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시간 : [월~금] 10:30~11:30
  • 진행: 박귀빈 / PD: 이은지 / 작가: 김은진

인터뷰 전문

국민 70%↑, 택배 근로환경 개선 시 택배비 인상, 배송 지연 동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11-16 12:02  | 조회 : 2063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0년 11월 16일 월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양종삼 국민권익위원회 권익개선정책국장

- 국민권익위원회 택배종사자 근로환경 개선 국민 1600여 명 대상 의견 조사
- 2010년대 초반부터 계속돼 온 택배종사자 처우개선 요구 민원
- 택배 수수료...택배회사가 온라인 쇼핑몰에 택배비 일부를 돌려주는 백마진 관행 없애야...
- 택배비 3,000원 중 택배노동자 순수익은 6~700원 정도
- 새벽 5~6시 출근 물건 인수, 분류...배송 종료하면 밤 10시 넘는 게 일반적
- 근무환경 개선 요청 시 일방적 구역 변경 등 대리점의 보복행위도...
- 물류센터 인력들...'쏟아지는 물량에 화장실 가는 것도 눈치 보인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1부는 생활 속 이슈들을 속속들이 들어보는 이슈in터뷰 시간입니다.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택배 물량은 27억 9000개, 올해는 코로나19로 비대면 활동이 생활화되면서 36억 개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 해 동안 10억 개. 엄청나게 늘어난 물량에 비해 택배 노동자들의 근로환경은 개선되지 않아 여러 생명을 잃으면서 대책 마련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최근 국민권익위에서 택배를 이용하는 국민들을 대상으로 택배종사자 근로환경 개선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고 합니다. 저희도 지난번 반찬토론을 통해 여러 애청자분들과 의견 나눴었는데요. 국민들,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 자세한 내용 알아보죠. 함께 말씀 나눌 분 모셔보죠. 국민권익위원회, 양종삼 권익개선정책국장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양종삼 국민권익위원회 권익개선정책국장(이하 양종삼): 네, 안녕하세요. 

◇ 최형진: 권익위에서 택배종사자의 근로환경과 관련해 국민들의 의견을 들어봤다고 합니다. 어떤 내용입니까?

◆ 양종삼: 국민권익위원회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저희는 대표적인 국민소통창구인 국민신문고와 국민생각함을 통해서 매주 사회 주요 현안에 대한 국민의견을 수렴하고 있는데요. 지난달 29일부터 이번 달 5일까지 8일간 1600여 명의 국민들로부터 택배종사자의 근로환경 개선과 관련한 의견을 들어보았습니다.

◇ 최형진: 저희 프로그램에서도 해당 내용으로 애청자 여러분과 의견을 나눠봤는데, 물건을 조금 천천히 받아도 괜찮으니까 근무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또 택배노동자에게 제대로 돌아간다고 하면 택배비가 오르는 것도 찬성한다. 이런 의견도 많았는데요. 국민들의 생각은 어땠습니까?

◆ 양종삼: 네, 국민생각함에 응답하신 국민 1600여 명 중 87%가 택배종사자의 처우개선을 위해서라면 일정 기간 택배배송이 늦어지는 것에 동의한다고 말씀하셨고요. 응답자의 74%는 배송료 인상이 택배종사자의 처우개선 등에 사용된다고 하면 요금인상도 감내할 수 있다고 하는 답변을 주셨습니다.

◇ 최형진: 국민의 87%가 택배 조금 늦어도 된다. 그리고 74%는 인상해도 좋다. 감내할 수 있다, 이런 의견이었는데요. 응답하신 분들이 대부분 택배를 직접 이용하시는 분들입니까?

◆ 양종삼: 그렇습니다. 주 1회 이상 택배를 이용한다는 분이 38%로 가장 많았고요. 일주일에 5회 이상 택배를 이용한다는 분도 10%나 되었습니다. 그리고 참여하신 분들 중 64%가 적극적인 경제생활과 소비생활을 하는 30~40대였고요. 20대가 21%였습니다.

◇ 최형진: 택배를 많이 이용하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했는데, 자세하게 어떤 항목들로 조사를 했습니까?

◆ 양종삼: 설문 응답자의 90% 이상이 택배종사자의 산재보험 의무가입, 과도한 근로시간 단축, 택배 분류작업과 배송업무 분리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시면서 그런 정책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직접 이렇게 물어봤습니다. 택배종사자의 처우개선을 위한 정책이나 제도가 도입될 경우, 배송이 일정 기간 늦어지거나 배송료가 인상될 수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렇게 물었더니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70%가 넘는 국민들이 택배종사자의 처우개선을 위해서라면 배송지연이나 택배비 인상에 동의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런 설문내용을 종합해보면 국민들은 조금 늦더라도, 조금 더 지불하러라도 택배종사자들의 안전이 우선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 최형진: 네, 많은 국민들이 모두 동일한 생각 같습니다. 택배기사 분들의 안전이 우선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지난주 정부가 심야배송 제한과 주5일제를 권고하는 택배기사 과로방지대책을 내놨습니다만, 택배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올해 코로나19로 국민 모두가 택배서비스의 도움을 많이 받으면서 국민들도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더 많은 목소리도 내는 것 같은데요. 또 어떤 의견들이 있었습니까?

◆ 양종삼: 코로나19 이후 대폭 증가된 택배물량으로 인해서 택배종사자들이 고강도의 노동에 시달리고 있고, 많은 국민들이 이를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구체적인 정부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다양하게 내고 있었습니다. 

◇ 최형진: 올해 이렇게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일부 대형 택배사에서는 심야배송을 중단하기도 하고, 또 분류인력 추가투입을 약속하는 등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만, 현장에서는 사실 불합리한 관행이 계속되고 있는 것 같거든요. 권익위로도 민원들이 많이 들어오죠?

◆ 양종삼: 네, 그렇습니다. 올 10월까지 들어온 민원 352건을 분석해보면 저임금, 장시간, 고강도 노동에 대한 불만, 업계의 불공정 관행과 갑질에 대한 개선요구. 부실한 작업장 안전관리 강화 등의 내용이 많았습니다. 또한 택배회사가 온라인 쇼핑몰에 택배비 일부를 돌려주는 백마진(Back Margin) 관행이 폐지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 최형진: 백마진이요?

◆ 양종삼: 네, 이러한 백마진 관행이 없어지면 택배비 인상을 최소화할 수 있고, 택배기사들에게도 배송료가 더 많이 돌아갈 수 있다는 의견입니다.

◇ 최형진: 이런 민원들은 올해만 들어오는 건 아닌 거죠?

◆ 양종삼: 네, 그렇습니다. 저희가 과거 민원을 찾아보니까요. 2010년대 초반부터 택배종사자들의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민원과 정책제안이 꾸준히 접수되고 있었습니다. 

◇ 최형진: 지난달 과로로 숨진 택배노동자의 부친께서는 밥 먹을 시간은 물론 물도 떠놓지 않으면 못 마시고 나갈 정도로 일에 쫓겼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요. 이 말씀을 듣고 사실 국민들이 함께 공분을 했거든요. 근로시간과 관련해서도 민원이 많이 들어옵니까?

◆ 양종삼: 네, 택배기사들은 보통 새벽 5~6시면 출근해서 배송할 물건을 인수하기 위해 분류하는 작업을 우선 오전 내내 합니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에는 온라인 주문량이 더욱 늘어 오후 3~4시까지 물건을 분류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사전작업을 마치고 물건배송을 시작하는 시간이 통상 점심 이후가 되기 때문에 보통 250개 내외로 주어지는 물량을 모두 배송하려면 밤 10시가 넘어가는 것이 일반적이죠. 최근 조사에 따르면 하루 평균 12시간, 주6일 근무하는 셈이 됩니다. 또 물류센터에서 작업하시는 분들의 경우에는 휴식시간인데도 밀려드는 물량 때문에 쉴 수 없고, 화장실 가는 것도 눈치가 보인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 최형진: 방금 말씀하신 내용을 정리하면 기사님들 하루 평균 12시간에서 14시간 정도 일하고, 그마저도 주6일 정도 일을 한다. 이렇게 힘들게 근무하시는데 건당 수수료를 따져보면 몇 백 원 단위던데요. 맞습니까?

◆ 양종삼: 네, 그렇다고 합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드리면 보통 소비자가 지불하는 3000원 내외의 택배비에서 택배기사가 받는 수수료는 약 800원 선인데요. 여기서 대리점 수수료, 차량 유류대 등을 제하고 나면 실제로 돌아가는 순수익은 600~700원 정도라고 합니다.

◇ 최형진: 여기에서 국민의 목소리가 들어왔는데, 문자로 “순수하게 택배노동자의 몫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역시 국민 모두가 동의하는 내용 같고요. 이런 이야기 듣고 있으면 어디서부터 고쳐나가야 할지 답답한데, 이게 단순히 택배비를 올리거나 배송일정을 늦춰서만 가능한 것은 아닌 것 같고요. 근무환경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택배비 상승과 관련해서 오르는 만큼 택배노동자들에게 정확하게 돌아가기 위한 장치도 있어야 할 것 같고요. 최근 택배노동자들과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이런 필요한 부분들, 자세한 이야기가 오고갔습니까?

◆ 양종삼: 네, 지난 11월 6일 국민권익위원장 주재로 전국택배연대 노동조합 집행부와 간담회 자리를 가졌습니다. 간담회는 택배현장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그 원인은 무엇인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에 대해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보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택배종사자들은 장시간 고강도 작업시간 개선, 택배기사를 위한 휴게공간 마련, 산재보험, 고용보험의 불합리한 점 보완, 불공정 관행 및 갑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 등 다양한 의견과 애로사항을 말씀해주셨습니다. 

◇ 최형진: 간담회 자리에 계셨나요, 혹시?

◆ 양종삼: 네, 그렇습니다.

◇ 최형진: 기사님들 어떠십니까? 많이 힘드십니까?

◆ 양종삼: 네, 아주 힘들어하시죠. 정부가 구체적으로 나서서 해결해주었으면 하는 소망을 말씀해주셨습니다.

◇ 최형진: 얼마 전 저희도 택배노동자 한 분과 인터뷰했는데, 본사나 대리점에서 요청하는 부분을 거절할 수 없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일부 대리점에서 산재 적용제외 신청서를 쓰게 하고, 산재보험료도 전가시키는 등 문제가 많았습니다. 또 최근에는 택배분류인력 관련한 추가비용을 택배노동자가 부담하는 이런 상황도 있었고요. 이런 구조가 너무 불합리하게 느껴지는데요. 갑질 사례가 많습니까?

◆ 양종삼: 네, 다소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택배기사들은 보통 대리점과 계약을 하고 일을 하게 되는데, 계약서를 작성할 때 대리점에서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서를 함께 쓰도록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면 산재보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대부분의 택배기사들은 별 고민 없이 신청서에 서명을 하게 되는데, 일을 하다 다치고 나서야 산재보험 적용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또한 분류작업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택배기사들은 화물운송이 본업임으로 분류작업에는 별도의 인력을 투입해주고, 분류작업을 희망하는 분들에게는 별도의 수당을 지급해주기를 원합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면 대리점에서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한다든지, 배송물량을 줄여 생계를 위협받기 때문에 대부분 그냥 참고 받아들인다고 합니다. 게다가 몇몇 택배사의 경우에는 별도 인력이 투입되었다고 분류작업에 소용되는 비용의 일정액을 택배기사 급여에서 떼어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대리점이 일방적으로 배송구역을 변경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일반적인 배송구역 변경은 대리점이 택배기사와 사전 협의 없이 갑자기 맡고 있던 배송구역을 변경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이것은 대부분 대리점 소장이 자신과 친분이 있는 사람이나 친인척에게 좋은 구역을 배정해주려고 할 때나 택배기사와 관계가 좋지 않을 때 보복수단으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갑질 행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최형진: 지난주 정부에서 택배노동자 과로방지와 관련해서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택배회사들은 받아들이기는 하겠습니다만, 현장에서 적용하는 데 조금 문제가 있다. 이렇게 회사들이 입장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정부가 대책협의회를 꾸리겠다고 발표했는데, 혹시 권익위도 참여를 합니까?

◆ 양종삼: 지난 11월 12일 고용노동부 등을 대표로 해서 관계부 합동 발표가 있었는데요. 여기에서는 권익위는 빠져 있습니다. 

◇ 최형진: 그렇군요. 

◆ 양종삼: 대신에 저희가 이번 종합대책을 분석을 해보니까 택배종사자들이 그간 현장에서 요구하셨던 많은 부분이 담겨는 있습니다. 다만 이것들이 시행되고, 제대로 효과가 나도록 하기 위해서는 법령 개정 등의 후속조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권익위에서 이런 종합대책의 후속조치가 잘 되는지 끝까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볼 예정입니다.

◇ 최형진: 권익위에서 잘 지켜봐주시고요. 많은 권고 해주시기 바라겠습니다.

◆ 양종삼: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 최형진: 지금 택배근로자 대상 갑질 사례가 연이어 나오고 있는데, 제도 개선에 이 택배기사님들의 목소리가 잘 반영되어야 할 것 같거든요. 지금 어떤 과정을 준비 중에 계십니까?

◆ 양종삼: 앞서 말씀드린 대로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번 종합대책의 후속조치가 잘 추진되는지 끝까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볼 예정인데요. 우선 종합대책에 미비점이 있거나 추가적으로 반영이 되어야 할 사항이 있다고 하면 택배사업장에 대한 현장방문, 실태조사와 더불어 국민들로부터 의견을 더 듣고요. 관계부처에 정책제안을 하거나 직접 저희가 제도개선을 구체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 최형진: 네, 알겠습니다. 지금 택배기사 분들 많이 힘들어 하시는데요. 잘 제도가 개선되고, 정착될 수 있도록 국민권익위원회에 많은 관심과 권고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양종삼: 네, 감사합니다.

◇ 최형진: 지금까지 국민권익위원회의 양종삼 권익개선 정책국장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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