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시간 : [월~금] 17:10~19:00
  • 진행: 이동형 / PD: 김우성 / 작가: 홍기희, 김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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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학살을 지켜본 이들, 트라우마는 대를 이어 전이된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4-02 20:23  | 조회 : 777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9년 4월 2일 (화요일)
■ 대담 : 허영선 제주 4.3 연구소 소장


부모 학살을 지켜본 이들, 트라우마는 대를 이어 전이된다 

- 4.3은 현재진행형, 70년 지나도 기억 더 견고
- 4.3 트라우마 2세 3세로 전이, 대를 이어진다
- 후유장애 불인정, 70년 전 상처를 70년 후에 병원 진단서 떼야
- 4.3 특별법 개정안, 상당히 많은 미해결 과제 포함... 대단히 국가가 시혜 베푼다는 생각 안돼
- 4.3은 정부가 인정한 국가 기념일, 아픈 상처에 또 한 번 상처 주는 발언 없어져야
- 유족들, 특별법 개정안이 국가가 갚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
- 노무현 대통령 사과 이후 보수 정권 10여 년 거의 시계추 거꾸로 갈 정도의 역사 제자리걸음이거나 퇴행 
- 기억해야 제주의 풍경이 더 잘 보인다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내일이면 제주 4.3 71주년을 맞습니다. 제주 4.3사건은 1948년 4월 3일부터 1954년까지 약 7년여 동안 공권력의 탄압 앞에 수만 명의 무고한 제주도민이 희생된 사건인데요. 최근에 제주 4.3 특별 법안이 4건이 나왔고, 올해 초에는 당시 억울하게 투옥됐던 피해자들에 대해 사실상 무죄에 해당하는 공소기각 판결이 나오긴 했습니다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아 보입니다. 제주 4.3 연구소 소장인 허영선 시인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소장님?

◆ 허영선 제주 4.3 연구소 소장(이하 허영선)> 네, 안녕하세요. 

◇ 이동형> 지금 제주도에 계시죠?

◆ 허영선> 네, 그렇죠.

◇ 이동형> 4.3을 하루 앞두고 있는데, 지금 제주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 허영선> 오늘 하루 종일 4.3 행사가 이어졌어요. 지금은 아까 금방 4.3 특별법 개정안 촉구 결의대회가 끝나서 전야제 행사가 지금 치러지고 있거든요. 지금 제주시청 앞에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4.3 전야제 행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 이동형> 그래도 예년보다는 다른 분위기입니까?

◆ 허영선> 70년의 확산이 상당히 많이 됐죠. 올해 그의 여파가 있어서인지 분위기는 뜨거웠습니다.

◇ 이동형> 소장님, 최근 4.3 71주기 앞두고 에세이집도 발간하셨다고 하는데, 직접 생존자와 유족들의 증언도 담겨 있습니까? 유족들은 어떤 이야기를 해주시던가요?

◆ 허영선> 네, 그렇죠. 에세이집이어서 증언을 자세히 싣지는 않았지만, 제목이 ‘당신은 설워할 봄이라도 있었겠지만’이에요. 이게 사실 우리는 처연한 봄날을 마주하고 있지만, 죽은 이들은 이 봄조차 맞지 못했잖아요. 그래서 이들의 비극의 언어들을 담았는데요. 여기에 세상을 뜨신 분들도 계신데요. 끌려가는 남편한테 트럭 위를 향해서 마지막으로 찐빵을 던졌던 할머니의 이야기라든가, 그리고 고사리를 등짐지고 오다가 마중 나온 아버지가 고사리를 받으려는 순간에 쫓기는 몸이 돼서 다음 날 희생된 아버지 이야기, 그래서 고사리를 먹지 못하는 이야기라든가, 그리고 어머니의 묘를 이장할 때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간난 아기였을 때 헤어졌던, 그리고 학살당했던 어머니의 은가락지를 거기서 발견하고 70이 넘은 딸이 자기 손가락에 가락지를 끼우면서 한 번도 뵌 적 없는 어머니를 이 가락지가 다시 살아온 듯이 느껴진다고 눈시울을 붉히는 그런 여인들의 이야기 등 그런 정말 4.3이 아니었으면 따뜻한 봄날을 맞이했을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에세이집에 있습니다.

◇ 이동형> 소장님, 한때 우리가 4.3이 금기어인 시절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피해를 입은 분들도 피해를 입었다고 말 못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세상이 바뀌었다고는 합니다만 여전히 그 사건에 대한 후유증, 트라우마가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유족들에게.

◆ 허영선> 네, 그렇죠. 저는 70년이 지나도 기억이 이렇게 더 견고해질 줄은 상상을 못했습니다만, 그래서 4.3이 현재 진행형이라고 합니다. 지금도 불면증에 시달리면서 밤에 약을 먹지 않고는 잠들 수 없다는 팔순의 딸들이 있고요. 그리고 바로 눈앞에서 부모의 학살을 본 자식들의 경우에는 2세에서 3세로 전이되기도 해요. 트라우마 역시 저는 대를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그런데 이런 트라우마, 후유 장애를 안고 살아가시는 분들이 계시지만, 후유 장애를 인정받지 못한 분들도 있다고 하는데, 왜 그렇습니까?

◆ 허영선> 후유 장애로 불인정 받으신 분들이 있는데요. 이분들의 경우에는 70년 전의 상처를 온 몸에 입었는데도 불구하고 70년이 지나서 병원에서 진단서를 떼야 해요. 그래서 진단서를 떼러 갔을 때 의사들은 4.3을 이해하지 못한 경우에는 이게 노후로 인한 병으로 치부해버립니다. 그리고 이게 어떻게 4.3 때의 병인지 근거를 대라고 하면, 그 증거 하나가, 모든 사람들 세상을 다 떠났고, 이분이 정말 4.3 때 희생당한 상처라고 얘기를 해주겠습니까? 귀가 난청이 돼서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오셨는데, 70년 동안 내가 아이 때도 귀머거리라는 별명을 들었다는 할아버지는 지금에라도 후유 장애 신청을 해도 되느냐고 작년에 신청을 했던 분도 있고요. 또 어떤 분의 경우는 지금도 그러세요. 저희 4.3 연구소에 오셔서 병원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이 지금 힘이 안 들어간다, 이게 어떤 일이냐 했더니 4.3 때 내가 너무 고문을 당해서 이랬다고 하니까 이게 후유 장애다, 그래서 이것을 이제 후유 장애 신청을 해도 되느냐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4.3 시기에 당했는데도 4.3 시기에 당했음을 인정받지 못하는 분들이 있어요. 이런 분들의 경우에 제도적으로 조금 더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이동형> 방금 말씀하신 후유 장애 문제도 그렇고, 또 돌아가신 분들의 명예 회복, 유족에 대한 보상, 이런 게 아직도 제대로 안 되는 것 같은데, 결국 4.3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어야지 이 모든 게 해결된다, 이렇게 보시는 건가요?

◆ 허영선> 지금 4.3 특별법 개정안이 상당히 많은 미해결의 과제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어야만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요. 특별법 개정안이 대단히 국가가 시혜를 베푼다는 이런 생각을 하면 안 된다고 봐요. 억울하게 희생을 당한 분들은 이미 세상을 떴고, 그리고 또 그렇게 희생을 당한 분들, 생존 희생자도 계시고, 그 2세들도 있고, 이분들의 명예 회복이 상당히 중요한 거예요. 명예 회복을 하고 또 잘못된 우리 과거사를 우리가 우리 스스로 정의롭게 해결하자, 그런 출발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이동형> 특별법 개정안이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만, 어쨌든 국회에서 잘 되기를 기대하고요. 한편으로는 보수 인사들, 뉴라이트 인사들, 종교계에서도 보수 기독교 인사들, 또 보수 정치인들, 아직까지 4.3은 폭동이 아니냐, 이런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하고 있단 말이죠?

◆ 허영선> 지금도 그런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5.18 망언에 이어서 4.3 망언도 늘 그렇게 수난을 당했거든요. 그런데 사실 4.3을 어느 입장에서 보느냐, 시각을 이렇게 아주 꼿꼿하게 날선 시각으로 보는 것을 떠나서라도 4.3은 정부가 인정했어요. 국가 기념일로 엄연히 지정됐고, 그리고 대통령이 그야말로 4.3에 대한 폄훼를 용납하지 않겠다고까지 했고, 정의를 향해서 나가자고 했거든요. 그런 왜곡된 발언을 하는 것은 저희들은 폄훼 발언에 대해서 처벌을 해야 한다는 조항까지 특별법 개정안에 들어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새로운 인권의 세기를 위해서라도, 당당한 역사로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 그러한 아픈 상처에 또 한 번 상처를 주는 발언들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제 함부로 그런 얘기를 할 수 없겠네요.

◆ 허영선> 그럼요.

◇ 이동형> 최근 제주 4.3 연구소에서 주관한 증언본풀이에 참석했던 생존자 김낭규 어르신이 다시 아파도 좋으니 이유나 알았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하는데요. 진상규명, 아직도 확실히 안 됐다, 이렇게 보시는 거죠?

◆ 허영선> 네, 잘 보셨는데요. 김낭규 어르신의 경우 상당히 한이 많으신 분이에요. 그야말로 4.3은 70년이 지나고, 우리가 상당히 많은 이뤘다고 생각하겠지만 공유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아요. 그늘에 계신 분들이고, 그리고 배제된 희생자들의 이름이죠. 김낭규 어르신의 경우는 4.3 평화공원에 아버님의 위패가 올라 있다가 어느 날 철회가 됩니다. 없어진 거죠. 그래서 이분은 거기 가서 정말 통곡을 해요. 우리 아버지가 죽어서도 또 무슨 일을 할 거라고 생각하느냐, 죽은 이가 살아나서 뭘 할 것이냐, 너무나 슬프다, 그러면서 왜 아버지는 그 시절에 젊은 청춘의 몸으로 희생됐겠느냐. 그분의 이런 한 맺힌 사연은 정말 지금도 잠들 수 없는, 돌아누워서 아내의 등을 보면 당신도 눈물이 난다고 한 남편의 입을 통해서 더 절절하게 다가옵니다.

◇ 이동형> 청취자분께서 “피해자분들이 생존해계실 때 빨리 조사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댓글 주셨는데, 지금 세월이 많이 흘러서 피해자분들, 직접 피해를 당한 분들이 몇 분 안 계시죠?

◆ 허영선> 직접 피해를 당한 분들, 70대 중반부터 이렇게 되는데요. 하루가 달라요. 조금이라도 이분들이 살아계실 때 위안을 주는 그런 제도적 장치라든가, 의무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 이동형> 4.3 진상규명에 대한 것은 민간단체에서는 열심히 연구도 하고, 논문도 쓰고, 그랬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국가가 나서서 진상규명해서 어떤 연구안을 내놓는다거나 보고서를 내놓는다거나, 이런 것이 있었습니까?

◆ 허영선> 2000년에 4.3 특별법이 제정되고요. 2003년에 정부가 직접 내놓은 4.3 진상조사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진상조사 보고서의 범위 안에서 저희들은 지금까지 이야기를 해왔거든요. 그러나 이제 진상조사 보고서 이후에 추가 진상조사 보고서가 중요해요. 지금도 밝혀지지 않은 진실들을 더 드러내는 이들이 있고, 그리고 미국의 책임 문제라든가, 상당히 많은 문제들이 아직도 산재해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생존해계신 유족들이 하나, 하나의 증언을 통해서 저희들은 그동안 몰랐던 상당히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또 하나의 진실들을 파악하고 있기도 하죠.

◇ 이동형> 남은 생존자들과 유족들이 바라는 4.3의 완전한 해결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허영선> 그들은 국가 공권력에 의해서 억울하게 희생을 당한 사건이었잖아요. 그래서 정말 4.3 시기에는 가장 많은 희생을 당한 사람들이 노약자와 아이와 여성이었습니다. 33.3%나 되는데요. 국가가 저지른 엄청난 학살이, 제주도민 10명 중 1명이 돌아가셨어요. 그리고 10명 중 1명은 아이였어요. 이분들에 대해서 이제는 국가가 직접 나서서 눈물을 닦아주고 명예회복을 해주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유족들 스스로가 국가가 갚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면서 무엇보다도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기를 기다리고 있니다.

◇ 이동형> 그런데 이게 정권이 바뀌거나 혹은 그러면 4.3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것 같은 느낌이 저는 개인적으로 들던데, 어떻습니까?

◆ 허영선> 정말 맞는 말씀이세요. 저희들 4.3이요. 2003년 정부 진상조사 보고서가 나온 이후에 노무현 대통령의 사과가 있었고, 그 이후에 보수정권이 들어서고 한 10여 년 동안은 거의 시계추가 거꾸로 갈 정도의 역사가 제자리걸음이거나 또한 퇴행됐습니다. 그래서 4.3이 왜곡과 오도가 상당히 오래 진행됐는데요. 다시는 어떠한 정부가 와도 4.3의 진실이 이렇게 무너져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 이동형> 역사적 문제인데, 여기에 진보, 보수가 있을 수가 없는 문제인데 말이죠. 안타깝네요.

◆ 허영선> 당연하죠. 입장을 바꿔서 생각을 해보시라고 저는 하고 싶습니다. 당신들이 그 당시에 제주도 사람이었다면, 그 당시에 어린아이를 둔 부모였다면, 그리고 그 부모가 눈앞에서 학살당하는 장면을 본 지금 세대였다면 당신들은 국가에 대해서 무엇을 이렇게 원하는 것에 대해서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일 수 있겠느냐. 

◇ 이동형> 마지막으로 4.3 71주년을 맞이해서 우리 국민들이 제주 4.3 사건에 대해 어떻게 기억하고 있어야 할까요? 마무리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 허영선> 지난해의 슬로건이 ‘4.3은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라고 했습니다. 4.3을 너무나 몰랐던 우리 사람들, 그리고 4.3을 알고, 앞으로는 제주를 알아주기를, 그리고 제주를 찾아주시기를, 이렇게 바라는 점이 있습니다. 너무나 4.3을 모르고 있거든요. 기억해야 할 역사. 그리고 지금까지는 해방 공간 다음으로 한국전쟁으로 이어졌는데, 해방 공간 다음에 4.3이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하고, 그렇게 해야 3.1 100년이 되는 역사 속에서 4.3이 어떤 위치에 규정되고 있는지를 알게 됩니다. 기억해야 역사가 되고, 기억해야 제주의 풍경이 더 잘 보이고, 그리고 제주도는 아주 아름다운 섬이지만, 처연한 아름다움.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제주도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한 마음으로 제주를 찾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이동형> 네, 소장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허영선> 네, 감사합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제주 4.3 연구소 허영선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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