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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인국공 사태, 세대 갈등이 아닌 세상이 변한 것 - '90년대생 저자' 임홍택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7-10 17:01  | 조회 : 2686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임홍택 <90년생이 온다> 저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인국공 사태, 세대 갈등이 아닌 세상이 변한 것 - '90년대생 저자' 임홍택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마음이 무거운 금요일입니다. 대한민국이 불쌍하고, 저를 포함한 국민들이 안쓰럽고 그렇습니다. 최근 들어 사회에 갈등과 반목이 점점 더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특히 세대 간의 갈등이 그러한데요. 오늘은 정말 화제의 책이죠. <90년생이 온다>의 저자 임홍택 작가와 함께 관련 이야기 나눠볼게요. 작가님 어서 오세요.

◆ 임홍택 <90년생이 온다> 저자 (이하 임홍택)> 네. 안녕하세요. 임홍택입니다.

◇ 김혜민> 반갑습니다. 제가 작가님 모시고 설 특집을 했던 때가 작년 1월이에요. 그때도 ‘90년생이 온다’가 사랑받을 때였지만, 그때와 지금은 작가님이 서 계신 위치가 다릅니다. 그런데 이 책이 사회적으로 엄청난 이슈가 됐고, 심지어 대통령까지 추천했으니, 온 국민의 필독서가 된 겁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 임홍택> 작년 말에 둘째가 태어나서 열심히 아내와 함께 육아에 집중하고 있고.

◇ 김혜민> 그때는 육아휴직 중이었잖아요?

◆ 임홍택> 네. 그렇습니다. 육아 휴직이 끝나고 회사로 돌아가는 게 여의치 않아서, 돌아가지 않았더니 둘째가 태어나서, 자동으로 육아휴직 연장과 같이 지내고 있습니다.

◇ 김혜민> 저출산 시대의 해법은 아빠를 육아휴직을 보내면 되는 거군요.

◆ 임홍택> 네. 적극적으로 사용해주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 김혜민> 네. 저 같은 직장인 중에는 워너비 중에 한 분이신데, 직장 생활 중에 본인이 쓰고 싶었던 책을 쓰셨고, 그 책이 잘돼서 회사도 그만두는 용기.

◆ 임홍택> 네. 현재 구직 중입니다. 다음 책 쓰고, 다시 회사 생활 열심히 할 예정입니다.

◇ 김혜민> 지금 회사는 안 다니시지만, 강의를 엄청 많이 다니시더라고요.

◆ 임홍택> 제가 궁금한 것이 굉장히 많아서, 가보고 싶은 곳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가고 싶은 곳들은 다 가봤고요. 그 외에는 요즘 다음 책 쓰느라 강의를 많이 안 하기도 하고, 아기가 아직 신생아다 보니까 즐겁게, 열심히 육아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즐겁게 육아를 하면서 두 번째 책을 쓰고 계십니다. ‘90년생이 온다’가 그냥 단순한 하나의 사회 서적, 책이라고 하기보다는 많은 국민들, 특히 꼰대라고 부르는 선배들이 후배 세대들을 이해하기 위해 보는 약간의 교과서가 됐어요. 원래 그런 의도로 쓰신 게 맞나요?

◆ 임홍택> 전혀 그런 의도로 쓴 건 아니고, 제 입장에서 제가 궁금한 것들이 많았거든요. 제가 80년대생이다 보니까, 후배 세대들이 궁금해서 이리저리 찾아본 것이 있었는데, 감사하기도 하고, 조직에서 현재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있고요.

◇ 김혜민> 이 책을 많은 기업인들이 읽고, 작가님을 강의에 모시죠? 기업인들이 많습니까? 공직자가 많습니까?

◆ 임홍택> 기업인이 6 정도면, 공직사회가 4 정도로 생각합니다.

◇ 김혜민> 그러면 보통 누구를 대상으로 강의를 하세요?

◆ 임홍택> 대표님들 이하 최고경영층 혹은 중간관리자층이 가장 많은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중간 관리자면 우리 아니에요? 저하고 작가님이 동년배인데.

◆ 임홍택> 네. 맞습니다.

◇ 김혜민> 그러면 그 사람들에게 가서 무슨 얘기해줘요?

◆ 임홍택> 먼저 말씀드릴 것은 저도 회사에 돌아갈 것이기 때문에, 저도 중간관리자 입장에서 항상 말씀드리고요. 저는 꼰대가 읽는 책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나이가 있거나 선배가 무조건 꼰대는 아니라는 말씀을 꼭 드려요. 저는 그런 생각으로 쓴 책이 아니라, 저는 세대가 문제라기보다는 시대가 많이 바뀐 세상이다 보니까, 그 시대에 적응하는 면에 있어서 빨리 원칙을 정하고, 원칙에 따라 상호이해를 통해서 좋은 성과를 내고자 이런 얘기를 드리고 있습니다.

◇ 김혜민> 세대가 문제가 아니라, 시대 변화가 초점이다.

◆ 임홍택> 네. 맞습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내가 어리고, 내가 나이가 많고의 문제가 아니라, 변화되는 시대 속에 어떻게 적응하는지가 중요하다는 말씀이세요.

◆ 임홍택> 네.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혜민> 중간관리자라고 본인의 위치를 명명하셨는데, 사실은 저도 위의 선배들 눈치 보고, 밑의 후배들 눈치 보는 세대예요. 지금 80년대생들이 그런 것 같아요.

◆ 임홍택> 네. 맞는 말씀이시고요. 90년대생들도 이제 30대가 넘은 친구들이 굉장히 많죠. 그분들도 이제는 중간관리자가 되어 있기 때문에, 사실 낀세대라는 개념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70년대생 분들도 낀세대, 60년대생 분들도 낀세대예요

◇ 김혜민> 많은 분들이 작가님의 책을 보고, 작가님을 강연에 부르는 것은 90년생 이후라 불리는 90년대생에 대한 궁금증도 있지만, 이들이 20대, 30대가 되면서 이들과의 조직 내에서의 갈등. 요즘은 조직 내에서의 갈등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갈등으로 번지는 이 상황을 이해하고 싶어서라고 생각해요.

◆ 임홍택>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요. 저는 그런 모습을 약간은 그분들보다 빨리 본 사람 중 한 명인 것 같아요. 2012년도에 90년대생을 보기 시작했고.

◇ 김혜민> 아 그때부터 특이하다고 생각하신 거예요?

◆ 임홍택> 저와 다르다. 언어생활부터 시작했고, 줄임말이나 이런 것들을 많이 쓰기도 하고. 그런 면에서 시작을 했고요. 그러다 보니까 제가 예전에 당연하게 생각했던 부분을 굉장히 적폐로 생각했던 부분도 있고, 잘 생각해보면 굳이 그들의 말이 틀리지 않은 부분도 있고, 분명히 조율할 부분도 있고. 그래서 제가 그들을 관찰하고 중간자적 입장에서 보고 싶었어요. 왜냐하면, 제가 소위 말하는 개꼰대??? 중에 한 명이었기 때문에, 빠따로??? 계도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진 사람 중 한 명이었는데, 그런 것들이 시대적 상황의 변화로 인해서 안 먹히기도 하고, 굉장히 많은 부분이 순식간에 바뀌었다고 생각해요.

◇ 김혜민> 작가님이 바뀐 시대를 읽으신 거네요. 이제는 이런 꼰대의 마인드로 내가 살아나가면 안 되겠다 싶었고, 그러기 위해 그들을 관찰했고, 나만 살아남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살아남아야겠다고 생각해서 책을 쓰신 거네요?

◆ 임홍택> 솔직히. 하하하.

◇ 김혜민> 하하하. 그런 엄청난 호의적인 것 때문에 쓴 것은 아니었죠?

◆ 임홍택> 네. 크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쓴 건 아니었고요. 그냥 제가 궁금해서, 사실 팔릴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어요. 왜냐하면 보통 이런 계통의 책들이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기 어렵다고 생각해서, 저 혼자 보려고, 논문 같은 느낌이 든다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그런 이유가 있었고요. 저는 그냥 궁금했습니다. 제가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 ‘나와 똑같아 보이는데, 대체 뭐가 다르지?’ 그런 생각을 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런 생각으로 하나하나 알아본 게 있었습니다.

◇ 김혜민> 작가님과 저는 80년대 초반생인데, 저희나 70년대 초반생이나 문화적으로 정신적으로 큰 차이가 없거든요. 그런데 80년대 초반생과 90년대 초반생은 큰 차이가 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사회에서는 이 사람들과 같이 어우러져 살아나가야 하니까, 그냥 인간 대 인간의 갈등을 넘어서 사회 문제가 되어가고 있어요. 그래서 오늘 작가님을 모시고 관련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는데, 먼저 세대 갈등이라고 하잖아요. 이 말이 맞습니까?

◆ 임홍택> 저는 세대 갈등이라는 단어 자체가 굉장히 가상의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분들이 아시다시피 세대 갈등은 예전부터 있었고, 이것은 실제 갈등이라기보다는 당연하게 구세대와 신세대 간 있을 수밖에 없는 부분인데, 요즘 그런 갈등이 심해졌다는 것은 동의할 수 없습니다. 단지 시대가 굉장히 빨리 변해가는 부분에 있어서, 젊은 세대가 좀 더 상대적으로 빨리 적응할 뿐이라고 생각해요. 그 이유는 뭐냐면, 주 52시간 근로제 등이 기존에 있었는데, 그대로 못 썼거든요. 예를 들면 연차를 마음대로 쓰지 못한다거나, 출근을 30분 일찍 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든가. 이런 것들을 굉장히 이상하다고 얘기했던 부분이거든요. 젊은 세대가. 마침 최근 90년대생 분들이 젊은 세대였을 뿐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결론적으로 젊은 세대, 특히 90년대생 분들이 특이한 세대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 김혜민> 세대가 특이한 것이 아니라 변화된 세상 속에 그들을 당연하게 살아나갈 뿐이다.

◆ 임홍택> 네.

◇ 김혜민>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속에 젊은 사람들이 빨리 적응해나가는 것뿐이고, 그렇지 못한 기성세대와의 충돌로 여러 가지 문제들을 보시는 거군요.

◆ 임홍택> 네. 적응이 어렵다기보다는, 너무 빨리 변하다 보니까, 적응 자체가 원래 어렵다고 생각해요. 상대적으로 이 친구들이 빠른 건데, 중요한 것은 회사라고 하면 회사에서 원칙을 정확히 지켰느냐로 얘기를 해야 하는 부분인데, 지금은 많은 부분이 감정 대 감정의 싸움으로 변해가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주말에 갑자기 월요일에 연차 써도 되나요? 이런 부분이 굉장히 감정싸움으로 가거든요. ‘누구에게 배웠느냐?’ ‘왜 안 되느냐?’ 이런 것인데. 그런 부분들은 시대가 변하는 동안 명확히 정해놓는다면, 싸움이 일어날 부분이 없는 것이거든요.

◇ 김혜민> 네. 그래서 법이 변하는 거잖아요.

◆ 임홍택> 네. 그 과도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그렇군요. 그러면 최근에 있었던 갈등에 대해서 작가님의 생각이 궁금해요. 인국공 사태가 있었잖아요. 인천국제공항 정규직화 논란. 사실 이 논란을 사람들이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고,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그 안에서 갈등이 심했어요. 작가님은 어떻게 보셨어요?

◆ 임홍택> 전제를 깔자면, 제 생각이 모든 젊은 세대의 생각이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이것에 대해서 찬반 논란 이전에, 사실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저희랑 달라진 게 뭐냐면, 이전에는 ‘내가 열심히 못 해서 좋은 직장을 못 갖는다.’ 정도의 프레임이 있었다면, 이제는 깨달은 것 같아요. 현실은 모두가 열심히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은 직장에 가기가 어렵다는 것을 얘기하는 거라서, 그것에 대해 외국 같은 경우는 예전부터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시위를 했던 부분이 있는데, 그것이 저희 쪽으로 넘어왔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아,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는 얘기는, 내 능력과 상관없이 좋은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우니, 이것도 나라에서 책임지라고 얘기하는 거잖아요?

◆ 임홍택> 책임을 지기보다는 예를 들면, 구조 자체가 잘못됐다고 얘기하는 일부의 목소리가 여기에 들어가 있는 거죠. 그중 하나로 보고 있고요. 대신에 안타까운 것은 뭐였냐면, 이것이 찬반 논란하면 끝이 없는데, 저는 반대론의 입장에서 얘기를 많이 들어보면, 이것에 대해서 논란으로 생각하시는 분 중에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고 생각해요. 좋은 의도로 시작한 것은 다 이해를 하는데, 단지 안타깝게도 인천국제공항공사 쪽에서 충분한 설명을 사전에 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게 이렇게 이슈가 될 것이라고 상상을 못 했던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아, 이것은 우리 내부 인재채용 부분이고, 우리의 방식의 문제이지, 이것이 국민들과 젊은 세대들의 공분을 일으킬 거라고는 예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 임홍택> 네. 예상을 하더라도, 요즘 세대들은 정직하다. 공정하다. 이런 것들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런 완벽한 시스템이나 먼저 설명하고, 얘기해주면 되거든요. 그런데 그것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거죠. 의도는 좋았을지 모르지만, 사실 좋은 의도 따위는 중요하지 않거든요. 젊은 세대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좋은 의도보다는 이 좋은 의도를 어떻게 체계적으로 해서, 나에게 피해가 안 가는지를 사전에 충분히 설명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 김혜민> 비정규직이 정규직이 되는 것에 대해서 우리 젊은 층들이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선의는 인정하지만, 선의보다 중요한 것은 선의에 따른 올바른, 공정한 과정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 임홍택> 공정한 과정인지에 대한 오해도 많았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그러니까 나에 대한 피해는 굉장히 큰 피해라고 느낄 수밖에 없는 시대라고 생각하거든요. 궁극적인 것 하나는 뭐냐면, 사실 이것 하나의 이슈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최근에 나온 부동산 이슈 등 다양한 이슈에서, 저도 사실은 30대 후반으로서 영끌이라고 하잖아요? 영혼을 끌어모아서 집을 하거나. 뭘 할 수 있었던 세대인데, 지금 20대들은 그 영혼 자체가 없습니다. 영혼이 없으니까 끌어모을 게 없는 거예요. 최소한의 가져갈 수 있는 것이 좋은 일자리인데, 이런 것도 오해이든 아니든, 나에게 피해가 간다고 느껴지고, 공정하지 않은 체계든, 결과든, 뭐든. 그것에 대해 충분히 얘기할 수 있는 거죠.

◇ 김혜민> 그러니까 기성세대들이나 정부에서 젊은이들의 불만이나, 분노에 대해서 왜 그러냐? 영혼이 없다고 비판할 일이 아니라는 거죠. 그 친구들은 영혼이 없군요. 그게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고요.

◆ 임홍택> 오해가 생길 수 있는데, 영혼이 없는 게 아니고, 영혼을 끌어모아서 무언가를 할 여유가 없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 거고요. 그리고 저희가 어렸을 때부터 철저하게 가르치지 않았나요? 실력이 있는 사람이 좋은 직장을 구하고, 실력이 없는 사람은 좋은 직장을 못 구한다고 했는데, 그 자체가 지금 어려워진 거라고 생각해요.

◇ 김혜민> 실력이 있어도 구할 수 없는 현실이 이 사람들에게 배신감을 준 거군요.

◆ 임홍택> 네. 그중에 가장 좋았던 직장 중 하나가 이번 인국공이었고. 나중에도 비정규직 이슈가 나왔을 때는 언제든 이런 이슈가 반복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좋은 의도로 진행한다면, 그것에 대해서 기민하게 모든 것을 생각해야 할 것이고, 그것에 대해 우리가 이런 의도였다는 것을 귀찮더라도 다 이야기해야죠. 사전에. 지금처럼 언론에서 이슈를 제기했을 때, 나중에 이것을 해명하는 것은 기민하게 움직이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그게 90년대생들에게 맞추라는 게 아니라, 그게 변화된 세상이라는 말씀이신 거네요. 한 세대의 특징만이 아니라.

◆ 임홍택> 만약 제가 그들의 입장에 있었다면 화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저도 청년들의 현실을 돌아보면, 청년들의 분노가 옳고 그름을 떠나서, 내가 저 사람들이어도 할 수 있겠다는 공감은 했습니다. 그래서 사실 이 책을 쓴 임홍택 작가와 함께 이런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라는 개념이 기성세대와 다르지 않습니까?

◆ 임홍택> 저는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밥벌이가 기본이라고 하면 맞는데, 가족이라든가, 영원히 간다는 생각은 애초에 없다고 생각하고요. 비정규직으로 간다는 것은 굉장히 나락으로 빠지는 거죠. 말이 비정규직이지만 사실은 알바라고 생각하고요. 알바는 나중에 기회도 생기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경력이 쌓이지 않으니까요. 기존도 편한 세상이었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지만, 그 정도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우리를 책임져주지 않는 존재라고는 생각하죠.

◇ 김혜민> 이 친구들에게는 직장을 고르는 데 있어서, 안전함, 안정성이 굉장히 큰 가치라고 받아들여도 됩니까?

◆ 임홍택> 다 그렇지는 않고요. 기본적으로 안정성보다는 최소한의 어느 정도 먹고 살 정도를 잘리지 않고 오랫동안 받거나, 아니면 여기서 제대로 일을 배워서 나중에 어디를 가서도 써먹을 수 있느냐. 이 두 가지 정도라고 생각해요.

◇ 김혜민> 일 자체가 수단이 된 거죠. 인생의 목표보다는.

◆ 임홍택> 그렇죠.

◇ 김혜민> 그것은 90년대생뿐만 아니라, 우리 세대도 그런 것 같아요. 저도 그렇거든요. 일이라는 게 물론 거룩한 생계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내가 행복하기 위한, 내 삶의 행복을 위한 수단이지 절대적 가치는 아니거든요. 그것 역시 시대가 변한 거라고 얘기할 수 있겠네요.

◆ 임홍택> 그렇긴 하지만, 여전히 일이라는 것 자체가 수단이자 목적이 되면 금상첨화라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그럼요. 그런데 그게 안 되기 때문에, 젊은 층의 분노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저는 좀 하게 되거든요. 알겠습니다. YTN 라디오 생생경제. 임홍택 작가와 함께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여러 가지 갈등에 대한 이야기 듣고 있습니다. 제가 작가님 오시면 여쭤보고 싶은 게 있었어요. 이번에 미국 Z세대라고 하더라고요. 이 친구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장에서 ‘노 쇼(No Show)’ 집단행동이 있었어요. 여기에 가겠다고 티켓을 끊어놓고, 노 쇼를 한거죠. 이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 임홍택> 저는 굉장히 간단하게 이해했는데, 그들만이 할 수 있는 형태로 뒤통수를 날렸다고 생각하고요. 이들인 K-POP 팬이나 Z세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거기에 틱톡 할머니라는 한 분이 굉장히 재미있는 놀이를 제안한 거죠.

◇ 김혜민> 틱톡 할머니가 뭐예요? 틱톡을 이용하시는 진짜 할머니셨나요?

◆ 임홍택> 네. 맞아요. 메리 조 로프라는 한 여성분께서 트럼프가 이 소중한 곳에 와서 저런 것을 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으니, 모두 같이 표를 사서 노 쇼를 하자는 제안이 있었고, 이게 SNS의 특징, 틱톡의 가장 빠른 특징에 따라서 빠른 사람들에게 전파가 된 거고. 많은 사람들이 재밌겠다고 생각해서 따랐다고 생각해요. 그 수가 늘고 늘어서 타격을 크게 줬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제가 작가님 책의 ‘사회 부조리에 적극적으로 바른 소리를 내는 불편러들의 증가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이런 정의로운 예민함은 지속적으로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이 와닿았거든요. 이런 정의로운 예민함이 특별히 지금 우리가 말하는 90년대생들, Z세대들에게 있는 건지, 그래서 이런 놀이와 결합했을 때 폭발력을 가져온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거든요.

◆ 임홍택> 이런 재미있는 놀이가 부조리한 것을 깨부술 수 있을 때는 더 강력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얘기한 불편러라고 하는 게, 나의 의도를 남에게 강요하기 위한 불편러는 안 좋은 거지만, 사회적으로 부조리한 것들이 있죠. 성추행은 당연히 안 되는 것이고. 기존에 있던 악습들에 대한 공정한 의견을 내뿜을 수 있는 불편함은 굉장히 옳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예전에는 내가 불합리한 일을 당해도 조직을 불편하게 하거나, 내가 조직 내에서 불편해질 것 같으면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 옳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겪는 불편함은 감수하는 게 당연한 세대라는 거죠? 제 말이 맞습니까?

◆ 임홍택> 네. 맞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불편함을 그만큼 감당하는?

◆ 임홍택> 그러니까 수단으로써 나의 권리를 버리지 않는 시대가 된 것 같아요. 거기에 중심적인 세대고요.

◇ 김혜민> 수단으로써 나의 권리를 버리지 않는 세대,

◆ 임홍택> 말씀드린 대로 내가 얘기한 것이 집단에 불편함을 끼치지는 않을까? 이런 것은 그냥 넘어가도 되지 않을까? 그런데 이들이 특별하기보다는 이제는 이걸 말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거든요. 저는 굉장히 경제적으로 생각하는데, 10년 전에 말을 해도 씨도 안 먹히는 세상이었다면, 지금은 먹히거든요. 그렇다는 것은 환경 자체가 변한 거라고 생각해요.

◇ 김혜민> 새로운 세대들이 용기를 갖거나 인종이 바뀐 게 아니라, 이제는 그런 이야기를 들을 만한 사회가 됐고, 그 이야기가 거대한 벽돌을 부술 수 있는 작은 힘이 된 사회가 됐다.

◆ 임홍택> 그러다 보면, 당연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거고요.
 
◇ 김혜민> 이게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비슷한 논쟁인 것 같아요. 세상이 변해서 사람들이 변했느냐, 사람들이 변해서 세상이 변했느냐.

◆ 임홍택> 복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그렇죠. 세상을 어떻게 전형적으로 나눠서 하겠어요. 그래서 아마 이 책을 쓰고도 가장 조심스러워하는 부분이 그것인 것 같아요. 전형적인 것은 없다. 90년생이라고 다 그런 게 아니고, 그렇게 접근하면 안 된다는 것을 계속 견제하시는 것 같아요.

◆ 임홍택> 네. 왜냐하면 책을 쓰면서 생각이 바뀌었거든요. 원래는 다른 것을 찾기 위해서 썼는데, 다른 것이 아니라 시대에 가장 맞춰서 행동했구나. 저도 그랬듯이요. 저희도 80년대생으로 살아가면서 뭔가 우리가 특이하다고 생각을 한 것이 아니고, 그냥 환경에 맞춰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고 생각해요.

◇ 김혜민> 맞아요. 우리도 사람들이 너네 참 별종이라고 했는데, 생각해보면 내가 특별히 다르게 한 것이 아니라, 시대에 맞춰서 행동한 건데. 저도 작가님과 인터뷰하면서 굉장한 시각의 변화가 생기네요. 세대의 변화가 아니라 세상이 변한 것이고. 세상의 변화에 맞춰서 사람들이 한 이야기인데, 그것을 우리가 너무 특별하고, 특이하고, 예민하게 바라본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코로나19라는 게, 세상을 엄청나게 변화시켰잖아요. 그러면 90년대생들은 여기에 잘 적응할 거란 말이에요. 이들에게 언택트 사회는 굉장히 유리하겠네요?

◆ 임홍택> 적응이 쉽다고는 할 수 있지만, 가장 짜증 날 것 같다는 생각은 많이 했어요. 지금 젊은 세대를 10대 후반~20대 초반이라고 한다면, 특히 20대 초반은 대학생이 되어서 그것을 누리고, 야외활동을 하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만, 제가 책을 독서실에서 쓰거든요. 젊은 세대들이 거기에서만 온라인 수업을 듣고. 이런 부분들을 상당히 재수 없다고 생각할 것 같아요.

◇ 김혜민> 이 사람들은 적응을 하는 게 나의 숙제가 아닌 거예요. 너무 당연하니까. 적응하는 게 숙제가 아니라, 그냥 이 상황이 짜증 날 수 있다. 그 말이 굉장히 설득력 있네요.

◆ 임홍택> 그런데 많은 관련된 서적이나 얘기를 들어보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여행도 AR로 떠나고, VR로 떠나고. 이런 시대가 열릴 거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일시적일 뿐이고, 개방이라든가, 전 세계로 여행 가고 싶은 생각이 이 친구들에게 없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언젠가는 열리는데, 그 시기가 굉장히 오래 걸릴 거라고 생각할 뿐이에요. 전 세계가 많은 것들을 겪어 왔지만, 결과적으로는 다시 세계화로 가거든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혜민> 이것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변화일 뿐이지, 인간이 갖고 있는 본능적인 것들. 사람을 만나고, 직접 여행을 가려는 본능을 거스르지는 않을 거라는 말씀이시네요. 세대의 특징으로 문제를 풀고 싶어서 모셨는데, 오히려 다른 쪽의 통찰을 얻게 되네요. 우리가 어떤 사안이 터지면, 하나의 깔때기로 모든 것을 보려는 그런 습성이 있거든요. 그게 간단하고 쉬우니까요. 특히 언론도 그런데, 오늘 작가님을 통해서 여러 가지 얘기들을 하게 됩니다. 4472님이 ‘저는 80년대생입니다. 요즘 알바생들 보면, 내가 알바할 때와는 정말 다르구나. 어떨 때는 너무 당돌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또 곰곰이 생각해보면 틀린 말 하는 것 같지는 않고. 저도 나름 젊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시대가 너무 빨리 변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시대에 발맞춰가지 못하고 뒤처질 수밖에 없는 어르신들도 열린 마음으로 이해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얘들아. 너희도 늙어.’라고 보내주셨어요. 5473님은 ‘음식으로 표현한다면 작가님 이야기가 매운 고추를 된장에 푹 찍어 먹고, 오미자차 한 잔 마시는 듯 말씀을 잘하십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작가님의 여러 가지 인사이트를 함께 느끼는 것 같습니다. ‘6295님은 ‘90년생이 온다 작가님 반가워요. 저는 회사대표입니다. 저희 회사에도 90년대생이 많이 들어와서 회사가 바뀌고 있습니다. 출퇴근 바뀌고, 업무가 바뀌고, 중요한 것은 생각이 바뀝니다. 서로 설득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보내주셨습니다. 저도 코로나19 이후에 출퇴근 시간을 조금 조율했거든요. 사람들이 너무 몰릴 때 오지 말고, 나인 투 식스라는 전형적인 게 조금 유연해진 거예요. 그래도 일이 되더라고요. 하나의 시점이 중요한 것 같아요. 지금 6295님처럼 생각이 바뀌는 것, 설득하는 작업들이요.

◆ 임홍택> 네.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혜민> 다음 책이 궁금해요. 시대의 과제를 보고, 관찰하는 작가님. 뭘 관찰하고 계세요?

◆ 임홍택> 다음 책의 제목은 ‘관종의 조건’이라고 합니다.

◇ 김혜민> 관종의 조건. 관종이 시대의 키워드 아니겠습니까? 무슨 내용이에요?

◆ 임홍택> 관종이라는 시대적 키워드로 제목을 뽑긴 했습니다만, 핵심적인 내용은 사회나 개인적으로나 회사 내에서 관심이 필요한데, 올바른 관심을 받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실용서입니다.

◇ 김혜민> 사실 관종과 떨어질 수 없는 키워드가 SNS잖아요. SNS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올바른 관심을 받기 위한 방법은 그 이전의 방법과는 조금 다를 것 같은데요.

◆ 임홍택> 네. 당연히 다르겠지만, 핵심적인 게 뭐냐면, 기존에도 싸이월드라는 SNS가 있었고, 계속 있어왔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차이는 사람의 시간이나 관심으로써 내가 돈을 벌 수 있게 됐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아,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니까 누구든지 관심받고 싶어하고, 누군가의 삶에 관심을 갖게 하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진화됐는데, 핵심은 그것으로 돈을 벌 수 있게 됐다. 그것이 사업이 됐다.

◆ 임홍택> 네. 그게 직업이 되었고, 취미가 직업이 될 수 있는 사회가 됐고요. 그러다 보니까, 사실 돈이라는 것이 많은 것을 바꾼다고 생각하는데, 돈을 벌 수 있다면, 지나친 관심도 감사한 거죠. 그러면 엇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이 관종을 넘어선 관심병자라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관종과 관심병자의 차이와 구별법에 대해 쓰고 계신 거예요?

◆ 임홍택> 네. 그것을 구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관심병자와 관종이 똑같이 쓰이거든요. 누군가에게 ‘너 관종이야’라고 하면 두 가지 반응이 있거든요. 첫 번째는 굉장한 욕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고, 최근 한 정치인께서 고소하셨죠. 정치인 관종이라고 했다가 고소한 적이 있었고. 또 하나는 고마워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관종과 관심병자가 분리가 안 돼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관심이 필요한 관심 추종자라고 생각하지만,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관심병자와는 분명히 분리가 된다고 생각해요.

◇ 김혜민> 언제쯤 나와요?

◆ 임홍택> 11월을 목표로 쓰고 있습니다.

◇ 김혜민> 작가님 책이 나오면, 그게 사회적 담론으로 탄생하는, 물론 한 번의 경험이었지만. 이번에도 그 책을 내놓으시면 관종에 대한 이슈가 굉장히 많이 생길 것 같은데요?

◆ 임홍택> 그러면 좋겠고. 이것은 담론을 만들어내기보다는 올바른 관심에 대해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 김혜민> 네. 맞습니다. 사실 요즘 언론도 그렇거든요. 클릭하는 것으로 돈을 버는 세상이다 보니까, 기사 제목이나 이런 부분에 관심받기 위한 제목을 쓸 때가 있어요. 저도 인터뷰 전문을 쓰고 카피를 뽑을 때, 그 유혹에 늘 시달리거든요. 저도 이 책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세대 갈등 때문에 힘든 사람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 임홍택> 고생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어디에서도 젊은 세대를 이해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만을 위한 조직문화는 세상에 없습니다. 모두를 위한 조직문화가 있을 뿐이고요. 시대에 가장 알맞은 문화를 만들고, 그에 따라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중간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세대 갈등을 넘어서 올바른 것을 밑에 잘 전달하고, 그것을 배워서 다음으로 나갈 수 있는 세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네. 오늘 ‘90년대생이 온다’ 임홍택 작가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임홍택>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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