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DNA' 갑질 메일에 "교사 집단 공황 장애 겪는 중... 장관님, 사과는 쉽죠"

□ 방송일시 : 2023년 8월 14일 (월)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출연자 : 정수경 초등교사노조 위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현웅 아나운서(이하 이현웅) :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등으로 무너진 교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초등학교 교사 노조가 한 학부모의 갑질 행태를 폭로한 내용이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요구사항이나 요구 사항이 한 9가지 정도 담겨 있었습니다. 왕의 DNA를 가진 아이이니 왕자에게 말하듯 듣기 좋게 말해달라. 하지마 혹은 안돼와 같은 제재하는 말은 절대로 하지 말아달라. 이런 내용이 담겨 있는데 해당 학부모는 교육부의 5급 사무관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교권 추락 현재 상황 어떻고 어디까지 가는 걸지요? 초등교사 노조 정수경 위원장 연결해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 정수경 초등교사노조 위원장(이하 정수경) : 네 안녕하세요. 초등교사노조 위원장 정수경입니다.


◇ 이현웅 : 자 이번에 노조 측에서 공개한 내용이 좀 상당히 충격적입니다. 지난해 말쯤으로 알려지는데 세종시의 한 초등학생 학부모가 담임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했다는 제보를 받으신 겁니다. 이 내용 주말 동안 전해져서 잘 모르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으니까요 좀 자세히 전해주시죠.


◆ 정수경 : 네 최근 뉴스에 많이 다뤄져서 이미 잘 알고들 계실 것 같은데요. 세종의 한 초등학생 학부모가 교사의 지도에 불만을 품고 도서관실을 가지 않겠다는 아이를 교실에 남겨놓은 것을 방임이라고 주장하며 아동학대로 신고를 했습니다. 그리고 후임으로 오신 선생님께 내 아이를 특별히 대하라는 9가지 요구하는 편지를 보냈고요. 아동학대로 고소당하신 선생님은 다행히 무혐의 처분을 받고 학교로 돌아오셨습니다.


◇ 이현웅 : 예. 이렇게 간략하게 좀 정리를 해 주셨는데 위원장님께서 이 내용을 제보를 받고 가장 충격적이었던 부분은 어떤 부분입니까?


◆ 정수경 : 아동학대로 무혐의 처분을 받더라도 선제적으로 직위해제가 바로 되었다는 부분이고요.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는 동안 선생님이 너무 고통받았다는 것입니다. 해당 학부모는 이미 지속적으로 여러 가지 민원을 제기했었고 아동학대로 신고도 했는데 악성 민원을 막을 아무런 제도적 장치가 없었습니다.


◇ 이현웅 : 이 메일을 이용해서 담임교사에게 그런 편지를 보냈다고 알려지고 있는데 공직자 통합 메일이라고 해요. 이게 어떤 메일입니까?


◆ 정수경 : 공직자 통합 메일은 모든 공문서를 발송할 때 사용하는 메일인데요. 이 공직자통합메일을 교육부만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전체 교육기관, 모든 기관에서 다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메일 리스트에 발신자의 앞에 교육부 마크가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발신자의 메일에서 발신자의 앞에 마우스를 클릭하면 소속 부서명도 바로 뜹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이런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이 메일을 받았을 때는 교육부 소속임이 드러날 수밖에 없었겠죠. 그래서 학부모가 교육부 소속이라는 걸 알면 아무래도 교사는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 이현웅 : 실제로 상당히 압박감, 위압감을 느꼈을 것 같고 이번에 아마 일반적인 뉴스를 전해들은 시청자분들이나 청취자분들께서는 왕의 DNA를 가졌다라면서 왕자처럼 대우를 해줄 것을 요구한 부분에 좀 많이 놀라는 것 같은데 이 왕의 dna라는 게 뭐 좀 은어적 표현이라고 들었습니다. 뭔가요 이게?


◆ 정수경 : 네 저도 처음에는 단순히 이기적인 부모의 마음으로 자신의 아이가 왕의 DNA를 가졌다고 말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이후에 나온 자료들을 보면 ADHD나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아이들을 약물 없이 치료한다는 일종의 유사의학인 것 같았습니다. 자신의 아이가 조금이나마 나아지기를 바라는 부모의 간절함을 이용해서 의학적으로 인정받지 않은 방법을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거죠. 그런 아이들이 우뇌가 극도로 발달해 있어서 좌뇌를 자극하며 발달하게 맞춰주는 보강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뭐든 본인의 마음대로 하게 놔두라고 본인이 우위에 있다 본인이 모든 걸 통제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해야 나아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공동체 생활에서 뭐든 본인의 마음대로 하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면 이를 막아야 하고 그렇게 하지 말라고 지도해야 하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현웅 : 말씀을 해 주신 것처럼 학부모가 이제 사과 입장을 밝히면서 구체적으로 본인의 이야기를 전했는데 이게 치료기관 자료 중 일부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 정수경 : 네네


◇ 이현웅 : 그 내용을 지금 말씀을 해주신 걸 보면 어느 정도는 좀 이해를 해 주시는 것 같기도 한데 어떻습니까?


◆ 정수경 : 네. 사과문을 밝히셨긴 하지만 사과라는 것은 언론에게 사과문을 배포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를 입은 당사자에게 하는 것이 진정한 사과라고 봅니다. 그런 개인 사정이 있을 수는 있었겠지만 피해 선생님에 대한 서면 사과와 재발방지 서약이 이미 지난 6월 교보의 판결에 내린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40여일이 지난 지금에도 이행을 안 하고 사과문에만 기재를 하는 것은 진정한 사과라고 보지 않으며 즉시 그 부분에 대해서 이행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 이현웅 : 어떻게 보면은 이제 언론에서 이 사건이 좀 다뤄지면서 사과문을 낸 데 대해서 좀 진심이 전해지지 않는다 이렇게 보시는 건가요?


◆ 정수경 : 네 맞습니다.


◇ 이현웅 : 알겠습니다.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한 이유 앞서서 설명을 해주셨는데 이동 수업을 거부해서 혼자 교실에 남게 됐다고 하고요. 이게 방임이다라고 해서 문제를 지적한 것 같습니다. 최종적으로 말씀해 주신 것처럼 무혐의 판결이 나긴 했지만 이렇게 되면은 좀 아동학대 고발이 무분별하다 느껴지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정수경 : 네 맞습니다.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대응할 방법이 지금 전혀 없다는 것에 대한 그런 선생님의 무력감이나 열심히 가르치려고 했던 노력들이 아동학대 고소로 돌아오는 것에 대한 절망감으로 해당 선생님도 무척 힘들어 하셨습니다. 선생님이 비록 복직을 하긴 했지만 언제 또 그런 학부모를 그리고 또 그런 상황을 마주칠지 모른다는 불안함과 두려움이 있습니다. 이것은 그 선생님뿐만 아니라 지금 대한민국의 모든 교사들이 겪고 있는 집단 공황장애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 이현웅 : 지금 앞서서 다행이라는 표현을 써주시면서 복직을 하셨다고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래도 이런 사건을 겪지 않은 것과 겪은 후는 좀 많이 다를 것 같거든요 일할 때도 그렇고요. 지금 현재 상태 에 대해서 들으신 게 있으십니까?


◆ 정수경 : 그 이후로 이제 신경정신과에서 신경안정제 등을 처방받아서 계속 치료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이현웅 : 그렇군요. 이렇게 좀 실제로 주변에 이 사건뿐만 아니고요, 아동학대로 신고를 당하거나 실제로 학부모에게 교권 침해 사례를 겪은 분들 많을 것 같은데


◆ 정수경 : 네네


◇ 이현웅 : 수업을 진행할 때나 아이들을 좀 다룰 때 있어서 위축될 수밖에 없겠죠?


◆ 정수경 : 네 그렇죠. 많이 위축되고요. 학부모님들을 대할 때도 많이 위축되기도 하고 우선 학부모님들을 대할 때보다 학생들을 대할 때 또 어떤 교육활동 생활지도를 할 때도 본인이 이게 지금 아동학대로 신고가 될 만한 상황인지 어떤 행동인지 그런 부분에 있어서 계속 자기 검열을 하게 되고 위축감을 많이 느끼시게 되는 거죠.


◇ 이현웅 : 적극적으로 교육 활동을 하지 못하고 어떻게 보면 계속해서 방어적인 행동만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에 빠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정수경 : 네 맞습니다.


◇ 이현웅 : 노조에서 발표한 내용 보면 교육부도 이 사안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전해지는데 뒤늦게 해당 사무관을 직위해제 조치를 하긴 했지만 좀 교육부 대처에 대해서 아쉬운 부분도 있으실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정수경 : 네 교사들의 교육활동을 지원하고 교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 앞장서야 할 교육부의 직원이 교사를 교육 전문가로서 존중하지 않고 전혀 타당하지 않은 이유로 아동학대로 신고를 했다는 것이 굉장히 충격적이었습니다. 특히 교육부는 지난 2022년 12월 27일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소위 교원지위법을 시행한 바 있습니다. 교육활동 침해 행위에 대해 명확히 알고 있어야 할 교육부에서 오히려 교권보호를 위해 힘쓰거나 교원 지휘법을 올바르게 지키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아동학대법을 악용하는 직원이 있다는 것은 교육부가 교사를 그리고 교육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너무나 뚜렷하게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이현웅 : 그러면 교육부의 조치, 직위 해제 정도로 그치면 되겠습니까? 아니면 뭔가 추가적인 조치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 정수경 : 이주호 교육부 장관님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는데요. 교육부 장관님의 그런 어떤 사과나 이런 것은 굉장히 쉬울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지금 교육부에서 나오고 있는 그런 여러 가지 제도 민원 예약제, 늘봄학교 조기 시행 같은 뜬구름 잡는 그런 정책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진짜 교사들이 원하는 바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제도를 마련해 주시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현웅 : 혹시 직접적으로 만나는 자리를 가지시거나 한 적이 있습니까? 최근에?


◆ 정수경 : 아니요. 최근에는 저희는 이제 교사노조연맹이 교사노조의 대표로 계속 교육부와 소통을 하고 계셔서요. 초교조는 직접적으로 만나서 이 문제에 대해서 말씀드린 적은 없습니다.


◇ 이현웅 : 연맹이 또 따로 있으시고 직접 소통을 하고 계시고요.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 학교 측의 대처는 어떻게 보시는지도 궁금합니다.


◆ 정수경 : 네 학교에서는 교권보호위원회가 열리고 어떤 서면 사과와 재발방지 서약까지 요구했지만 지금 이행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이 교권보호위원회의 결정이 법적 강제성이 전혀 없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인데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어떤 결정 사항에 대해서 학부모가 이행하지 않아도 아무런 제재가 없습니다. 선생님들도 이를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무고한 아동학대 신고를 받은 후에 뭐라도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다는 심정으로 교권보호위원회라도 신청해야겠다는 분들이 계시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런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를 처벌하는 법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현웅 : 교권보호위원회도 사건 당시에 바로 열리지는 않은 거죠


◆ 정수경 : 네. 경찰의 혐의 없음 통보가 2월에 나왔고 검찰의 통보는 5월에 나왔습니다. 검찰 통보까지 다 나온 이후에 6월에 교권보호위원회가 개최되었습니다.


◇ 이현웅 : 이게 근데 강제성을 띠는 쪽으로 방향이 바뀔 수 있는 건가요? 학부모에게 무언가 제재가 가능한 겁니까?


◆ 정수경 : 교권보호위원회 자체가 법적 기구가 아니라서 이 위원회를 통해서는 강제성을 제재할 수는 없고요. 이 부분에 대해서 이제 여러 국회의원님들께서 법안 발의 초중등교육법의 법안 안에 개정하는 그런 요구사항을 넣은 법안들이 여러 개 발의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이현웅 : 그런 법적인 조치가 제도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씀을 해 주신 거고요. 네 맞습니다. 최근에 또 주호민 작가의 아동학대 고발 사건도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주호민 작가의 아이도 그리고 이번 교육부 사무관의 아이도 일종의 발달장애를 겪고 있는 아이들로 전해지고 있는데, 이런 아이들 통제하는 게 아무래도 좀 어려운 걸로 전해집니다. 학교 현장에서는 어떻게 교육이 이루어집니까?


◆ 정수경 : 어려운 아이들이 정식으로 특수학급에 입급하게 되면 특수교사와 해당 담임 교사가 아이를 어떻게 가르칠지 의논하고 개별화 계획을 세우고, 특수보조지도사 등 보조 인력의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입급이 되지 않은 경우 특수학급에 가서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학생이 있어도 부모에게 검사를 받아보라는 말을 쉽사리 하지 못합니다. 그러면 그 아이는 제때 필요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일반 학생보다 산만하고 자제력 없는 행동으로 인해서 수업을 방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럴 때는 담임교사 혼자서 오롯이 그 아이를 케어하게 되면 또 나머지 다른 아이들을 위한 수업을 진행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 이현웅 : 그럴 때 우리 선생님들은 어떻게 대처를 하고 계신가요? 현재?


◆ 정수경 : 사실 거의 대처가 힘든 상황인데요. 저도 사실 실제로 작년에 학교에서 재직을 하면서 노조 업무를 겸임했었습니다. 작년에 맡았던 학급에는 특수학생이 2명 있었습니다. 한 학생은 정식 특수학생이었기 때문에 특수반 선생님과 매일 매시간 상의를 하며 지도를 하였고요. 한 학생은 특수학생이 아니었기 때문에 6개월 동안 부모님을 설득하여서 2학기에 특수학급에 입급시키고 개별화 교육을 진행한 경험이 있습니다. 두 아이 모두 저희 학급에 모든 학생들이 많은 배려를 해가며 도와주고 많은 부분을 참기도 하면서 1년 동안 잘 생활할 수 있었는데요. 이렇게 지낼 수 있었던 데에는 해당 특수학생들의 부모님들께서 본인의 자녀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받으시고 전문기관의 치료와 상담을 병행하셨으며 학교 내에 특수교사의 교육과 지도에 충실하게 잘 따라주었기 때문에도 또 가능하기도 하였습니다.


◇ 이현웅 : 어떻게 보면 굉장히 좀 모범 답안 같고 정답과 같은 그런 대처들이 다 있었기 때문에 선생님도 그렇고 학부모도 그렇고 모두가


◆ 정수경 : 네 그런데 또 통제가 되지 않는 경우도 굉장히 많은데요. 그럴 때는 사실 담임교사가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 현실에서는 없습니다. 정도가 굉장히 심한 경우에 옆반 선생님이나 교감 선생님께도 도움을 요청할 수 있기는 한데요. 이렇게 도움을 요청하는 그 순간조차 그 아이는 그런 행동을 제어하지 못하고 점점 행동이 커지게 되기도 하고요. 저희 반에는 특수 보조 지도사분이 와 계시는 시간도 있었지만 특수학생도 지도사분의 지시는 거의 따르지 않는 편이었습니다. 학부모님과 상담을 할 때도 사실 조심스러운 것이 선생님이 우리 애를 미워한다 얕잡아본다 이런 식으로 받아들이는 부모님들이 계신데요. 저도 특수학급에 2학기에 입국시킨 학생의 경우 학부모님께서 계속 장미현 선생님은 그런 말씀 안 하셨는데 왜 선생님은 그렇게 말씀하시냐는 질타와 비난을 1학기 동안 수개월 동안 들어야 했습니다.


◇ 이현웅 : 그러셨군요. 상당히 고생이 많으셨고요. 서희초 교사 사망 사건 계기로 이 교권에 대한 관심이 지금까지도 계속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 정수경 : 네네


◇ 이현웅 : 교권 침해 당하신 경험도 있으십니까? 실제로?


◆ 정수경 : 네 그럼요. 저 같은 경우는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을 할 때 한 학부모님께서 주말마다 교실 문을 따고 들어와서 제 책상을 뒤지고 학생들 학습 자료를 지속적으로 가져가셨습니다. 


◇ 이현웅 : 주말에요?


◆ 정수경 : 네네. 토요일마다 이제 교실 문을 따고 들어오신 거죠? 1학년은 기초 생활 습관과 기본 학습 태도를 빠르게 정착시키기 위해서 스티커 상벌제도를 활용하시는 선생님들도 계십니다. 그런데 저도 마찬가지로 그때 스티커 제도를 이용하고 있었는데요. 그 학생이 다른 친구의 스티커를 가로챈 것을 제가 지도하였더니 그 상대방 학생이 덩치가 더 크기 때문에 자신의 아이가 위협당했다고 학폭으로 신고하겠다. 그리고 선생님은 내 아이의 말을 믿어주지 않고 내 아이만 미워한다고 아동학대로 신고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제가 지도했던 내용에 대해서 밤 10시, 11시에도 수시로 전화해서 따지기도 하셨습니다. 그래서 전화벨 소리만 울리면 제가 심장이 너무 뛰고 불안정 증세가 심해져서 그해 9월 말에는 신경정신과에 가서 또 신경안정제를 처방받을 수밖에 없었거든요. 이런 문제가 저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모두 다 겪는 그런 과정이라는 것이 문제고요. 한 반에 25명에서 많게는 30명까지 되는 학급에 딱 한 명의 진상 학부모만 있어도 그의 1년은 지옥이 됩니다. 이제는 이런 비율이 너무 높아진 것이 현실입니다.


◇ 이현웅 : 사실 이렇게 얘기를 들으면 뉴스에 나올 법한 무언가 그렇게 막 만연해 있지 않을 것만 같은 일인데


◆ 정수경 : 네네


◇ 이현웅 : 그런 사례가 정말 주변에 굉장히 많은 것 같습니다. 선생님 얘기 들어보면.


◆ 정수경 : 네 누구나 한 번씩은 다 한 번 이상씩 다 겪은 것이라는 게 문제죠. 그냥 선생님들 사이에서는 그냥 교통사고와 같다고 생각을 합니다. 제가 피해갈 수 있었던 것은 운이 좋아서였다. 이렇게 생각하십니다.


◇ 이현웅 : 내가 잘못한 것이 없어도 언제 어떻게 또 당할 수 있다. 이렇게 느끼시는 거죠


◆ 정수경 : 네 그럼요.


◇ 이현웅 : 지금 매주 주말에 전국에 있는 선생님들이 모여서 집회를 열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아마 그동안 쌓인 울분이 한 번에 터진 거 아닌가 싶은데 위원장님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 정수경 : 네 집회가 벌써 4차을 지났는데 인원이 줄기는커녕 점점 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서희초 선생님의 죽음으로 인해서 저게 나을 수도 있었다는 슬픔이 컸기 때문이었던 것 같은데요. 지금은 이렇게 많은 교사들이 고통스럽게 외치는데도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는 국회나 교육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교사들도 뭉치면 뭔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집회는 멈추지 않을 것 같습니다.


◇ 이현웅 : 교권 추락 계기로 좀 논란이 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학생인권 조례인데 혹시 초등교사 노조 측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 정수경 : 학생인권조례는 지역별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일단 전국 모든 교사가 공통으로 적용받는 법안 개정이 먼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학생인권조례로 인해서 교사의 교육활동이 위축되고 행정조치되거나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있기도 해서 이에 대한 일부 개정도 조금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현웅 : 일부 개정은 필요하다. 알겠습니다. 이제 마무리 말씀을 들어야 할 것 같은데요. 학교 교육 현장 바로 서기 위해서 교사로서 가장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지 마무리 말씀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 정수경 : 네 딱 세 가지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교사를 교육자로서 존중해 주십시오. 교사의 생활지도권을 존중해 주십시오. 그리고 교사의 가르칠 권리를 존중해 주십시오. 이상입니다.


◇ 이현웅 : 짧고 굵게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정수경 초등교사 노조 위원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수경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