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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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정청래 “대북식량지원으로 미사일 흐름 끊어야, 타이밍 못 맞추면 과거로 돌아간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5-14 19:48  | 조회 : 2075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9년 5월 14일 (화요일)
■ 대담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정청래 전 의원


정세현·정청래 “대북식량지원으로 미사일 흐름 끊어야, 타이밍 못 맞추면 과거로 돌아간다”

- 한반도 정세 불안정, 北 미사일 예의주시해야할 대목
- 정부 너무 미적거려, WFP 통계자료 발표하자마자 움직였어야
- 北 하노이 회담 이후 책임자들에 대한 검열 세게 진행되는 듯, 상당히 험악한 분위기
- 남북 물 밑 제안? 그것마저 북쪽이 거절한 듯 
-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은 정부 행정명령에 의해 닫혀, 미국에 물어볼 것 아냐... 정부 초창기에 바로 열었어야
- 文정부 통일외교안보 분야 참모진 너무 점잖아
- 북한 군사도발은 대남용 아닌 대미용
- 미국 움직임 없으면 가까운 시일 내 또 한 번 쏠 가능성, 일본 열도 상공 넘어서 안보리까지 안 가게 될 정도의 거리
- 트럼프... 북한의 핵문제, 재선에 결정적 킬러 콘텐츠 여부 고민할 것
- 타이밍 잘못 맞으면 북미협상 남북화해 불씨 다 날아가, 과거로 돌아가는 굉장히 좋지 않은 상황
- 거꾸로 김정은이 미국 압박하는 상황
- 악순환 흐름, 대북식량지원으로 빨리 끊어야
- 탑-다운 방식은 마무리까지 이어가야, 이제 방법은 미국 설득하는 수밖에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문재인 정부가 3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집권 2년을 돌아보면, 그나마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걸로 평가되는 한반도 평화정착 문제도 최근엔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실정인데요. 난관에 부딪힌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어디서 어떻게 동력을 찾아야 할지, 오늘 1부와 2부에서는 이 내용 중점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정청래 전 의원, 두 분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하 정세현)> 네, 안녕하십니까.

◆ 정청래 전 의원(이하 정청래)> 네, 안녕하십니까. 정청래입니다.

◇ 이동형> 정 전 의원은 저희 고정 패널이시니까 일주일에 한 번 항상 모시는데, 정세현 전 장관님은 오랜만에 모시는 것 같습니다?

◆ 정세현> 네, 여기 온 지는 제법 되는 것 같네요. 

◇ 이동형> 그때 나오셨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한반도 정세가 조금 불안정하다, 이렇게 볼 수 있겠는데, 어떻게 보세요?

◆ 정세현> 불안정합니다.     북한은 벌써 두 번째 미사일 발사를 했고, 또 최근에는 정부가 지금 추진하고 있는 대북식량지원에 대해서 평가절하는. 그것으로 ‘퉁치려고 하지 말라’고 얘기를 하는 그런 입장을 내놨는데요. 물론 그것이 불한의 공식 매체가 아니고, 당국의 목소리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바뀔 수 있는 여지는 있지만, 그냥 별일 없는 것처럼 생각해서는 안 될, 예의주시해야 할 대목이기는 합니다. 어쨌건 식량지원을 계기로 해서 우리의 대북 영향력을 빨리 회복해야 할 텐데, 제가 보기에는 정부가 너무 미적거리는 것 같아요. 이것은 지금 벌써 원래 진달래꽃이 지고, 보리를 벨 때까지가 보릿고개 아닙니까? 먹을 것이 없는 시기인데, 지금 진달래꽃이 진 지도 오래됐기 때문에 작년에 농사지은 것은 벌써 떨어졌다고 봐야 해요. 그러면 지금 북쪽은 굉장히 식량난에 허덕이고, 더구나 올해 봄 모내기도 그렇고, 밭작물도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비가 안 오고 있습니다. 그러면 금년 농사도 뻔해요. 이럴 때는 우리가 미리 알아서 WFP가 동계 자료를 발표하자마자 움직였어야 하는데, 자꾸 의견 정취만 한다고 하는데, 입장을 정했으면 일단 띄워놓고 준비를 하면서 입장 청취를 해야지, 너무 미적거리는 것 같아요.

◇ 이동형> 인도적 식량지원은 더 빨리 움직였어야 한다?

◆ 정세현> 매사에 타이밍이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타이밍을 놓치면 사또 떠난 뒤에 나팔 격이라는 속담이 있지만, 일 다 끝난 뒤에 늦게 하면 아무런 효과가 없지 않습니까? 

◇ 이동형> 청와대는 국민의 의견을 더 듣겠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요?

◆ 정세현> 의견 들어봐야 어차피 반대하는 쪽은 반대합니다. 그다음에 청와대가 그런 식으로 의견 수렴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해서 지지비율이 높아질 것 같습니까? 이것은, 어차피 대북문제는 양극화 현상을 보일 거고, 그렇게 되면 추진하면서 반대하는 쪽을 설득을 생각해야지요. 

◇ 이동형> 정 의원님, 지금 장관님의 정부가 너무 미적거린다는 진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정청래> 그런 경향이 있죠. 그러니까 이런 문제는 결국은 미국의 입장과 우리의 입장과 북한이 항상 일치할 수는 없잖아요. 우리 입장에서 보면, 시쳇말로 일단 ‘지르고 보는’ 것이 지금을 뚫는 데는 맞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고요. 이번에 북한이 두 차례 발사체인지, 미사일인지, 저는 그냥 미사일로 이야기하겠습니다. 발사하는 것을 보면서 예전에 김대중 대통령이 했던 말씀이 스쳐지나가더라고요. 울브라이트 미 국무장관, 클린턴 때. 평양에 갔었죠. 그러고 나서 엘 고어가 대통령 선거에 실패하면서 클린턴이 결국은 평양 방문을 못하게 되면서 무산됐었는데, 그때 김대중 대통령이 저한테 개인적으로도 천추의 한이고, 박복한 민족이다. 그때 행운의 여신이 한반도를 비켜갔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요. 그 이후로 다시 올 수 없는 기회를 우리가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다시  없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무리 어렵더라도 무슨 일이든 우리 정부가 이 문제를 매듭을 짓고 가야 하는데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분투했으면 좋겠습니다.

◇ 이동형> 이것은 어떻습니까? 우리 대통령이 미국 가서 미국 대통령을 만나고 나서 계속 북한과 이야기하겠다, 이야기를 했었는데, 지금 북한이 묵묵부답으로 나오고 있거든요?

◆ 정세현> 4월 11일에 한미 정상회담 하고 돌아와서 4월 15일에 정상회담 제안을 했었죠. 그런데 그때 미국에서 문 대통령한테 쥐어줬다는 메시지가 이런 저런 경로를 통해서 사실상 우리 언론들의 취재 경쟁 과정에서 모양새가 다 드러났다고 봅니다. 북쪽으로서는 그 정도는 별로 매력이 없다, 조금 더 센 것을 들고 나와야 한다. 또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과 관련된 획기적인 입장변화가 감지됐으면 나왔을 겁니다. 그것도 없이 빅딜은 아니고, 스몰딜은 아니고, 중간에 미들딜 정도로 조율해보겠다는 그런 투의 이야기가 오고갔을 것이라는 전망 기사들이 나오면서 북쪽이 매력을 못 느꼈고, 또 시기적으로 그때가 4월 15일이면 김정은 위원장이 4월 25일입니까? 러시아 방문이? 러시아 방문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었을 때에요. 시기적으로 굉장히 바쁠 때. 아무리 통전부 회의지만, 최종적으로는 김정은 위원장이 결재를 받아야만 응답을 보낼 수 있는 일인데,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은 시점에 대북제안을 했다는 문제가 있었죠. 또 하나는 하노이 회담 이후에 회담이 잘못돼서 회담을 그렇게 준비하고 마무리하게 된 과정에서의 책임자들에 대한 일종의 문책이라고 할까, 검열이 세게 지금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몇 사람은 지금 전혀 이름이 나오지 않아요. 당장 김혁철도 급이 그렇게 높지는 않지만, 안 보이고. 심지어 김여정까지도 북쪽 언론에 거명이 안 되는 것 보면 상당히 강하게 문책 인사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나. 그런 와중이니까 우리 정상회담 제안에 대해서 용기 있게 이것은 받아봅시다, 내지는 이것은 언제 이후에 얘기하자고 시점이라도 제안합시다, 하는 얘기를 감히 꺼낼 수 있는 그런 분위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 이동형> 그러면 우리는 물 밑 제안이나 특사 이야기는 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 정세현> 저도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것마저 북쪽이 거절한 것 같아요. 지금 남북대화를 주관하는 곳이 통전부고, 그다음에 원래 대미대화는 정부 간 외무성에서 다뤄왔는데, 그동안 통전부장이었던 김영철 당 부위원장이 두 개 다 총괄 지휘를 했단 말이에요? 그러다가 하노이가 저렇게 끝나고 나니까 김영철도 상당 정도의 실권 상태로 빠진 것 같아요. 권력을 잃는. 그러면서 물 밑 접촉 내지는 특사 방북, 이것까지도 북쪽이 호응할 수 없는 분위기. 괜히 말 잘못 꺼냈다가는 문책 당한다든지, 또는 숙청될 수도 있기 때문에 상당히 험악한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 정청래> 제14차 최고인민회의가 끝나고, 신년사 발표했던 국무위원장실에서 사진 찍었잖아요. 김영철이 뒤쪽에. 원래 서열상은 앞쪽에 있어야 하는데요.

◆ 정세현> 물론이죠. 왜냐하면 앞에 당 서열도 그렇고, 그동안 역할로 봐도 김정은 위원장의 오른쪽이든지, 왼쪽 옆에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 최선희한테도 밀렸단 말이야. 외교부 부장인 최선희한테 밀리고, 리용호 외무상도 앞줄 소파에 와서 앉았고. 그것을 보고는 일부 언론에서는 그래도 뒤줄 한 가운데 있는 것 보니까 아직은 힘이 있다는 식으로 해석했던데, 그게 벌써 밀려나는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 정청래> 그러면 김영철이 가고, 최룡해가 다시 부상하게 되는 건가요?

◆ 정세현> 최룡해는 어차피 넘버 투에요. 넘버 투고, 거기는 총괄책임자였기 때문에 김영철하고는 격도 다르고, 또 관장하는 것도 김영철은 북미대화와 남북대화를 총괄지휘했던 것뿐이지,최룡해는 국내 정치, 간부들 전부 지휘 총괄하는 자리 아닙니까?

◆ 정청래> 외교라인에 있지 않았을 뿐이다?

◆ 정세현> 그럼요.

◇ 이동형> 알겠습니다. 지금 장관님 말씀에 잠깐 언급됐는데, 개성공단하고 금강산 관광 문제. 지금 북한이 공식 언론은 아닙니다만, 북한 매체를 통해서 끊임없이 남한을 비난하는 것 중 하나가 이겁니다. 개성공단하고 금강산 관광문제는 남한의 결단으로 가능한데, 미국을 핑계대면서 미적댄다. 계속 비난하고 있는데, 이게 맞습니까? 우리만의 결단으로 할 수 있는 겁니까? 

◆ 정청래> 원칙적으로는 맞는 말이죠. 우리가 유엔안보리 제재에 의해서 개성과 금강산을 닫은 게 아니고 정부의 행정명령에 의해서 닫았어요. 닫을 때는. 

◇ 이동형> 5.24 조치?

◆ 정청래> 그럼요. 그런데 열 때는 미국과 상의를 안 할 수 없는 입장이요.

◇ 이동형> 그런데 북한도 우리 입장을 알고 있는 것 아닙니까?

◆ 정세현> 5.24 조치가 아니고,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 11일 새벽에 관광객 박왕자 씨 피격 사건이 나자마자 이명박 정부에서 그다음 날 금강산 관광을 중지시켰습니다. 행정명령이에요. 그다음에 5.24 조치는 천안함 사건 이후에 나온 거고. 개성공단 가동 중단은 2016년 2월 10일에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이 그해 1월, 2월 연달아서 핵 실험하고, 미사일을 쏘고 하니까 유엔 대북제재를 조금 강력한 것을 유도한답시고 먼저 몸을 던진 겁니다. 그것도 행정명령이에요. 그러니까 유엔의 대북제재가 나온 것과는 전혀 무관하게 대한민국 정부 내에서 행정명령으로 이루어진 거니까 사실은 미국한테 물어볼 것도 아니에요. 북한은 그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법리상 물어볼 게 아니에요. 그런데 박근혜 정부 때는 그것을 열 수가 없었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사실 초창기에 바로 열어버렸으면 됩니다.

◆ 정청래> 안 물어보고요?

◆ 정세현> 안 물어보고. 일을 해놓고 나중에 미국이 거기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면, 행정명령이기 때문에 유엔 대북제재와 무관한 것이고, 미국이 이해를 해야지, 이것까지 당신네가 우리한테 허가를 할 수 있다고 착각하지 말라고 떳떳하게 얘기했으면 되는데, 처음부터 유엔 대북제재에 저촉되는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문재인 정부의 통일외교안보 분야 참모진들이 너무 점잖은 것 같아요. 

◆ 정청래> 그러니까 이렇게 된 거죠. 안 물어보고 했으면 미국도 불만이 있어도 인정을 해주는 건데, 물어봤으니까 안 돼. 그런데 그것을 어기고 할 수는 없는 그런 상황인 거죠.

◆ 정세현> 이제는 그렇게 됐어요.

◇ 이동형> 미국의 단독 제재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 정세현> 그거는 자기들이 하든지, 말든지요. 

◇ 이동형> 그것하고는 상관없는 건가요?

◆ 정세현> 그렇죠.

◇ 이동형> 그래서 북한이 계속 요구하고 있는 거네요?

◆ 정세현> 법리상 그것은 미국한테 물어보지 않아도 되는 일인데, 괜히 그것을 거기에 끼워 넣어 가지고 조금 전에 정 의원 말씀하신 대로 일을 저질러 버렸으면 어쩔 수 없는데, 이거 해도 될까요? 하는 식으로 물어봤는데, 그거는 아직 아니야, 하고 트럼프 대통령까지 최근에 얘기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이것은 일종의 자충수입니다. 

◇ 이동형> 네, 알겠습니다. 북한이 두 번에 걸쳐서 발사체를 발사했는데, 첫 번째 발사는 안보 문제가 아니고 정치 문제라고 한다고 치고요. 얼마 안 있어서 두 번째 발사는 왜 했다고 보십니까?

◆ 정세현> 지금 북한은 그런 식의 군사적 도발이라고 할까, 이런 것을 하면, 대남용이 아니라 대미용이거든요. 미국을 상대로 해서 그런 벼랑 끝 전술을 쓰면 물 밑으로 협상을 제의해왔다고 하는 성공의 추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실제로 그렇게 했고. 그러니까 지금 연말까지 셈법을 바꿔서 나오라고 한 것이 지난 4월 12일이요. 그렇지만 연말까지 기다리자니 답답했던 거죠. 국내 경제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그러니까 빨리 북미대화의 불씨를 살려내고 싶은 생각에서 일을 벌였는데, 과거 경험에 비추어볼 때 으레 미국이 뒤로 나오라고 할 줄 알았는데, 안 나온단 말이에요. 5일 있다가 또 쐈어요. 사거리가 늘어났습니다. 이렇게 조금 더 위협적이 되면 이번에는 나오지 않겠나 하는 생각으로 쐈을 겁니다. 그런데 벌써 5일이 또 됐는데, 오늘, 내일 사이에 특별한 미국의 움직임이 없으면 북한은 가까운 시일 내에 또 한 번 쏠 가능성이 있다. 나올 때까지. 그러나 유엔 대북제재를 불러올 그런 정도 거리 이내에서. 

◇ 이동형> 이번에도 만약에 한다면 단거리일 것이다?

◆ 정세현> 아니죠. 지금 유엔 안보리로 끌고 가야 할 미사일은 탄도미사일입니다. 거리가 적어도 중거리. 일본 열도 상공을 넘어서는 1000~1500km 이상이 되면 우선 일본이 발끈하고 일어날 거예요. 그러면 미국도 어쩔 수가 없지. 그러니까 그 범위 내에서 동해 상에 또 떨어지는 그런 거리로 쏘지 않겠는가.

◆ 정청래> 쏜다면 조금 더 강력한 것으로 쏘겠다?

◆ 정세현> 그렇죠. 그런 거죠. 처음에 동해에서 쏴서 270km, 400km, 쐈는데 거리가 늘어난 것을 쏘려고 하다보니까 동해안으로 쏘면 일본 쪽으로 더 가까이 간단 말이에요. 그렇게 해서 서해안 가서 쏴서 자기 내륙을 횡단해서 동해 바다로 떨어지도록, 영해를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계산된 행위를 했는데, 앞으로 거리가 조금 더 늘어나지만, 안보리까지는 안 가게 될 정도의 거리, 그것을 계산해서 한 번 쏘지 않겠나 봅니다.

◆ 정청래> 이런 게 있는 것 같습니다. 일본의 유명한 작가,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인 이야기.’ 이것을 보면 이런 이야기가 있어요. 보수적인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나이든 사람, 이런 게 아니고 셀프메이드맨. 자수성가하는 사람들이 빠지는 덫이 보수주의다. 왜? 자기가 성공한 방식을 계속 고집하니까. 이런 거예요. 북한도 지금 관성이 있는 거죠. 아까 장관님 말씀하신 대로 벼랑 끝 전술을 펼쳐서 뒤에서 미국이 다시 협상하자, 만나자고 하니까 계속 그런 방식으로 하는데, 이것이 과연 지금의 관성대로 해오는 건데요. 북한이 이번에도 그러면 성공할 수 있을까요?

◆ 정세현> 글쎄, 그거는 상대가 있는 문제기 때문에.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이기 때문에 그것은 예측하기가 어렵죠. 과거에는 전혀 트럼프와는 다른 경로를 걸어왔던 정치인 출신 대통령이 지휘하는 미 국무부는 그런 식으로 움직여줬습니다. 이번에는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가 없고. 그런데 또 트럼프이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죠.

◇ 이동형> 이것은 대남용이 아니고, 대미용이다. 그러니까 문 대통령 취임 2주년에 맞춰서 쐈다, 이거는 아닌 거네요?

◆ 정세현> 까마귀 날자 배 떨어졌다는 속담도 있지만, 배가 떨어졌다고 전부 다 까마귀 탓입니까? 그건 아니고. 4일에 썼던 200km 사거리 나오는 방사포는 분명히 당시 아직도 덜 끝난 한미 합동공중훈련. 그것에 대한 반발이었다고 나는 봅니다. 그런데 그날 오전 10시부터 쐈던 미사일. 그거는 대미용이었고, 9일에 쏜 것은 더욱 대미용이었다. 문재인 대통령 2주년을 그렇게 축포를 쏴준단 말이에요? 그건 아니고.

◆ 정청래> 그러면 이렇게 해석할 수 있겠네요. 북한이 두 번 쐈고, 또 쏜다면 미국을 향해서 빨리 물 밑 대화 하자, 이거죠?

◆ 정세현> 그렇죠.

◇ 이동형> 북한 내로 던지는 메시지는 없을까요?

◆ 정세현> 있죠. 우리가 이렇게 자위수단이 확실하다. 특히 아까 여기 들어오기 전에도 정 의원이 말씀하셨는데, 중앙통신회 미사일 발사하는 장면을 바라보는 김정은 위원장의 표정이 매우 밝더라. 그거는 대내용입니다. 우리 무기가 대단하구나. 

◆ 정청래> 안심해라.

◆ 정세현> 미국은 우리를 건드릴 수 없다. 이것을 확인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그것을 긴 설명보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표정에서 인민들이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측면이 있죠. 대내용도 있고, 대미용도 있고. 그러나 대남용은 나는 아니라고 봐요.

◇ 이동형> 트럼프 대통령이 1차, 2차 발사 이후 자기 트위터에 별 거 아닌 것처럼, 신뢰 위반도 아닌 것처럼 그렇게 이야기했거든요? 그러면 미국 언론이 말하는 레드라인은 뭡니까? 아까 장관님이 말한 탄도미사일, ICBM, 이런 겁니까?

◆ 정청래> 트럼프 대통령이 일주일 간격으로 입장이 확확 바뀌었어요. 처음에는 별 거 아니다, 두 번째는 심각하다, 세 번째는 괜찮다, 이렇게 갔어요.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도 지금 당황한 거야. 경황이 없는 거예요. 본인의 참모들하고 상의하고 트위터를 쓰는지, 안 쓰는지는 모르겠는데, 일주일 동안 입장이 너무 왔다 갔다 했어요. 그래서 미국도 조금 당황을 하고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고, 그런 면에서 봤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재선에 결정적인 킬러 콘텐츠냐, 아니냐, 이것을 가지고 내심 고민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 정세현> 역시 정치인이어서 그런지, 그런 정치인들의 계산에 대해서는 잘 읽어내시네. 우리는 못해요, 그런 거.

◇ 이동형> 과연 이것이 트럼프의 재선에 도움이 되는 킬러 콘텐츠냐. 지금 당장은 북핵 문제보다 미중 무역전쟁이 더 중요한 어젠다 같아요. 미국 언론도 그렇고. 그러면 북핵 문제는 중요도에서 밀린다고 하면 시간은 더뎌 갈 게 아니냐. 이렇게 우려를 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 정세현> 그것 때문에도 일단 신뢰한다, 신뢰는 깨지지 않았다, 그다음에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러면서 북한이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식으로 북한을 달래는 식으로 눌러놓고, 미중 무역분쟁 쪽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하는 것 같은데요. 그게 타이밍이 잘못 맞으면 북한이 그것까지 헤아려주지는 않을 겁니다. 계속 자기들은 쏘고, 쏘고 하다 보면 안보리로 끌고 갈 수밖에 없는 정도의 사거리가 나오는 미사일을 쏴버리는 경우에 이거는 지금까지 어렵사리 구축해왔던 남북 화해·협력의 모멘텀, 그다음에 북미 협상의 불씨, 이게 다 날아간다고 볼 수 있죠. 

◇ 이동형> 과거로 돌아가는 겁니까?

◆ 정세현> 그렇죠. 굉장히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 정청래>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이렇게 계산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트럼프 대통령이 어차피 재선을 하려면 우리와 잘 지내야 하는데, 당신도 그러면 몰리는 것 아니냐, 이런 건데. 북한의 입장으로서는 우리가 좋을 리는 없지만, 그동안 좋았던 것도 없고, 우리는 조금 버티면 된다. 그리고 당신은 정권이 유한하지만, 나는 유한하지 않다. 무한하다. 이러면서 본인이 칼자루를 쥐고 싶어 하는. 그래서 칼끝을 트럼프한테 들이대는 이런 심리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정세현> 그거는 잘 보신 거예요. 왜냐하면 처음에는 미국이 김정은의 진정성을 확인하고 느긋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확실하게 퇴로가 없으니까 더 이상 물러날 데가 없다는 식으로 자진해서 그런 식으로 인민들한테 노동신문을 통해서 교육까지 시키는 그런 것을 보고 하노이에서 빅딜 카드를 내놓으면서 완전히 세게 밀어붙였죠. 그런데 그 이후에 상황이 반전됐다고 봐요. 그때 당하고 나서 북한에서는 이번에는 당신이 한 번 당해봐라. 당신이 지금 재선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지금 재선이 내년 11월 13일이면 금년 하반기 가을부터는 선거 운동을 시작해야 할 거다. 그러려면 그 전에 뭔가 외교 분야에 있어서 업적을 낼 수 있는 것을 하나 챙겨야 할 텐데, 우리 것밖에 없어. 다른 것은 이란 문제 있고, 중공 문제고, 다 미국이 마음대로 안 되는 거야. 핵 문제를 가지고 우리와 그야말로 빅딜을 할 수 있는 준비를 해서 나오라. 거꾸로 미국을 압박하는 그런 상황이 됐다고 나는 봅니다. 

◆ 정청래> 제가 한 가지 추가하자면, 시정연설에서 묘한 발언을 한 것이 뭐냐면, 북한과 미국은 적대적인 관계다. 그런데 김정은 나와 트럼프는 우호적인 관계다. 이게 조금 안 맞는 말을 했어요. 그러니까 트럼프 당신 개인이 결단하는 문제 아니냐. 당신하고 나하고 둘이. 이런 메시지를 준 것 같고, 볼턴 같은 사람 말 듣지 말고 당신이 나서서 결단해라. 이것을 압박하고 있는 것 같아요.

◆ 정세현> 그러니까 미국의 관료들만 과거의 방식으로 문제를 풀려는 것만 아니라 북한의 보수 세력도, 북한에도 관료가 있고, 군부가 있습니다. 그 사람들도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미국을 압박하려는 그런 발상을 벗어나지 못할 거예요. 그러니까 당신과 내가 탑-다운 방식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를 풀어나가면, 트럼프 당신한테 좋은 결과가 갈 수 있다는 메시지죠. 그러니까 북한과 미국은 사이가 안 좋다는 얘기는 관료들은 서로 문제를 푸는 데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얘기에요. 

◇ 이동형> 5월, 6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는데, 그때 어떤 대화의 계기가 될 일은 없을까요?

◆ 정세현> 그거는 6월 말이죠. 6월 말에 오사카에서 G20 회의가 열리는데, 우선 첫째 일본 쪽에서는 한일 정상회담은 없다는 식으로까지 썰렁하게 나오고 있고, 그런 상황에서 오사카까지 온 트럼프 대통령을 한국으로 초청한다고 할지라도 북미 간의 접점을 만들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여기 와서 북한을 상대로 한 좋은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는 시간은 아마. 벌써 오늘이 5월 14일이니까 한 달 조금 더 남았는데, 한 달여 사이에 북미 간에 뭔가 빠른 속도로 물 밑 대화를 통해서 접점을 만들고, 트럼프 대통령이 오사카에 와서 끝내고 서울에 온다고 하면 남북 정상회담, 또는 북미 정상회담의 불씨가 확 살아나겠지만, 그게 없으면 기대하기가 어렵고요. 또 하나는 미국이 움직이지 않으면 아까도 제가 말씀드렸듯이 미사일을 또 쏠 겁니다. 그렇게 되면 국내 여론도 나빠지고, 이게 그야말로 악순환을 계속하면 안 되는데, 어디선가 끊어야 하는데, 그거를 나는 대북식량지원을 빨리 하는 것으로 해서 그 흐름을 끊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150만 톤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사실 우리 농림부에서는 100만 톤씩 들어내고 싶어 해요. 비축미가 올해 100만 톤 정도 들어내면 금년도 추곡수매가는 확 올라가기 때문에 농민들은 참 좋습니다. 농민들 입장에서는 대북 쌀 지원이 40만 톤, 50만 톤으로 끝나지 않고, 우리 쌀을 100만 톤 정도 북한에 보내버리는 것을 바라죠. 농민들의 입장도 들어봐야 하는데, 무슨 통일부 정책 자문들하고 여론 수렴한다고 하는 건 번지수가 틀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 이동형> 그런데 제가 문외한으로서 질문 드리는데요. 남북 정상끼리 핫라인 연결했다고 안 그랬습니까? 이럴 때 전화하면 안 됩니까?

◆ 정세현> 그게 안 받기 시작한지가 오래됐다고 임종석 비서실장 재직 중에 전화가 안 된다는 얘기를 실토를 해버렸죠. 전화 안 되는 것 같아요.

◆ 정청래> 안 돼도 안 된다고 실토를 안 하는 게 나은데요. 

◆ 정세현> 안 했어야죠.

◆ 정청래> 정보라는 건 안다는 것도 정보고, 모른다는 것도 정보고, 말 안 하고 있는 것도 정보고, 그런 거거든요.

◇ 이동형> 문재인 대통령이 백악관 가서 트럼프 만날 때 탑-다운 방식이 좋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장관님도 동의하십니까?

◆ 정세현> 지금까지 이게 북미 정상회담이고, 남북 정상회담이고, 또는 작년 2월 이후 남북관계, 북미관계는 전부 탑-다운 방식으로 끌고 갔어요. 바텀-업, 밑에 실무자들에게 맡겨 놓으면 언제 일이 끝날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올해 2월 하노이 회담도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참다못해서 직접 탑-다운 방식으로 시동을 걸어서 됐던 거고, 시작을 탑-다운 방식으로 했기 때문에 마무리까지도 탑-다운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정청래> 공무원들이 보통 복지부동이다, 영혼이 없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잖아요. 바텀-업 방식으로 하면 하세월이에요. 특히 남북관계는 대통령만이 결정할 수 있어요, 모든 것을. 그렇기 때문에 결국은 탑-다운 방식 말고 다른 효율적인 방식이 있겠는가, 그런 생각이 들어서 결국은 남·북·미, 세 정상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어요. 물론 중간에 심부름하는 사람도 있고 하겠지만. 그래서 특사도 보내고 하는데. 그런데 저는 장관님이 다른 매체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신 게 귀에 들어오더라고요. 미국 입장하고 우리 입장하고 같을 수가 있느냐. 우리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서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듯이 계속 미국 가서 설득해야 한다.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인 것 같아요.

◇ 이동형> 그럼 장관님이 생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설득이다?

◆ 정세현> 이제는 미국을 설득하는 것밖에 없어요. 그전 같으면 미국에 물어보기 전에 일을 저질러놓고 미국에 양해를 구하는 식으로 하면 속도를 낼 수 있었을 텐데, 지금 자진해서 이거 해도 될까요, 하고 물어봤으니까 이렇게 되면 지난 것은 지난 일이지만, 이제라도 삼고초려 해야겠죠. 세 번 가서 이야기하면 미국도 거절 못한다. 세 번이라는 게 의미 있잖아요. 없는 호랑이도 세 사람이 와서 이야기하면 동네 사람들이 믿듯이, 삼고초려도 있고요. 세 번 정도 미국을 설득하면 돼요. 과거에 제가 대북 쌀 지원, 비료지원을 제일 많이 한 사람인데, 재직 중에. 신한국당 의원들 중에 반대 강도 순으로 삼고초려를 했습니다. 세 번씩 찾아가서 이것 좀 줍시다. 안 된다고 해요. 또 가. 세 번째 가서 줍시다.

◇ 이동형> 세 번. 알겠습니다. 시간이 없어서요. 장관님도 지금 두 번째 나오셨으니까 다음에 한 번 나오셔서 세 번 나오셔서 더 길게 이야기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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