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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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박형주 / PD: 박준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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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가 아닌 상대와 눈이 맞는 불상사를 줄이는 법 (6/15 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6-22 16:36  | 조회 : 425 

짝짓기의 수학 (6/15 )

안녕하세요! 아주대학교 총장 박형줍니다. 2003년에 뉴욕시는 공립학교 배정 방식에서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학생이 진학하고 싶은 학교 다섯 개를 써내면 학교가 순차적으로 선발 여부를 결정했는데, 학교와 학생 모두 불만이 많았죠. 새로운 방식에서는 학생이 하나의 학교만 적어냅니다. 각 학교는 지원자 중에서 원하는 학생을 수용 한도 내에서 선정하고요. 떨어진 학생들은 다시 하나의 학교를 적어내고 이 과정은 반복됩니다. 이랬더니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크게 높아졌습니다. 원하지 않는 학교에 배정된 학생이 중간에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는 경우가 거의 없어진 거죠. 불필요한 전학으로 인한 코스트가 줄게 된 학교들의 만족도도 높았습니다.

이 새로운 학교 배정 방식을 제안한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앨빈 로스 교수는 자신의 대학원 지도교수였던 UCLA의 수학자 로이드 섀플리 교수와 함께 2012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습니다. 뉴욕시의 새로운 학교 배정방식은 섀플리와 로스의 수학적 업적이 성공적으로 적용된 한 사례에 불과해요. 경제적 자원을 시장 구성원에게 배정하는 문제에서 안정적인 평형상태에 다다르도록 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원래 출발점이었죠. 여기서 안정적 평형상태란, 그 배정 결과를 조금 바꾸고자 시도하면 어떤 구성원이 크게 손해를 보는 등의 이유로 변경 전으로 돌아가게 되는 상태를 말해요. 학교 배정 문제에서는, 학생의 전학이 없어지는 상태죠.

원래는 섀플리가 수학자 데이비드 게일과 함께 제안한 수학 알고리즘이었던 게일-섀플리 짝짓기 알고리즘을 로스가 각종 경제현상과 사회문제에 적용했어요. 자원 배분 문제를 시장에서 자원과 구성원의 짝짓기 문제로 본다면, 최적의 짝짓기는 안정적 짝짓기죠. 현재의 배분 상태에 모든 구성원이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작은 변경은 또 다른 문제를 만들므로 원래대로를 선호하는 상태를 말해요. 새플리와 로스는, 배정의 반복 과정을 통해 반드시 안정적 짝짓기에 다다를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결혼 상대를 찾는 미혼 남녀들의 짝짓기에서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면 안정적 짝짓기에 도달할 수 있어요. 이 경우의 안정적 짝짓기는, 배우자가 아닌 상대와 눈이 맞는 불상사가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물론 최초의 호감 순위가 바뀌지 않는 경우인데, 이 연구 결과가 이혼의 사회적 코스트를 줄이는데 기여했다는 증거는 아직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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