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4년 7월 1일 (월요일)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안광휘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원화 : 2022년 12월 6일, 우리 나이 68세 최 모 씨는 자신의 차량을 운전해 손자 이도현 군을 집에 데려다 주던 중 앞서가던 차량을 들이받고 지하 통로에 추락하는 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이른바 급발진 의심 사고였죠. 할머니가 몰던 차량에 손자가 사망했던 이른바 도현 군 사건, 사건이 발생한 지 어느덧 1년하고도 7개월이 지났습니다. 피의자로 지목된 운전자 도현 군의 할머니, 그리고 급발진 의심 사고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은 어땠을까요?오늘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 X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 X파일 이원화입니다. 오늘도 로엘 법무법인 안광휘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안광휘 : 안녕하세요. 안광휘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벌써 2년이 다 돼 갑니다. 도현 군 사건이라고 하죠. 당시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사건 개요부터 짚어주시죠.
◆ 안광휘 : 네 당시 뉴스에 도현 군의 할머니 음성이 블랙박스 영상과 함께 뉴스에 방송되어 국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졌었죠.
◇ 이원화 : 저도 들어봤었어요. 너무 가슴 아픈 음성이었던 것 같습니다.
◆ 안광휘 : 도현아, 도현아 이렇게 외치는 영상이 공개가 됐었는데요. 도현 군의 할머니가 자신의 차량을 운전하여 논술학원을 마치고 나온 12살 손자 도현이를 집에 데려다 주고 있었는데요. 그 차량이 강릉의 어느 아파트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다가 갑작스러운 굉음을 내면서 속도가 높아졌습니다. 그 차량은 1차 사고 뒤에도 600m 넘게 달리다가 연석을 들이받은 충격으로 날아올라 6차선 도로를 넘은 뒤에 수로로 추락하였습니다.
◇ 이원화 : 운전자인 최 모 씨. 도현 군의 할머니는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습니다만 도영군은 정말 안타깝게도 사망했죠.
◆ 안광휘 : 네. 안타깝게도 그렇습니다. 뒷자리에 탄 12살 도현 군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할머니는 사고 후 응급 수술 후 중환자실에서 3일 동안 있었는데요. 위중한 상태에서 가족들에게 손자의 상태를 물었었는데 가족들은 할머니에게 사망한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추후에 도현 군의 사망 사실을 알려주었는데 아마 가족들은 위중한 상태에 할머니가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여 추후에 알린 것으로 보입니다.
◇ 이원화 : 도대체 당시에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운전자, 그러니까 도현 군의 할머니가 진술도 했을 거고요. 또 블랙박스 당시 상황 담겨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죠?
◆ 안광휘 : 이 사고가 자동차의 결함으로 급발진 사고냐, 아니면 운전자의 과실이냐 하는 것입니다.
◇ 이원화 : 가장 중요한 부분이죠.
◆ 안광휘 : 네 그렇습니다. 일반 급발진 사건 중에서 보통은 5~6초 내로 끝나는 사건이 굉장히 많은데요. 이 사건은 수십 초 내로 진행이 되고 각종 영상 블랙박스라든지 자료가 공개되면서 논란이 상당히 많았던 사건이었습니다.
◇ 이원화 : 아무래도 강릉이라는 지역이 차가 많지도 않고, 또 도로에 다른 이제 구조물이라든지 그런 것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더 운전 거리가 길어진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드는데 당시 할머니께서 워낙 익숙한 길이기도 했고 도현 군 등하교를 시키면서 접촉 사고 한 번 낸 적이 없다 이런 이야기도 하셨던 것 같거든요. 이 사건 더 마음 아픈 것이 할머님이 손자를 잃은 피해자의 유족이지만 사고를 낸 운전자이기 때문에 사건의 피의자이기도 하잖아요.
◆ 안광휘 : 그렇습니다.
◇ 이원화 : 그리고 도현 군의 아버지 같은 경우도 아들을 잃은 유족임과 동시에 자신의 어머니가 형사사건의 피의자가 된 그런 상황이잖아요? 일단 도현 군 사망 사건은 어떻게 되고 있는 겁니까? 기소가 되거나 했나요?
◆ 안광휘 : 경찰은 도현 군의 할머니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치사 혐의로 입건했으나 2023년 10월경 무혐의로 불송치했습니다.
◇ 이원화 : 그러면 경찰에서는 아무래도 급발진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었다 이렇게 볼 수 있겠네요?
◆ 안광휘 : 네 그런 쪽으로 중점을 둔 것 같고요. 경찰은 국과수 감정 결과가 실제 엔진을 구동해 검사한 결과가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보고 할머니의 과실에 의한 사고임을 뒷받침할 자료로 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검찰은 사안의 실체적인 진실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할머니와 가족들이 민사소송에서 제출한 자료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 경찰에 재수사 요청을 하였습니다.
◇ 이원화 : 운전자 과실 없다, 경찰이 이렇게 결론 내렸는데 검찰에서는 아니다 다시 재조사해라 이렇게 나왔다는 거잖아요? 그리고 그 이유 중 하나가 민사소송이라는 건데 어떤 민사소송이 진행 중인 겁니까?
◆ 안광휘 : 운전자인 할머니와 가족들이 자동차 제조사를 상대로 7억 6천여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 이원화 : 아무래도 가족들이 급발진 사고라고 생각을 하고 제조물에 문제가 있었다. 제조물 책임법을 이유로 한 민사소송을 건 것으로 보이긴 합니다. 애초에 국과수에서는 급발진 아니다 이렇게 분석 내놨었죠?
◆ 안광휘 : 네 그렇습니다.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할 당시에도 사실 국과수 감정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때 운전자의 운전 미숙이라는 취지의 국과수 감정 결과가 나왔었는데 경찰은 이 감정 결과를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사고 당시 상황은 정확하게 알 수 없기 때문에 운전자의 과실로 볼 수 없다라고 해서 불송치 결정을 한 것입니다.
◇ 이원화 : 급발진 사고, 정말 많이 보도되곤 합니다만 제조사에서 인정한 사례가 한 번이라도 있나요? 아니면 뭐 제가 기억을 못하는 건가요?
◆ 안광휘 : 네 급발진 사고로 인정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른바 2018년에 BMW 급발진 의혹 사망 사건이 있었는데요. 1심에서 급발진이 인정되지 않아서 원고가 패소를 하였으나 2심에서 급발진이 인정되었고 현재 대법원의 판단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 이원화 : 현재 도현 군 유가족의 제조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만 이 재판에서 사상 처음으로 국내에서 급발진 재연 시험 진행했다면서요?
◆ 안광휘 : 네. 맞습니다. 운전자 측이 법원에 감정 신청을 하여 2024년 4월 19일 진행되었습니다. 사고 차량과 같은 18년식 티볼리 에어에 KG모빌리티가 제공한 변속 장치 진단기를 부착해 당시의 상황을 재현하는 방식으로 전문 감정인과 경찰, 아마추어 레이서 입회 하에 통제된 상황에서 진행됐습니다.
◇ 이원화 : 이거 법원이 직접 참석해서 진행된 첫 시험이기 때문에 이 결과에 따라 앞으로 발생할 급발진 의심 사고더라도 정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래서 결과가 정말 궁금하거든요. 결론이 어떻게 나왔습니까?
◆ 안광휘 : 실험 결과 시속 110km에서 풀 액셀레이터를 5초 동안 밟자 135에서 140km가 책정됐습니다. EDR이라고 하는 그 사고 기록 장치에 기록된 시속 116km보다 더 높은 136.5km가 기록된 것입니다. 정리해서 말씀드리면 EDR, 그러니까 사고 기록 장치에 의하면 시속 110km에서 운전자가 사고 전 마지막 5초 동안 풀 악셀을 밟아서 116km가 되었다.5초 동안 풀 액셀을 밟아서 6km가 증가한 것으로 기록이 되어 있는 것인데 실험 결과 26.5km가 증가된 것이죠.
◇ 이원화 : 다르네요.
◆ 안광휘 : 네. 그렇습니다. 운전자의 운전 미숙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국과수 감정 결과 EDR 분석 결과가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요. 도현 군의 가족들은 EDR 분석 결과의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하는데, KG모빌리티 측은 “해당 시험에 적용된 조건이 국과수의 분석 결과 및 확인된 객관적인 데이터에 부합하지 않는다. 사고 장소와 전혀 다른 평지에 가까운 구간에서 시험이 이루어져 데이터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이런 주장으로 반박하는 상황입니다. 다음 변론기일은 2024년 8월 13일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이원화 : 그런데 방금 말씀해 주셨던 실험 말고도 도현 군 유족 측에서 또 따로 실시한 실험 결과들도 있는 모양이던데요?
◆ 안광휘 : 네. 그렇습니다. 도현 군의 유족들은 지난 5월 27일 강릉의 한 교회 주차장에서 당시 사고 차량의 AEB라고도 하죠. 자동 긴급제동장치 기능 재현 시험을 실시한 사실이 있습니다. 당시 사고 차량에서 전방 충돌 경고음이 울렸음에도 AEB가 작동하지 않은 건 결함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사적 감정이었습니다. 제조사 측도 보안 감정을 신청해서 자동차안전연구원 주행시험장에서 주행 실험을 진행하고 국과수 사고조사 보고서와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유족들은 본인들에게 통보 없이 실시되었다고 주장하면서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 이원화 : 그러면 지금 주장하는 게 급발진 말고도 긴급 제동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그 두 가지 주장을 하고 있는 거네요. 대법원까지 아직 인정된 사례는 없다 말씀하셨는데 그동안 전문가들도 이건 급발진으로 의심된다 인정하는 사고들이 제법 많았거든요. 그때마다 여론도 제조사들이 책임 회피하는 것 아니냐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곤 했는데 아마도 이 사건의 트리거가 된 것이 이른바 도현입법을 제정해야 한다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 안광휘 : 네. 그렇습니다. 우선 도현 입법이 뭔지를 살펴보면 도현 입법은 제조물 책임법 일부 법률 개정안을 의미하는데요. 제조사가 결함이 없음을 입증하도록 하는 법안이었습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는 입법례가 없으며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이유로 결국 임기 종료와 함께 폐기되었습니다.
◇ 이원화 : 방금 말씀하신 그 제조물 책임법이 불법행위법에 대한 어떤 특별법 같은 법인데 통상적으로 불법 행위법은 주장을 하는 원고 측에서 불법 행위 사실을 전부 입증을 하게 돼 있어요. 제조물 책임법은 그 입증 책임의 일부를 좀 완화를 시킨 법이고 여기서 이제 도현이법이라 함은 더 나아가서 아예 입증 책임을 전환을 시켜서 피고 쪽에서 자신이 과실이 없다는 걸 또는 고의가 없다는 걸 입증해라 이런 쪽으로 개정을 하겠다는 건데 산업계랑은 당연히 팽팽히 맞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보입니다. 22대 국회에서 이 문제 꼭 다시 다뤄야 한다. 도현 군의 아버지가 직접 나서서 대국민 호소 나섰더라고요?
◆ 안광휘 : 네. 맞습니다. 올해 3월에 EU에서 소비자인 원고가 기술적 또는 과학적 복잡성으로 인해 제품의 결함과 인과관계를 입증하기가 과도하게 어려운 경우, 결함과 인과관계를 추정해서 입증 책임을 소비자에서 제조사로 넘기는 조항이 신설되었습니다.
◇ 이원화 : 인과관계를 추정해서 사실상 입증 책임을 전환을 꾀하는 그런 조항이라고 봐야겠네요?
◆ 안광휘 : 예. 그렇습니다. 도현 군의 아버지는 이러한 EU 조항 신설에 따라 국내에서도 이를 반영한 제조물 책임법 개정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청원을 하였습니다.
◇ 이원화 : 앞서 유럽연합 이야기도 살짝 나왔습니다만. 다른 나라의 사례는 좀 어떻습니까?
◆ 안광휘 :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재판 과정에서 소비자 측의 요구에 따라 제조사는 차량의 결함이 없다는 걸 입증해야 하고, 제조사가 입증하지 못하면 소비자에게 배상해야 합니다. 그리고 같은 차량에서 비슷한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는 경우. 도로교통안전국 NHTSA라고 하죠. 도로교통안전국이 조사에 들어갑니다. 피해자가 사고 피해를 입증할 자료에 대한 접근성도 높습니다. 우리나라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 이원화 : 사건 X 파일. 오늘은 도현 군의 가족을 한순간 풍비박산 낸 급발진 의심사고 짚어봤습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X 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