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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과서 지침으로 잘못된 역사인식 가진 미래세대 늘어날 것”-한신대 사학과 안병우 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01-28 19:50  | 조회 : 3852 
정면 인터뷰1.
“일본 교과서 지침으로 잘못된 역사인식 가진 미래세대 늘어날 것”-한신대 사학과 안병우 교수

앵커:
결국 우려하던 일이 일어났습니다. 일본 정부가 독도가 자국의 고유 영토라는 주장을 담은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또 이런 주장을 제작 지침에 명시하는 방안을 공식 선포했는데요. 이로 인해서 한일 양국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걱정은 일본의 미래 세대들이 왜곡된 역사를 배운다는 것인데요. 일본의 왜곡된 교과서 문제, 아시아 평화와 역사교육연대 대표인 한신대 사학과 안병우 교수님 전화로 연결해서 이야기 더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한신대 사학과 안병우 교수(이하 안병우):
예, 안녕하십니까?

앵커:
일본 정부가 오늘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담은 교과서 해설서를 공식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일본 정부가 이 같은 교과서 해설서를 공식 발표한 것이 도대체 어떤 의미를 갖고 있습니까?

안병우:
일본이 그 동안 독도에 대한 영유권 문제는 그렇게 해설서에서 공식적으로 독도를 일본의 고유 영토로 명기하도록 요구하지는 않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도에 관한 영유권 문제는 고등학교 사회 혹은 공민교과서, 이런 데 서술해 오기는 했죠. 그런데 일본이 해설서에 이렇게 독도가 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명기하도록, 더군다나 거기서 더 나아가서 독도를 한국이 불법적으로 점거하고 있다, 이렇게까지 서술하게 했거든요. 그리고 그 대상이 되는 교과서에 중학교 사회 과목이 포함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사회 과목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는 역사 교과서도 그렇게 서술할 수밖에 없게 되는, 다시 말씀드리면 대상이 되는 교과서의 종류가 늘어나고요. 또 독도가 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명기하도록 된 점, 이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볼 수 있고요.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서술의 강도가 강해졌죠. 2008년에 해설서가 한 번 개정된 적이 있는데요. 그 때에는 한국과의 사이에 독도를 둘러싸고 주장이 서로 다르다, 하는 점을 다루고 그 다음에 북방 영토도 마찬가지로 일본의 영토 영역으로 이해를 심화시킨다, 이 정도로 요구를 했었거든요. 그랬던 것이 이제 고유 영토라고 명기하도록 서술의 강도를 강화한 점입니다.

앵커:
아예 못을 박았네요?

안병우:
네, 못을 박은 거죠.

앵커:
이전에는 주장, 다툼이 있다, 이런 정도였는데 못을 박았다.

안병우:
그리고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지금은 사실 해설서를 개정할 시점은 아닌 걸로 생각이 됩니다. 왜냐하면 일본은 교육과정을 대개 10년 주기로 개정을 해 왔고요. 교육과정을 개정한 다음에 그에 뒤따라서 해설서를 개정해 왔거든요. 그래서 지난 번 해설서를 개정한 것이 중학교는 2008년이고 고등학교는 2009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5~6년밖에 안 되었는데, 시급히 이렇게 해설서를 개정한 것, 이것은 상당히 예외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거는 아마도 지금 영토 분쟁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국제 정세를 반영한 것이라고 보이고요. 아마 그런 과정의 연장선상에서 이런 조치를 취한 게 아닌가 싶고요. 또 하나 주목되는 점은 센가쿠에 대해서 영유권을 주장한 걸로 보도가 되고 있어요. 역사적으로 일본의 영토 문제를 보면 일본의 영토 문제의 핵심은 초기에는 대개 이른바 북방 4개 섬에 있었습니다. 러시아하고의 영토 분쟁 문제였죠. 그걸 모든 교과서들이 사실은 다루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독도가 차츰 추가가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센가쿠는 일본이 현실적으로 영유를 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는 영토 문제가 없다, 이런 방침을 계속 갖고 있었거든요. 우리도 독도에는 영토 문제가 없다, 이런 입장을 견지해 왔던 것하고 비슷한 그런 논리라고 볼 수가 있는데요. 그러다가 근래 들어서 중국하고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결국 센가쿠에 대해서도 고유 영토론을 제기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결국 동아시아 3국 사이 영토 분쟁이 계속해서 고조되어 왔고요. 이런 현상에 대해서 일본 정부가 이제 강경하게 대응하겠다, 이런 입장을 이 해설서 개정을 통해서 천명한 것이다, 이렇게 볼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앵커:
우리 정부도 일본 정부의 이런 대응에 대해서 강경 대응하겠다, 이렇게 밝히지 않았습니까? 그동안 그러면 우리 정부가 강경하게 대응해 오지 않았다면, 미흡하게 대응했기 때문에 일본이 이렇게 대응해 오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드는데요?

안병우:
그렇게 분명하게 말씀드리기는 좀 어려울 것 같고요. 우리가 강경하게 대응한다고 해서 일본이 강경하게 대응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보기는 조금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왜 그러냐면 강경 대응은 또 상대방의 강경 대응을 계속 불러오거든요. 우리가 독도에 대해서는 초기에는 일본이 문제를 제기해도 사실 대응하지 않는, 무대응의 방침을 갖고 있었죠. 그러다가 어느 때부터인가 대응을 하기 시작했는데요. 우리가 이런 문제에 대해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하는 게 사실 상당히 제한돼 있습니다. 항의하는 거, 대사 불러서 항의한다든가, 혹은 심하면 일본에 주재하고 있는 한국 대사를 소환, 불러들인다든가, 또 일본 정부에 대해서 이런 조치를 취소하라고 요구하는 것, 그런 것이 일본에 대해서 할 수 있는 방법이고 또 다른 방법으로는 예를 들면 독도에 관한 교육을 강화하는 것, 이것은 강화해 왔죠, 꾸준히. 또 국제 홍보를 강화해서 국제 여론을 유리하게 조성하는 것, 이런 것들이 있을 텐데 이건 다 한일 양국이 시행하고 있는 거거든요.

앵커:
가장 걱정되는 것이요. 이렇게 왜곡된 교과서로 배운 일본의 미래 세대들, 학생들이 그러면 결국 한일 간의 역사 갈등이 앞으로도 더 심화되지 않겠냐, 참 그런 것이 굉장히 걱정이 돼요?

안병우:
당연히 심화되겠죠. 일본이 역사 교과서를 통해서 자라나는 세대들의 역사관을 잘못 심어주기 시작한 결정적인 전환점은 2001년부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른바 후소샤 교과서가 만들어지면서부터인데요. 그 당시에는 채택하는 학교가 거의 없어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한 10여년 지나면서 채택하는 학교가 점점 늘어났죠. 그래서 학생들이 잘못된 역사 인식을 갖고 성장하는 비율이 점점 늘어났고요.

앵커:
결국 이렇게까지 온 거죠. 교수님께서 아시아 평화와 역사교육연대의 대표 아니시겠습니까? 바로 그런 문제 때문인 것으로 저는 인식하는데, 한중일 3국간의 공동역사교과서 편찬을 위해서 노력해오시지 않았습니까? 한국과 중국과 일본, 다른 역사학자들도 이런 왜곡된 역사 교과서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는지, 또 공동역사교과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안병우:
저희들이 한 10여년 넘게 한중일 3국의 역사학자들, 또 교사들, 시민활동가들하고 같이 노력을 해 오면서 2005년하고 재작년에 두 개의 중요한 성과물을 냈습니다. 3국이 공동으로 해서 <미래를 여는 역사>, <한중일 3국이 쓴 동아시아 근현대사> 이런 책들을 냈거든요. 그것은 학교에서 교과서로 채택될 수는 없습니다. 왜 그러냐면 세 나라 전부 교과서 제도가 있기 때문에, 그러나 많은 학교에서 부교재로 채택이 되어서 한중일 3국이 평화로운 미래를 열어가려고 하면 과거의 역사를 우리가 어떻게 이해해야 되는가, 이런 좋은 관점을 보여줬죠.

앵커:
그런데요. 지난해 11월에 박근혜 대통령이 한중일 공동역사교과서를 만들자는 취지로 이런 내용을 던졌을 때 일본 문부과학성이 환영의 뜻을 표했어요? 상당히 이례적으로, 그렇다면 한국과 일본 양국 정부 간에 공동역사교과서 편찬을 할 수 있을까요?

안병우:
글쎄요. 언젠가는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요. 지금 당장 실현하기는 굉장히 어려울 것 같습니다. 왜 그러냐면 역사 교과서를 공동으로 편찬해서 사용한다고 하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입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요. 넘어야 될 과정들이 굉장히 많은데, 우선은 서로가 신뢰하는 분위기 속에서 진지한 역사 대화를 계속해나가야 합니다. 그것이 10년이 걸릴지, 20년이 걸릴지 잘 모르겠고요. 그렇게 해서 서로 완전히 엇나가고 있는 이 역사인식, 이것의 어떤 접합점을 찾아야 하거든요. 그래서 한국 사람들이 쓴 일본 역사, 또 일본 사람들이 쓴 한국 역사를 서로가 인정할 수 있는 그런 단계에까지 이르러야 하는데, 지금처럼 일본은 잘 아시는 것처럼 우익 세력들이 역사 교육을 점점 장악해 나아가고 있고요. 그것은 결국 근현대사를 놓고 보면 일본이 19세기 이래로 아시아 지역에 대해서 했던 침략, 식민지 지배, 이런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하는 주장을 담고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거기에 절대로 동의할 수가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일본의 그런 우익들의 역사관, 이런 것들이 폐기되고 그야말로 일본의 양심적인 그리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동아시아 역사를 인식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주도하는 그런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고요. 한국도 그건 마찬가지입니다. 한국도 여러 가지 복잡한 교학사 교과서 문제라든가 이런 것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렇게 과거에 대해서 성찰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상호 국가들 사이에 형성되지 않으면요, 우리나라는 역사상으로 아주 위대한 나라다, 이렇게 생각하는 역사관을 갖고 있는 그런 사람들이 주류적인 입장에 있게 되면 역사 대화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앵커:
결국 한국과 일본이 서로 성찰적인 자세로 대화를 하는 것이 시급하다, 교수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병우:
예, 감사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한신대 사학과의 안병우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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