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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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 우리교육연구소장 "정시 비율 45%까지 갈 것, 정부 강력 가이드라인 줘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1-01 19:53  | 조회 : 2770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9년 11월 1일 (금요일)
■ 대담 : 이현 우리교육연구소 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현 우리교육연구소장 "정시 비율 45%까지 갈 것, 정부 강력 가이드라인 줘야" 

- 학생부 종합전형, 부모 사회적 네트워크 높으면 풍부한 기록 가능... 조국 문제 여기에
- 학종은 깜깜이 전형
- 정시 확대하면 더 불공정? 천만 원짜리 과외해도 공부하고 시험 보는 건 학생
- 대학 입시 복잡해질수록 정보 격차 문제 심각, 부모들이 공부해야하는 입시 
- 공론화위원회 산술평균 정시 비율 39% 적당
- 정시 비율 45%까지는 갈 것 예상, 일괄 요구 힘들어 
- 논술식 도입 적극 고민하고 연구할 문제
- 정부, 대학 선발 평가 과정 공정 투명하도록 강력한 가이드 줄 필요 있어 
- 대학 자율성 이름으로 선발권 남용된다면 정부가 바로잡는 것은 당연한 의무 
- 교육 당국, 우리나라 교육 현실 들여다봐야... 지금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정책들
- 경쟁 있는 현실에서 눈 가리고 갈 순 없어, 공정하게 관리되는 경쟁되어야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교육의 불공정을 바로 잡겠다며 정시 확대를 주요 방향으로 한 대대적인 교육 개혁을 주문했습니다. 교육부의 방안은 11월중 발표될 예정인데, 쟁점은 정시 확대 비율이 될 것 같습니다. 수능 중심의 정시가 확대되면 공교육이 붕괴된다, 강남 고소득층에만 유리한 결과로 이어진다, 이런 우려가 동시에 나오는 상황에서 과연 정시 확대가 대학입시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전문가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우리교육연구소, 이현 소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이현 우리교육연구소 소장(이하 이현)> 네, 반갑습니다. 이현입니다.

◇ 이동형> 우리 지금 30대 되시는 분들한테는 굉장히 낯익은 이름일 테고, 요즘에는 직접 학생들 가르치거나 이런 건 안 하시죠?

◆ 이현> 네. 지금 5년 정도 됐습니다. 떠난 지.

◇ 이동형> 알겠습니다. 굉장히 스타 강사로 유명하셨던 분인데. 우리 입시 공정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봐야 할 텐데요. 현재 정시 비중이 어느 정도 됩니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정시 비중이 줄어든 게 아닌가 싶은데요.

◆ 이현> 네, 계속 줄어들어 와서요. 지금은 20%대 초반까지 정시 비중이 떨어져있고, 수시가 70%대 중반까지 올라가있으니까 정시 비중은 굉장히 낮아진 셈인 거죠.

◇ 이동형> 수시가 이렇게 많이 늘어난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 이현> 그것은 복합적이어서 한 마디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주요 대학들 입장에서는 우수한 학생들은 선점해야 한다, 이런 경쟁이 수시를 이렇게 확대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보고요. 빨리 수시 합격을 시켜놓으면 정시에 다른 곳을 지원할 수 없거든요. 선점효과가 생기는 거죠. 또 정부 입장에서도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를 거치고 지금 정부까지 수시를 확대하는 것을 지원하는, 장려하는 정책을 취해온 것도 요인 중 하나였다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과거에는 학력고사, 그다음에 수능만 보는 세대, 이제는 여러 가지 다양한 것을 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예전에는 오히려 쉬웠어요. 학력고사나 수능 때는 점수 보고 몇 점하면 거기에 맞춰서 대학에 가면 되는데, 이런 제도가 사라지면서 수시를 넣고, 입학사정관 제도라든가, 학생부 전형 제도라든가, 이것을 처음에 도입한 이유가 있을 것 아닙니까?

◆ 이현> 가장 큰 취지는 다양한 인재가 대학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자. 인재의 다양성에 관한 취지가 출발점의 취지 중 하나였습니다.

◇ 이동형> 그러니까 암기만 해서 대학에 들어가는 건 아니고, 다양성을 살려서.

◆ 이현> 암기라고도 표현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성적이 높은 학생뿐만 아니라 다양한 재능과 특기나 적성이 있는 친구들도 대학에 들어갈 기회를 만들자, 이게 기본적인 취지였던 거죠. 

◇ 이동형> 그런데 조국 정국을 거치면서 이게 돈 많은 사람들, 또 권력이 있는 사람들,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의 자제들이 혜택을 받고 있다. 반면에 약자들의 자식들은 혜택을 전혀 못 받고, 불합리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지금 그렇다면 정시를 조금 늘리자,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 이현> 그렇게 나오는 거죠. 아까 전에 취지를 말씀드렸는데요. 문제는 성적이 아닌 다양한 재능이나 능력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느냐가 문제가 됩니다.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결국은 기록밖에 없는 거고요. 그게 서류에 표현되는 활동기록이 되는 겁니다. 학생부에 표현된 활동기록이 됐건, 자기소개서에 써놓은 기록이 됐든, 그런 기록을 봐야지 성적 이외의 다양한 재능들을 알 수 있는데, 문제는 이 기록이라는 게 학생이나 교사가 써주는 주관적인 기록이라는 것이고요. 그 기록에 있어서 부모의 영향력, 부모가 높은 지위에 있거나 사회적 네트워크가 높으면 아주 풍부한 기록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이 생기게 되는 거고요. 조국 전 장관 문제는 여기에 문제가 있었던 거죠. 어떤 학교에 다니느냐에 따라서 또 기록이 달라집니다. 자사고나 특목고 같이 부유한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 같은 경우에는 기록이 굉장히 풍부해질 가능성이 있고, 그렇지 못한 학교는 기록이 굉장히 빈약해지게 되는 거죠. 학교 내에서의 위치도 기록에 영향을 줍니다.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데, 일반 고등학교에서는 전교 권 안에 들어야 기록 관리를 해줘요. 그러니까 그 전교 권 안에 들지 못하는 학생들은 아예 소외가 되는 이런 문제가 생기게 되니.

◇ 이동형> 들러리를 설 수도 있겠네요.

◆ 이현> 그렇게 되는 겁니다. 그렇게 되니까 그 기록의 주관성도 문제가 되고, 기록이 미치는 영향의 정도가 불공평하고, 불공정하다, 이런 문제제기가 계속 나오게 되는 거고요. 뒤에도 이야기를 할 수 있겠습니다만, 이 기록의 주관성이 가지고 있는 문제에 더해서 대학은 그 기록을 보고 학생을 뽑지 않습니까? 그 기록을 보고 어떻게 뽑는지가 아주 불투명해요. 소위 대학에서는 그것을 정성 평가했다고 이야기하고, 종합평가, 이것저것 다 봤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데요. 그러다 보니 합격한 학생도 내가 왜 합격한 건지, 떨어진 학생도 내가 왜 떨어진 건지 알 수 없는, 그래서 보통 ‘깜깜이 전형’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까? 이 문제까지 결합되니까 대학 입시에 대한 불신들이 아주 심각해진 상태가 되고요. 작금의 사태까지 왔다, 이렇게 되는 거죠.

◇ 이동형> 그래서 대통령이 정시 확대를 언급한 이유도 지금의 제도는 조금 불공정하지 않느냐, 이런 판단이 있었기 때문일 거고요. 또 그런 여론이 생긴 것도 사실이고요. 그런데 지금 현장에서는, 특히 전교조에서는 정시 확대하면 안 된다, 오히려 불공정을 키운다, 이렇게 반대하고 나섰단 말이죠. 전문가가 아닌 분들은 뭐가 뭔지 모르겠다, 헷갈린다, 이렇게 판단하는 분도 계실 것 같은데요. 이사님께서는 어떻습니까? 정시를 확대하면 불공정이 해소된다, 이렇게 보고 계십니까?

◆ 이현> 정시를 확대하면 안 된다는 의견을 내시는 분들이, 지금 말씀하신 것은 불공정이 더 확대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데요. 그 지점만 먼저 말씀을 드리는데요. 우선 공정, 불공정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학생부 종합전형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서류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부모나 학교나 학교 내 위치가 영향을 줍니다. 여기서 소외된 친구들은 접근 자체가 어려운 거죠. 부모를 좋은 부모 만나서 활동기록을 풍부하게 만들 수 있다면, 그 기록 가지고 대학에 합격하는 데 아주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되지 않겠습니까? 문제는 이 기록을 학생이 만든 게 아니어도 된다는 겁니다. 그걸로 대학에 갈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정시가 공정하다고 말하는 분들은 아주 단순한 거예요. 정시는 수능시험을 보는 건데, 수능시험은 고등학교 교과서를 배경으로 문제를 냅니다. 고등학교 교과서 수업은 모든 고등학교가 다 합니다. 교과서가 모두에게 공개되어 있죠. 수능 기출문제가 모두에게 공개되어 있습니다. 수능 참고서가 모두에게 공개되어 있는 거죠. 이것 가지고 시험을 누가 보냐면 학생이 시험을 봐야 하는 거죠. 

◇ 이동형> 대신 봐줄 수 없으니까.

◆ 이현> 전교조 쪽에서는 무슨 이야기를 하냐면 1000만 원짜리 과외 하는 애하고, 과외를 못 하는 애가 수능 시험을 보는 게 공정하지 않은 거 아니냐,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1000만 원짜리 과외를 시키더라도 공부는 학생이 해야 하는 겁니다. 그리고 시험은 학생이 가서 봐야 한다는 겁니다. 거기에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집이 조금 더 힘을 가질 수 있는 여건이 없지 않지만, 그러나 학생이 공부하고, 학생이 시험 봐야 한다는 것 자체. 학생이 뛰어야 한다는 거죠. 부모가 뛴 결과 가지고 내미는 것이 아니라. 이런 문제의식들을 잘 못 보시는 측면들이 있다. 그래서 정시가 더 불공정하지 않느냐?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저는 공정, 불공정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하는 얘기다, 이렇게 봅니다.

◇ 이동형> 그런데 이런 것도 있지 않습니까? 저는 지방 출신인데, 고등학교 때 입시에 대한 정보를 전혀 몰랐고, 저희 부모님도 마찬가지고. 예를 들면 이현 선생님 같은 분이 계신 줄도 몰랐거든요. 대학교 졸업하고 알았거든요. 그러니까 학원도 그렇고, 이게 너무 부족하다. 이것을 똑같은 선상에서, 정시라고 하더라도 출발했다고 볼 수 없지 않느냐. 정보가 이렇게 차이가 나는데. 

◆ 이현> 맞는 말씀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그 정보의 차이가 대학 입시가 복잡해지면 복잡해질수록 정보 격차 문제는 더 심각해지는 거죠. 정시일 때도 정보 격차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런데 정시는 그나마 교과서는 똑같고, 기출문제는 똑같은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복잡하고, 다양한 입시를 하게 되면 정보 격차 문제는 말할 수 없이 더 커지는 효과를 발휘하게 되는 거죠. 가장 단적으로 학부모님들이 고통스러워하는 건 이런 거예요. 대학에서 설명회를 합니다. 옛날에 그냥 수능 성적만 가지고 대학에 가거나 학력고사로 대학 갔던 분들은 부모님이 대학 가서 설명회를 들을 필요가 없었잖아요. 지금은 그 설명회에 부모들이 따라다녀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대학 설명회를 듣고 알아먹느냐? 못 알아들으세요. 사교육 업체 설명회에 가서 또 들어야 합니다. 부모님들은 공부를 해야 하는 거죠. 백업만 해주는 게 아니라 공부도 해야 하는 입시, 이게 복잡해진 입시를 말하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될수록 정보격차 문제는 훨씬 더 심각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 이동형> 그렇다고 하더라도 100% 정시로 갈 수는 없는 문제 아니겠어요? 그래서 지금 중요한 게 정시 확대 찬성한다, 다만 비율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게 황금 배율을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 이현> 아마 저는 대통령 말씀 이후에 정부에서도 그 고민을 할 거라고 보는데요. 작년에 공론화 결과로 도출됐던 것이 있습니다. 김영란 위원장께서는 뒤에 말씀하시기로 공론화 결과로 볼 때 산술평균을 내면 39% 정도가 정시 비율로 적당하다,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고요. 실제 공론화 결과 자체를 놓고 보면, 공론화 위원회에서 최대 득표를 얻은 것이 1안이라고 하는 것이었는데, 그 안이 뭐였냐면 정시 45% 이상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아니라는 이유로 교육부가 얼버무리면서 작년에 30% 이상 권고로 미봉을 해놓은 상태인데요. 지금 그 상태에서 정시 확대를 말하려고 하니까 최소한 30%보다 훨씬 높아져야 할 거고요. 저는 45%까지는 가지 않을까, 이렇게 예상을 하는데요. 이게 어려움이 조금 있습니다. 어려움이 있다는 것은 일괄적으로 전국의 모든 학교에 정시 45% 이상, 이렇게 요구하기가 힘들다는 겁니다. 대학마다 사정이 다르고, 특히나 지방에 있는 대학들은 대부분 정시에서 학생 선발 경쟁력이 조금 약합니다. 그러니까 지방에 있는 대학들은 정시로 45%를 뽑으라고 하면 아주 난감한 사태에 빠질 수 있는 거죠. 이것을 정부가 잘 알고 있습니다. 문제가 되고, 학종의 비율이 아주 높은 학교들은 지방의 대학들이 아니라 서울에 있는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한 대학들인데, 지방 대학들한테 45% 이상을 일괄적으로 적용할 때 생기는 부담 문제를 잘 알고 계셔서 지방에 있는 대학들이 정시 비율을 높이는 것에 부담을 덜 가지면서 학종의 비율은 낮추고, 주요 대학의 정시 비율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이 뭐냐? 여기에 대한 고민들이 심각하게 되고 있을 거라고 저는 예상을 하고요. 아마 그런 답이 찾아질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 이동형> 알겠습니다. 역시 교육 문제가 쉽지 않은데요. 많은 분들이 의견을 주시고 있습니다. 김경숙 님께서 “그냥 대학 다 들여보내고 졸업을 어렵게 합시다,” 이런 의견 주셨고요. 또 이름 없는 TV님께서 “수능 점수야 말로 학원빨, 과외빨이라는 엄마들의 이야기가 많습니다.” 고슴도치 님께서 “정시 늘린다고 공정해질까요? 돈 많으면 족집게 과외 받을 거고, 오히려 수시를 손봐서 공정하게 대학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또 “입시 제도를 손볼 게 아니라 대학 제도를 바꿔야 합니다.” 자카준님께서 “방향은 입학사정관 제도가 맞다고 봅니다. 의식이 따라가지 못할 뿐.” 카페 5번출구님 “무조건 대학 가려는 풍토가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것보다 대학 네이밍으로 지원하는 것.” 이런 의견을 주셨는데, 우리 청취자들 의견도 각양각색이거든요. 그래서 모든 국민, 모든 학생들, 모든 학부모들이 만족할 수 있는 제도는 없을 테고요. 얼마나 잡음을 줄이느냐가 중요할 것 같은데요.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지금의 수능시험, 과거의 학력고사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사지선다, 오지선다로 답을 내는 거란 말이죠. 이것을 조금 벗어날 수 없느냐. 논술 중심이라든가, 이런 다양한 사고를 해야만 답을 쓸 수 있는. 불가능한 겁니까?

◆ 이현> 불가능하지 않을 거고, 저는 객관식 시험이 가지고 있는 한계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런데 이 시간에 거기까지 이야기할 시간은 별로 없겠지만, 객관식 시험은 무조건 나쁜 거다, 사실은 이 생각도 올바르진 않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서도 로스쿨 갈 때 보는 시험 중에 LEET라고 하는 시험이 있습니다. 70문항이 객관식이고 논술은 2문항입니다. 미국의 SAT라는 시험이 있죠. 에세이를 빼면 다 객관식입니다. 핀란드 이야기를 좋아하시니까요. 저희 연구소에서 핀란드 시험 문제를 연구하고 있는데, 핀란드에서는 우리나라 수능 같은 대학 입학자격시험이 있고, 그것은 주관식, 논술식입니다. 이 성적은 변별력이 없어서 대학별 고사를 봅니다. 핀란드에서 경쟁력이 높은 학과가 의학과, 법학과, 경제학과, 이런데 경제, 경영 본고사 문제를 저희가 연구를 하는데요. 그 본고사 문제가 40문항인데, 30문항이 사지선다입니다. 그리고 열 문항은 O, X입니다.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건 객관식이 가지고 있는 장점도 있다는 것을 이야기할 필요가 있는데, 우리가 객관식이라고 하면 악이라는 편견이 있다는 이야기를 드리고요. 그러나 객관식의 한계가 분명히 있습니다. 객관식 시험 가지고는 아이들의 깊이 있는 사고력을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깊이 있는 응용 능력도 평가할 수 없습니다. 또 객관식 시험에 맞춘 수업을 하게 되면, 그 수업의 질도 깊어지기가 어렵습니다. 그런 점에서 수능이 주관식, 논술식으로 보완될 필요가 있다고 하는 문제의식을 하면 저는 100% 동의하고요. 다만 논술식 수능을 도입하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고등학교에 비판적 읽기 수업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그런 수업이 없습니다. 비판적 글쓰기 수업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각각 교과목에 대해서 논술 문제 가지고 같이 고민하고, 토론해보는 수업들이 진행되어야 합니다. 이런 것을 전제로 해서 논술식 수능을 도입한다고 하면, 저는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제가 한 가지만 지적을 드리면 이런 문제의식이라고 하면 아마 반대할 사람들이 없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객관식 문제풀이 수능의 한계를 이야기하고 난 다음에 엉뚱하게 무슨 이야기를 해왔냐면, 동아리 활동 뭐했느냐? 봉사활동 몇 시간 했느냐? 엄마가 관련 있는 로펌에 가서 인턴을 얼마나 했느냐? 이런 것을 가지고 평가하자고 만들었고, 그것 전형의 비중이 커지면서 이런 부작용이 커진 것이다. 논술식의 도입은 저는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연구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논술 전 과목에 도입을 안 하더라도 필요한 과목에만 도입을 하거나.

◆ 이현> 학생들이 자기가 선택하게 할 수도 있죠.

◇ 이동형> 그러면서 방금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던 그런 것. 학종의 불공정이라고 할까요? 그러니까 자소서, 추천서, 이런 것은 다듬어야 하지 않느냐?

◆ 이현> 저는 그거 다듬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교육부가 지난 10년 동안 다듬어왔습니다. 10년 동안 계속, 예컨대 공인어학성적은 빼라, 외부 수상실적 빼라, 외부 경시대회 참여 빼라, 이것저것 빼라, 이거 글자수 줄여라, 저거 글자수 줄여라. 최근에 와서는 마지막 버전이 비교과를 다 빼겠다고 나왔습니다. 비교과 활동을 다 빼겠다는 거죠. 그런데 본질은 남습니다. 본질이 뭐냐면 여전히 서류에 주관적인 기록이 중심으로 담길 수밖에 없고, 그 주관적인 기록으로 정성평가한다는 문제는 여전히 남는 것이어서 지금 말씀주신 것이 만약에 학종의 공정성을 강화시키기 위한 대책 측면을 저에게 얘기해주신 거라면, 지금은 정부가 할 일이 뭐냐면 대학에서의 전형 과정, 대학에서의 평과 과정, 그 선발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강력한 가이드를 줄 필요가 있다. 이 정책은 한 번도 낸 적이 없었어요. 대학에서 뭐하는지 아무것도 얘기 안 하는 겁니다. 예를 들면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지원한 모든 학생에 대해서 평가해야 한다. 이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아마 잘 모르실 거예요. 일반인들은 잘 모릅니다.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의심하냐면,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서류를 지원한 학생들의 서류가 모두 정당하게 평가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이드를 줘야 합니다. 두 번째는 입학사정관이 한 사람 평가할 때 최소한 세 명 이상이 복수로 평가하게 하는 것을 의무화시켜야 한다.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입학사정관 한 명이 평가하거나 이럴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이것을 법제화하고 의무화시켜야 한다는 건 실제로 수많은 대학들이 복수의, 세 명 이상의 입학사정관이 학생을 평가하고 있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 입학사정관의 독립적인 평가가 가능하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하라. 이런 것들은 대학 전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이 되는데, 대학이 이 프로세스만 투명하고, 공정해진다고 하더라도 저는 학종의 부작용 문제는 상당히 해소될 수 있다. 그런 측면의 대안을 지금 정부가 내놔야 한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 이동형> 워낙 민감한 부분이고, 어려운 부분이니까. 모든 사안을 각 대학에 맡기면 어떻겠느냐, 각 대학이 알아서 하게끔?

◆ 이현> 지금은 거의 대학이 알아서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 이후에 대학입시에 관한 대학한테 거의 전적인 자율권이 넘어가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정부가 저 이야기하는 것에 반발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대학에 그렇게 맡겨왔더니 그 불투명성, 불공정성의 문제가 이렇게 심해진 거거든요. 대학의 자율성은 존중되어야 하는 가치지만, 그 대학의 자율성의 이름으로 대학이 아무나 마음대로 뽑을 수 있다, 이렇게 남용되어서는 안 되는 거죠. 자율성은 존중되어야 하지만, 그 안에서 전형 과정이 불투명하고, 불공정해서 문제가 제기될 때 여기에 정부가 개입하고, 정부가 정책적으로 방향을 바로잡으려고 노력하는 건 정부의 당연한 의무이고 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 이동형> 그런데 우리가 흔히 교육은 백년지대계다,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만, 입시제도가 너무 자주 바뀌는 것 아니냐. 특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진보 정권에서 보수 정권. 보수 정권에서 진보 정권. 바뀔 때마다 입시 제도가 바뀌는 것 아니냐, 그런 걱정을 하시는 분도 많이 계신 것 같아요?

◆ 이현> 저는 선생으로만 살아왔는데, 공교육 선생부터 시작해서 사교육 강사에 이르기까지 교육이 백년대계라는 말을 믿지 않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교육부에 바라는 것도 백년을 내다보는 교육정책, 그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교육 정책과 관련해서 급변하는 교육정책과 관련해서 문제제기를 한다면 저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교육 당국이 우리나라 교육 현실을 조금 들여다봐야 한다. 그리고 현실에서 문제를 찾아내야 하고, 현실에서 발견한 문제에 대한 실제적인 대책을 세우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게 무슨 말씀이냐면, 우리나라는 나름대로의 교육적 이상을 가진 분들이 많이 계세요. 교육적 이념을 가진 분들이 있고요. 그런 교육적인 이상과 이념이 저 꼭대기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념에 비추어서 우리나라 문제가 무엇인지를 이념에서부터 연역적으로 추론하시는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추론된 문제를 가지고 대책을 내놓는 겁니다. 그러니까 교육정책이라는 게 제가 표현한 대로 말하면 땅에서 올라가는 게 아니라 하늘에서 내려오는 정책들이 주로 만들어집니다. 그러니까 현실 적합성을 잃어버리게 되고, 현실적합성이 떨어지는 것 가지고 교육정책을 내놓으니까 그 정책이 당장 반발에 부딪히고, 반발에 부딪히면 뒤로 물러서고, 그러면서 정책이 왔다 갔다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봅니다.

◇ 이동형> 알겠습니다. 시간이 없어서요. 제가 마지막으로 질문 드리는데 짧게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흔히 경쟁 교육, 평등 교육, 이렇게 이야기하지 않습니까? 지금까지 우리는 경쟁 교육을 해왔고, 그것 때문에 산업화를 이뤘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평등 교육으로 가야 하는 거 아니냐, 선행학습 같은 것을 없애고, 이런 주장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현> 저는 경쟁과 평등 구도로 갔을 때 대답은 당연히 평등 지향이 되어야 한다고 대답할 수 있는데, 이게 낭만적이면 안 되는 거예요. 정해진 정원을 가지고 학생을 선발하는데, 거기에 경쟁하지 말라고 할 수 없고. 경쟁이 있는 현실에서 경쟁을 눈 가리고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경쟁은 공정하게 관리가 되어야 하는 거고요. 다만 성적이 높든, 낮든, 인간적인 대접을 받을 수 있어야 하고, 좋은 대학에 갔든, 대학에 가지 않았든, 우리 사회에서 열심히 일하고, 의미 있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의 평등적 접근에는 동의할 수 있지만, 치열한 경쟁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그 경쟁을 공정하게 관리하는 것을 눈 가리기 위한 평등 이야기를 하는 거라면 이런 이야기는 많은 국민이 동의하기 어려울 거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 이동형>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이현> 네, 고맙습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우리교육연구소 이현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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