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카이스트 기술자문단 "4차 산업혁명, 무사가 아닌 과학인들이 나라 지켜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8-05 16:13  | 조회 : 2173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최성율 카이스트 공과대학 부학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카이스트 기술자문단 "4차 산업혁명, 무사가 아닌 과학인들이 나라 지켜야"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카이스트가 국내 기업들의 소재 부품 장비 원천기술 개발을 돕기 위한 기술자문단을 설치했습니다. 명예교수와 현직 교수 등 100여 명의 자문위원으로 구성됐는데요.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게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기술자문단 자문단장이신 카이스트 공과대학 부학장 최성율 교수, 전화 연결돼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 최성율 카이스트 공과대학 부학장(이하 최성율)>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일단 우리나라 최고의 브레인들이 모인 카이스트에서 소재 부품 장비 기술자문단을 만들었다고 하니까요. 저는 대책 없이 안심이 되더라고요. 안심해도 됩니까?

◆ 최성율> 일단 같이 노력을 해야겠죠.

◇ 김혜민> 그럼요. 이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을 모으면 이 어려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시작하신 거 같은데요. 어떻게 이렇게 기술자문단을 구성하게 되셨어요?

◆ 최성율> 7월 1일에 일본이 반도체 디스플레이 수출 규제를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그 이후에 교수님들이 자발적으로 우리가 어떤 산업계에 역할을 조금 더 해야 하지 않나, 이런 논의가 있어 왔습니다. 그런 와중에 지난 금요일, 8월 2일에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다고 발표를 했고요. 그래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우리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와중에 연구부총장님하고 저하고 신성철 총장님께 우리가 기술적으로 어려움에 처할 수 있는 중소기업, 중견기업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렸고요. 총장님께서 그러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게 기술인데, 그 기술자문단을 구성해서 빨리 서둘러서 준비하는 게 어떻겠느냐,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지난 주말 동안에 총장님 주재 하에 확대간부회의를 통해서 자문단 설치가 결정되고요. 그동안 설치 운영안에 대해서 준비를 했습니다.

◇ 김혜민> 어떤 분들이 참여하십니까? 분과가 여러 개 있던데요?

◆ 최성율> 지금 사실은 여러 가지 소재 부품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만, 저희들이 볼 때는 우리 주력 산업과 관련되어 있는 핵심 부품들, 소재들, 관련된 분과로 다섯 개 정도로 나눴고요. 첨단소재분과, 화학생물분과, 화공장비분과, 전자컴퓨터분과, 기계항공분과, 이렇게 다섯 개로 나눴습니다. 물론 이 다섯 개는 우리가 기술적으로 분류한 것이고요. 실제로 두 개의 분과에 겹쳐서 될 수 있는 부분도 있고 하기 때문에 굉장히 유연하게 분과를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지금 긴급한 상황이니까요. 유연하게 대처하시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주력 산업 부품과 관련된 분과 다섯 개, 첨단소재분과, 화학생물분과, 화공장비분과, 전자컴퓨터분과, 또 기계항공분과. 이렇게 나뉘어서 전·현직 교수들이 함께 기술자문단으로 활동하게 되십니다. 

◆ 최성율> 네, 맞습니다. 현임 교수뿐만 아니고요. 사실 카이스트에 오랫동안 연구·개발을 하고, 교육을 해 오신 명예교수님들도 많이 계시고 해서 그분들이 가지고 계신 기술적인 노하우도 같이 녹여서 협력해야 하지 않을까 해서 전·현직 교수님을 다 포함한 자문단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일본의 수출규제 영향권에 들어설 유력한 품목들이 약 1194개라고 하는데, 그중에서 일단 159개 소재 부품과 관련된 자문을 맡으신다고 들었습니다. 159개를 다 나열하시기에는 힘드시겠지만 우리 청취자분들이 들으면 알 만한 소재들이 있을까요?

◆ 최성율> 굉장히 많은 품목들이 있는데요. 그중에 159개다, 100개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안 맞지만, 그래도 긴급하게 필요한 기술들에 대해서 저희들이 자문하겠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인데요. 이런 메모리 반도체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웨이퍼가 필요하고요. 그리고 패턴을 만들기 위한 포토레지스터, 이번에 문제가 됐던 게 포토레지스터가 되겠죠. 물론 메모리용은 아닙니다. 그다음에 반도체의 모양을 깎아내기 위한 식각 화합물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클리닝할 수 있는 세정제, 반도체 부품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제, 접착제 등 다양한 소재하고 또 그것들을 공정할 수 있는 장비가 필요하거든요. 이런 소재 장비 기술을 우리가 다 확보할 수 있는 게 아니고요. 현재까지 국제적인 분업 형태로 역할 분담을 해왔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 역할 분담의 일정 부분이 문제가 되는 거죠.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우리가 파악을 하고, 실제로 우리 국내의 중소, 중견, 또 대기업까지 포함해서 필요한 기술이 뭔가를 파악하고, 대학이나 대학에서 가지고 있는 기술들을 접목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빨리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이 자문단의 역할입니다.

◇ 김혜민> 기업이 현장에서 힘들어하고, 어려워하는 부분들을 그 분야의 심도 깊은 연구를 한 교수님들께서 힘을 합쳐서 도와주시는 거잖아요. 그러면 그 과정이 어떻게 됩니까? 먼저 중소, 중견, 대기업에서 우리 이런 기술 개발해서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고 자문단에 요청을 하면 자문단이 회사에 직접 기술 자문을 해주시는 겁니까?

◆ 최성율> 우선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긴급하게 자문단 전담 직원을 배치했고요. 카이스트 내의 긴급 상담 전화가 있고요. 전담 이메일이 확보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홈페이지도 구축을 해서 많은 분들이 접속해 기술 자문을 신청하게 할 생각이고요. 그렇게 해서 요청이 들어온 기술들에 대해서는 자문단장을 포함해서 분과장들께서 검토를 한 다음에 가장 잘 도움을 주실 수 있는 자문교수님을 매칭할 계획입니다. 한 분이 될 수도 있고요. 여러 분이 될 수도 있고요. 분야에 따라서는 다양한 분야의 교수님들이 같이 협업을 해서 진행을 할 수도 있고요. 그래서 단기적인 자문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는 기술과 또 중장기적으로 연구·개발을 해야 하는 기술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잘 분류한 다음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도움들을 드리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우리나라 최고의 브레인들이 자문해주는 기술 자문단인데, 자문 비용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 최성율> 지금 당장 긴급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학교 자체 재원으로 일부 진행할 것이고요. 중장기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면, 국가에서, 과기부나 산업부를 통해서 지원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에 저희들이 요청할 생각입니다.

◇ 김혜민> 오늘 오전에 정부에서 소재부품 장비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 발표도 있었는데요. 아마 그런 부분의 예산도 분명히 확보되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아주 직설적으로 여쭤보겠습니다. 제가 생생경제 인터뷰하다 보면 어떤 전문가는 국산화 기술 개발 이룰 수 있다, 이렇게 희망적으로 말씀하시는 분도 있고요. 어떤 분은 이룰 수는 있지만, 너무 오랜식나 걸리기 때문에 지금 이 시점에 그게 미봉책조차도 될 수 없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우리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최성율> 정말 어려운 질문인데요. 정말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죠, 당연히. 그런데 우리가 생각할 때 꼭 해야 한다면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난 50년간 대학이나 연구소, 각 기업연구소에서도 산발적으로 연구·개발이 이루어졌거든요. 각각 흩어져 있는데, 그런 것들이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있거든요. 그런 연구·개발 성과들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고요. 제일 중요한 것은 사실 훌륭한 인재들입니다. 우리 인재들이 같이 모여서 같이 고민을 하고, 같이 노력한다면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해결해야 하고요.

◇ 김혜민> 지금 시작해야 할 때고, 또 기존에 연구·개발한 것들을 잘 취합해서 효과를 내야 할 때고, 무엇보다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력들을 우리 카이스트 같은 학교에서 키워내야 한다, 이런 말씀이세요. 이 모든 것들이 잘 실현된다면 위기가 기회가 될 겁니다. 

◆ 최성율> 네, 맞습니다.

◇ 김혜민> 일본의 소재부품 장비산업이 지금 우리에게 엄청난 갑이 되어 철퇴를 내릴 정도로 성장하게 됐는데, 그럼 이 배경은 무엇일까요? 소재 부품을 전문으로 연구하시는 교수님께서는 더 정확하게 진단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 최성율> 일단 일본은 내수 시장이 굉장히 큽니다. 그리고 대기업,중소기업, 중견기업, 협력이 잘 되어 있고요. 그런 기업문화. 그리고 한 기술을 오랫동안 파고, 연구하는 그런 장인정신, 이런 것들이 두루두루 원천기술 개발 풍토로 잘 발전해오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아시겠지만 소재 부품, 장비, 이런 분야들은 그 자체로 독립적으로 생각하기보다 실제로 그것들을 사용하게 되는 수요 기업과의 상생을 통해서 존립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현재까지 우리 대기업들도 가격 경쟁력이라든지, 이런 것을 확보하기 위해서 국제적인 분업 체제 속에서 그런 소재라든지, 장비라든지, 부품을 확보해서 경쟁력을 길러왔던 것이고요. 그렇지만 이제부터라도 진짜 중요한 전략 기술에 대해서는 국내 기업과 연국기관에서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동의를 하십니다.

◇ 김혜민> 교수님, 지금 일본의 강점, 내수 시장이 크고,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이 원활하고, 장인정신이 있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이런 부분들이 취약하단 말이에요. 그러면 홍남기 부총리가 지금 100개의 핵심품목 선정해서 5년 내에 안정적인 공급을 이루겠다고 했는데, 이런 풍토가 없는 이 와중에 5년 내에 이 공급이 가능할 거라고 보십니까?

◆ 최성율> 공급이 가능하다, 안 하다를 떠나서요. 실제적으로 기업에서 필요한 것들을 우리가 반드시 만들어내야겠죠.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우리 국민들의 결집된 힘을 보여준 사례가 많지 않습니까? 지난 경제 성장들, 그리고 IMF 국가위기 때 국민들이 똘똘 뭉쳐서 그런 국가적인 이슈를 해결해왔던 것. 기술적으로 보면요. 우리가 디램, 디스플레이 분야 등에서는 우리가 지금 최고 수준입니다. 그런데 이게 처음부터 우리에게 있었던 것은 아니거든요. 우리가 오랫동안 노력해서 발전해왔기 때문에 세계 최고 기술을 만들어왔습니다. 그렇다면 그런 세계 최고 기술을 만들어왔던 연구·개발 인력이 대학 연구소에 산재되어 있는데, 이를 모으고요. 그리고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다 같이 머리를 맞대면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입니다. 기술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일본과 많은 차이가 있지만, 사실 이번 기회가 우리가 10년, 50년, 100년 뒤에 우리 국가의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기 때문에요. 조용하지만,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조용하지만, 철저하게. 우리에게 꼭 필요한 조언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수님, 또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기술 개발을 했지만, 또 안 사주면. 기업에서 안 써주면 그만이잖아요. 이런 부분의 문제가 해결되려면 어떤 것들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최성율> 네, 기업에서 안 사준다고 하는 것보다는요. 활용할 수 있는 그 정도의 성능이나 이런 것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전략기술은요. 세계 최고의 기술이어야 하고요. 그래서 기업들이 믿고 쓸 수 있는 그런 기술이어야 하고, 또 한편으로는 가격 경쟁력이 있어야 합니다. 가격경쟁력이 없으면 실제로 기업에 도입하기 힘들기 때문에 그 두 가지 다 만족하는 것은 어려운 기술이지만, 사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조용히, 꾸준히, 철저하게 준비를 해서 대응해야 하지 않나, 이런 생각입니다. 

◇ 김혜민>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이 당연히 선행되어야겠죠.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문화가 이루어져야 선순환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정부에서는 기술 개발에 대한 도움뿐만 아니라 규제 부분에 있어서도 해야 할 일이 많을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정부에서는 기술 개발 과정에서 꼭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환경절차 패스트트랙을 적용하겠다고 했거든요. 이거는 어떻게 받아들이세요?

◆ 최성율> 네, 당연히 필요하고요. 긴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패스트트랙 절차를 거쳐서 단기간 내에 필요한 규제들을 해소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또 한 가지 생각해야 하는 것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그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규제 간소화를 위해서 노력하되, 안전에 대해서 조금 더 철저하게 관리를 해주십사 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기업들도 마찬가지거든요. 이런 연구·개발도 중요하지만, 이런 안전을 철저하게 지켜가면서 그런 문화가 정착되어야지만 우리가 장기적으로 성과를 내도 우리가 잘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 김혜민> 카이스트의 신성철 총장이 이 자문단에 포함되어 있는 교수들한테 이런 이메일을 보냈다고 해요. 과거 무력이 주도하던 시대에는 군인이 나라를 지키는 전사였지만, 4차 산업혁명 기술 패권 시대에는 과학기술인들이 나라를 지켜야 한다고 하셨다고 하는데요. 과학자를 대표해서 교수님께서 청취자부들께 한 말씀해주시죠.

◆ 최성율> 과학자를 대표하기에는 제가 많이 부족한데요. 신 총장님께서 전 교수님, 그리고 명예교수님까지 포함해서 주말 밤에 보내셨어요. 그래서 많은 교수님께서 공감을 하시고, 그동안 우리가 인재를 길러내는 데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이런 산업 기술에 대해서 소홀해하는 것이 아닌가, 많은 반성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참에 우리가 축적되어 있는 기술들, 그리고 앞으로 연구해야 하는 방향도 포함해서 우리가 차분하게 그리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김혜민> 네, 감사하고요. 많은 기업들의 든든한 힘이 되어주시기를 다시 한 번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인터뷰 함께해주신 최성율 카이스트 공과대학 부학장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최성율>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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