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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쥴리벽화 명예훼손 아닌 모욕죄 가능, 진실은 누군가 소송 계기로"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1-08-02 13:00  | 조회 : 1392 
YTN라디오(FM 94.5)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1년 8월 2일 (월요일)
□ 진행 : 황보선 앵커
□ 출연자 : 구자룡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황보선 앵커(이하 황보선): 윤석열 대선 후보의 검증, '쥴리 벽화' 논란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대선 후보의 가족도 검증의 대상이 돼야하는지, 표현의 자유는 어디까지인지, 오늘은 이런 쟁점들을 법의 눈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구자룡 변호사, 안녕하세요?

◆ 구자룡 변호사(이하 구자룡): 네, 안녕하세요.

◇ 황보선: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이 '벽화 사건' 내용부터 정리해볼까요?

◆ 구자룡: 네, 이 사건은 윤석열 후보자의 부인 김건희씨를 겨냥한 벽화가 문제되고 있습니다.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건물 외벽에 여자 그림이 그려진 벽화가 등장했는데 이 벽화는 이달 중순쯤 해당 건물의 중고서점 사장이 한 작가에게 의뢰해 그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벽화에는 '쥴리의 남자들',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란 문구가 함께 '아무개'라는 등으로 익명 처리된 남성들 이름이 함께 기재되어 있어 논란이 시작되었습니다. '쥴리'는 윤석열 전 총장의 아내인 김건희씨와 관련한 소문에서 나오는 별칭이기 때문에, 이 벽화가 '표현의 자유다', '공익을 위한 것이다. 검증의 대상이다'라는 의견도 있는 반면, '정치인이 아니라 정치인의 가족을 걸고넘어지는 것은 단지 여성혐오 표현물일 뿐이다. 인격말살이다.'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이런 논란이 거세지자, 벽화 의뢰인이 그림은 남겨둔 채 문구는 모두 지웠는데, 벽화에 반발하는 사람들이 여기에 검은 페인트칠을 하는 등 그 벽화가 그려진 벽면은 마치 정치적 의견 충돌의 게시판이 되는 양상입니다.

◇ 황보선: 이 사안을 법적으로 평가하자면, 표현을 하는 사람의 표현의 자유와 풍자나 비방 등 표현의 대상이 된 사람의 명예나 인격권이 충돌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죠?

◆ 구자룡: 네, 맞습니다. 우리 헌법은 표현의 자유를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지만 명확한 한계를 함께 설정하고 있습니다. 헌법 제2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ㆍ출판의 자유와 집회ㆍ결사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규정하면서 같은 조 제4항에서 '언론ㆍ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된다. 언론ㆍ출판이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한 때에는 피해자는 이에 대한 피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하고 있습니다. 결국, 양쪽 다 법리적 근거가 있고 결국은 사안별로 양측의 우열을 가려야 하는 문제가 됩니다. 이렇게 모든 표현물과 관련한 문제는 개별 구체적인 사안을 따져서 비교형량을 해야 하는 문제이지 어느 한쪽의 권리를 이유로  다른 한쪽을 무조건적으로 압도할 수는 없습니다.

◇ 황보선: 이런 권리 충돌 상황이 되면, 민사에서는 손해배상 이슈가 제기될 수 있고, 형사적으로는 명예훼손이나 모욕죄가 성립하는지가 주요 쟁점이 되겠죠? 

◆ 구자룡: 네, 맞습니다. 민사적으로는 표현물로 인한 인격권 침해와 관련한 손해배상 청구가 문제됩니다. 이것은 표현물로 인하여 형사상 죄책이 성립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논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표현물이 민사문제를 넘어서 형사상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이때엔 명예훼손죄나 모욕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두 가지 범죄는 '사실의 적시'라는 것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구별합니다. 예를 들어서 사실이든 아니든 구체적인 스토리가 있다면 이것은 명예훼손의 영역입니다. 언급한 구체적 스토리가 허위라면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문제되고 언급한 내용이 사실이라면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문제됩니다. 그리고 그런 구체적인 사실관계의 언급이 없이 타인의 사회적 가치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발언을 하는 경우에는 모욕죄가 성립합니다. 예를 들어서, '저 사람이 언제 누구누구랑 불륜했었대'라고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된 이야기를 하면 그것은 명예훼손죄 성립 문제의 영역이고, 그런 스토리가 없이 단지 '저 사람 불륜하게 생겼어. 하고도 남을 놈이야' 등의 발언을 하면 모욕죄가 문제되는 것입니다. 지금 문제되는 벽화는 상징적인 표현물이고 구체적인 사실관계의 기재로 보기에 부족해 보이기 때문에 민사상 손해배상이나 모욕죄 성립이 문제되는 사안으로 볼 수 있습니다.

◇ 황보선: 지금 설명하신 것처럼 법적으로 따져볼 쟁점은 있지만, 일단, 윤 전 총장 측에서는 
법적 대응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죠?

◆ 구자룡: 네, 윤 전 총장 대선캠프의 대외협력특보인 김경진 전 의원이 "쥴리 벽화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안 하겠다고 캠프 내에서 의견이 모아진 것 같다", "표현의 자유와 형법상의 모욕죄 사이의 문제인데, 굳이 이런 것을 가지고 형사상 고소·고발한다는 것도 우스운 일"이라고 YTN과의 인터뷰에서 언급한바 있습니다. 아마도, 고소·고발을 진행하여 형사절차가 진행된다면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 한다'라는 비난으로 손해가 더 많을 수 있고, 또 정치적으로는 오히려 그 사건으로 관심이 더 쏠리게 될 것을 우려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법적으로는 이 벽화의 경우에는 평범한 사건에서와는 달리 따져봐야 할 점이 더 많기 때문에 범죄성립의 법리적 난이도를 함께 고려했을 수 있습니다.

◇ 황보선: 윤 전 총장 측이 '고소하지 않겠다'는 것이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존중한다는 것도 있겠지만 이건 표면적인 이유이고, 수사나 재판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이 있을 수도 있어서 그걸 피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도 있지 않나요?

◆ 구자룡: 네, 진실이야 알 수 없지만, 법리적으로 그런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형사사건은 고소인의 고소 내용에 수사기관이 얽매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건은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라고도 표현하는 것입니다. 수사결과에 따라서 고소장에 기재된 죄명이랑 다른 죄명으로 공소제기 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걸 '의율변경'이라고 합니다. 이건 수사기관의 권한입니다. 예를 들어서 모욕죄로 고소를 했다고 하더라도 수사기관이 보기에 구체적 사실의 적시로 볼만한 요소가 있다고 판단해서 명예훼손으로 의율변경을 한다거나 그런 가능성을 고려해서 수사를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이게 '사실이냐 허위사실이냐'로 수사 초점이 모아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모욕죄로 고소장을 접수했다가 명예훼손죄가 쟁점이 되면서 오히려 자충수가 될 수도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가정이지만 법리적으로는 그런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 황보선: 쥴리 논란과 관련한 진실은 어떻게 하면 밝혀질 수 있을까요?

◆ 구자룡: 수사기관이나 법원을 통한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을 텐데, 이게 사실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먼저, 민사사건의 경우에는 권리의무에 관한 확인소송은 가능해도 '어떤 사실관계가 있는지를 확인하자'라는 내용의 소송은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형사사건을 생각해 볼 수 있을 텐데,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윤 총장 측에서는 대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서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 본다면, 아무래도 선거 국면이 되었을 때 토론 등에서 이 논란을 상대 후보가 공격하고 윤 전 총장 측에서 '사실무근이다'라고 한 것을 공선법상의 허위사실 공표로 누군가 고소할 때 이 내용을 정면으로 다루면서 사건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공직선거법이 적용될 때는 이미 선거국면이기 때문에 그때 이런 내용의 수사가 속전속결로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진행절차는 이재명 지사의 공선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가 당선 이후 기소와 재판이 진행되었던 사례를 참고해 볼 수 있습니다.

◇ 황보선: 범죄 성립여부와 관련한 쟁점 중 법리적 난이도 측면에서 따져봐야 할 것이, '공적 인물 이론'의 문제겠죠?

◆ 구자룡: 네, 맞습니다. 표현의 자유의 범위와 관련해서 논의되는 이론 중 가장 유명한 것이 공적인물이론입니다. 공인으로 널리 알려진 사람은 자신의 유명세에 상응하는 넓은 범위에서 사회적 평가와 비판도 넓은 범위에서 수용해야 한다는 이론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공인이 된 사람의 경우에는 자발적으로 유명해진 사람뿐 아니라 비자발적으로 유명해진 사람도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정치인이나 연예인 같이 자신이 원해서 유명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원치 않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서 사회적 관심의 대상이 된 사람도 뉴스에서 다뤄지면서 공인이 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이런 이론이 반영된 헌법재판소 판례법리를 보면, '공적 인물과 사인, 공적인 관심 사안과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 간에는 심사기준에 차이를 두어야 한다. 공적 인물이 그의 공적 활동과 관련된 명예훼손적 표현은 그 제한이 더 완화되어야 하는 등 개별사례에서 이익향량에 따른 결론도 달라지게 된다'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때 고려 요소로 등장하는 것이 공인인지, 공적인 행동에 관한 표현인지, 표현 내용이 사실인지, 공익을 위한 표현이었는지 등입니다. 그런데, 김건희 씨는 공인의 아내라서 '공인의 가족'이 단독으로 공인인지 의문이 있을 수 있고, 게다가 지금 언급된 내용은 '공적 행위'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이런 점에서 표현물의 보호 범위가 공인에 관한 것이라는 이유로 통상의 경우보다 강화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 있습니다.

◇ 황보선: 법적 쟁점으로 따져볼 것 중에, 김건희씨는 '나는 쥴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는데, 그럼 '쥴리'를 언급하는 그림이 김건희 씨에 대한 모욕이 될 수 있나요?

◆ 구자룡: 표현물은 구체적으로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지를 그 사람을 아는 사람들이 알 수 있을 정도이면 되고 반드시 언급되는 상대방을 실명으로 지칭할 것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표현물의 경우 '쥴리의 꿈'이라는 문구와 함께 '영부인의 꿈'이라는 기재가 있고, 그와 함께 '쥴리의 남자들'이라면서 남자들에 관한 기재도 있습니다. 이런 표현은 김건희씨를 대상으로 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특정성의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은 객관적 시각으로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본인이 자신을 어떻게 지칭했는지와는 무관한 문제입니다. 판단 기준은 객관적인 것이고, 지금 벽화와 관련해서 '김건희와 관련한 내용이다'라고 보는 것이 대중의 시각이라는 것이 이미 법에서 요구하는 기준을 통과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황보선: 쥴리 벽화 제작을 지시했던 건물주가 논란이 커지자 이 그림의 문구를 지웠다고 하는데, 이렇게 지울 경우엔 법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나요?

◆ 구자룡: 네, 논란이 확산하자 '쥴리 벽화' 제작을 지시했던 당사자는 벽화에 새겨진 문구 가운데 '쥴리의 꿈', '쥴리의 남자들' 등을 삭제하겠다고 밝혔고, 이후 벽화가 그려진 건물의 관계자가 페인트를 덧칠해 이 문구를 지웠습니다. 하지만, 명예훼손이나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는 표현물은 이미 공중에 나온 순간 범죄가 성립하게 되기 때문에 사후적으로 지운 것은 양형자료로만 의미가 있을 뿐 그것이 이미 완결된 표현행위를 되돌려서 무효로 하지는 않습니다.

◇ 황보선:  벽화에 반대하는 사람 중에서 문제가 된 그림에 위에 다시 검은색 페인트칠을 하고 이재명 지사를 언급하거나 '페미, 여성단체 다 어디 갔냐?'라고 글씨를 쓴 사람도 등장했는데, 이건 법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나요?

◆ 구자룡: 이건 법적으로 손괴죄가 문제됩니다. 타인의 물건의 효용을 훼손하는 범죄를 손괴죄로 다루게 되는데, 벽화도 소유자가 있는 소유물입니다. 인터넷 공간이나 말로 이루어지는 의견표명의 장에서는 상대방의 표현이 있고 그것을 반박하고 비난하는 나의 주장과 언급이 교차하게 됩니다. 이것을 법적으로 '사상의 자유경쟁'이라고 합니다. 그것을 통해 다수의 지지를 얻은 사상과 표현물이 살아남고, 그것에 의해 논리적으로 열위에 놓인 표현물은 도태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사안은 다른 사람의 표현물 그 자체를 검은색 페인트로 훼손한 것입니다. 그 위에 내 의사표현을 해 놓았더라도 이것은 표현의 자유의 범위를 넘는 것입니다. 

◇ 황보선: 아무래도 정치적 의미로 해석되는 건 부정할 수 없는데, 이게 과거 정권에서 있었던 사례와 비교할 때는 어떤가요?

◆ 구자룡: 가장 유명한 사건은 '더러운 잠' 사건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이 등장하는 그림이었는데, 나체 사진이어서 여성혐오 문제로까지 연결되어 큰 논란이 되었습니다.

◇ 황보선: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구자룡: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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