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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EOUL.U’發 지자체 슬로건 교체 열풍? “오래봐야 사랑스럽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11-04 10:07  | 조회 : 4924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5년 11월 4일(수요일)
□ 출연자 : 이희복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 (한국광고PR실학회 회장)


- I. SEOUL. U, 브랜드 아닌 슬로건으로 봐야
- 의미를 담다보니 쉽고 빠르게 전달 어려워
- ‘I am Amsterdam’ 처럼 운율로 시작해 의미 담는 것이 효과적 전략
- ‘Fly Incheon’, 의미있는 슬로건... 무조건 바꾼다고 능사는 아냐
- 'Ulsan for you', 'Feel경남', 'Only제주' 등 의미전달 안 돼



◇ 신율 앵커(이하 신율): "I. SEOUL. U" 얼마 전에 서울시가 발표한 슬로건인데요. 이걸 가지고 온갖 패러디가 다 나오고 있습니다. ‘I. INCHEON. U’라고 하면 난 너를 재정적으로 굉장히 어렵게 만들겠다는 뜻이라는, 이런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이 I. SEOUL. U라는 게 ‘당신과 나 사이에 서울이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이게 첫눈에 봤을 때 무슨 뜻인지 모르는 분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최근에는 인천시가 기존의 슬로건인 "Fly Incheon"의 교체를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의 슬로건, 전문가와 함께 짚어보죠. 한국광고PR실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상지대학교 언론광고학부 이희복 교수 전화 연결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희복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이하 이희복): 네, 안녕하세요.

◇ 신율: 교수님 프로필을 보니까 굵직한 광고회사를 두루 거치셨네요. 카피라이터도 하시고요.

◆ 이희복: 아, 옛날이야기입니다.(웃음)

◇ 신율: 또 겸손까지(웃음).. 그런데 교수님께서는 I. SEOUL. U,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전문가로서 냉정하게 평가하신다면요?

◆ 이희복: 저도 냉정하기가 쉽지 않은 것은 예전에 저도 슬로건을 만들어 본 적이 있기 때문에 이게 어떤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지는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서울시는 우리나라의 얼굴이죠. 지금 이야기되는 논점의 핵심으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브랜드와 슬로건의 차이점입니다. 예를 들어서 <신율의 출발새아침>은 브랜드인 것이죠. 그런데 “날카로운 분석, 내일을 보는... ” 이런 것들은 슬로건이라고 할 수 있거든요. 이름과 이름을 수식하는 것을 구분해야 하는데, I. SEOUL. U를 우리는 브랜드라고 이야기하시더라고요. 저는 슬로건을 공부했고 만들었던 사람으로서, 브랜드와의 관계를 구분해서 봐야 하는데, I. SEOUL. U가 브랜드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고요. 다만 서울시라는 브랜드를 어떻게 수식하고 알릴 것이냐,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있는 겁니다. 그래서 I. SEOUL. U의 타당성에 대해서 논의할 때는 I. SEOUL. U를 슬로건으로 봤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고요. 그동안 15년간 써왔던 'Hi Seoul'을 교체하는 건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 고민과 여러 가지 논의들이 더 추가되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 신율: 브랜드건 슬로건이건, 다 좋습니다. 슬로건이라고 해도, 슬로건으로서 I. SEOUL. U, 이거 좋은 건가요?

◆ 이희복: 슬로건이라고 하는 것은 바로 만들었을 때 결정할 수도 있겠지만, 그 평가를 조금 유보하는 것도 좋겠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부부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가 작게 태어날 수도 있고, 약간 균형 없이 태어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어떻게 양육하고 잘 가르치고 키우느냐에 따라서 훌륭한 인재가 될 수도 있는 것이거든요. 첫 술엔 배부를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고요. 다만 앞으로 이것을 통해 어떻게 서울시를 알리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활용하는가 하는 부분이 남아 있다고 봅니다.

◇ 신율: 그러면 제가 이렇게 여쭤볼게요. I. SEOUL. U, 이거 외국 사람이 딱 보면 알아들을 수 있다고 보세요?

◆ 이희복: 그게 조금 아쉽죠. 서울이라고 하는 것이 우리나라 이름이고, 굳이 영어로 하다보니까, 이걸 필러라고 합니다. I하고 U사이에 서울을 집어넣은 것이거든요. 나와 당신 사이에 서울이 있다, 서울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가 엄청나게 많은 함축적인 이야기를 담다보니까 충분히 의미를 담지는 못했다고 보고요. 그런 것을 풀어가려고 했던 전략, 의도가 숨어있는 것이라고 보입니다.

◇ 신율: 그런데요. 제가 또 궁금한 게, 서울시는 익숙해지지 않아서 그렇다, 익숙해지면 괜찮다는 이야기인데요. 중요한 건 우리가 낯섦에 대한 문제와 ‘이게 뭐지’ 하는 이해의 문제는 구분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 이희복: 그렇습니다. 의미가 쉽고 빠르게 전달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 신율: 네, 그러니까 그건 이해에 관한 문제죠? 쉽고 빠르게 전달된다는 것.

◆ 이희복: 그런데 의미를 담다보니까 그런 것들이 충분히 쉽고 빠르게 전달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생긴 것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슬로건은 의미가 어려울 때는 음운, 소릿값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 신율: 예를 들면 "Soul of Asia" 이런 거죠?

◆ 이희복: 맞습니다. 다만 그건 중국 쪽에서 문제 삼고 있습니다만, 그래서 좋은 슬로건들을 보면 해외의 경우 그런 운율을 살려서, "Be Berlin"이라든지, “I am Amsterdam”, 이렇게 운율로 시작해서 의미를 담는 쪽이 특히 낯선 외국인에게는 쉽게 다가가는 접근법이라고 봅니다.

◇ 신율: 그렇다면 이건 의미도 담지 못했고, 운율도 담지 못했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겠네요?

◆ 이희복: 그 부분에서는 조금 아쉽습니다.

◇ 신율: 네, 이게 낯설다는 것과 이해를 한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인데, 지금 서울시의 주장은 낯설음과 이해하지 못함을 동일선상에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여쭤본 것이었거든요. 그런데 'Fly Incheon', 이건 좋은 거 아니에요?

◆ 이희복: Fly Incheon도 사실 컨셉을 도출할 때, 인천이 가지고 있는 지정학적 위치, 공항(Ariport)이라든지 항구(Seaport)라든지, 그리고 제가 듣기로는 텔리포트(Teleport, 정보통신기술)의 트라이포트(Tri-port)라는 백그라운드가 있어서, 그것이 인천이 융성하고 발전해 나가는, 동북아 허브도시로서의 옹기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는 상당히 의미를 담고 있는 슬로건이라고 할 수 있는 거죠.

◇ 신율: 이건 누가 봐도 인천이 나는 구나, 이런 걸 알 수 있잖아요?

◆ 이희복: 엄청 고퀄리티의 슬로건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런 팩트라든지 컨셉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바꾸신다고 하네요.

◇ 신율: 네, 어떻게 보세요? 바꾼다면 특징을 더 살려야 하나요?

◆ 이희복: 우리가 항상 외식을 하고 싶어 하고, 새로운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 게 사람의 본능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기존의 Fly Incheon이라는 것이 너무 오래되다보니까 바꾸고 싶어 하는 것인데요. 이 대목에서 너무 많이 인용하는 'I Love New York'같은 경우에는 40년이 되었거든요. 나태주 시인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데, 자세히 봐야 예쁘고, 오래 봐야 사랑스럽다, 슬로건도 마찬가지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신율: 그러니까 무조건 바꾸는 게 능사는 아니다?

◆ 이희복: 맞습니다.

◇ 신율: 네, 교수님 다른 지자체 카피 같은 건 어떤 게 있나요?

◆ 이희복: 우리나라에 240여개의 지방자치단체가 있거든요. 광역이 있고, 기초가 있는데요. 광역 같은 경우가 17개로 줄여볼 수 있습니다. 방금 전까지 서울은 희망 서울을 썼고요. 물론 하이 서울도 썼습니다만, 박원순 시장이 오면서 함께 서울, 희망 서울을 썼고요. 그 밖에 도나 시로 가보면, 해당 지자체를 폄하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만, 예를 들면 경상남도 같은 경우는 Feel입니다. 느낌이 있다는 거죠. 그런데 구체적으로 어떤 느낌인지 전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고요. 그 밖에 울산 같은 경우는 'Ulsan for you'입니다. 도대체 당신을 위한 울산이 뭔지, 그리고 제주는 'Only Jeju', 세종시는 ‘세상을 이롭게’ 이건 나름대로 세종대왕이라는 의미, 그리고 종합청사가 있기 때문에 나름 의미가 있다고 보고요. ‘Colorful Deagu' 같은 경우도 저는 좋다고 생각했는데요. 대구도 서울시와 인천의 자극을 받아서,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을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신율: 참 슬로건 만들기가 힘든 것 같아요. 그런데 앞서 교수님이 지적해주신 대로 의미든 운율이든 고려해서, ‘아 이런 걸 했구나’하고 이해할 수 있는 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희복: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한국PR실학회 회장을 맡고 계신 이희복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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