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박상인 교수 “이번 개각은 ‘친 재벌 반 노동’ 기조 확인한 셈”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8-09 17:06  | 조회 : 2976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 박상인 서울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박상인 교수 “이번 개각은 ‘친 재벌 반 노동’ 기조 확인한 셈”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랜만에 두 분 모셨습니다. 신박세상, 숙명여대 나오셨어요. 안녕하세요?

◆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이하 신세돈)> 네, 안녕하세요. 

◆ 박상인 서울대 교수(이하 박상인)>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오늘 신박세상, 할 이야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야기하기 전에 오늘 오전 개각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제일 ‘핫한’ 건 조국 법무부 장관이죠. 어떻게 생각하세요, 개인적으로?

◆ 신세돈> 그냥 웃지요.

◇ 김혜민> 왜냐하면 사실 조국 교수는 ‘폴리페서’라고 하나요? 그것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셨던 분인데, 이번에 가셨어요. 또 어떻게 보면 교수들이 그만큼 그 분야를 연구하고, 정말 사활을 걸고 공부하시는 분이니까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하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신세돈> 장관으로서 교수가 됐든. 장관이잖아요. 저는 ‘죽창’을 이야기하는 분이 장관이 될 수 있는가. 그런 생각이 들어서. 

◆ 박상인> 저는 자리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할 수 있기 위해서 어떤 자리를 맡는 것이 중요하지, 어떤 자리를 얻기 위해서 무엇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폴리페서의 요구는 장관을 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고요. 장관을 하기 위해서 무엇을 하시는 분들은, 저는 폴리페서라고 생각하고요. 장관이라는 자리를 통해서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 때는 그거는 ‘사회참여’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유교적인 전통도 있어서 그런 게 장려됐던 측면도 있고요. 또 한편으로는 우리 같은 경우 미국하고 비교를 해보면, 미국에는 교수들과 정치인들 사이의 많은 전문가 집단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 층이 약하기 때문에 교수들이 그런 역할을 사실상 많이 하고 있어요. 그런 측면에서도 폴리페서라는 나쁜 의미로만 볼 필요만은 없다. 다만 그 판단은 그분이 정말 자리를 위해서 어떤 행동을 하고, 또 가서 정권의 코드 맞추기 위주의 일을 하시는지, 아니면 평소에 말씀하셨던 소신을 실현하기 위해서 간 건지, 그것을 가지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김혜민> 우리가 경제 프로그램이니까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 이야기는 그만하고요. 저희 말고도 아마 한 며칠은 계속할 겁니다. 경제와 관련된 인사만 평가해볼게요. 금융위원장 후보로는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공정거래위원장 후보로는 조성옥 서울대 교수가 각각 지명됐어요. 신 교수님, 어떻게 평가하세요?

◆ 신세돈> 일단은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나 다 금융기관에 오래 계셨던 분이라서 잘할 수 있으실 거라고 보고요.

◇ 김혜민> 전문성 면에서는 일단 괜찮다.

◆ 신세돈> 네, 그리고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된 조성욱 교수님은 어떤 분인지 모르겠으나 김상조의 아바타라는 보도가 있던데, 어쨌든 기대는 해볼 생각입니다. 잘 할지, 못 할지는 제가 그분들을 잘 몰라서 어떻게 평가는 못 하겠어요.

◇ 김혜민> 그러면 박 교수님하고 같은 학교 교수이신데, 아세요? 조성욱 서울대 교수?

◆ 박상인> 잘 알죠. 개인적으로. 제 2년 선배시고요. 대학 때부터 해서 잘 아는 선배고, 개인적으로요. 조국 교수도 사실 개인적으로 잘 아는 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금융위원장 같은 경우에는 최종구 위원하고 특별히 다를 거 없는, 사람만 바뀌었지, 금융 정책 측면에서 친 재벌적인 금융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생각이 되고요. 공정거래위원장 같은 경우에도 과연 공정거래위원회가 지금 당면하고 있는 개혁적인 문제, 또 내부적인 혹은 재벌개혁이라는 외부적인 문제를 추진하기에 적합할까 하는 생각을 해볼 때, 상당히 아쉽다. 크게 바뀔 거 없는 경제정책 기조, 문재인 정부의 경제사회 정책 기조는 친 재벌, 반 노동으로 가는 그 기조를 가열 차게 지속하겠다, 이런 시그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김혜민> 박 교수님 말이 신 교수님 말보다 더 아픈 거 아세요? 친 재벌 반 노동적인 기치를 지금 이 정권이 할 것을 천명했다는 거예요?

◆ 박상인> 이번 인사를 통해 천명한 게 아니고 확인했다는 생각이고요. 천명은 이미 했고요. 그것을 지금 지속적으로 밀고 가겠다는 것을 보여주는 인사라고 봅니다. 

◆ 신세돈> 그런데 그게 공정거래위원회가 됐든, 금융위원회가 됐든, 물론 장이 새로 오면서 많은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조직을 움직이는 것은 장이 아닌 다른 분들이라는 거죠. 그러니까 거기 안에 계시는 분들이라는 거죠. 따라서 실질적으로 조직을 움직이는 것은 그런 분들인데, 그런 분들이 움직여주지 않으면 장이 누가 오든 간에 바뀔 수 없다. 그런 관점에서 사람들은 자꾸 장이 바뀌면 귀를 쫑긋하는데, 저는 오히려 공정거래위원회가 무슨 문제가 있는가, 금융위원회가 안에 어떤 문제가 있는가, 이런 것을 들여다보는 관점에서 보면, 장이 바뀐들 뭐 크게 달라질 수 있겠는가. 그런 관점에서 이번 인사의 의미가 별로 없다는 것이고요. 박 교수님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친 재벌 반 노동의 연속선상에 있다는 것은 조금 지나친 평가라고 생각하고, 날씨가 더운데 더 더워지는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오히려 신세돈 교수님께서 그것은 조금 지나친 평가라고 말씀을 해주셨어요. 아무래도 박 교수님은 재벌개혁에 있어서 누구보다도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계신 분이기 때문에 기대가 커서 거기에 대한 비판과 마음이 더 크신 거라고 제가 이해를 하겠습니다. 다른 이야기할게요. 일본 무역 제재 이야기 안 할 수가 없는데, 그런데 그 전에 조금 회복되기는 했지만, 이번 주 주식이 엄청 떨어졌잖아요. 두 분이 경제학자니까 간단하게 조금 여쭤볼게요. 최근 대내외적인 요인들 때문에 이번에 주식시장이 이렇게 무너진 게 일시적인 걸까요, 아니면 불행의 서막일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상인> 사실 굉장히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향후 전개 과정을 지금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시장이 급격하게 변동을 하고 있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시적이기보다는 상당히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입니다. 첫 번째는 미중 무역분쟁 같은 경우도 연 초에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장기적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내년 미국 대선 문제도 맞물려 있고요. 중국도 단기간에 빨리 협상하는 것보다 장기전을 가는 것을 선호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조금 더 다수의 생각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일 간의 무역분쟁 문제도 단기간에 해결될 가능성보다 조금 더 중기적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 그렇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당장에 해소되기는 어렵다, 불확실성에서 방향이 오른쪽으로 가는 것은 조금 더 지켜봐야겠습니다만, 일단 그런 측면에서 이런 주식시장의 급격한 변동성 같은 것이 이번에 일회성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신세돈> 8월 초에 미국하고 중국의 무역분쟁이 마무리되는 줄 알았는데, 트럼프가 3000억 달러 관세 매기겠다, 이런 이야기 나오고, 환율조작국 이야기가 나오니까 우리만 떨어진 게 아니고 다 떨어졌어요. 다시 말하면 주가가 떨어진 부분에 주변 요인들이 크게 작용했다는 거죠. 그런데 우리는 기관투자가가 한 2, 3일 사이에 2조가 들어와서 막았어요. 2조가 들어와서 막아서 다른 나라 떨어진 거랑 비슷하게 떨어졌거든요. 무슨 이야기냐면, 이거 많이 떨어진 거 아니다. 기관투자가가 방어를 안 했으면 굉장히 많이 떨어졌을 것이라는 점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주변 요건에 일본 여건이 더해져서 떨어진 것이 지금 회복이 되지 않고 1930대에서 가고 있으니까 주변 요건 플러스알파. 한국은 한일 문제가 알파로 작용했다는 얘기죠.

◇ 김혜민> 그러면 어떤 전문가는 이런 이야기를 하던데요. 단기간에 악재가 겹치면 그래도 내성이 생겨서 시장에서 어느 정도 탄력회복성을 보인다. 조금은 회복될 거다, 괜찮아질 거다, 라고 하는 분들도 계시던데요?

◆ 신세돈> 이렇게 비유할게요. 잘 먹거나, 못 먹거나 몸무게는 60, 80, 90kg까지 갔다가 50kg까지 가요. 키에는 큰 변화가 없어요. 그런데 이게 체중이 굉장히 줄어가는 변화는 있지 않습니까? 내성이 생긴다는 말은 키는 크게 변동이 없는 것 같지만, 체중은 80kg였다가 40kg, 엄청난 변화가 신체에 일어나는 거 아닌가. 저는 그래서 굉장히 큰 안팎의 충격이 지금도 주고 있다고 봅니다.

◆ 박상인> 내성 말씀을 하셨는데, 사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상당히 비정상적인 양상을 많이 보여주고 있죠. 저금리가 굉장히 오래 지속되고, 양적완화를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게 인플레이션은 일어나지 않으면서 경제는 침체 국면을 잘 못 벗어나는 국면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미중 무역분쟁이라는 것이 터졌고요. 또 우리는 조금 더 국지적으로 일본과의 문제도 있기 때문에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되기 전에도 전문가들 중에서 한 2020년 이후에 경제가 전 세계적으로 다시 한 번 침체기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들이 꽤 있었습니다. 그런 전망과 더해서 미중 무역분쟁, 또 우리 같은 경우에 한일 무역 분쟁이라는 것이 있었기 때문에 이게 내성이 생겨서 넘어갈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혜민> 우리 대내외 안팎으로 환경이 좋지 않은데, 그중 우리에게 가장 큰 것. 일본 무역제재 이야기 조금 더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화이트리스트 제외 이후, 어제 반도체 품목 규제 한 달여 만에 수출 신청 1건을 허가해줬어요. 그런데 이것도 해석이 다 달라요. 어떤 전문가는 일본이 이제 한 발자국 뺀 거다, 몸을 조금 사리고 있다. 또 어떤 전문가는 이제 시작이다. 두 분은 어떻게 보세요?

◆ 신세돈> 이틀 전에요. 아베가 그동안 아무 말 안 하다가 한 말 했잖아요? 1965년 한일 협정에 대해서 이 정부가 하고 있는 것들이 정말 못 믿겠다, 그거 아니에요? 이번 일본 조치의 핵심은요. 1965년 한일 협정 등 그 후에 대한 한국 정부의 뒤집기라고 할까요?

◇ 김혜민> 신뢰를 보이지 못 했다?

◆ 신세돈> 그 문제예요. 그러면 세코가 제 아무리 영향력이 있다고 해도 아베의 생각을 뒤집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저는 그래서 이번에 수출 한 건 허가한 것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냥 절차에 따라서 이루어지는 것일 뿐, 화이트리스트 배제했고, 앞으로 추가적으로 개별 허가 품목으로 뭐가 바뀔 것이고,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아무 시사하는 바가 없다.

◇ 김혜민> 일본은 계속해서 그들이 말한 강경 전략대로 갈 것이다?

◆ 신세돈> 그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 박상인> 저도 기본적으로 비슷한 생각이고요. 일본에서 계속 이야기하는 것은 이게 외교 문제가 아니고, 안보적인 문제 때문에 하는 것이다, 그리고 통상적인 자기들의 절차를 따르는 것이라는 주장을 해왔어요. 그 주장이 맞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예외적으로 자신들이 공개한다는 이야기를 했지 않습니까? 그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한 것이고, 또 WTO에서 이런 분쟁이 생길 때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고요. 또 다른 한편으로는 언제든지 우리가 마음을 먹으면 이런 식의 관리를 우리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또 한 번 보여줬다는 측면에서 이 분쟁 문제의 시발점을 보여주는 것일 뿐이지, 여기에서 큰 의미를 물러섰다든지, 완화됐다든지, 이런 식의 추론을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 신세돈> 조심해야 할 게 이런 이야기가 있잖아요. 봐라, 우리가 세게 나가니까 일본이 뒤로 빼는 거 아니냐, 더 세게 나가야 돼. 이런 발언을 생각한다고 하면, 굉장히 상황을 잘못 파악하는 것이고요. 우리가 정말 냉정할 필요가 있어요.

◇ 김혜민> 지금 신 교수님이 말씀해주신 게 아마 우리 정부의 대응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아요. 지금 일단 우리 정부는 강경 대응보다는 약간 숨고르기를 하는 느낌이 들거든요. 제 느낌이 맞습니까?

◆ 신세돈> 일단은 우리도 화이트리스트로 일본을 제지하겠다고 했다가 보류하겠다고 홍 부총리가 이야기한 것을 보면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겠죠.

◇ 김혜민> 그런데 오늘 김상조 실장은 한 방송에 출연해서 정부가 잠시 검토를 위해 보류한 거고, 다시 논의하게 될 거다, 라고 이야기했어요. 그러면 박 교수님께서는 우리도 일본과 같이 이렇게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게 맞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세요?

◆ 박상인> 그건 전략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건데요. 첫 번째는 이것을 우리가 경제 전쟁으로, 보복하는 식으로 해서 갈 것인가. 그 전략이라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식으로 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우리가 WTO 제소를 통해서 해결한 것인가. 그렇다면 이것은 좋은 전략은 아니라고 생각이 되고요. WTO에서 우리가 제소를 하게 되면, WTO에서 분쟁이 생겼을 때 분쟁 절차를 우리가 준수를 해야 하는 것이지, 그 분쟁 절차를 따르지 않고, 직접적인 대응 내지 보복하는 것은 금지가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WTO 제소로 가면 우리가 불리해질 조치를 사전적으로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고요. 그래서 어느 방향으로 정부가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가 분명치가 않아 보인다는 생각이 하나 들고요. 두 번째는 신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게 일본에서는 이것을 무역 문제로 자꾸 이야기하고, 안보 문제에 결부된 무역 절차의 문제라고 이야기하지만, 다들 사실 이게 징용 문제 때문에 생긴 외교적인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다 이해하고 있는 거잖아요. 아베가 얼마 전에 이야기한 것도 그런 속내를 비친 것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외교적인 해법을 찾는 노력들이 병행될 수밖에 없다, 돼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고요. 경제 문제와 외교 문제를 형식적으로는 섞지 않지만 사실상 이게 얽혀 있는 문제기 때문에 형식적인 문제는 형식적인 문제대로 풀고, 본질적인 문제는 본질적인 문제대로 푸는 투트랙 전략으로 가야 하는데요. 조금 답답한 것은 정부가 지금 어떤 기본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가 불분명해보여요. 협상력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이런 반일 감정이라든지, 불매운동 같은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만, 또 다른 한편 이렇게 되면 정부가 외교적인 타협을 할 때 상당히 어려워지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과연 우리 정부가 어떤 큰 기본적인 전략을 가지고서 이 문제를 접근하고 있는지가 불분명해보인다. 그런 면에서도 불확실성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혜민> 저도 어느 정도 정부가 헷갈려 하고, 스텝이 꼬이는 게 이해가 가는 부분이 저도 경제 문제라고 생각하면 불매운동이 바람직한가? 하는 생각을 해요. 그런데 역사 문제라고 생각하면 막 불매운동을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런데 이거는 저는 국민의 한 사람이고, 결국 정부는 외교로 이것을 풀어야 하는 거니까 이 부분이 쉽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데요. 우리 신 교수님은 평소에도 원래 국산차만 타셨잖아요? 일부로 내수 경기 진작시켜야 한다고요.

◆ 신세돈> 그것도 가장 어려운 내수죠.

◇ 김혜민> 그런 분으로써 한 말씀 하신다면요?

◆ 신세돈> 제가 며칠 전에 다른 방송에 나와서 불매운동으로 이게 접근할 것이 아니고, 이것은 아베의 문제다. 따라서 아베에 우리가 공격의 초점을 주어야 한다. 그리고 정말 임팩트 있는 불매운동을 하시고 싶으면 가지고 있는 일본 자동차를 없애 버려라, 그 이야기를 했더니 어마어마한 악성 댓글이 올라왔는데요. 댓글 중에 다 읽어보지는 않았는데, 그 아까운 차를 왜 버리느냐, 이런 이야기가 있어서 댓글 다는 사람들의 수준을 제가 알아차렸는데요. 제 말씀의 뜻은 정말 앞으로는 일본차는 사지 않겠다. 그리고 일본한테 지지 않겠다. 일본에 굴러가는 자동차가 3/4이 한국 자동차가 되도록 우리의 품질을 높이고, 걔네들도 할 수 없이 한국차를 살 수 있게끔 이렇게 만드는 게 중요한데, 우리는 여태 무방비 상태로 일본 상품을 구매해오지 않았습니까?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가 철저한 자성이 필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말씀드린 거죠.

◆ 박상인> 불매운동이 민간이 자발적으로 시민들이 하는 것들은 어떻게 보면 사태 해결에 도움도 되고요. 국민들이 그런 분노를 표출하는 정당한 방법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런데 이것을 정치인들이나 정당이 부추기는 식으로 가는 것은 굉장히 바람직하지 않다. 그리고 아베 정부의 문제와 일본 국민을 분리하지 않고, 감정적인 싸움으로 간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양국이 가까운 이웃이죠. 일본이 여러 가지 면에서 이율배반적인 국가라고 볼 수 있는데, 역사적인 배경에서 오는 문제도 있지만, 지리적으로 가까워서 오는 문제, 문화적으로 가까운 문제가 있죠. 그런 것을 우리가 포괄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고요. 

◆ 신세돈> 저는 개인 자발적인 불매운동이라고 해도 조금 사려 깊을 필요가 있다는 거예요. 우리가 지금 일본 담배를 제가 통계를 보니까 400만 불 어치 수입하더라고요. 브랜드가 뭔지는 모르겠으나. 그런데 담배류를 우리가 거의 3억 달러 수출하거든요. 그러면 우리가 예를 들어서 일본 담배를 안 피겠다고 그러면 일본 애들이 그러면 우리도 한국 담배 안 사겠다. 우리가 일본 옷 안 사겠어, 그러면 일본이 그러면 우리도 안 사겠어. 일본 여행 안 한다고? 우리도 안 가겠어. 이게 이렇게 돼 버리면. 그리고요. 그런 우리가 불매운동을 하는 물건들을 우리가 훨씬 더 많이 수출하더라고요. 

◇ 김혜민> 그런데 교수님 이런 거 같아요. 국민들 한 명, 한 명이 진짜 그 플러스, 마이너스를 해서 불매운동을 하는 것은 아니에요. 울분과 마음의 표현이거든요.

◆ 신세돈> 그러니까 그거는 개인 단위에서 충분히 할 수 있어요. 그런데 국가 전체를 보면 우리 같은 전문가들의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이해를 하는데, 예를 들어서 길 가다가 차선 때문에 서로 감정이 나빠졌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분명히 네가 잘못한 상황에서 주먹 한 대 때릴 수 있죠. 시원하죠. 그런데 때리고 나서 생기는 많은 여러 가지 후유증을 생각하면, 화나더라도 조금 참는 게 멋있을 수가 있지 않겠습니까. 저는 그래서 불매운동이 나중에 정부가 해결책을 찾아내는 데도 나중에 장애도 될 수 있지만, 조금 넓은 안목에서 보면 우리가 찌르면 더 많이 찔릴 수도 있다는 그런 부분을 우리 전문가들은 지적을 하면서 우리가 조금 자제를 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이야기죠.

◆ 박상인> 전문가 입장, 정부 입장, 일반 시민 입장이 같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이 됩니다. 국민들이 분노를 표출하는 방식으로 자발적인 불매운동을 하는 것을 누가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국민이라든지, 일본이라는 나라 자체를 비하하거나 반일로 가는 식으로 가는 것은 건강한 방식은 아니라는 생각이고요. 일본 정부의 문제점들, 그리고 일본 정부의 홍보라든지, 언론에 의해서 일본 국민들 대다수가 잘 몰라서 판단하는 문제점들 같은 것도 이것도 우리가 이해할 필요가 있고요.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저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한일문제라는 게 감정적으로 민감한 문제라는 것이기 때문에 언론들도 양국 언론들이 비슷하게 자기들에게 유리한 부분만 보도를 한다고 생각이 돼요. 이런 부분들이 어떻게 보면 일반인들이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것보다 감정적으로 판단하는 데 불에 기름을 얹는 그런 역할을 한다. 언론들이 조금 반성해야 한다고 봅니다.

◇ 김혜민> 맞습니다. 저도 맞다고 생각하고요. YTN 라디오에서 저희가 PD들이 모여서 굉장히 얘기를 많이 해요. 이 부분을 우리가 어떻게 다룰 것인가. 그래서 아까 박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일본의 기본적인 이해도 우리가 필요할 것 같고요. 어떻게 아베가 이렇게 하는 걸 시민사회나 언론이 이렇게 침묵하고 있을까. 이런 부분에 대한 연구도 필요할 것 같고, 아베가 왜 그러는지에 대한 역사적 배경도 필요할 것 같고 해서 저희도 YTN 라디오는 다각도로 분석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면서 구체적으로 대한민국과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과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장기적으로 우리가 국산화, 또 우리의 기술을 개발하는 게 굉장히 중요할 것 같고,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이 위기를 우리가 나중에 몇 년 후에 살펴봤을 때 우리한테 참 좋은 기회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카이스트 신성철 총장이 이런 말을 했어요. 단기간에 국산화 성과낼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 연구 개발 전략을 근본적으로 점검하고, 새로운 성장판을 짜야 한다고 했는데, 그러면 신 교수님. 새로운 판 짜려면 뭐부터 해야 합니까?

◆ 신세돈> 이 이야기 30년 전에 했던 이야기고요.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어요. 단적으로 뭐를 고쳐야 하냐면요. 공부 제일 잘하는 아이들이 법대, 의대 가는 것을 고쳐야 해요. 공부 진짜 잘하는 아이들이 수학을 하고, 진짜 좋아하는 애들이 생물학을 공부하고, 출세하는 것은 상관없어, 오로지 내가 좋아하는 것을 평생을 던지고 싶어,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돼요. 누가 못 만들죠? 부모님이잖아요. 부모님이 너 법대 가, 의대 가, 이런 분위기가 30년 되어 왔잖아요. 기본적으로 가치관을 바꾸어 접근하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다. 저는 그래서 나오는 이야기 뻔해요. 인재 교육하고, 교육 시스템 바꾸고, 투자하고, 그러는데 기본적으로 정말 공부 잘하고 정말 뛰어난 아이들이 정말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모든 것을 맡길 수 있는 이런 분위기가 되지 않으면, 그래서 여태껏 30년 전의 이야기를 똑같이 했지만, 30년 동안 계속해서 법대, 의대만 사람들이 가 왔잖아요. 대부분이. 그래서 부모님들이 교육을 그런 쪽으로 바꿔주는 것이 시급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 김혜민> 그런데 사실 순수학문을 중요시하는 사회라는 건 기본이 튼튼한 사회라는 이야기이기도 하니까 그건 정말 너무 장기간 얘기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저는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의 상생이라든지, 교수님이 늘 부르짖는 거 있잖아요.

◆ 박상인> 사실 부품 소재 산업이 발전 안 해서 한국 제조업의 진화가 단절되고, 그래서 제조업 위기가 오고 있다는 이야기는 제가 수년 전부터 계속해서 주장했던 것이고요. 신 교수님 말씀에 제가 두 가지 생각이 나는데요. 하나가 지금 정부가 내놓은 대책들이 사실 새로운 게 없다는 측면. 급해서 내놓은 대책이 목소리만 크게 이야기하지, 내용은 크게 다른 게 없다, 이래서 과연 바뀔까 하는 하나의 생각이 들고요. 두 번째는 말씀하신 것처럼 부모님들이 그러면 왜 그럴까. 부모님들이 자식들 장래를 생각해서 하는 거라고 저는 생각이 돼요. 우리 사회의 유인 체계가 바뀌지 않은 다음에는 어렵다는 거죠. 제가 지금 행정대학원이라는 곳에 있는데, 고시 공부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행정고시. 행정고시 친구들 중에서 별로 고시에 적성이 안 맞는데도 부모님이 하라고 해서 억지로 하는 친구들도 제가 보고 놀랐어요. 공무원하라고 하는 겁니다. 왜 공무원, 의사, 변호사 쪽이 기업인을 하라, 또는 과학자를 하라고 하는 것보다 많으냐. 그렇게 하는 것이 사실 인생이 더 편하다는 거죠. 직장에 취직을 해서 가면 50대 중반에 잘리고, 나와서 자영업 조금 하다가 노인 빈곤 들어가는 거 빤히 눈에 보여요. 같은 대학 다닐 때 고시 본 애들은 공무원하면서 승승장구하는 걸 보면서 내 아들은 공무원 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대기업 사장들 가도 재벌 총수한테 가신으로서 정말 가신. 자존심 다 버리고 빌붙어야만 성공할 수 있어요. 제 친구들 중에서 대기업 다니다가 나는 정말 그러고는 못 살겠다고 나온 친구들도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바뀌지 않고는 바뀔 수가 없다는 것이고요. 중소기업, 중견기업, 혁신하는 기업들 왜 안 나오느냐? 기술 탈취 만연하고요. 일감 몰아주기, 그리고 단가 후려치기 만연합니다. 이런 게 바뀌어야 혁신할 유인이 생기고, 기회가 생겨서 중소, 중견기업이 기술력을 가지게 되고, 그런 틀 안에서만 진정한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어요. 단가 후려치기하고, 기술 탈취할 수 있는 중소, 중견 기업과 협력을 왜 하겠어요? 뺏을 수 있는데. 

◇ 김혜민> 사실 이 이야기를 두 분이 계속 많이 해왔던 이야기인데, 결국 위기가 생긴 거잖아요. 평소에 이런 이야기 많이 했는데.

◆ 신세돈> 상추 길러 보셨어요? 상추는요. 잎만 계속 따도 뿌리가 있으면 계속 상추가 나요. 계속 상추가 나는 뿌리가 뭐냐? 사람인 거예요. 그런데 상추 뿌리는 없이 그냥 상추 잎만 갖다 붙여 놓으면 그러지 않습니까? 제일 중요한 것은 이게 30년이 걸리든, 20년이 걸리든, 정말 뛰어난 아이들이 계속해서 자기가 좋아하는 과학 분야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해주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 첫 걸음은 집안에서부터다. 따라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로 사회가 바뀌지 않으면 어렵지 않겠나 싶어요.

◆ 박상인> 그리고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게 저는 이번 계기를 통해서 부품 소재 산업의 고도화가 얼마나 필요한가, 인식이 생기는 굉장히 좋은 기회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특히 재벌 대기업들이 그동안 외국 기업들은 세컨 소스들을 항상 하거든요. 이게 위험 관리 차원에서 얼마나 중요한가. 그런데 이게 비용이거든요. 속도를 느리게 하고, 비용이 드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안 했습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기업들이 하고 있는 위험 관리를 안 하다가 지금 허점이 드러나서 호되게 당하고 있는 거거든요. 우리 기업들도 세컨 소스의 중요성, 그리고 세컨 소스 중에서도 가능하다면 국내, 또는 다른 제3국의 세컨 소스가 얼마나 중요한가. 그런 전략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는 측면도 굉장히 바람직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중장기 대책이고, 단기 대책이 될 수 없다는 겁니다. 단기 대책이 없이 고난의 행군하듯이 단기를 가자고 하면 중장기 대책도 효과를 볼 수가 없어요. 

◆ 신세돈> 그래서 제가 조금 제안을 하나 할게요. 소득주도 성장에서 소재 부품 주도 성장으로 바꾸시기를 바라요. 

◇ 김혜민> 그런 이야기도 두 분이 벌써 하셨어요. 중소기업들이 돈을 벌게 되면 그게 결국, 소득주도 성장으로 이어지는 거니까요. 그런데 제 걱정 하나는 이번 일을 계기로 중소기업들을 정부에서 지원하고, 기술 개발을 하는데, 사실 이러다가 일본과 언젠가는 풀릴 거 아닙니까? 이 일이 풀리면 저는 이런 지원이 끊어지거나 아니면 개발하고 있던 중소기업이 개발했는데 대기업이 또 안 써주거나 이래서 더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 신세돈> 그게 핵심이죠. 그래서 주도는 정부가 나서서 설치면 안 된다는 거죠. 

◇ 김혜민> 그러면 누가 나서요?

◆ 신세돈> 기업이 나서서 설치면 되죠.

◆ 박상인> 강제를 하는 방법이 하나 있고요. 강제하는 방법이라는 게 직접, 간접이 있죠. 하나가 징벌배상 디스커버리 같은 것을 통해서 기술 탈취를 막아주면 중소기업들이 신뢰관계가 없어요, 사실. 협력을 하라고 해도 중소기업 입장에서도 기술탈취 당할 거라는 가능성 때문에 꺼려해요. 그런 제도적인 장치가 있다면 그런 협력을 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되는 거. 그것을 해주는 게 더 시급하다고 저는 생각이 됩니다. R&D 지원을 해주고, 세금을 감면해주고, 하는 것보다 더 본질적이고, 중요한 문제는 거기에 있다고 보고요. 또 하나는 우리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 기업들로 하여금 세컨 소스에 대해서 가질 수 있는 계획을 정부가 어느 정도 정부한테 제공하도록. 중요한 산업들에 대해서. 그래서 이것을 이행해가겠다는 것을 우리가 점검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하나의 정책적인. 그것은 조금 직접적인 건데요. 그런 것들이 같이 간다면 이번 계기를 통해서 제조업의 부품 소재 문제들이 해결되는 일종의 시발점은 될 수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계속 강조하는 것은 자꾸 중장기 이야기만 해요. 지금 우리가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데, 발등의 불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이야기는 정부 대책에서 지금 없는 거죠.

◇ 김혜민> 그런데 발등의 불을 끄는 방법을 최근에 여권 관계자들이 여시재라는 사단법인. 그분들과 일본을 방문해서 세 가지 대안을 정부에 제안했다는 게 있어요. 제가 이것을 여쭤볼게요. 첫 번째 방안은 제3국의 전략물자조사위원회를 위탁하는 것. 그것을 제안했는데, 그것을 어떻게 평가하세요?

◆ 신세돈> 그것도 발등의 불이 아니라 먼 발치 산불이죠.

◆ 박상인> 일단은 일본이 받아들이지 않을 거예요. 이게 정말 순수하게 안보적인 사항 때문에 생긴 무역 문제라면 당연히 받아들일 수 있죠. 그런데 아니죠. 이것을 받아들일 리가 없고요. 

◇ 김혜민> 받아들일 거면 이렇게 안 했겠죠.

◆ 박상인> 그렇죠. 이거는 이론적인 탁상공론 이야기라고 생각되고요. 본질적인 문제를 푸는 것은 결국은 외교 문제를 푸는 거예요.  

◇ 김혜민> 두 번째는 리스트를 작성해서 수입 절차 공개를 하는 것. 

◆ 신세돈> 그건 정부가 하고 있는 거 같은데요?

◇ 김혜민> 그런데 그건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아닌 거잖아요?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전제한 거니까요. 그리고 세 번째는 반도체 디스플레이용 소재를 일본에서 수입할 때 수입 절차를 공개하는 것. 읽고 보니까 별 게 아니네요. 평가하실 것도 없으세요?

◆ 신세돈> 없어요.

◆ 박상인>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것을 일본에서 받아들인다고 하면 이런 문제가 생기지도 않았을 거예요. 왜냐하면 문제의 본질은 다른 곳에 있는 것이죠.

◆ 신세돈> 저는 발등의 불이라고 했을 때 제일 중요한 게 뭐냐면, 제일 피해를 누가 입어요? 기업이잖아요. 지난번에 정부가 8월 2일 홍 부총리가 피해 기업에 대해서 세제, 예산, 금융, 여러 가지 지원을 하겠다고 관계 장관들이 나와서 했어요. 답답한 게 뭐가 피해죠? 뭐가 피해인가. 어떤 사람들이, 기업이 피해를 본다고 정부는 생각하는가. 그러니까 피해 기업이 누구고, 피해를 보상하는 그 범위가 누구고, 그 피해를 보상할 때 어느 기관이 나서고, 어떤 절차를 따르고, 그런 것을 내주어야 해당 기업은 진짜 정부가 와 닿는 대책을 내놨구나, 할 거 아닙니까? 그 정의가 전혀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맨날 정부는 어마어마한 지원을 해주는 것 같지만 실질적으로 지원이 안 된다는 것이죠. 지난번에 고성에 불나고, 강릉에 불났을 때 어마어마하게 우리가 지원하겠다고 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까 지원을 못 받은 사람, 집이 날아갔는데 200만 원, 300만 원, 말도 안 되는 이런 식의 행정을 저는 지양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발등의 불은 뭐냐? 아까 이야기했듯이 누가 피해 기업이고.

◇ 김혜민> 일단 그것을 취합해라?

◆ 신세돈> 아주 구체적으로 피해 보상이나 지원 절차를 정부가 빨리 마련해주는 것이 저는 일단 발등의 불이라고 봐요.

◇ 김혜민> 그러면 박 교수님한테 여쭤보고 싶었던 게 아까도 얘기했지만 청와대에서 대기업 총수들을 불러서 만났단 말이에요. 그런데 사실은 제가 전문가 인터뷰를 해보면 이 때 대기업들은 다 살 궁리가 있고, 다 대안들이 있는데, 결국은 중소기업들 피해 입는데, 또 대기업 중심으로 문제 해결을 해가는 거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어요.

◆ 박상인> 당연한 지적이시고요. 자꾸 재벌 그룹 2인자 급을 만나서 그런 고위급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뭐가 있는지 조금 궁금하고요. 이런 식으로 자꾸 정부가 기업들을 모아서 이야기하는 것이 사태 해결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도 이해가 안 가요. 신 교수님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정부가 조금 더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예를 들어서 정말 이게 어떤 데에서 어떤 문제가 벌어질 것이고, 이것이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리가 반도체뿐만 아니고 소재 부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려고 하는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하는 것에 대해서 엄밀하게 따지고, 분석할 필요가 있고요. 그리고 일본이 거기에 어떤 스위치를 누르면서 우리에게 도발해올 것인가에 대해서 대응전략을 차분하게 해야 하는데, 너무 국민들을 바라보고, 언론을 바라보고, 그리고 했던 이야기 계속해서 반복해서 끼워서 대책이라고 내놓는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안타깝고요. 정말 바람직한 것은 이게 어떤 분들은 아베나 문재인 정부 안에서는 해결 안 된다고 하는 비관적인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렇다면 일본도 손해를 많이 보게 되고요. 우리도 더 손해를 볼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이게 양국에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미국하고 관계에 있어서 경제는 꼭 아닙니다만, 예를 들어서 우리 방위비 문제라든지, 파병 문제, 중거리 핵 미사일 배치 문제, 이런 것들 이야기를 할 때 한일 간의 이런 갈등이 있으면 한일 다 미국하고 협상력이 없어져요. 그런 것들을 양국이 인식하고, 양국의 문제를 주체적으로, 그리고 우리 민족의 자존을 세우고,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우리가 65년 협정 자체를 깨자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깨지 않겠다는 것들, 그런 것들을 하면서 저는 외교적인 합일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신세돈> 발등에 떨어진 불 차원에서 우리 대한민국이 철강 세계 강국입니까, 아닙니까. 강국이죠. 아주 강국이죠. 우리가 일본에 28억 달러어치 철강 수출하거든요. 일본에서부터 얼마 수입하는지 아십니까? 56억 수입합니다. 우리가 세계 철강 강국인데, 28억 수출하는데요. 일본한테서 56억 원어치를 수입한다고 하면 그 일본서 수입하는 철강은 우리가 생산할 수 있는 물건일까요, 못 하니까 수입하는 걸까요? 만약에 그것이 못하는 것이라고 하면 이 철강을 가지고 얘네들이 이거 안보상 문제가 있어서 수출 못 하겠어, 또는 절차를 늦춰 버리면 그 철강을 가지고 생산하는 모든 생산장비, 군수물자, 이런 것들이 중단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관점에서 발등에 떨어진 불은 일본이 이런 제품을 막았을 때 우리한테 어떤 이런 부분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거죠.

◇ 김혜민> 시뮬레이션을 돌려 봐야죠. 가상적으로 대본도 짜야 하고요. 오늘도 촌철살인으로 말씀해주신 두 분 감사드립니다. 여름 잘 나시고 9월 조금 선선해지면 뵙겠습니다. 신세돈 교수, 박상인 교수였어요. 고맙습니다.

◆ 신세돈> 수고하셨어요.

◆ 박상인> 수고하셨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