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시간 : [월~금] 17:00~19:00
  • 진행: 신율 / PD: 서지훈 / 작가: 강정연, 임은규 / 유튜브AD: 김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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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감기 환자 병원 갔더니 '걸러버려' "내가 쓰레기인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2-03 19:33  | 조회 : 2003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7:10~19:00)
■ 방송일 : 2020년 2월 3일 (월요일)
■ 대담 : 강용주 아나파의원 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중국인 감기 환자 병원 갔더니 '걸러버려' "내가 쓰레기인가"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이번에는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조금은 불편한 이야기해보죠. 대림동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강용주 아나파의원 원장 연결해보겠습니다. 원장님, 안녕하십니까?

◆ 강용주 아나파의원 원장(이하 강용주)> 네, 안녕하십니까. 강용주입니다.

◇ 이동형> 병원 위치가 대림동에 있습니까?

◆ 강용주> 네, 영등포구 대림동입니다.

◇ 이동형> 그러면 병원 위치상 조선족 동포나 중국인들이 조금 많겠습니다?

◆ 강용주> 네, 그렇죠. 조선족 동포보다는 재중동포가 옳은 말일 것 같은데요. 저희 병원에 오는 환자 분들의 1/3 정도는 재중동포 분들입니다.

◇ 이동형> 제가 들으니까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못 받아서 원장님한테 왔다, 이런 이야기가 있던데 이것은 무슨 이야기입니까?

◆ 강용주> 감기 환자인데요. 다른 병원으로 가셨나 봐요. 그런데 물어봤죠. 중국 여행 갔다 왔냐. 안 다녀왔습니다. 제 주변에 있는 사람이 중국 갔다 온 사람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원장실에 다른 의사 선생님이 접수실에 야, 그런 사람들 왜 받아, 다 걸러 버려야지. 그랬다고, 자기 너무 기분이 나쁜데 쓰레기도 아니고 걸러 버리라는 게 뭐냐. 그러고 쳐다도 안 보고 처방전을 끊어 줬다고 해요.

◇ 이동형> 그게 사실일까요?

◆ 강용주> 본인이 와서 기분 나빠서 그냥 왔다고. 그래서 저는 그런 생각이 들었죠. 의사라는 직업은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사람이잖아요. 어떤 상황에서도 인도주의, 그게 의사들, 보건의료인들의 중심이 되어야 하고, 무기가 되어야 하는데요. 부끄럽고,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 이동형> 최근 언론 보도를 보면요. 중국인에 대한 혐오성 기사가 굉장히 많이 쏟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일례도 “대림동 차이나타운 가보니 가래침 뱉고 마스크 미착용, 위생불량 심각,” 이런 기사 제목까지 있었단 말이죠. 직접 지금 대림동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계시니까요. 이 기사는 읽어보셨죠?

◆ 강용주> 네, 읽어 봤는데요. 기본적으로 악의적인 편견을 가지고 쓴 기사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이 사람들이 흥행에 성공한 영화 중에 <범죄도시>라고 하는 영화가 있지 않습니까? 그게 대림동 차이나타운, 대림역 근방을 무대로 한 건데요. 거기에 있는 중앙시장에 가보면 그냥 우리나라 재래시장이에요. 재래시장인데 잘 정돈되고, 깨끗하고, 호객행위 없는. 그런데 거기에 진열되어서 파는 물건들은 연변, 우리 조선족, 재중동포들이 좋아하시는 그런 음식들인 거죠. 어느 전통시장과 다르지 않아요. 저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대림역 차이나타운에 가서 훠궈도 먹고, 양꼬치도 먹고, 그러는데요. 제가 다니면서 불결하고, 더럽고, 그러면 안 다녔죠. 그냥 사람들의 편견인 거지 그분들도 다 친절하고, 열심히 사시는 분들이에요. 

◇ 이동형> 그런데 어쨌든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특히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이런 것을 보도하면서 우리 사회에 제노포비아가 확산되는 거 아니냐고 하는 우려가 있는 것 같습니다. 원장님도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 강용주> 그런데 아직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해서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가 확립되지 않았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국민들이 불안을 느끼는 것은 극히 정상적인 반응이거든요? 그래서 불안하지 않은 게 이상할 수는 있는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제노포비아라고 하는 것은 말 그대로 낯선 것에 대한 공포를 뜻하거든요. 그래서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침착하고, 이렇게 판단해야 할 것들을 희생양을 삼아서, 특히 중국인,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그분들은 옛날 독립운동가들의 후손들이잖아요. 재중동포들. 그런 분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아닌 것 같고요. 우리가 지금은 지구촌이 너무 연결되어 있잖아요. 이것을 극복하는 것은 공포와 혐오가 아니고, 신뢰와 협력, 같이 가는 게 이것을 극복하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제노포비아로 가는 것은 문제가 많은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 이동형> 대림동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 강용주> 이분들은 대부분 한국에 사신 지 오래됐어요. 한 70만 정도 재중동포들이 가지고 있는 게 H2 취업비자는 보통 3년 동안 중국에 안 가도 돼요. 그리고 한 32만 명은 F4 비자를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3년이지만 계속 연장이 가능하고, 10만 명 정도는 영주 비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있는 재중동포 70만은 거의 중국에 가지 않아요. 그런데 이분들은 그렇게 생각을 하시죠. 나는 이번 명절에 중국에 간 적도 없고, 가지도 않았는데 사람들이 중국 사람이다, 조선족이다, 라고 해서 경계하고, 차별적인 눈으로 보고 그러니까 말 줄이고, 조심해서 일하고, 이렇게 억울하게 느끼는 부분들이 있죠.

◇ 이동형> 그러면 거기 사는 분들은 어쨌든 중국인 혐오에 대한 것을 실질적으로 조금은 느끼고 계시네요?

◆ 강용주> 그래서 말을 많이 안 하신데요. 왜냐하면 말투가 다르니까. 그럴까봐 말을 잘 안 한다고 그렇게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 이동형> 그러면 신종 코로나 발병 이전보다는 시장에 왕래하는 분들이라든가, 거래 왕래하는 분들이 많이 줄어 들었겠습니다?

◆ 강용주> 그런데 줄기는 했는데, 줄어든 것이 조선족이 사는 곳뿐만 아니고 우리나라에 식당들, 장사하시는 곳 다 손님이 줄었거든요. 예전에 메르스 때도 보면 4개월 정도 아예 매상 자체가 줄고, 사람들이 모이지 않아요. 그렇지만 누구나 다 그러는데 특히 조선족들은 거기에 대한 희생양처럼 타겟이 되는 게 문제가 아닌가 싶은 거죠.

◇ 이동형> 앞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조금 길어지게 되면, 우리가 걱정하는 제노포비아나 이런 것도 조금 더 넓어지고 확산될까 두려운데요. 거기에 대해서 한 마디 해주시죠.

◆ 강용주> 어쨌든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라는 것은 낯선 거고, 새로 발병된 거거든요. 그렇지만 우리가 예전에 사스나 신종플루나 메르스를 극복해왔던 것처럼 우리가 공포와 혐오가 아니고, 우리 국민들이 의료진을 믿고, 정부를 믿으면서 신뢰와 협력을 한다고 하면 얼마든지 극복 가능한 거거든요. 우리나라의 의료 수준이라고 하는 것이 대단한 나라에서 세계보건안전지수 200여 개국 중에 9위에 랭크되어 있어요.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높거든요. 그 정도 의료 수준과 축적된 경험, 국가적인 차원의 역량, 우리 국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있으니까, 이것은 낯설고 두렵기는 하지만 우리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그런 마음이면 좋겠어요.

◇ 이동형> 알겠습니다. 원장님,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 강용주> 네, 감사합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아나파의원 강용주 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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