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 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인터뷰전문보기

[이슈!팩트체크]"선거 전 검증, 또 검증! 外"-이고은 기자 6/3(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6-05 15:31  | 조회 : 2411 
[YTN 라디오 ‘열린라디오YTN’]
■ 방송 : FM 94.5 MHz (20:20~20:56)
■ 방송일 : 2018년 6월 3일 (일요일)
■ 출연 : 이고은 기자


사회자 : 지난 2주간 있었던 뉴스들 가운데 사실 확인이 필요한 뉴스를 팩트체크 해봅니다. 팩트체크 전문미디어 뉴스톱의 이고은 팩트체커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고은 : 안녕하세요?

사회자 : 6.13 지방선거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상대 후보자에 대한 의혹 제기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특히 자유한국당의 더불어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자에 대한 공격들이 눈에 띄는데요.

이고은 :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은 물론, 최근 잇따른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형성된 남북 평화의 훈풍 분위기 때문에 여당 후보자들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인데요. 그만큼 야당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특히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의혹이 많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지난달 24일 자유한국당이 이 후보에 대한 의혹들을 당 홈페이지와 공식 블로그에 공개한 데 이어, 지난달 29일에는 이 후보의 정책검증 자료를 올려놓고 남경필 후보와 비교하는 등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습니다.

사회자 : 자유한국당이 주로 문제 삼은 의혹이나 정책 검증 내용은 어떤 것들입니까?

이고은 : 자유한국당은 이 후보에 대한 의혹 6가지를 제기했습니다. 첫 번째는 이 후보가 과거에 형과 형수에게 욕설을 한 음성 파일을 공개한 것인데요. 문제의 파일은 2012년 자신과 갈등을 겪었던 셋째 형수와 통화하면서 심한 욕설을 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후보가 음성 파일의 존재 자체는 인정했지만 과거에 이 파일이 공개되지 않도록 법원에 대화 내용 공개 및 유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2012년 이 후보의 의사와 달리 해당 내용을 공개 유포하면 행위마다 50만원을 이 후보에게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이 후보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기 위해 이런 법적 책임을 감수하고라도 음성 파일을 공개한 것으로 보이고요. 이 후보가 지난달 네거티브 행위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명예훼손의 형사 책임은 물론 손해배상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해서 향후 소송이 이뤄질지, 이뤄진다면 어떤 결과가 있을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회자 : 그럼 욕설 음성 파일은 사실 관계는 맞지만, 자유한국당 측의 공개 행위가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군요. 기타 의혹은 어떤 것들이 있죠? 그 주장들은 사실관계가 어떻습니까?

이고은 : 두 번째는 성남FC와 네이버 간의 유착 관계가 있다는 주장, 세 번째는 친인척, 수행비서 등 채용비리, 네 번째는 이 후보의 측근 비리, 다섯 번째는 출신대학 비하, 철거민 대상 막말 논란, 여섯 번째는 공무원 사칭, 음주운전, 공무집행 방해 등 범법 행위에 대한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 의혹들은 사실 자유한국당 측에서 말 그대로 ‘의혹’을 제기한 것이어서, 사실관계를 가리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자 :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의혹을 제기한 것이라는 말씀인가요?

이고은 : 그렇습니다. 예컨대 세 번째 의혹 중 친인척 교차 채용에 관한 부분을 살펴보면요. 지난 4월 4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이른바 전공노 측에서 이 후보와 전 안양시장 출신인 최대호 안양시장 후보가 자신의 친인척을 각각 안양시와 성남시 및 산하 기관에 서로 교차로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는데요. 안양시 측에는 성남시장이었던 이 후보의 여동생과 매제가 채용됐고, 성남시 측에는 안양시장이었던 최 후보의 처남 단모씨가 채용됐으며 이 과정에 특혜가 의심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논란이 됐던 이 사안을 토대로 그대로 다시 주장한 것입니다.

사회자 : 그럼 교차 채용 의혹은 사실인 겁니까? 증거가 나와 있나요?

이고은 : 채용과 관련한 사실은 모두 있으나, 전공노 측이나 자유한국당 측 모두 채용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증빙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 후보의 매제가 안양시에 채용되면서 실 거주를 위해 2개월 전에 안양으로 전입한 점, 상근직 운전원에 지원하기 위해 공고 3일 전에 택시운전 자격증을 취득한 점 등이 “급박하게 한 정황”이라고 추정한 것이지 이에 대한 특혜 증거를 제시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또 최 후보의 처남이 성남시 산하기관에 채용된 시점이 이 후보의 매제가 채용된 시점과 몇 개월 차이가 안 난다는 점이 의심스럽다는 내용 등 증거 자료라기보다는 정황에 대한 의혹이었습니다.

사회자 : 그렇다면 입증할 만한 명확한 사실 없이 공방이 이뤄지고 있다고 봐야 하겠군요.

이고은 : 네. 이 과정에서 이 후보는 지난 4월 17일 경기도지사 후보자 TV토론회에서 “형님이 시정에서 이익을 노리려는 것을 말리려다 의절했다. 그런데 친인척 채용비리가 가능하겠는가”라며 “사실이 아닌 것을 제가 증명해야 하느냐? 제가 마녀인가?”고 반박했고요. 최 후보는 지난 4월 11일 기자회견을 열어서 “(처남의 취업은) 적법한 절차에 의한 것”이라며 “의혹이 사실이라면 후보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애초부터 전공노와 자유한국당 측에서 제시한 뚜렷한 증거가 없는 만큼, 팩트 싸움보다는 “의혹이 있으니 해명하라”, “의혹을 제기한 측에서 증명하라”는 식의 빈주먹 싸움이 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사회자 : 선거 과정에서 이런 의혹 제기와 공방이 많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선거가 지나면 완전히 묻히고요.

이고은 : 결과적으로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정황에 의한 의혹 제기라면, 전형적인 흑색선전, 마타도어가 될 수도 있는데요. 유력한 후보에 대해 일단 흠집을 내놓고 보자, 의혹이라는 이름으로 계속 덧씌우다보면 비도덕적인 후보라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하는 정치적 계산에 의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논쟁은 결코 국민과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고, 또 이 과정에서 국민을 위해 정말 필요한 정책 선거가 실종되는 부작용이 더 크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앞으로 남은 선거 과정에서도 근거 없는 의혹 제기, 나아가 가짜뉴스가 활개를 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회자 : 네 다음 뉴스에 대해 팩트체크하겠습니다. 시기가 시기인만큼 또 지방선거 관련 내용인데요. 6.13 지방선거 대구시장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권영진 후보가 공식 유세 첫날인 5월 31일, 유세방해와 폭행 등의 ‘선거 테러’를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내용 확인해봅니다.

이고은 : 사건이 발생한 31일 권 후보는 유세 중이었는데요. 이 자리에서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 등 장애인단체 회원 수십 명이 후보의 유세차 앞에 무릎을 꿇고 장애인 관련 정책 협약을 맺을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 단체는 2010년 4월부터 장애인을 동정과 시혜의 대상으로 보는 기존의 시각과 달리, 4월 20일을 장애인 차별철폐의 날로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출범해 장애인의 권익향상과 차별철폐를 위한 각종 활동을 꾸준히 펼쳐왔는데요.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도 권 후보를 비롯해 다른 대구시장 후보들과도 정책협약을 맺은 바 있습니다. 그러나 권 후보가 시장 당선 후 협약사항 가운데 22%만 이행했다면서, 이번에도 장애인정책 추진 약속에 미온적이라며 마찰을 빚어왔습니다.

사회자 : 폭행 상황은 어떤 상황이었습니까? 테러라는 표현을 썼는데, 권 후보는 많이 다친 것인지요?

이고은 : 당시 상황에 대한 증거들이 동영상으로 남아 있습니다. 권 후보의 왼쪽 방향에서 찍은 대구MBC의 동영상과 권 후보의 오른쪽 방향에서 찍은 대구 지역 인터넷 미디어인 ‘뉴스민’의 동영상인데요. 두 영상을 보면 약간 다른 상황을 엿볼 수 있습니다. 장애인단체 회원 중 한 여성이 유세 중 거리를 걷고 있는 권 후보의 앞을 막아서며 권 후보를 제지했는데, 이 과정에서 권 후보는 뒤로 넘어졌고 충격으로 허리와 꼬리뼈 등을 다쳐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습니다. 그런데 뉴스민 영상을 보면 이 여성이 선글라스를 쥔 왼 손으로 권 후보를 막아섰는데 권 후보가 넘어지려하자 당황한 듯 오른손으로 권 후보를 잡으려는 듯한 행동도 보입니다. 이 여성의 체구가 권 후보보다 크거나 강한 공격의 행동을 취한 것은 아니어서, 폭행이나 테러라 하기에는 좀 미흡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사회자 : 그렇게 보면 권 후보 측에서 주장했듯이 ‘선거 테러’라고 보기에는 좀 무리가 아닐 지요?

이고은 : 420장애인차별연대 대구투쟁연대 측은 긴급 브리핑을 통해 “장애인 자녀를 둔 여성 한명이 그들을 외면하는 권 후보를 한 팔로 막아서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건장한 남성인 권 후보가 넘어졌고, 이를 폭행 또는 테러로 규정하는 부분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뉴스민의 영상에 대한 네티즌들의 댓글에는 권 후보가 ‘할리우드 액션을 한 것’이라는 글이 호응을 얻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사회자 : 선거 운동이 시작된 만큼, 현장에서 각종 사건 사고가 많이 일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런 물리적 충돌이나 그로 인한 오해와 갈등이 없어야 할 텐데 말입니다.

이고은 : 그렇습니다. 선거 유세 현장은 지지자와 반대 세력이 함께 모여 갈등하게 되면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경호가 삼엄하게 이뤄지기도 하는데요. 워낙에 긴장감이 넘치고 군중들이 흥분한 상태이기 때문에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게 되면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벌어질 때, 그 결과가 굉장히 정치적으로 악용될 우려도 많거든요. 이번처럼 과거 정책협약에 대한 이행 정도가 낮아서 불만을 가진 시민단체가 항의 차원에서 거리로 나온 전후 상황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테러’라는 용어까지 쓰이면서 물리적 충돌 행위만 부각되는 안타까운 상황도 발생합니다.

사회자 : 정치인들이 선거 전에는 여러 약속을 하고 시민단체들과 정책협약을 맺지만, 당선 후에도 협약을 잘 이행하는 것도 중요한 지점인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