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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 아이들 얼굴 그리면서 오히려 위로받아요 제 복이라 생각합니다"-박재동 화백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06-18 07:59  | 조회 : 3298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작심인터뷰 2 : 박재동 화백



앵커:
러시아전 조금 있으면 전반전이 끝나게 됩니다. 월드컵 응원 열기가 뜨거운데요. 이 열기의 현장에 함께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의 모습이 생각나서 마음이 무거운 분들 많으실 텐데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안하다면서 절대 잊지 않겠다 했는데 그 약속을 저와 여러분 모두 잘 지키고 있는 지 돌아보게 됩니다. 그래서 월드컵 분위기 속에서도 이 분의 이야기를 꼭 들어봐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잊어선 안 된다는 생각에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의 얼굴을 한 명씩 그리셨다는 박재동 화백, 작심인터뷰에서 만나보겠습니다. 박 화백님 나와 계시죠?

박재동 화백(이하 박재동):
네,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이 세월호 사고 발생한지 64일이 되는 날인데요. 박 화백께서도 고등학교에서 미술교사로 재직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수학여행 참사가 그래서 남다르실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박재동:
국민들 마음이 똑같을 거예요. 그런데 제가 나이도 있고 하니까, 자식도 있고.. 그리고 교사생활을 했으니까 우리 아이들 하나하나가 다르게 애틋하죠. 그런 것은 있습니다만 국민들 다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부모들 마음이 제일 그렇겠죠.

앵커:
한명씩 그려야겠다는 생각은 어떤 특별한 계기나 동기가 있으셔서 생각이 드신 건가요?

박재동:
제가 예전에 시사만화를 했었기 때문에 이럴 경우엔 정말 항상 늘 그렸을 텐데, 지금은 일선에 있지 않고 그래서 우리 후배들이 시사만화를 세월호 관련해서 꾸준히 너무도 열심히 잘 그리고 계셔요. 그래서 내가 그림쟁이로서 뭔가 여기 하나 하긴 해야 할 텐데, 뭐가 없을까 생각하니까, 그래 내가 평소에 캐리커쳐를 많이 그렸으니까 우리 아이들 얼굴이라도 하나씩 그려보자는 생각에서 그리게 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그렇게 되면 마음이 더.. 왜냐하면 사진을 자세히 보고 하셔야 할 거 아니에요?

박재동:
처음에는 영정사진 보는 것도 힘들었어요, 힘들었는데 막상 하나씩 보니까 처음엔 굉장히 힘들어요. 너무 아이들이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럽고, 귀한데 너무 원통해요. 너무 억울해서. 그런데 계속 그려야하니까. 아이들을 보고 얘들이 요즘은 헤어스타일이 이런 게 유행하는 구나, 자기를 나타내기 위해서 이렇게 표정을 짓고 그런걸 보면서 아이들 하나하나를 만나게 되는 느낌이 들고 그러면서 친해지고, 힘들지만 저는 어떤 면에서 아이들을 더 알게 되고 제 마음속에 오히려 살아오는 느낌이 좀 들었어요. 그래서 좀 이상하긴 한데 힐링이 된다는..

앵커:
역설이죠. 부채의식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다는 말씀이신 것 같아요.

박재동:
맞습니다. 그래서 이것도 복이다. 아이들을 만나서 얘기하고 함께하며 눈도 맞추고 이렇게 만날 수 있다는 게 그래도 내 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어떤 말씀하세요?

박재동:
한명 한명을 내가 그림을 안 그렸으면 그냥 아이들 하나하나를 만날 수 없잖습니까? 뭉뚱그려서 세월호 아이들에 대한 그럴 텐데, 아이들을 한명씩 그리니까 얘들을 만나는 거거든요. 만나면서 마음이 새롭고 편해지고 대화하게 되고 그런 점이 나의 복 이로구나 그러면서. 아이들이 내 마음속에서 조금씩 살아나는 느낌이었죠. 그게 내가 그림을 그리는 복이다.

앵커:
그렇군요. 유가족들의 반응은 어떠세요?

박재동:
유가족들은 고마워하고 좋아하시죠.

앵커:
실제로 몇 일 전에 한 일간지에서 화백님의 그림과 피해 학생 학부모의 편지가 실렸었는데 단원고 2학년 학생이었던 고 정차웅군의 사연이었다고 하는데요.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글에 선생님의 그림까지 함께 보니까 정말 가슴이 뭉클해지던데.

박재동:
어머니 아버지 두 분 다 만났는데, 두 분 다 너무나 멋지고 통이 크신 분들이에요. 시원시원하시고. 아들도 역시 그렇게 다른 애에게 조끼를 던져주고 구하러 가고 해서.. 그 어머니 쓰신 글을 보니까 담백하면서도, 어떻게 그렇게 마음을 울리는지, 참.. 그렇더라고요.

앵커:
5788님이 이런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어느새 잊어버리고 있었네요. 월드컵 열기 속에서 아이들을 잊지 않도록 우리 모두 노력합시다.’ 이런 글을 보내주셨는데, 제가 볼 땐 박재동 화백 같은 분들이 있으시니까 저희가 세월호, 우리 아이들 절대로 잊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듭니다. ‘잊지 앉겠습니다’는 말로 되는 것이 아니죠. 마음으로 되는 문제라는 생각입니다. 그 마음을 바로 그림으로 보여주신 박재동 화백 그동안 수고하셨고 앞으로도 수고하시길 부탁드리고요. 오늘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재동:
네. 감사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박재동 화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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