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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상 "잘사는 포용국가 아닌 못사는 갈등국가, J노믹스 변경해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12-12 08:54  | 조회 : 2767 
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8년 12월 12일 (수요일) 
□ 출연자 : 이필상 서울대 경제학부 초빙교수(前 고려대 총장)

-1기 경제팀 소득주도성장 경제실험하다 실험관 깬 격
-최저임금 올리고, 근로시간 줄이고? 서민경제 무너지기 시작
-경제팀 교체하기 전에 경제정책 기조부터 바꿔야
-김수현·홍남기, 김동연·장하성 반면교사 삼아 협력해야
-경제 성장 동력 먼저 회복해야 포용국가 가능
-서별관회의? 국민경제자문회의 기구 활성화시켜야
-IMF 위기와 달리 지금은 산업위기, 만성적이라 더 심각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우리 사회의 정치·경제·사회·문화 각 분야에 걸친 원로들의 탁월한 식견을 들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 출범이 시작됐는데요. 홍남기 신임 경제부총리가 경제사령탑을 맡았죠. 전문성 논란이 있었던 김수현 정책실장은 ‘소득주도성장의 원톱은 경제부총리다’ 이렇게 밝히기도 했습니다. 힘을 경제부총리에게 실어주겠다, 이런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방향이 옳지만 가는 길이 험난하다는 평도 있고요. 방향 자체를 바꿔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제2기 경제팀의 시작에 앞서 경제원로의 식견을 통해서 한국경제의 과제와 난제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고려대 총장 역임하셨죠. 서울대 경제학부 이필상 초빙교수, 모셨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이필상 서울대 경제학부 초빙교수(이하 이필상): 안녕하세요.

◇ 김호성: 지난여름에 1기 경제팀 한참 진행 중이었을 때 이런 말씀하셨어요. 제가 참 기억에 생생한데 ‘마중물이 아닌 펌프가 문제다’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그때. 마중물을 넣어서 물을 쭉쭉 뽑아 올리는 것이 선행돼야 하겠지만, 그 이전에 펌프 자체가 작동해야 하지 않겠느냐, 이런 말씀하셨는데 지금도 비슷한 생각이신지요?

◆ 이필상: 네. 펌프가 더 고장난 것 같습니다.

◇ 김호성: 그렇다면 앞으로 2기 경제팀의 활동을 이야기하기 전에, 1기 경제팀에 대한 평가를 간단하게 내려주실까요?

◆ 이필상: 네. 1기 경제팀은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경제실험을 했는데요. 그런데 실험을 하다가 실험관을 깼습니다. 그래서 경제가 결국 더 어려워졌는데요. 소득주도성장 내용 보면 우리 경제 양극화 심하다. 이것은 과거 정부가 만든 적폐다. 그래서 정부가 직접 예산 투입해서 일자리 만들고, 소득 지원해서 양극화 해소한다. 그러면 경제가 새로운 활력을 찾고 누구나 잘 살 수 있는 성장을 할 수 있다, 이런 논리인데 이것이 지금까지는 허상처럼 드러났다는 겁니다. 근본적으로 지금 말씀하셨습니다만 주력산업이 무너졌다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결국 펌프가 고장 났다는 건데. 성장동력이 꺼지고 일자리가 사라지는 구조인데 여기다가 예산만 투입한다, 이렇게 되니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그런데 더 문제는 여기서 근로자들 최저임금 올려주고 근로시간 줄여줘야 한다. 그래서 그 사람들이 돈을 더 벌고 소비를 더 해야 한다. 이런 정책이었는데 이런 정책 펴니까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먼저 쓰러지고 서민경제가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것이거든요. 이런 현상이 1년 반 동안이나 진행되니까 경제성장률 떨어지고요. 실업자 늘고요. 빈부격차 커지고요. 그리고 경제 미래를 결정하는 투자가 지금 감소하고 있습니다. 경제가 지금 상당히 어려운 국면으로 가고 있습니다.

◇ 김호성: 지금 홍남기 신임 경제부총리, 그리고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행보에 관심이 많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두 사람이 가장 먼저 시급하게 살펴봐야 할 점이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 이필상: 우선 제1기 경제팀이 추진한 소득주도성장을 그대로 연장하면 절대로 안 될 것 같습니다. 현재 우리 경제가 필요한 것은 경제팀의 교체가 아니고 경제정책 기조의 변경입니다. 김수현 실장은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을 설계한 대통령의 측근이라고 알려졌고요. 그리고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추진하는 정통관료입니다. 그러면 김수현 실장이 소득주도성장 더 강력하게 추진한다. 그리고 홍남기 부총리는 거기에 발맞춰서 더 열심히 뛰어다닌다. 그러면 이제 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기존의 정책을 계속 연장하는 것은 바꿔야 한다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김수현 실장과 홍남기 부총리가 정말 싸우면 안 된다는 것이죠. 이런 면에서 장하성 전 실장과 김동연 전 부총리의 갈등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는데, 장하성 실장은 경제 이상을 꿈꾸는 사람이었거든요. 그리고 김동연 부총리는 현실을 중시하는 사람이었는데 두 사람이 소통을 안 했습니다. 협의도 안 했습니다. 그리고 각자 자기주장만 따로 폈는데, 그러니까 경제가 산으로 갔다는 겁니다. 이것은 마치 침몰하는 배 위에서 선장 두 명이 편을 갈라서 싸우는 것과 마찬가지였는데 이런 일을 한다면 이건 정말 반국민적인 행위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김호성: 최근에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라는 화두가 참 많이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 이필상: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함께 잘사는 나라가 포용국가다. 이 포용국가가 우리의 갈 길이며 정부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다’ 이렇게 얘기했거든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런 포용국가 당연히 우리나라가 가야 할 길인데, 실은 방법이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지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포용국가는 사회적 안전망의 대폭적인 확대를 통해서 양극화를 해소한다. 저소득층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정부의 역할을 확대해서 일자리 위기를 해결한다. 이런 것들입니다. 그러니까 기존의 소득주도성장보다 확대된 복지국가 개념이다, 이렇게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에 대해서 저는 걱정이 있는데요. 아주 근본적인 전제조건이 빠졌다는 겁니다.

◇ 김호성: 어떤 것이지요?

◆ 이필상: 뭐냐면 경제가 성장동력을 먼저 회복해야 결국 포용국가가 가능하다, 하는 얘기거든요. 산업 일으켜서 성장률 높이고 일자리 만들어서 국민 모두가 원하는 일 할 수 있고 국민소득을 늘릴 수 있어야 포용국가가 가능하다는 겁니다. 이것이 없이 포용국가만 지금 추진하겠다. 정부가 세금 투입해서 여러 군데 지원해주겠다. 이렇게 되면 결국 정부가 빚더미에 올라앉으면서 정부도 망치고 경제도 망칠 수 있다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이게 정말 먹고살 게 있어야 하는데 없는 것 가지고 결국 나누다 보면 한 나라가, 우리나라가 결국 싸우면서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가 아니라 함께 못사는 갈등국가가 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전제조건이 아주 중요한 시점이다, 이렇게 봅니다.

◇ 김호성: 그 같은 전제조건들을 만드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해줘야 할 경제팀들, 이 사람들의 소통. 과거에는 ‘서별관회의’라는 것이 있지 않았습니까. 실제로 최운열 의원 같은 경우에는 한은 금통위원도 지낸 분이신데 서별관회의가 부활해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 이필상: 아주 불길한 예감이 드는데요. 서별관회의라는 것이 과거 김영삼 정부, 노무현 정부, 박근혜 정부 때 운영된 비공식 경제정책 조정회의였습니다. 물론 좋은 의미에서 정책을 조정하자는 회의였지만, 실제로는 비공식적으로 나쁜 일을 많이 했다는 겁니다. 최근에 불거진 의혹을 보면 부실기업에 대해서 국민 세금을 퍼붓는 일을 밀실 합의했다. 또 한국은행 보고 금리 내리고 돈 풀라는 회의를 했다, 이런 등등인데 정말로 이것들이 사실이라면 경제를 해치는 있어서는 안 되는 그런 비밀회의였다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걸 만약에 복원한다면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요.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제가 보기에는 국민경제자문회의라는 헌법기구가 있습니다. 이 기구는 민간 전문가와 경제장관들이 한 데 모여서 경제정책을 논의하고 협의하는 기구인데, 의장이 대통령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이 기관을 활성화시켜서 국민들 의견 듣고, 정책에 대한 비판도 듣고,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내면서 국민과 함께 공개적으로 경제정책을 추진하는 그런 어떤 지금 구조가 필요하지, 서별관회의 같은 걸 먼저 내놓으니까 이건 옛날 정부하고 똑같은 일 하면서 잘못된 일 감추고 또 다른 어떤 음모하는 것이냐, 이런 어떤 이해감이 많은 사람들이 들 수 있다는 것이거든요. 이건 굉장히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 김호성: 최근에 개봉해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국가부도의 날>이란 영화를 제가 보니까 말이죠. IMF 때 마치 서별관회의 회의체와 같은 구성원들이 모여서 환부를 드러내려고 하는 것보다는 감추기에 급급하면서 IMF 상황이 오는 상황을 아주 굉장히 리얼하게 그려주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우리의 지금 위기, 가장 중요한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를 비교했을 때 큰 위기를 뭘로 정리해야 할까요?

◆ 이필상: 경제는 기본적으로 국민들에게 일자리 주고 소득을 벌게 해서 잘 살 수 있게 해주는 게 기본 기능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이런 기본 기능이 발휘가 안 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위기죠. 그런데 IMF 위기하고 지금의 위기하고는 좀 성격이 다른데요. IMF 위기는 달러가 부족해서 나라가 부도위기에 처한 금융위기인데, 현재 위기는 기업들이 쓰러지고 일자리가 사라지는 산업위기라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산업위기는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더 큰 위기입니다. 그래서 마치 사람으로 치면 몸속에서 서서히 자라는 암세포 같은 건데 이것에 대해서 위기가 아니다, 위기다, 이런 어떤 논의 자체가 굉장히 지금 너무 소모적이라는 겁니다. 문재인 정부가, 대통령 입장에서 선언해야 할 것이 있는데 일단 경제 지금 위기 상태다. 그리고 지금까지 경제정책 실패했다. 그리고 경제정책 정말 앞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바꾸겠다. 이런 걸 지금 선언해야 새로운 변화가 생기고 새 경제팀도 정말 좋은 정책을 추진해서 경제를 제대로 살리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호성: 대통령께서는 일자리 정부에서 일자리 정책의 사실상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이런 이야기까지 했는데요. 시업, 부채, 물가 이런 3대 고통 안에서 돈을 벌어도 빚을 갚지 못할 정도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아픈 이야기들도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이 같은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 이필상: 한마디로 말씀드려서 J노믹스 설계 변경해야 합니다. 지금 최근에 대통령이 J노믹스에 대해서 드라이브를 걸어서 성과를 내라, 이렇게 재촉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있는데요. 잘못된 정책 계속 드라이브 걸면 자동차 길 잘못 들어섰는데 계속 액셀레이터 속도 내는 것과 같다는 것이죠. 그래서 자칫 잘못하면 다리 밑에 떨어질 수도 있는데, 설계를 바꿔야 하는데 그럼 어떻게 바꾸겠다는 것이냐 하는 건데요. 사실 내용이 간단합니다. 지금 J노믹스는 크게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3대 축인데요. 순서만 바꾸면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가장 우리 경제에서 지금 절실한 것이 뭐냐면 혁신성장인데 혁신성장이라는 것이 4차 산업과 미래산업 발전시켜서 우리 경제가 무엇을 먹고살 것인가 먹거리를 찾는다. 기업 일으켜서 성장률 올리고 일자리를 만든다. 그것이 우선이라는 겁니다. 다음에 공정경제 하든지 소득주도성장 하든지 필요에 따라서 얼마든지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이런 어떤 경제성장 동력을 먼저 찾는 이것부터 시작한 다음에 선언해도 우리 경제가 방향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경제 상황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이필상: 감사합니다. 

◇ 김호성: 지금까지 서울대 경제학부 이필상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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