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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면옥 대신 주상복합? "600년된 거리, 3대 잇는 노포들의 장소인데..."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1-18 10:53  | 조회 : 1302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9년 1월 18일 금요일
□ 출연자 : 박은선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활동가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이곳에 가면 탱크도 만들 수 있다’ 어딘지 바로 떠오르실 겁니다. 세운상가죠. 오래전부터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제조업 장인들이 몰려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서울시가 이 일대를 재개발하기로 결정하면서 세운상가 주변, 그리고 1950~1960년대에 문을 연 을지면옥, 안성집, 양미옥 이런 을지로 대표 노포가 철거 예정입니다. 을지로 노가리 골목도 마찬가지고요. 뮌헨호프 여기도 아마 기억하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여기도 마찬가지 신세입니다. 청계천·을지로 인근 상공인들, 또 예술인과 시민들이 중심이 된 시민단체들이 재개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재개발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도심의 기능을 높이고 역사와 의미를 살릴 수 있는 재개발. 균형을 맞춘 접점이 과연 나올 수 있을지, 접점을 찾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떤 점을 살펴봐야 할지, 오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의 박은선 활동가, 전화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박은선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활동가(이하 박은선): 안녕하세요.

◇ 장원석: 일단 어떤 사업인지 제가 간단하게 설명 드렸고요. 지금 상황부터 좀 여쭤볼게요. 지금도 철거 계속 진행 중입니까, 아니면 중단됐습니까? 

◆ 박은선: 네, 철거는 계속 진행 중입니다.

◇ 장원석: 철거가 언제부터 시작됐죠? 지난해 가을 쯤이었나요?

◆ 박은선: 아니요. 관리처분인가라고 해서 철거를 공식적으로 할 수 있는 시간은 10월 26일인데요. 철거는 이미 5월부터 진행되고 있었어요.

◇ 장원석: 지난해 봄부터 이미 진행되고 있었고. 그러면 지금은 어느 정도나 철거가 진행된 상태인가요?

◆ 박은선: 우리가 알고 있는 양미옥이나 혹은 을지냉면 있는 쪽은 빼고, 그 앞쪽으로 청계천변으로는 지금 400여 업체들 철거한 상태고요. 지금은 광성레이저라고 굉장히 역사가 오래된 이런 업체만 하나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 장원석: 생각보다 개발사업 속도가 빠르게 진행될 것 같다는 이야기도 있었거든요. 그 주변 분들은 어떻게 느끼고 계세요?

◆ 박은선: 여기 상인분들은 평생 장사를 하시거나 아니면 쇠를 깎는 일을 하시다 보니까 자기 구역이 재개발된다는 이야기는 아주 오래 전부터 있어서 실감을 못하시고 계시다가, 정말 집주인이 나가라고 하고 시행사가 나가야 한다고 협박하고 다니고, 이런 시점에 와서야 실감을 하셨대요. 그래서 사실 세입자들은 나갈 곳을 미리 마련해놓을 수가 없는데 특히나 여기는 이런 오래된 공업사들은 자리를 옮기는 게 쉽지가 않고 무조건 청계천 근처에 가야 합니다. 왜냐면 이런 필요한 부품이나 자재들 다 근처에서 구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당황하신 거죠. 특히나 전면 청계천변에서 장사하시던 분들은 특히나 이렇게 좋은 장소를 구하는 것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끝까지 저항하시다가 결국에는 협박에 이기지 못하셔가지고 그냥 창고나 이런 데로 들어가신 분들이 좀 많아요. 그래서 사실상 폐업이라고 볼 수가 있죠.

◇ 장원석: 그렇군요. 심한 분들은 충청 지역까지 내려가서 다시 일을 꾸리셔야 하겠다는 분들도 계시던데. 이주를 하겠다고 하신 분들에게는 제대로 된 보상이 있었습니까?

◆ 박은선: 보상은 법적으로 4개월 치가 보장되거든요. 그래서 그걸 받아야 하는데, 영업보상비라는 것도 감정도 조금 문제가 있었다, 이런 말씀도 하시고. 그런데 4개월 치를 받은 것도 받은 거지만, 이제 이게 문제가 아니라 상인들한테 법적으로 정해진 관리처분인가 이후에 이주 기간이지만 이주를 빨리 하라고 시행사에서 다들 영업손실금을 2~6억 정도를 내리셨어요. 그런데 이분들이 모든 수입을 다 기록을 못해놓으니까 감정평가가 아무래도 월수입이 굉장히 적게 잡혔는데. 예를 들어 2000~3000 정도의 영업보상비가 나왔다 하더라도 주변에 있는 권리금이, 원래는 권리금이 없었다가 4000~6000만 원까지 주변에 생겨버렸어요. 이분들이 이런 4개월 치 영업보상비를 충분히 받았다 하더라도 주변에 있는 다른 장소에 가서 장사를 하기에는 지금 좀 되레 손해를 보는 상황이시죠. 만약 장소가 있었으면 가신 분들은 그나마 다행인데요. 아예 지금 빈 점포가 주변에 없어요. 왜냐면 다 재개발로 묶여있고 혹은 재개발 예정이기 때문에 들어가실 수가 없는 상황이세요. 그래서 이런 분들은 아예 창고에 이전하시거나 폐업하실 수밖에 없었죠.

◇ 장원석: 그러면 지금 시행사와 상인들 사이에 마찰도 있고, 옮긴다고 하더라도 그게 여의치 않은 상황인데요. 시행사 측에서는 철거된 자리에는 뭘 세운다고 이야기하고 있나요?

◆ 박은선: 네, 지금 주상복합 아파트를 짓겠다고 합니다.

◇ 장원석: 그 일대에는 아까도 말씀하신 것처럼 을지면옥, 안성집, 양미옥 이런 노포들 많고요. 노가리 골목, 뮌헨호프, 유명한 오래된 술집들이 많은데. 역사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도 지금 말씀하시는 것 아닙니까. 이 지역이 가지는 의미, 뭐라고 보시는지요?

◆ 박은선: 첫 번째로는 지금, 저는 예술을 전공하고 나중에 도시공학으로 박사까지 했는데요. 여기는 도시 역사적으로도 굉장히 중요한 오래된 거리예요. 여기 입정동은 역사가 600년 된 거리고요. 여기는 염초청이나 관수교 터가 남아있는 데기 때문에 여기를 주상복합 아파트로 만드는 게 말이 안 된다는 얘기죠. 그런데 그것도 그거지만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 하셨던 분들의 그런 주소도 남아있고, 그다음에 조합운동이라고 일제강점기에 있었어요. 경제적 독립운동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터도 10개 이상 지금 발견된 장소이기 때문에 여기는 주상복합이 맞지 않는다. 그리고 또한 여기는 아시다시피 60~70년대에 있었던 공장들이 아직도 운영하고 계시고, 3대째 운영하고 계세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지금 재개발로 인해서 이런 역사가 남아있는 곳이 거의 없잖아요. 피맛골이 있었는데 피맛골이 오세훈 시장님 때 사라졌죠. 그러니까 이렇게 근현대 역사를 이어주는 공간이 여기밖에 없기 때문에 예술가들이 이 공간을 많이 찾고, 디자이너들도 이 공간을 굉장히 좋아하고. 뿐만 아니라 메이커들도 여기에서 기술을 습득하고 원하는 물건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이 장소는 비단 역사적 가치뿐만 아니라 미래에 4차 산업의 기반이 되는 곳이기 때문에 저희가 정말 우리가 목숨을 바쳐서라도 여기 꼭 지키고 싶다고 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일대 상인들뿐 아니라 장인들, 메이커, 예술가들까지도 지금 참여하면서 생존권을 위해서 싸우고 있다고 지금 말씀해주고 계시는데요. 박원순 서울시장이 어쨌든 신년 기자회견 때가진 아니었는데 엊그제 ‘가능하다면 이런 오래된 상점들 보존되는 방향으로 재설계하는 방안을 요청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는데요. 여기 박 시장에게 시민단체 측, 연대 측에서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 박은선: 처음에 말씀드렸듯이 여기 청계천변에서 가장 오래된 메이저 공장인 광성레이저는 아직 영업 중이세요. 왜냐면 여긴 아직 집주인이시기 때문에 소송 중이라서 아직 건물을 철거를 안 했는데요. 여기를 중심으로 해서 우선 이 근방은 철거를 좀 중단하고 차분하게 대안을 설계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지금 계속 공사는 강행하고 있고 주변에 철거 안 된 데도 굉장히 영업피해를 많이 주고 있는 상황이니까 좀 우선 주변에 있는 동절기 철거를 우선 멈추고 대화에 나섰으면 좋겠고요. 만약에 여기가 메이커 스페이스, 저희가 주장하는 것은 그런 것이에요. 여기가 당연히 역사적 가치도 있고, 그다음에 일제강점기나 아니면 조선시대의 유물들도 남아있는 곳이지만, 무엇보다 저희 젊은 사람들이 답답한 지점은 메이커들이나 예술가들이 이곳이 아니면 제품을 만들 수가 없어요. 지금 이 3구역뿐만 아니라 다른 곳도 철거될 건데요. 그러면 우리가 예술가들이 작품을 만들거나 아니면 디자이너들이 책을 만들거나, 이런 장소들이 다 사라지게 되거든요. 그러면 거의 4만 개 이상의 일자리도 같이 사라져요. 또한 그 주변에, 여기에 작업실은 없지만 여기서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사람들의 생존권도 다 달려있거든요. 여기에 철공소나 아니면 여기서 장사하시는 분들뿐만 아니라 여기서 물건을 만들고 재료를 사야 하는 예술가들, 디자이너들, 메이커들 생존권이 다 얽혀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요구하는 것은 여기를 제조산업문화 특구로 지정하셔서 진정한 재생사업을 부탁드리는 것이죠. 그래서 저희는 거의 60명 넘는 분들이 회의에 참석하시고 2만 명 넘는 분이 서명에 참여해주셨는데요. 저희가 요구하는 것은 시민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한 장소를 지켜달라고 풀뿌리 운동으로 일어나는 경험이 별로 없어요. 이런 운동이 있을 때 도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런 요구를 바탕으로 해서 4차 산업과 2차 산업이 만나는 그런 미래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하기를 저희는 요청 드리는 바입니다.

◇ 장원석: 혹시 서울시 측과 혹은 구청 측과, 지금 시민단체 연대 쪽과 대화의 장이 마련된 적이 있는지요?

◆ 박은선: 저희가 집회를 크게 한다고 소문이 나니까 그때 바로 직전에 연락이 왔어요. 우리는 사실은 대안을 마련하고 있었다고 하니까 좀 당혹스럽다고요. 만약에 그랬다면 상인분들이 갔을 때 시청이나 구청에서 만나주지도 않았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이 조금 너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만약에 정말 여기 상인들을 존중하셨으면 좀 미리 만나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우선 여기에 대해서 어떤 확답도 저희는 듣지는 못했고, 고민을 해보시겠다고 했으니까 저희는 박원순 시장님께서 그전에 하셨던 역사나 아니면 서울의 가치에 대해서 말씀하셨던 것들을 믿고 싶은 것이죠. 그래서 정말 말씀대로 역사가 살아있는, 그리고 제조상인들이 다 모여 있는 이런 공간을 좀 지켰으면 좋겠습니다.

◇ 장원석: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은선: 네,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의 박은선 활동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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