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이란산 대체 원유 없어, 소비자물가 악영향 줄 것...  알뜰주유소는 대안 안 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4-29 16:24  | 조회 : 2113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조용찬 미중산업경제연구소 소장



[생생경제] 이란산 대체 원유 없어, 소비자물가 악영향 줄 것...  알뜰주유소는 대안 안 돼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앞서 장바구니 물가 말씀드리면서 몇 가지 가격이 올라가는 채소 이야기해드렸는데요. 기름값까지 고공행진하고 있어서 서민들의 마음이 무겁습니다. 기름값이 오른 배경에는 국제 정치가 있는데요. 미국이 이란제재를 재개하면서 유가가 상승한 겁니다. 당연히 우리 경제에 영향을 끼치고요. 미중산업경제연구소의 조용찬 소장과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 조용찬 미중산업경제연구소 소장(이하 조용찬)>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오늘 기름값은 어떻게 됩니까?

◆ 조용찬> 네, 지난 주말에 1배럴 62.99달러까지. 최근 들어서 2달러 정도가 하락했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고공행진 중에 있습니다. 

◇ 김혜민> 그렇군요. 왜 이렇게 고공행진을 하게 됐는지 우리가 오늘 공부를 해볼 텐데요. 이란 산 원유 제재를 불러온 배경부터 이해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이게 2015년으로 올라가야 하죠? 배경을 짧게 설명해주시죠.

◆ 조용찬> 미국 같은 경우에는 이란에 대해서 두 차례 경제 제재를 가했는데요. 작년 8월 7일, 그리고 11월 5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대미 강경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으면서 상황이 악화되자 원유 금수 조치까지 빼든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원유 수출 같은 경우이란 전체 국고 수입의 40%를 차지하는데요. 이런 외화 수입을 막아서 핵이나 미사일 개발뿐만 아니라 주변국에 대한 테러 지원을 하지 못하도록 강제하기 위해서 이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혜민> 청취자분들이 많이 들으셨을 거예요. 미국이 악의 축으로 이란, 북한, 이렇게 해서 지명을 했기 때문에 우리가 이란이라는 곳을 잘 알기도 하고요. 미국이 2015년도에 미국뿐만 아니라 몇 개 국가가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대신에 이란에 가해졌던 각종 제재 조치를 해체하겠다고 했었잖아요. 그런데 그것을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다, 다시 이란에 제재를 하겠다고 해서 기름값까지 올라온 겁니다. 그래서 제가 아까 2015년까지 올라가야 한다고 말씀을 드렸던 거고요. 그러면 이란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 아닙니까? 지금 이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 조용찬> 이란 같은 경우 당장 NPT 탈퇴 카드까지 꺼내들었는데요. NPT라는 것은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찰을 거부할 뿐만 아니라 핵 프로그램의 가동을 다시 하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되면 1933년 3월에 터진 북한의 1차 핵 위기도 NPT 탈퇴 성명에서 비롯했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는 반발을 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란 같은 경우에는 NPT 탈퇴 외에도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까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호르무즈 해협 같은 경우에는 세계 석유 용량의 30%, 하루 평균 1800만 배럴이 통과하는 곳인데요. 유조선에 대한 사격 훈련이라든지, 미사일 발사와 같은 군사 훈련을 핑계로 일정 기간 원유 수송을 교란시킬 수 있기 때문에요. 서방에서는 바짝 긴장하는 그런 모습입니다.

◇ 김혜민> 그렇죠. 원유 수송에 문제가 생기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정말 이란이 NPT 탈퇴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까지 나서면 중동 지역이 정말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 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 조용찬> 네, 그렇습니다. 미국 같은 경우에는 이렇게 강경하게 나가는 것이 아무래도 이란에 우라늄 농축 중단뿐만 아니라 모든 핵 시설 사찰 수용, 그리고 미사일 개발 중단, 시리아에 대한 철수와 같은 12개 항목을 수용하기 전까지는 계속 석유 수입 금수 조치를 발동할 예정이고요. 또 이란 같은 경우에는 호락호락하게 미국에 자신들의 권위를 뺐기지 않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갈등 관계는 조금 더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 김혜민> 그리고 우리 입장에서는 기름값 뿐만 아니라 북한, 이란, 이렇게 같이 가잖아요. 이란 외무부 장관이 곧 북한을 방문하겠다는 의미심장한 말까지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지금 북한하고 미국도 관계가 앞으로 진전 못하고 있는 상황 가운데서 또 북한이 미국의 손을 놓고 이란의 손을 잡게 되는 것 아닌가, 이런 극단적인 상상까지 하게 되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 조용찬> 네, 북한과 이란 간의 관계는 지난 30년간 아주 끈끈한데요. 탄도미사일, 핵무기를 공동으로 개발해왔다는 의혹을 지금까지 받아왔습니다. 또 군사협력을 현재까지도 유지시킨 몇 안 되는 나라 가운데 하나입니다. 지난해 8월에도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이란을 방문하기도 했는데요. 아무래도 미국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이란으로서는 북한을 함께 끌어들였을 경우에 대미 공동전선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과 이란 둘 다 관리를 해야 해서 상당히 껄끄러운 입장에 놓여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혜민> 최근에 기름값 왜 이렇게 올랐나, 여러분들 궁금해 하셨을 텐데 이게 이런 국제 정치에 배경이 있었습니다. 거기에 대한 이야기, 설명을 해드렸고요. 이제 정말로 경제 이야기를 해보죠. 우리나라가 석유를 수입한다는 것은 당연히 저도 알고 있었지만, 이란도 있었나? 그리고 이렇게 제재를 해서 못 사올 경우에 우리한테 이렇게 타격이 있었나? 이 정도는 저도 몰랐거든요. 우리나라가 현재 이란에서 원유를 얼마나 사옵니까?

◆ 조용찬>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해서 원유 수입량은 11억 배럴 정도 되는데요. 이란 산 원유는 5820만 배럴이기 때문에 전체 수입량의 5.2%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주요 원유 국가 순위를 보면, 사우디가 한 29%를 차지하고요. 나머지 국가들이 쿠웨이트, 이라크, 카타르에 이어서 이란은 6위 정도 되는 수준입니다. 이란 산 원유를 수입하는 우리나라 기업은 현대 오일뱅크, SK 이노베이션, 그리고 한화 종합화학의 자회사들이 많이 수입을 하는데요. 이란 산 원유라는 것 자체가 갖고 있는 특이성 때문에 아무래도 우리나라 석유·화학 업종이 상당히 선호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전체 원유 수입이 11억 배럴 정도인데, 그중에서 이란 산은 5.2%, 5800만 배럴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에 절대적인 양은 작지만 우리 소장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란 산 원유만의 특징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굉장히 선호한다. 어떤 특징입니까?

◆ 조용찬> 우리나라 기업들 같은 경우는 이란 산 원유를 네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하는데요. 상대적으로 다른 원유 가격에 비해서 가격이 저렴합니다. 또한 국내 설비와의 호환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고요. 또 불순물이 없고, 양호한 품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낮은 운송비용 때문에 우리나라 정유사뿐만 아니라 석유·화학 회사들이 무척 선호해왔는데요. 이란 산 원유는 초경질 원유라고 합니다. 초경질 원유 같은 경우에는 석유화학의 기초 원료로 쓰이는 나프타 함량이 70~80% 되는데요. 일반적으로 우리가 많이 수입하는 두바이 유 같은 경우에는 정제를 했을 경우에 나프타가 12% 축출되는 것에 비해서는 가성비가 상당히 높습니다. 나프타 같은 경우에는 연료형, 그리고 원료용으로 나눠지게 되는데요. 연료형은 휘발유부터 제트기까지 연료로 나오게 되고요. 또 원료용 같은 경우에는 석유화학의 기초 원류인 에틸렌, 프로필렌, 그리고 벤젠, 톨렌 같은 것을 생산해서 이를 기초로 인쇄 잉크라든지, 합성 섬유, 합성 고무, 합성수지, 염료, 의약품, 비료 같은 제품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산업의 쌀이라고도 합니다. 

◇ 김혜민> 기름의 세계가 굉장히 복잡하네요. 이란 산 원유가 나프타 추출하는 데 가성비가 좋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이란 산 원유가 좋은 것은 다 있네요. 가격 저렴하고, 설비 호환 가능하고요. 낮은 운송비, 다 되는데 지금 문제는 미국의 이란 제재가 다시 시작되면서 우리가 이것을 수입을 못한다는 거란 말이에요. 그러면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면, 그러면 이란 산 원유 대체할 수 있는 다른 것을 가져오면 되지, 할 수 있잖아요?

◆ 조용찬> 그럴 수는 없는데요. 우리나라 초경질 원유 수입만 놓고 보면요. 이란 산이 전체 수입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서부 텍사스산 원유라든지, 카타르, 호주, 러시아 산으로 바꿔야 하는데요. 하지만 문제는 테스트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겁니다. 또 안정적으로 수입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확신도 없는 상황이고요. 가장 걱정스러운 점은 석유화학의 원료 특성상 이란 산 초경질 원유를 어떤 원유에서도 100% 대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 석유화학 업체 같은 경우는 원가 부담이 그만큼 늘어나게 되고요. 생산성 저하, 수익성도 떨어지고요. 석유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소비자 물가에도 시차를 두고서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 김혜민> 그렇군요. 그래서 오늘 홍남기 부총리가 이란 제재로 국제 유가 상승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알뜰 주유소를 활성화하겠다고 이야기를 했는데요. 그게 대안이 될까요?

◆ 조용찬> 대안은 될 수가 없는데요. 원유 가격 같은 경우는 크게 세 가지 요인에 의해서 결정이 된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시추에 따른 생산 비용은 고정되어 있는데요. 1배럴에 42달러 전후입니다. 하지만 국제 석유 가격을 움직이는 요인은 원유 선물 시장의 투기 거래, 지정학적 요인이 들어갑니다. 이게 보통 15달러 정도가 되고요. 또 수급 요인이 5달러 전후인데, 현재 이란 산 문제로 인해서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유가가 쉽게 떨어질 수가 없다는 겁니다. 그렇게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70달러 전후까지 올라갈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래서 소비자의 주머니는 더 팍팍해지지 않을까 합니다.

◇ 김혜민> 또 하나의 문제는 오늘 홍남기 부총리도 그래서 대안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대이란 수출 중단으로 피해가 예상되는 중소기업이 문제입니다. 그래서 중기 긴급 경영 안정자금을 지원하겠다고 했는데요. 이 부분은 우리가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할까요?

◆ 조용찬> 아무래도 대이란 제재로 인해서 우리나라 중소 벤처기업 같은 경우는 388개사가 어려움에 처하고 있고요. 대이란 수출 기업의 89%는 중소기업입니다. 아무래도 8000만이라는 이란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 그동안 오랜 기간 시장을 개척해왔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사실상 유동성 지원이라든지, 대체 시장 발굴과 같은 쪽으로 권유를 하고 있겠지만, 이게 한 순간에 바뀌기 어렵다는 겁니다. 만약에 미국이 제재 품목 중에서 우리가 거래하는 품목이 발견됐을 경우에는 거액의 벌금을 미국으로부터 부과 받게 되고요. 미국 기업과의 거래 중단뿐만 아니라 금융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실상 달러 거래 시스템에서 쫓겨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나라의 기업들뿐만 아니라 정부도 이 문제에 상당히 예민하게, 미리 대처를 해주지 않으면 중소기업은 상당히 커다란 어려움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김혜민> 또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꼴이 될까봐 걱정인데, 국내는 여야가 대치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는 미국과 이란이 대치하면서 지금 나아질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어요. 그러면 미국과 이란의 이런 냉기류를 중재할 누군가가 필요한 겁니까? 아니면 OPEC이나 이런 기관에서 나서야 하는 겁니까? 어떻게 해야 합니까?

◆ 조용찬>OPEC 같은 기관이 나설 수는 없는데요. 아무래도 수니파와 시아파 간의 갈등이 워낙 심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유럽연합이 새로운 합의안을 계속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란 같은 경우는 낙장불입. 예전에 합의했던 핵 합의 사항의 한 획도 교체하는 것에 대해서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 EU가 이란의 반발을 감수하면서라도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제재를 대폭 강화하고요. 미국이 핵 합의 틀에서 깨지 않는 범위 안에서 합의해주어야 하는데요. 단기적으로는 서로가 퇴로를 막고 있기 때문에 쉽게 이번에 갈등이 끝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혜민> 정치적으로는 그렇고요. 그러면 아까 제가 OPEC을 얘기했지만, 기름은 전 세계가 필요하고, 기름이 나는 나라는 정해져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수요와 공급을 맞추기 위해서 기름 나는 국가들이 협력하고, 원칙을 세우려고 만든 게 OPEC이잖아요? 여기서 지금은 제가 찾아보니까 산유국들이 기름을 조금 생산하는 기조라고 하는데, 이것을 조금 증감하는 기조로 바꾼다든지, 이런 전략적인 대안은 없습니까?

◆ 조용찬> 당장 6월 하순이죠. OPEC 총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이 때문에 7월부터 협조와 관련해서 상당히 유연하게 대처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당장 러시아 같은 경우도 생산량 확대에 나서겠다고 입장을 밝혔고요. 그리고 잉여 생산 능력이 200만 배럴 정도 되는 사우디라든지, 미국으로부터 증산 요청을 받았기 때문에 7월 이후부터는 어느 정도 물량이 나오면서 이란 산 원유의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소시켜주지 않을까 합니다.

◇ 김혜민>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국제 정치의 대안이겠네요. 국가들이 나서서 지혜롭게 이 문제들을 해결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발 기름값이라도 안정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미중산업경제연구소 조용찬 소장과 함께했습니다. 소장님, 고맙습니다.

◆ 조용찬> 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