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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 후보 발언 ‘100년 전 일본 기독교계 억지 논리와 판박이’"-서정민 일본 메이지가쿠인 대학 객원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06-17 08:14  | 조회 : 4520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작심인터뷰 1 : 서정민 일본 메이지가쿠인 대학 객원교수



앵커: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등장으로 식민지 지배문제가 새롭게 사회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 역시 가장 중요한 쟁점 중 하나인데요. 물론 교인들을 상대로 한 내용으로 일반 국민들의 정서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해명은 분명히 존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총리 후보자는 이러한 이야길 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장이 상당하고요. 그런데 100년 전 일본 기독교계도 이와 유사한 주장을 했었다고 하네요. 일본이 한국의 국권을 침탈한 것은 하나님의 뜻이라는 이른바 '병합신의론(倂合神意論)'이 바로 그 내용인데요. 오늘 첫 번째 작심인터뷰에서는 일본 기독교사 전문가이신 일본 메이지가쿠인 대학교 서정민 교수 연결해서 보다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서 교수님 안녕하세요?

서정민 일본 메이지가쿠인 대학 객원교수(이하 서정민):
네, 안녕하세요.

앵커:
지금 일본이시죠?

서정민:
네. 그렇습니다.

앵커:
연대 신학과 교수 하셨잖습니까? 연대 교수하시다 일본 가셨는데, 지금 일본 기독교 사회를 연구하고 계신 모양이죠?

서정민:
네. 여기서 종교사학을 가르치고 있는데요. 그리고 아시아 기독교 사학과 한일 그리스도교 관계역사를 주로 가르치고 세미나를 지도하고 있습니다.

앵커:
한일 기독교사, 교류하고 하는 거군요. 그런데 제가 잘 몰라서 그런데, 병합신의론 그러니까 이 내용이 한국의 식민지배가 하느님의 뜻이라는 얘기군요? 이게 언제 적 얘깁니까?

서정민:
우선 1910년, 이른바 한일합병 전후이지요? 일본 크리스천들이 일본의 병합은 신의, 곧 하느님의 뜻이라고 주장했고 그래서 한국 땅은 태초로부터 일본 선조들에게 하느님께서 예비해두시고 약속했던 땅이라는 내용입니다. 그러니까 한국 병합에 하느님의 뜻이 들어있으니까 일본 정부는 담대하게 한국을 다스리고 제국의 영광을 더 보여야 한다는 내용으로 논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제가 알기로는 일본의 기독교가 소수잖아요?

서정민:
그렇죠.

앵커:
그런데 이렇게 황당한 주장을 하는 게 자신들의 일본 내의 위치를 조금 더 부각시키려고 하는 의도가 있었다고 봐야 하나요?

서정민:
바로 그렇습니다. 소수이지만 당시 기독교 수용자들이 대단히 엘리트들 이었고요, 당시 여론을 주도할 수 있는 위치의 크리스천들이 대부분 이었습니다. 그리고 우선 일본 정부는 당시 기독교에 대해서 대단히 경계를 했고 기독교인들이 일본 사회 내에서 대단히 입지가 약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신들이 일본 제국주의의 한국침략을 정당화 시키는 합병명분론을 창출해서 제공함으로써 자신들의 국가·사회적 위치를 조금 향상시켜보려는 의도가 게재되어 있었죠.

앵커:
그런데 재밌는 건 말이에요, 제가 듣기로는 이렇게 우리나라에 대한 식민지배가 하느님의 뜻이라는 얘길 일본 기독교계가 100년 전에 했지만, 더군다나 우리를 유대민족과 비교를 했다면서요? 이게 황당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시련도 하느님의 뜻이다 이거죠?

서정민:
바로 보신 겁니다.

앵커:
그 부분 조금 설명 해주시겠어요?

서정민:
그러니까 일본 기독교인들이 우리에게 충고랍시고 당시에 우리에게 한 거죠. 유대민족이 민족적 시련 속에서 성자를 잉태했고 세계적인 민족이 되었다. 그러니까 민족적 시련을 하느님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고난을 잘 견디기를 바란다는 충고도 하면서, 그러나 유대민족은 상당히 실패했다. 하느님의 뜻을 잘못 이해해서 대단히 폭력적이고 거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한국은 하느님의 뜻을 순응하는 민족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충고까지 덧붙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조선에 있어서 식민지 지배는 하느님의 뜻이고 너희는 이 시련을 잘 받아들여서 3.1운동처럼 쓸데없이 봉기, 독립운동 하지 말라는 얘기 아니겠어요?

서정민:
그런 얘깁니다. 그대롭니다.

앵커:
그죠? 그러니까 이걸 받아들여야지 너희 독립운동하고 그러면 안 돼. 여기에서 화가 더 치솟네요? 지금 현재 기독교계의 입장은 뭡니까?

서정민:
지금 기독교는 전혀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일본의 기독교 다수는 당시 한국침략에 대한 일본 제국주의 역사에 대해서 대단히 통절하게 반성하고 있고요. 거기에 영합했던 크리스천 선배들의 잘못을 참회했고. 구체적으로 1967년에 일본 기독교단이 대표적인 참회 문서를 발표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지금 일본 사회 내에서는 소수이지만 일본 크리스천들은 한일관계에서 대단히 적극적으로 한국의 입장을 이해하고,

앵커:
그러니까 반성하는 거죠 지금?

서정민:
그렇죠. 그리고 이러한 역사관 자체를 부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식민지는 하느님의 뜻이고 유대민족은 하느님의 뜻을 제대로 못 받아 들여서 실패했으니까 너희들은 잘 받아들여라, 저항하지 말아라, 식민지배를 계속 받아라 라는 얘기를 100년 전에 했다는 사실 자체도, 100년 전에는 얼마나 화가 났을까요? 지금도 이런 얘길 들으면 화가 나는데. 어쨌든 서 교수님, 일본 내에서 연구 활동을 하고 계신데 문창극 총리 후보의 발언은 어떻게 평가하셨어요?

서정민:
저 개인적으로는 이것은 역사적인 맥락으로도 그렇고, 신앙 고백적인 측면에서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역사적 인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이러한 논조로 나간다면 늘 많은 분들이 얘기되고 있습니다만 당시 민족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크리스천 지도자들, 그 분들의 행동과 목표와 신앙은 어떻게 되냐는 것이고. 구체적으로 볼 때도, 대표적으로 우리 안중근 의사 같은 경우에 침략자를 하느님의 뜻에 의해서 응징한다는 고백을 하지 않았습니까? 이러한 안중근 의사의 신앙관과 배치되는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는 문제도 있죠. 제가 오늘 말씀드리는 내용과 같이 말씀드리면, 당시의 일본 기독교인들이 이러한 병합시키는 이론을 주장했는데 병합신의론이 지금 구조가 똑같다는 말씀이죠? 그렇다면 이것과의 상치는 어떻게 설명해야 하느냐고 볼 때 저는 이것을 신앙고백 이라고 해서, 교회 안에서의 얘기라고 해서도 도무지 용납할 수 없는 맥락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서 교수님은 교수이자, 목사 이시잖아요? 때문에 일본 현지 종교인들, 목사 분들과도 교류를 하실 텐데 일본인 목사 분들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서정민:
대부분의 일본 크리스천들은 당혹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국민정서가 이러한 논의가 용납되는 것 자체도 이해가 잘 안 된다는 표현이고요. 그러한 입장에서 물론 제가 전부를 상대한 것은 아니겠습니다만 대다수의 의견들은 상당히 당황스러운 입장입니다.

앵커:
그런데 일본의 일부 언론은 당혹스러워 하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서정민:
그게 가장 가슴 아픈 부분인데요. 우선 이 내용을 이례적으로 아주 상세하게 내용을 일본 언론 매스컴들이 잘 다루고 보도해주고 있습니다. 상세한 내용, 해설이나 주장이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읽는 순간, 듣는 순간 대단히 조소가 들어있다는 느낌이 들고요. 주목해볼 것은 바로 15일자이죠, 그동안 한국문제에 대해서 대단히 보수적이면서 비판적으로 공격을 해오던 산케이가 ‘한국의 국수적 민족주의자들이 일본의 한국지배에 대해서 긍정적 입장을 갖고 있는 문 후보자에 대해서 집단 따돌림을 하고 있다’는 보도를 하는걸 보면 일본의 가장 우익적 언론이 옹호하고 있는 의견이라는 것으로도 상당히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리고 서 교수님이 신학자이자 목사님이셔서 여쭤보는 건데, 문창극 총리 후보자는 이러한 입장입니다. 모든 것은 하느님의 섭리이고 은혜라는 기독교인의 인식에서 비롯된 종교적 언어로 이해해 달라,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서정민:
물론 신학적 입장이 다를 수도 있고, 다른 의견들이 있을 수도 있으리라고 생각은 합니다만 그것을 일률적으로 역사에서 이루어진 모든 것들을 하느님의 뜻으로 전가시켜 버리면 소위 말하면 신정론과 연결이, 신정론이라는 좀 어려운 이론입니다만, 과연 하느님이 악의 세력의 발호까지도 하느님이 다 담당했느냐는 문제에 직면합니다. 그래서 더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뜻은 사람이 정할 일이 아닙니다. 때문에 이것이 신앙고백적이다, 교회내적인 언어이다 혹은 개인적인 신앙을 바탕으로 고백된 얘기라는 것은 신학적으로도, 역사 신학적으로도 용납할 수 없는 오히려 기만이라고나 할까요, 오도된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일본이 고노담화 흔들기, 고노담화라는 게 결국 일본군 위안부, 사실 일본군 위안부라는 표현도 일본식 표현이거든요? 영어식 표현으로 한다면 일본군 성 노예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은데 이것에 대해서 사죄하고 반성한다는 고노담화를 다시 흔들려고 하지 않습니까? 이번 주 내로 일본에서 결과 나오는 거 아닙니까?

서정민: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좀 지켜봐야 하지만 그게 지금 논의가 되고 있고. 저는 더 우려하는 것은 소위 평화헌법 해석을 수정해서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가지겠다, 다시 말해서 언제라도 전쟁을 할 수 있는 국가로 개편하겠다는 것이 지금 아베정권이 갖고 있는 정치적 의도거든요? 이러한 우측의 보수적 기조가 지금 상당히 강고하게 진행되는 마당에 국내에서 이러한 논의는 굉장히 한일 협상력이 약화되는 부분이 아닌가 하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5512님이 문자 보내주셨는데요, ‘고노담화 수정하겠다는 일본에게 우리나라가 기름을 부은 것은 아닌지..’라는 문자를 보내주셨습니다. 그런데 제가 오늘 방송 서두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항상 제가 볼 때엔 건전한 이성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궁극적으로는 승리하게 돼있거든요? 제가 볼 때는 지금 일본도 사실 이게 제정신인가 할 정도로 우리가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 제가 볼 때는 일본이 이래도 세계적인 집단 이성이 있는 것 아니겠어요? 참고적으로 7494님이 이런 말씀 보내주셨는데요, ‘사과하고 해명했으면 어느 정도 수긍하고 이해하는 자세도 필요한 것 아닙니까? 모든 언론에서 좀 너무한 것 같아요.’ 라는 의견도 보내주셨습니다. 물론 이런 의견도 중요하죠. 서 교수님, 아침부터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정민:
네, 감사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일본 기독교사 전문가인 일본 메이지가쿠인 대학교 서정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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