재판부는 검찰의 전자장치 부착 청구는 기각하였는데요. 염 씨의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된다면서도 위치 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해 행적을 감시할 정도에 미치지는 못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재판부는 첫째, 조사 결과 재범 위험성 평가 결과 중간 수준, 두 번째, 병원에 방문해 수술과 시술 등을 위한 마취약을 투여받은 피해자들만을 대상으로 삼았다는 특성, 세 번째, 스스로 범행을 멈춘 정황이 엿보이고 교화를 기대하는 게 불가능한 정도라고 단정하기 부족하다는 등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염 씨 성범죄의 일부 피해자들을 대리하고 있는 변호사는 재범 위험성과 교화 가능성을 관대하게 판단해 아쉽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 이원화 : 요즘 보면 대한민국도 더 이상 마약에서 안전하지 않다, 이런 이야기 많이 나오잖아요.? 정부도 이 사건 겪으면서 마약류 과다 처방 실태 조사 나서기도 했습니다. 관리 부실 문제, 그리고 처벌이 약한 문제 생각할 거리가 생각보다 많은 사건인 것 같습니다.

◆ 안광휘 : 네 그렇습니다. 수많은 대한민국 의사분들이 양심에 따라 법을 잘 지키면서 처방하시고 환자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고생하고 계신 것을 알고 있습니다. 문제가 많던 의사 한 명이 저지른 사건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제2의 염씨가 나오지 않도록 정부가 조금 더 관리에 힘써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이원화 : ‘나는 양심과 위엄으로 의술을 베풀겠노라. 나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담긴 내용 중 일부입니다. 염 모 씨에겐 이 선서의 의미가 남들과 사뭇 달랐던 걸까요? 사건 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내일 이 시간엔 해당 사건의 방아쇠가 되었던 롤스로이스남 사건 짚어보죠.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X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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