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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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바로보기]"6.13 지방선거, 여론조사와 네거티브!"-안호림 교수 6/9(토)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6-12 17:50  | 조회 : 3115 
[YTN 라디오 ‘열린라디오YTN’]
■ 방송 : FM 94.5 MHz (20:20~20:56)
■ 방송일 : 2018년 6월 9일 (토요일)
■ 출연 : 안호림 인천대 교수

아나운서: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벌써 여름의 기운이 솔솔 나기 시작해서 낮에는 제법 더운 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매주 미디어에 대한 이슈를 짚어보는 <안호림의 미디어똑바로보기> 시간입니다. 인천대 안호림 교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안호림: 안녕하세요. 정말로 벌써 여름이네요.

아나운서: 오늘은 어떤 주제를 가지고 오셨습니까?

안호림: 어제부터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실시되고 있는데, 최형진 아나운서는 사전투표 하셨나요?

아나운서: (답변) 교수님은요?

안호림: 저는 13일에 할 계획입니다. 이번 선거는 여느 때와 달리 국내외에 큰 이슈들이 있어 상대적으로 유권자들의 관심이 적은 것 같습니다. 다음 주만 해도 6월 12일에는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개최되고, 14일에는 월드컵이 열립니다. 오늘은 다음 주 수요일로 바짝 다가온 지방선거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아나운서: 지방선거 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등 여러 명을 뽑아야 돼서 혼란스러울 지경입니다. 몇 명의 후보를 뽑아야 하는 거죠?

안호림: 혼란스러울 수도 있는 것이 이번 선거에 투표해야 하는 후보가 무려 7명이나 됩니다. 만약 국회의원 보궐 선거가 이루어지는 선거구에서는 8명으로 늘어납니다. 먼저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지역구광역의원, 지역구기초의원 등 4명에 대해 투표해야 합니다. 국회와 마찬가지로 비례대표가 있기 때문에 비례대표광역의원, 비례대표기초의원 2명을 추가로 선택합니다. 마지막으로 교육감 선거가 동시에 치러지기 때문에 총 7명의 후보를 뽑아야 합니다.

아나운서: 이번 선거는 유난히 별다른 이슈가 없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북미정상회담이라는 큰 이슈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겠죠?

안호림: 북미정상회담이 이번 지방 선거가 이슈 없이 흘러가는 큰 이유 중 하나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모든 선거 이슈를 다 빨아들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언론들은 이번 선거를 ‘3무 선거’라고 하고 있습니다. 후보도 안보이고, 이슈도 없고, 선거 연대나 후보 단일화도 없는 선거라고 이야기되기도 합니다.

아나운서: 높은 대통령의 인기와 정당 지지율 격차가 큰 것도 한 몫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안호림: 맞습니다. 더불어 민주당은 여론조사에서 줄 곧 50%를 넘어가는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코리아리서치센터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심지어 대구에서조차 더불어 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도 선거를 일방적인 형세로 만드는데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기울어진 운동장’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현재까지 여론조사 결과를 보아도, 광역단체장 17곳 중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4곳, 자유한국당이 2곳, 무소속이 1곳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고,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12개 선거구 중 11개에서 민주당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접전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몇 군데 되지 않고, 대부분의 선거구에서 1등과 2등 간 큰 격차가 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나운서: 언론에서는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있습니까?

안호림: 이슈와 정책 실종, 선거 자체에 대한 무관심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동아일보는 6월 6일 ‘공약은 읽어보셨나요’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선거실종 상황을 우려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지방선거 후보 공약사이트 누적 접속자수는 57만 4천여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1.3%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선거에 대한 관심이 적다보니 투표율이 저조할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경향 신문도 5월 31일자 사설을 통해 이번 선거에서 지역 이슈가 보이지 않고, 비방전만 난무하는 현실을 개탄하고 있습니다. 한국일보도 5일자 사설에서 선거 무관심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아나운서: 여론 조사 결과에서도 투표율이 낮아질 것이라고 예측되나요?

안호림: 의외로 여론 조사 결과는 반대입니다. 한국갤럽이 6월 1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0%가 ‘꼭 투표할 것’이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지난 2010년 제 5회 지방선거 때의 70%, 2014년 지방선거 당시의 74%에 비해 높은 수치입니다. 지난 2016년 국회의원 선거 때에도 적극적투표의사층은 76%에 머물렀었습니다. 만약 갤럽의 조사가 정확하다면 지난 지방선거보다 투표율이 높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아나운서: 선거 때 가장 자주 보이는 기사 중 하나는 여론조사 결과보도입니다. 하지만, 이 여론조사 결과 발표는 지난 7일부터 금지됐죠?

안호림: 맞습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일 6일전부터 투표마감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발표가 금지됩니다. 하지만, 6월 6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거나, 이것을 인용해서 보도하는 것은 허용됩니다.

아나운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못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겠지만 답답한 것은 사실인데요. 안 교수님은 여론조사 발표 금지가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안호림: 선관위에서는 특히 불공정하거나 부정확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될 경우 선거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금지 사유를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정확한 여론 조사 결과가 다른 때는 문제없다가 1주일 남긴 시점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영국, 일본, 독일 등 많은 국가에서 여론 조사발표 기간에 제한이 없습니다. 유권자들에게 여론조사 결과는 중요한 정보 중 하나입니다. 여론조사의 정확성과 공정성은 중요한 문제입니다. 선거 때 뿐 아니라 항상 이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와 별도로 발표 기간 제한은 재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나운서: 선거 때마다 여론조사 결과 보도가 자주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여론조사에 따라 결과가 조금씩 차이를 보이기도 하는데,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요?

안호림: 완벽하게 신뢰할 수 있는 여론조사는 없습니다. 전체 유권자가 아니라 천여명 규모의 표본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언제나 오차가 존재합니다. 설문조사에서 모든 응답자들이 정확하고 솔직하게 답하는 것도 아닙니다. 작년 대선 이후에 실시한 여론조사를 봐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투표했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문재인 대통령의 실제 득표율보다 높게 나왔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지하는 후보나 정당이 지지율이 높지 않다고 생각하면 응답을 회피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여론 조사 기관마다 조사하는 방식이 다른 것도 결과에서 차이가 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조사기관에 따라 유선, 무선 전화 응답자의 비율이 다릅니다. ARS를 이용하느냐, 조사원이 직접 조사하는가 하는 차이도 결과에 영향을 줍니다.

아나운서: 그러면 여론조사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는 게 바람직할까요?

안호림: 여론조사가 가지고 있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참고자료로 대하는 것이 현명한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큰 선거구에서는 여러 차례에 걸쳐 여론 조사가 실시됩니다. 각각의 여론조사 결과에 연연하기 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나운서: 이번 선거에서도 후보 간 비방전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눈에 뜨이는 선거 이슈가 없어서인지 더욱 두드러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안호림: 네거티브 캠페인은 경쟁이 치열할 경우 자주 나타나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번 선거는 대부분의 선거구에서 지지율 격차가 크게 나는데도 불구하고 후보 검증을 이유로 후보 개인의 자질과 도덕성에 대한 공격이 자주 보이고 있습니다. 선거에 대한 관심이 적다보니 유권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나운서: 가장 화제를 모으고 있는 곳은 아무래도 경기지사 선거로 보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해서 자유한국당이 이른바 ‘욕설 파일’을 공개했고, 그 이후에도 계속 비방전이 가열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안호림: 자유한국당은 지난달 24일 당의 공식 누리집(홈페이지)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의 욕설이 담긴 녹취파일을 공개했습니다. 이 파일에는 이 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친형과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친형 부부에 한 욕설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의 파일은 법원에서 보도 금지 가처분을 받은 것이어서 지나친 네거티브 공세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재명 후보와 영화배우 김부선씨와의 관계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어서 후보 토론회에서 이와 관련한 공방이 오고가기도 했습니다. 이재명 후보 측은 해명만 하고 상대방 후보에 대한 맞대응은 자제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5일 남경필 후보 형제가 제주도 땅 투기를 통해 100억 상당의 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을 이재명 후보측에서 제기했습니다. 네거티브 전이 가열되는 양상입니다.

아나운서: 네거티브 선거전이 경기도의 일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안호림: 선거막판으로 치달으면서 네거티브 공방이 한층 더 심해지는 양상입니다. 부산 시장 선거에서는 오거돈 민주당 후보가 ‘상대 측이 위암이 재발해 응급실에 있다거나 치매로 마네킹에 인사를 했다는 식의 루머를 퍼뜨리고 있다’면서 서병수 한국당 후보측을 비판했습니다. 격전지로 분류되는 제주도에서는 무소속 원희룡 후보가 민주당 후보인 문대림 후보의 부동산 투기 의혹, 석사학위 논문 표절, 친인척 보조금 비리, 공문서 허위 기재, 골프장 명예 회원권 수수 논란 등에 대한 의혹을 잇달아 제기하고 있습니다. 문대림 후보 측도 관권선거 의혹, 회전문 인사, 측근 비리 의혹 등을 제기해서 맞대응 하고 있습니다.

아나운서: 이런 비방전을 보고 있으면 눈살이 찌푸려지게 마련인데요. 네거티브 공방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비판은 자주 되고 있지만, 여전히 선거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 일까요?

안호림: 부정적인 메시지는 사람의 이목을 끌기가 쉽고 기억도 더 잘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선거 캠페인에서 주도권을 장악하는데 유리합니다. 또한 의혹을 제기하면 이에 대해 해명을 하거나 부인해야 하기 때문에 공격을 받은 쪽에서 선택할 수 있는 메시지가 제한받게 됩니다. 2004년 미국 대선에서 우세가 예측되었던 민주당 존 케리 후보가 부시 전 대통령에게 패한 데는 부시 측의 검증 공세에 말려 선거의 주도권을 뺏긴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지목됩니다. 또한 어떤 선거에서든 후보 차별화가 중요합니다. 차별화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메시지로 차별화하는 것보다 부정적인 메시지를 통한 차별화가 더 효과적입니다.

아나운서: 그러면 네거티브 캠페인이 유용하다는 말씀인가요?

안호림: 유리한 점도 있고, 불리한 점도 있습니다. 장점은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입니다. 불리한 점은 공격을 하는 쪽의 이미지도 손상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또한 지나치게 비방전으로 얼룩진 선거는 유권자들에게 정치에 대한 환멸감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그 놈이 그 놈이야’라는 식의 태도를 가지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나운서: 양날의 검이라는 말씀이군요. 이제 선거가 정말 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늘 정리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호림: 지방선거는 지역 일꾼을 뽑는 자리입니다. 이번 선택은 앞으로 4년 동안 곳곳에서 여러분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섣부른 믿음에 근거한 잘못된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는 여러분들 모두 잘 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적인 요인만 아니라 인물과 정책도 꼼꼼히 따져야 합니다. 정치인들의 행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비판만 한다고 정치가 바뀌지는 않습니다. 여러분이 주권행사를 통해 주인임을 알려주고, 국민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명해야 합니다. 다가오는 613 지방 선거 청취자 여러분 모두 대한민국의 주인으로서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시기 다시한번 부탁드립니다.

아나운서: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청취자 여러분들 잊지 마시고 꼭 투표하시기 바랍니다.

안호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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