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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5.18... “그날 군은 지켜야 할 시민을 학살했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5-16 11:00  | 조회 : 2566 
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9년 5월 16일 (목요일)
□ 출연자 : 강상우 영화 <김군> 감독, 주옥 영화 <김군> 목격 제보자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지금 들으신 목소리는요. 5·18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 지만원 씨의 목소리입니다. 5·18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설은 사실 이미 법원에서 수차례 허위 사실로 결론 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이와 같은 주장이 계속 되고 있는 것이죠. 한 다큐멘터리 감독이 그날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서 5·18민주화운동 당시 찍혔던 사진 속 인물, 북한군이라고 지목될 수 있는 인물이겠죠. 직접 찾아 나섰다고 합니다.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한 번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김군>의 강상우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죠. 감독님, 연결돼 있습니까?

◆ 강상우 영화 <김군> 감독(이하 강상우): 안녕하세요.

◇ 김호성: 안녕하십니까. 영화의 제목이 <김군>입니다. 북한군으로 지목된 한 청년의 사진 속에 있는 바로 그 김군을 말하는 것입니까?

◆ 강상우: 네, 그 당시 1980년 5월에 광주 금남로에서 촬영된 사진 속 시민군에 대한 영화인데요. 그 사진 한 장에서 저희가 탐문을 시작해서 이분의 행방을 추적하는 과정을 영화로 담았습니다.

◇ 김호성: 이번 영화, 다큐멘터리 식으로 찍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만 저도 아직 못 봤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가 어떤 것인지요?

◆ 강상우: 저희가 다른 촬영으로 알게 되었던 광주에서 조선대 근처에서 세탁소를 운영하시는 주옥 선생님이 계시는데요. 선생님께서 2015년 5월에 문을 연 5·18 기록관에 다녀오셨다가 거기서 동네에 살던 청년 사진이 크게 걸려 있다는 말씀을 저희한테 해주셨고, 또 그 무렵에 같은 사진 속 인물에 대해서 일베와 지만원 씨가 상반된 주장, 말하자면 북한 특수군이라는 주장을 하기 시작하면서 저희가 이분에 대한 작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 김호성: 그 단초를 제공하셨던 주옥 씨는 저희들이 강 감독 인터뷰 이후에 다시 한 번 연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5·18 북한군 개입설과 관련해서 특히 지만원 씨의 인터뷰가 비중 있게 등장하고 있는데, 특별히 의도하신 바가 있으신지요?

◆ 강상우: 사실 지만원 씨의 북한군 개입설 주장은 이미 여러 언론에서 훌륭하게 그것이 얼마나 허구적인지를 증명을 해주셨는데요. 법원 해석도 마찬가지고. 다만 저희는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이런 어떤 레드컴플렉스, 사람들을 북한과 연루시키거나 빨갱이로 규정함으로써 낙인을 찍는 방식과 그것들을 믿는 세력들이 여전히 크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기록 차원에서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5·18과 관련해서는 80년 당시부터 지금까지도 계속 그런 어떤 빨갱이와 관련된 낙인이 중요하게 5·18이란 사건을 다루는 데 작용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던 게 있었습니다.

◇ 김호성: 일종의 김군, ‘사람을 찾습니다’ 하기 위해서 다큐멘터리 식으로 추적해나가는 과정이 아닐까, 저는 그냥 미루어 짐작합니다만 그러기 위해서 아주 많은 사람들을 만나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많이 만나셨는지요?

◆ 강상우: 네, 저희가 기본적으로 2~3시간 정도 인터뷰를 한 번 할 때마다 했는데요. 그렇게 긴 호흡으로 만나신 분들만 100여 분 가까이 되고요. 지나치듯이 말씀을 들은 분들은 훨씬 더 많습니다.

◇ 김호성: 어떤 식으로 하신 거예요? 사진을 보여주시면서 ‘이 사람을 아십니까’ 이런 방식입니까?

◆ 강상우: 처음에는 지나치듯이 만난 분들께는 먼저 사진을 보여드렸고요. 저희가 5월 항쟁 당시 참여하신 시민군 선생님들이나 생존자 분들을 만날 때는 사실 사진부터 먼저 보여드리진 않았어요. 그러니까 사실 그분들께서 39년 동안 계속해서 당시의 기억으로 인해서 많은 상처를 받으셨기 때문에 선생님들의 말씀을 먼저 오랫동안 듣고 나서 대화 말미에 사진을 보여드리면서 조심스럽게 여쭤봤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 김호성: 수많은 분들로부터 들었던 이야기 가운데 가장 가슴에 남아 있는 이야기가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 강상우: 저희가 작업을 처음 시작할 무렵에 영화에서도 등장하시는 양동남 선생님을 만나 뵈었는데요. 선생님은 당시 19살이었고 민주주의나 전두환에 대한 것도 아무것도 모르셨더라고요. 그런데 순전히 눈앞에서 펼쳐지는 말도 안 되는 상황, 우리나라의 군인들이 그분들이 지켜야 할 시민들을 학살하는 모습에 그것을 지나칠 수 없었기 때문에 자신도 항쟁에 참여하셨다는 말씀이 처음에 저희가 알고 있었던 5·18에 대한 인식을 좀 많이 뒤흔들었던 것 같습니다.

◇ 김호성: 5·18 1980년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도 많이 이 영화를 볼 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서 5·18 민주화운동이 어떻게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 감독께서 생각하시는지요?

◆ 강상우: 저희가 작업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5·18 하면 굉장히 엄숙하고 먼 과거의 일로 생각했는데요. 그 사진을 단서로 차근차근 탐문을 진행해나가면서 5월 항쟁에 참여하신 분들을 만나면서 이것이 굉장히 비교적 최근의 일이었고 여전히 생존자들이 아직 50대 중후반의 분들이 대부분인 최근의 사건이라는 점을 깨달았어요. 그리고 그분들이 항쟁에 참여하신 동기 또한 저희들이 얼마든지 공감할 수 있는 인간적인 동기에서 비롯한 것이라는 걸 깨달아서 영화를 보시면서 그런 부분들을 많이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호성: 이 영화 언제 볼 수 있습니까?

◆ 강상우: 5월 23일 목요일 날 정식 개봉이고요. 내일 모레인 5월 18일 토요일부터 저희가 특별상영식으로 영화 극장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강상우: 감사합니다.

◇ 김호성: 지금까지 영화 <김군>의 강상우 감독이었습니다. 그러면 이어서 당시 김군의 목격 제보자였던 5·18민주화운동의 생존자, 주옥 씨를 전화로 연결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 주옥 영화 <김군> 목격 제보자(이하 주옥): 안녕하세요.

◇ 김호성: 지금 광주에 계시는 건가요?

◆ 주옥: 네, 광주에 있습니다.

◇ 김호성: 이 영화에 나오십니까?

◆ 주옥: 네, 조금 나와요.

◇ 김호성: 영화배우가 되셨어요.

◆ 주옥: (웃음) 배우가 되고 싶어서 된 것은 아니고.

◇ 김호성: 그런데 이 영화를 보시면서 그때를 떠올리시고 이러셨을 텐데, 벌써 39년 전의 일이잖아요. 영화를 보시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 주옥: 영화 보면서 너무 가슴이 먹먹하고 그때 있었던 일이 그대로 재현돼서 제 눈 앞에 나타난 것 같아서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 김호성: 그런데 그 가슴아픈 이야기를 하시는데도 운율이 있을 정도의 목소리를 가지신 걸 보니까 그때의 아픔에서는 그래도 많이 벗어나시지 않으셨나, 이런 생각도 드는데요. 어떠십니까, 심정이?

◆ 주옥: 강상우 감독님 만나면서 많이 회복이 됐어요. 그때 강상우 감독님을 안 만났다면 지금도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 웅크린 상태에서 집에서 계속 그렇게 있었을 거예요. 밖을 안 나갔기 때문에.

◇ 김호성: 아픔이라는 것이 감춰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그것을 통해서 치유 과정을 밟아야 하는 것이군요.

◆ 주옥: 예, 예. 그럼요. 제가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계기는 강 감독님이 2014년에 광주에서 민주주의 성역이라고 해서 거기에서 오셨던 건가, 그분들이 오셔가지고 100인의 오월정신 릴레이아트라고 해서 광주 사람들의 광주의 풍토라든가 광주 사람들의 생각, 그런 것을 들어보기 위해서 이야기를, 100인의, 한 사람씩 지나가면서 이야기를 한 사람씩 넘겨가면서 100명을 지목해서 하는 행사가 있었어요. 그랬는데 그걸 하면서 저를 지목해준 동생이 주홍 작가라고 제 동생이에요. 광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인데 언니가 너무 힘들어하고 우울증에 너무 힘들어해서 안에만 박혀 있으니까 어떻게 밖으로 나가게 하고 싶어서 저를 지목했거든요. 그래서 그때 나가서 강상우 감독님을 만난 게 계기가 됐어요.

◇ 김호성: 그런데 이 영화 <김군>에서 주옥 선생님께서 기억하시는 김군은 어떤 사람이었습니까?

◆ 주옥: 요즘은 꽃미남이라고 해서 여성스러운 남자들이 인기잖아요. 그런데 그때만 해도 남자들이 아주 자신감 넘치고 남자 같이 생기고 그런 사람이 정말 매력 있는 사람이었거든요. 그런데 그분은 내가 봤을 때 키도 크고 굉장히 잘생긴 사람이었어요, 내 기준으로 봤을 때는. 그래가지고 참 리더 같고, 자기들 그룹들이 돌아다니면서 볼 때 보면 항상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저랬으면 좋겠다 하면서 같이 움직이고 그런 사람이었어요.

◇ 김호성: 직접 이야기도 나누셨습니까?

◆ 주옥: 저는 많이 나누지 못했고 우리 부모님께서는 많이 나눴죠. 항상 자주 찾아오고 그랬으니까. 저희 집이 장사를 했거든요. 배고파서 들리면 항상 밥도 같이 나눠먹고 그랬던 사람입니다.

◇ 김호성: 그때 당시 시민군들이 많이 있었고 그중에 한 명이었다는 이야기 아니겠어요. 그때 당시를 39년 전이긴 하지만 기억이 가물가물하실 수도 있겠지만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 가장 기억에 남았던 대화가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주옥: 제가 조대 뒤에서 살았거든요. 집에서 조대가 좀 높으니까 밑으로 내려오는 길에 내려오다 보면 차가 불타 있고 사람들이 늘어져 있고, 돌아다니면서 외치고 다니는 그 사람들을 볼 때 밑에 내려와서 너무 망연자실할 정도로 너무 힘들게 광경이 펼쳐져 있었어요. 그때 제가 임신해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엄마아버지는 임신한 사람이 그런 거 보면 안 좋다고 보지 말라고 했는데 그게 또 제가 그때 나이가 어리니까 궁금하죠, 임신했다고 해도. 너무 안타까우니까 어떻게 도와주고 싶고. 그래가지고 아버지께서 그 사람들한테 뭘 올려주고 할 때 저도 같이 막 거들어서 같이 해서 우리 친정아버지가 앞에서 항상 김군이 지나가는 거 보고 그때 시민군을 처음 봤을 때 너무 반갑잖아요, 아는 사람이라. 다칠까 싶어서 아이고, 이렇게 하는 것도 좋지만 다치면 안 돼. 조심해서 잘하게, 싸워봐. 그러면서 밥하고 물하고 음료수랑 막 올려줬어요, 만들어서 저랑 같이. 그러면서 올려주면서 다시 또 만나자, 열심히 싸워서 다시 또 만나자. 다시 만났을 때 꼭 부둥켜안고 이야기 한 번 나눠보자고, 꼭 살아서 저희 집 다시 찾아오라고 그랬던 기억과 저도 다시 만나요, 그랬던 걸 기억하거든요. 다시 만나자고, 우리. 그 말이 마지막이었어요. 그 뒤로 안 봤어요. 그 뒤로 안 보고, 또 이야기하니까 눈물 나오려 하네. 그 뒤로 본 적이 없어요.

◇ 김호성: 그 이후에 펼쳐진 여러 가지 상황, 그리고 지금 현재 거론되고 있는 북한군 개입 논란, 살아있는 분으로서 그때 당시에는 새 생명을 가지고 계셨을 때였는데 말이죠. 지금 생존자로서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 주옥: 지금 이렇게 북한군 개입했다고 막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실질적으로 본인들이 자식을 잃었거나 옆에 뒤에서 쓰러진 사람을 보거나 그랬으면 그런 말을 할 수 없었을 거예요. 그걸 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왜곡하고, 지금은 그러잖아요. 세상에는 굉장히 닮은 사람들이 많아요. 저도 어디 가면 어머, 아는 누구 같네 그러는데 저 아니라고 그런 적이 있거든요. 너무 얼굴이 비슷하고 닮은 사람들이 많아요, 세상에는 다니다 보면. 그런데 그걸 김군하고 북한에서 나온 그 사람하고 비교해가면서 닮았다고 그러면서 이 사람이다, 그렇게 지목하면 정말 안 되죠. 그래서 그분도 젊었을 때는 군대 갔다 와서 군인이었잖아요. 국민들을 지켜줘야 하는 군인이었잖아요. 저는 아들 셋 다 군대 보내서 잘 제대하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정말 군대 안 가려고 별별 행동을 다 하지만 또 군대 보낸 부모로서는 그때 상황이 자기 아들이 그렇게 군인으로서 국민들을 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됐다면 굉장히 가슴 아팠을 거예요. 그래서 정말 그렇게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 자기 가족이나 누가 당했으면 그런 말 절대 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 김호성: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고요. 저희들이 영화 속에서 만나뵙도록 하죠. 오늘 고맙습니다.

◆ 주옥: 네. 아이고, 제 인터뷰 잘됐는지 모르겠네요. 감사합니다.

◇ 김호성: 잘됐습니다. 아주 고맙습니다.

◆ 주옥: 네, 네.

◇ 김호성: 지금까지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생존자이자, 김군의 목격 제보자, 주옥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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