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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P 수류탄 자살, 가혹행위에 간부까지 연루?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11-04 11:19  | 조회 : 5047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5년 11월 4일(수요일)
□ 출연자 :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군 부적응자 위한 ‘그린캠프’는 무허가 기도원? 관리 엉망

_ 군 처음에는 군대 내 부적응으로 인한 자살로 판단
_ 자살병사는 군 부적응자로 모는 건 국방부 레퍼토리
_ 가혹행위, 부대원들에게 받은 소원수리로 밝혀져
_ 파리채로 엉덩이 때리며 노래 강요

_ 병영문화 혁신 뒷걸음질
_ 군, 혁신은 이행 안하고 예산 1800억 달라 요구
_ 응석받이 국방부, 국민이 회초리 들고 종아리 때려야

_ 군 부적응자 위한 그린캠프 운영도 엉망
_ 감금시설처럼 운영, 폭행, 성폭행, 자살까지 발생
_ 군 부적응자 심리치료, 전문가와 외부에 맡겨야
_ 들쑥날쑥하는 군 징병신체검사부터 고쳐야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지난달 29일 경기도 파주시 육군 1사단에서 발생한 수류탄 폭발사고는 선임병들의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한 일병의 자살로 드러났습니다. 군 검찰은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김 모 상병 등 3명을 수사했다고 밝혔는데요. 반복되는 군 가혹행위에 의한 사건 사고, 왜 사라지지 않는 걸까요? 그리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군 부적응자를 위한 그린캠프에서 오히려 폭력에서 성폭행까지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서 논란인데요. 이 문제까지 짚어보겠습니다. 군인권센터의 임태훈 소장 연결합니다. 소장님 안녕하십니까?

◆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하 임태훈): 네, 안녕하세요.

◇ 신율: 이번에 또 선임병들의 가혹행위로 인한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일단 이 사건부터 정리해주시죠.

◆ 임태훈: 네, 우선 지난달 29일 경기도 파주 1사단 GOP에서 경계근무 중이던 병사가 수류탄을 터트려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당시에는 유서가 발견되었지만 가족들이 유서공개를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헌병대에서 이것에 대해서 일체의 수사 브리핑을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현재도 하지 않고 있어서 취재하는 기자들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는데요. 당초 군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부조리가 없었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 신율: 군 생활에 적응 못해서 자살했다, 이런 말이었죠?

◆ 임태훈: 네,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이 나왔는데, 그것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죠. 2일 날 선임병사 3명이 가혹행위를 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군 검찰은 상습 폭행, 협박, 강요, 모욕, 강제추행들의 혐의로 3명의 병사에 대해 영장 청구했고요. 군사법원은 범죄사실이 소명된다며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밝혀졌냐면, 부대원들을 상대로 소원수리를 받은 결과, 이렇게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증언이 확보가 되었고, 그리고 가해병사들은 지난달 9월 초부터 10월 중순까지 박 일병의 엉덩이를 파리채로 때리며 노래를 하라고 하거나, 침상에 과자를 떨어트렸다는 이유로 욕설을 하며, 군가를 4~5곡 부르게 강요했고, 취침시간에 좋아했던 여자 이야기를 하라며 잠을 못 자게 하는 등의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엇보다도 충격적인 게요. 간부가 연루되었다는 겁니다. 간부도 폭언을 했다는 것으로 수사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왜 간부가 연루되는 것이 걱정이 되냐면요. GOP는 특성상 초임간부들이 책임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독립부대 형태라고 볼 수 있겠죠. 그렇기 때문에 지난 윤 일병 사건 때처럼, 그것을 관장하던 하사 한 명이 구타, 가혹행위에 가담하고 묵인했던 것이 이렇게 사건을 키우지 않았나 하는 의혹을 가지고 있습니다.

◇ 신율: 그런데요. 가혹행위 여부가 밝혀지기까지는 물론 시간이 걸리겠죠. 그건 이해가 가는데요. 모르면 모른다고 해야지, 사고가 일어나면 ‘군 생활에 적응을 못해서 자살한 것으로..’ 군 당국이 자주 이러지 않습니까?

◆ 임태훈: 그게 군 당국의 수사 레퍼토리입니다. 잘못된 건데요.

◇ 신율: 이게 문제죠. 사실, 모르면 모른다고 해야지 왜 고인을 자꾸 이런 식으로 몰아가는지, 이건 진짜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 임태훈: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과거에 전라도 목포 쪽에서 경계근무를 서던 병사 한 명이 탈영했다고 해서 수사하고 난리가 났었죠. 결국에는 실족해서 바다에 빠졌었죠. 당시 헌병대가 한 게, 탈영했다고 주변 수색하고, 그 다음에 실종된 병사의 집에 헌병대가 들어가서 컴퓨터 압수수색부터 했습니다. 자살사이트에 가입하진 않았는지, 게임 중독은 아닌지, 여자 친구와의 관계는 어땠는지, 이런 개인의 문제부터 파악하거든요. 물론 수사라는 것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하나하나 제거해가면서 하는 게 맞지만, 전 방위적인 수사를 통해서 열 가지면 열 가지를 놓고 하나하나 배제해나가는 게 원칙인데, 너무 레퍼토리가 뻔하다는 거죠.

◇ 신율: 네, 그래서 이렇게, 모르면 모른다고 해야지 자꾸 이런 식으로 하는 것도 고쳐져야 하고요. 그리고 이렇게 군대 내 가혹행위가 근절이 안 되는 것을 보면, 물론 임 소장님도 병영문화 혁신위원회에도 참여하셨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게 혁신이 안 되는 모양이에요?

◆ 임태훈: 올해 초까지도 병영문화 혁신을 주장하더니 며칠 전에는 창조국방으로 또 바꿨습니다. 대통령의 창조경제에 부응해서 가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데요. 역사도 창조하시려고 저렇게 국론을 분열시키려고 하는데, 저는 답답합니다. 있는 병영문화 혁신이라도 제대로 하고 창조국방을 하자고 하면 제가 이해를 하겠어요. 그런데 지금 병영문화 혁신은 뒷걸음질 하고 있거든요. 일례로 군인권보호관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설치하기로 여야 합의해서 국회 결의안까지 통과시켰는데, 이것을 지금 국방부장관이 반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병영문화 혁신위원회 권고사항 중에서 국방부 바깥에 군인권보호관을 두겠다는 권고안에 대해서 국방부도 수용을 했습니다. 그런데 장관이 최근에 예산과 관련된 국방위에 출석해서 국방부 안에 두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병영문화 혁신이 거꾸로 가고 있고, 또 하나는 군인권보호관제도는 반대하면서 병영문화 혁신 예산 1800억 원은 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입에 쓴 보약은 먹지 않겠다고 응석부리고 있고요. 단 열매인 1800억은 내놓으라고 땡깡을 부리고 있는 겁니다. 저는 이 응석받이 국방부를 결국 국민들이 회초리를 들고 종아리를 때려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병영문화 혁신도 이제는 옛 구호가 되어 버렸고, 창조국방을 하겠다고 저러고 있으니, 참 답답한 실정입니다.

◇ 신율: 이게 국방부뿐만 아니고, 우리나라가 구호만 난무해요. 구호를 새로 정하면 새로운 기분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요.

◆ 임태훈: 전근대적인 발상인 거죠.

◇ 신율: 사실 이건 국방부의 문제만은 아니에요. 전체의 문제죠.

◆ 임태훈: 구호외치는 나라들이 어디 있냐면요. 북한이 구호 같은 것 잘 외쳐요. 선군정치가 어쩌구, 수령 체제 하에서 어쩌구저쩌구, 이런 이야기 많이 하잖아요. 정말 후진국 형이고요. 독재 국가에서 있을 법한 발상입니다. 박정희 대통령, 전두환 대통령 있을 때 그런 구호들, 사회 정화를 어떻게 하자고 현수막 내걸고 구호 외쳤잖아요. 이거 정말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구호가 우선이 아니라 실천이 우선인 것이죠.

◇ 신율: 그렇습니다. 그리고요. 군대 내 부적응자를 위한 그린캠프라는 게 있죠? 그런데 여기서도 폭력이나 성폭행이 횡횡하고 있다, 이건 무슨 이야기예요?

◆ 임태훈: 많은 분들이 그린캠프, 비전캠프, 이런 게 뭔지 헷갈려하시는데요. 비전캠프는 군종장교가 운용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과거에 기도 열심히 시키고, 자기 종교 설파하고, 이랬는데요. 문제가 많아서 없앴습니다. 그리고 그린캠프라는 것은 왜 만들어놨냐면 소위 말하는 부적응자들을 한 데 모아놓는 것입니다. 각 사단별로 하나씩 있는데요. 이곳에서는 소위 말하는 관심병사들의 집합소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관심병사만 오는 것이 아니고요. 관심병사를 잘 선도하자는 취지에서 모범병사도 같이 옵니다. 그렇게 해서 생활관 같은 곳에 가둬놓고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요. 그래서 프로그램을 잘 하는 곳은 미술치료, 음악치료, 명상, 이렇게 하고는 그 다음 주에 또 미술치료, 음악치료, 명상, 이렇게 가요. 그러니까 이게 반복되다보니까 멀쩡하게 따라온 모범병사들이 거의 미칠 지경인거죠. 그리고 또 하나는 부사관들이나 이런 분들이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열심히 하는 것과 그분이 그러한 전문적인 지식이 있고 소양이 있는가는 다른 문제인 것이죠. 예를 들어서 이런 부적응하는 병사들에게는 정신과 의사와 심리학과 교수, 임상심리사와 상담사 등이 전문적으로 붙어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게 맞아요. 그런데 문제는 군이 이걸 무허가 기도원 비슷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죠. 이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어떤 사단장님은 굉장히 이 문제를 신경 쓰셔서 가까운 대학에 있는 심리학과 교수진과 함께 MOU를 체결해서 양질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곳도 있지만, 그것은 굉장히 많지 않다는 것이죠. 문제는 그런 것을 외부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고, 군은 여기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 신율: 그러면 여기서 폭행이나 성폭행이 횡횡했다는 건 제가 표현을 잘 못했습니다만, 일어났었다는 것은 사실입니까?

◆ 임태훈: 네, 사실입니다.

◇ 신율: 그러면 가해자는 누구예요?

◆ 임태훈: 가해자는 거기 있는 모범병사라는 병사가 가해를 했고요.

◇ 신율: 그러면 그건 모범이 아니잖아요?

◆ 임태훈: 그리고 거기 근무하는 부사관이 폭행을 하거나, 그런 사건이 있었고요. 자살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 신율: 이 안에서요?

◆ 임태훈: 네, 소위 말하는 자살 우려자도 거기에 오기 때문에 관리하는 간부가 겁나니까 창문도 머리가 못 빠져나가 게 못질을 해놨고요. 그리고 생활관 출입문을 바깥에서 와이어로 잠금장치를 하는, 잠금 시설 비슷하게 운영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과거에 저희가 본 결과대로 라면요. 그래서 이렇게 무허가로 수용소 비슷하게 운영하는 것보다는 외부에 도움의 손길을 뻗는 게 맞다고 봅니다.
◇ 신율: 맞습니다. 물론 군도 애로사항은 분명히 있을 거예요. 그런데 이게 특히 관심병사를 어떻게 치료하자고 모아놓은 것 아닙니까? 그런데 이걸 전문성이 없는 사람에게 하니까 하는 사람도 괴롭고, 거기서 치유 받는 과정을 겪는 병사들도 힘든 거죠. 이건 사단 차원이 아니라 국방부 차원에서 지원해주고, 획일화된 프로그램 같은 것이나 전문가도 지원해주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 임태훈: 네, 국방부도 중요하지만 병무청도 문제가 많아요. 애초에 들어오지 말아야 할 인원들을 들어오게 만드는 거죠. 그러니까 선병과정이라고 이야기하는, 급수 매기는 것이 해마다 들쑥날쑥 입니다. 인원이 조금 적을 것 같으면 완화시켜서 안 들어올 사람도 들어오게 한다든지, 또 인원이 많아지면 타이트하게 운영한다든지, 이렇게 급수가 들쑥날쑥으로 운영되는 시스템도 문제고요. 그리고 징병 신체검사할 때 본인의 몸 상태와 정신 상태를 본인이 입증해야 합니다. 이건 굉장히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부잣집 도련님들, 권력가들의 도련님들은 진단서 몇 페이지 씩 내서 병역 면탈합니다. 가야 될 사람은 안 가고 있고요. 이중국적 취득해서 안 가는 사람도 있고요. 그러니까 엉뚱한 사람들은 가고, 가야 할 사람들은 안 가니까 군에서는 부적응자들을 모아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거든요.
◇ 신율: 군도 이런 면에서 애로사항이 있을 거라는 건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 임태훈: 그래서 제가 2006년부터 선병과정 바꾸자고 그렇게 병무청에 이야기했는데요. 그래서 이걸 차제에 국방부 외청에서 안행부로 이관시켜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 신율: 알겠습니다. 어쨌든 우리 군에서 문제가 이렇게 끊이지 않아서 걱정입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임태훈: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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