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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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바로보기]"정우성, 김제동 등 유명인들의 정치,사회참여"-안호림 교수 8/18(토)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8-20 10:54  | 조회 : 3088 
[YTN 라디오 ‘열린라디오YTN’]
■ 방송 : FM 94.5 MHz (20:20~20:56)
■ 방송일 : 2018년 8월 18일 (토요일)
■ 출연 : 안호림 인천대 교수


아나운서: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안호림의 미디어 똑바로 보기> 시간입니다. 오늘도안호림 교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안호림: 안녕하세요.

아나운서: 오늘은 어떤 이야기 나눌까요?

안호림: 최근 영화배우 정우성씨가 정치 이슈, 사회 이슈에 대해 솔직한 자신의 입장을 당당하게 밝혔는데요. 2015년부터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로 활동 중인 정우성씨는  악플없는 연예인으로 알려져있는데 지난 6월 2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유엔난민기구의 공식 입장이 담긴 글을 올렸다가 쏟아지는 악플에 크게 시달렸습니다. 하지만 정우성씨는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예멘 난민 문제에 대한 소신을 기회있을 때마다 밝히고 있습니다. 이렇게 유명인의 정치참여나 사회참여는 자주 논쟁의 대상이 되곤 합니다. 오늘은 유명인들의 정치참여 혹은 사회참여에 대한 이야기 나눠볼까 합니다.

아나운서: 연예인들의 정치참여는 최근 현상만은 아니잖습니까?

안호림: 자발적인 정치참여가 아니라 정부홍보까지 따지면 이승만 정권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정치깡패이자 영화계의 거물이었던 임화수가 반공예술인단이라는 관변단체을 통해 자유당 정부의 선전을 위해 연예인들을 동원했습니다. 박정희 정권 시절에도 연예인들을 동원한 문화는 여전했다고 합니다. 고 신중현씨는 자신의 노래가 금지곡이 된 이유는 박정희 대통령 찬가 제작을 거부했기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나운서: 국회의원까지 한 분들도 꽤 많죠?

안호림: 제법 많습니다. 연예인 출신 국회의원 1호는 1978년 총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출마해서 10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탤런트 홍성우씨입니다. 그 외에도 배우 최무룡, 신영균, 이대엽, 이낙훈, 이순재, 최불암, 강부자, 신성일, 정한용, 최종원, 김을동 씨, 코미디언 이주일, 가수 최희준 씨 등은 지역구, 전국구 국회의원을 지냈습니다. 장관직을 역임한 분들도 있죠. 참여정부에서는 영화감독인 이창동씨, MB 정권에서는 배우인 유인촌씨가 문화부 장관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아나운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도 사실 재벌이라기보다는 유명인이었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하지 않을까요?

안호림: 맞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04년부터 NBC에서 방송된 리얼리티쇼 “디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의 호스트를 오랜 기간 맡으면서 대중에게 친숙한 인물이 되었습니다. 40대, 41대 미국대통령을 역임한 로널드 레이건은 원래 배우였습니다. 터미네이터 시리즈로 유명한 영화배우 아놀드 슈왈츠제네거도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두 번 당선되었었죠.
아나운서: 미국 이외 국가에는 유명인 출신으로 성공한 정치가는 없나요?

안호림: 있습니다. 뮤지컬 겸 영화 ‘에비타’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아르헨티나의 에바 페론은 원래 배우였습니다. 남편인 후안 페론 대통령보다 더 큰 대중의 인기를 누렸다고 하죠. 또 8체급을 석권한 전설적인 복싱 영웅이자 필리핀의 국민영웅인 매니 파퀴아오는 2010년에는 하원의원에, 2016년에는 상원의원에 당선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94년 월드컵에서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끈 전 축구감독 호마리우도 현역 국회의원입니다.

아나운서: 본인이 직접 제도정치권에 뛰어들지는 않지만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후원하거나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경우도 점차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안호림: 일반인으로서 자발적으로 후보지지 형태로 정치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부터입니다. 노사모에서 문성근, 명계남 씨가 활발한 활동을 한 것은 잘 알려져 있고요. 2007년 대선 때에는 백일섭, 이덕화, 이종원씨가 이명박 후보를 지원하기도 했고,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많은 연예인들이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아나운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유명인, 연예인들의 활발한 후보지지 활동은 종종 기사화되곤 합니다.

안호림: 연예인들이 특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유세장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이제 미국 대선에서 빼놓을 수 없는 풍경이 됐습니다. 할리우드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입니다. 지난 대선때는 할리우드에서 모금된 정치자금의 91%가 힐러리 후보에게 들어갔습니다. 힐러리를 지지한 스타들의 면모도 화려한데요. 지지한 스타들을 보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스티븐 스필버그, 밴 애플렉, 톰 행크스, 조지 클루니, 앤 해서웨이, 나탈리 포트만, 스칼렛 요한슨 등의 헐리우드 배우들이 있습니다. 또 가수로는 존본 조비, 스팅, 어셔, 비욘세, 케이트 페리, 레이디 가가 등 다 열거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이에 반해 트럼프를 지지한 이들도 꽤 많습니다. 데니스 로드맨, 헐크 호간, 마이크 타이슨, 찰리 쉰 등이 트럼프를 지지했는데, 여기서 특기할만한 것은 이런 스타들의 행동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입니다.

아나운서: 유명인들이 특정한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이 투표결과에 영향을 미치나요?

안호림: 딱 잘라 말하기 힘드네요. 영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 그렇지 않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유명인이 선거결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례로 손꼽히는 것은 2007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오프라 윈프리가 오바마 당시 상원의원을 지지한 경우입니다. 오프라 윈프리는 토크쇼 사회자이자 작가로 미국 내에서 영향력을 가진 인물 중 하나로 손꼽히는 사람입니다. 오프라 윈프리의 지지는 그때까지 인지도가 높지 않던 오바마를 대중에게 널리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오프라 윈프리의 지지는 민주당 경선에서 백만표 정도의 효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아나운서: 영향이 없다는 연구결과도 있나요?
안호림: 당내 경선이 아닌 실제 대선에서는 그다지 영향이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누구를 선택해야할지 판단 근거가 모호한 당내 경선에서는 유명인들의 지지가 효과가 있지만, 유권자들이 확고한 선호를 가지고 있는 대선에서는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것입니다. 정치 이념나 인종, 종교, 도덕성에 대한 태도는 어렸을 때부터 형성되는 것이라 바꾸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하네요. 대통령 선거의 경우에는 지지정당이 확고하기 때문에 유명인들의 지지가 유권자들의 마음을 바꾸는 효과까지는 없다는 것이죠.

아나운서: 하지만 유명인들이 지지했다는 사실 자체 때문에 사람들이 선거에 더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요?

안호림: 물론 젊은 세대의 정치참여를 늘리는 데 효과가 있었다는 게 중론입니다. 서구 선진국들에서는 젊은 층의 정치 무관심을 해결하는 것이 사회적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2004년 이후 젊은 층의 투표참여율이 증가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젊은 층이 다시 정치에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이 좋아하는 대중스타들이 투표를 독려하고 스타 본인들이 적극 정치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고 합니다. 연구결과가 없어 단언하기는 힘들지만, 한국에서도 유명인들이 투표 인증샷을 올리고, 투표참여를 적극 권장한 것이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짐작됩니다.

아나운서: 외국에서의 유명인들의 정치참여, 사회 참여는 단순히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경우도 많던데요.

안호림: 네 환경보호나 동물보호, 인권, 반전, 난민문제 등 다양한 이슈에 걸쳐 활발하게 활동하는 인물들이 많습니다. 아마 어르신들 중에는 제인 폰다라는 이름의 여배우를 기억하시는 분이 많으실 겁니다. 제인 폰다가 베트남전 당시 벌인 반전운동은 유명합니다. 80대로 접어든 지금까지도 여권운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데요. 또 프랑스 배우 이브 몽땅은 배우로서의 왕성한 활동 못지않게 적극적인 정치 활동으로 유명합니다. 최근 헐리우드를 중심으로 번져나간 미투운동도 영화배우 알리사 밀라노로부터 시작되었고, 애슐리 쥬드, 엠마 스톤, 리스 위더스푼, 나탈리 포트먼, 에바 롱고리아 등 유명 여배우들이 참여했습니다.

아나운서: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유명인들의 정치, 사회 문제에 대해 자기 견해를 공개적으로 밝히거나, 아예 직접 참여하는 경우도 종종 눈에 뜨입니다.

안호림: 이른바 ‘개념 발언’, ‘소신 발언’을 하는 유명인들이 많아졌죠. 직접 시위에 참여하는 일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배우인 김여진씨가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입니다. 반값등록금 공약을 이행하라는 1인 시위도 했고, 홍대청소노동자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 광고를 게재하기도 했습니다. 또 한진중공업 파업 때는 시위에 참여했다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습니다. 김제동, 윤도현, 김미화, 권해효씨 등도 정치 참여, 사회 참여로 세간에 널리 알려진 분들입니다.

아나운서: 유명인들의 정치참여에 반대하거나 우려하는 것도, 지난 두 정권에서 블랙리스트를 만든 것들은 유명인들이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해서일텐데요. 실제로 영향력이 있을까요?

안호림: 어떻게 보냐에 따라 다릅니다. 모든 이슈에서 유명인들의 발언이 대중의 태도나 의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은 한 번 의견이 형성하면 쉽게 바꾸려 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잘 알고 있고, 태도가 분명한 이슈에 대해서는 유명인의 발언이 큰 영향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는 이슈에 관심을 돌리는 데에는 효과가 있습니다.

아나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명인들의 정치 참여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많습니다. 교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안호림: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은 모든 국민이 가지고 있는 권리입니다. 유명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대접을 받을 이유는 없죠. 일반인들 중에도 블로그나 SNS를 통해서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밝히거나, 사회적 이슈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경우도 많지 않습니까? 이중에는 많게는 수만명의 구독자를 가진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이들과 대중스타들과 다른 점은 얼마나 유명하냐 정도 차이일 뿐이죠. 정치는 직업적으로, 전문적인 사람들이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일상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친구와 정치문제에 대해 얘기하는 것도 정치활동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나운서: 최근에는 유명인들이 자신의 발언 때문에 악플 세례를 받는 등의 수모를 당하는 일도 많습니다. 이런 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안호림: 다른 사람의 의견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민주사회의 일원으로서 누구나 갖는 권리입니다. 하지만 비판의 수준을 넘어 상대방을 매도하고, 인신공격하는 것은 성숙하지 못한 태도입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은 적이 아니라 자신과 같은 사회를 살아가는 같은 공동체의 일원입니다. 내 의견을 자유롭게 밝힐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하려면, 남도 같은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대중들에게 큰 영향력이 있는 유명인들도 자신의 영향력을 생각해서 신중하게 처신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단지 대중들과 다른 의견을 가졌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나운서: 어느덧 마무리해야할 시간입니다.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음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안호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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