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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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문화가 맞이할 미래-한국은 민낯이 아름답다”-전 한양대 석좌교수 베르너 사세, 겨울특집 <한국의 미래를 말한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01-22 20:20  | 조회 : 3792 
뉴스! 정면승부 겨울특집 <한국의 미래를 말한다>
“전통 문화가 맞이할 미래"

"전통은 꾸며서 되는 것이 아니다"
"한국은 민낯이 아름답다"
- 전 한양대 석좌교수 베르너 사세

앵커:
흔히 밝은 미래를 위해 과거를 잊으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데요. 정말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과거의 일들은 모두 청산해 버리는 것이 과연 옳은 걸까요? 과거의 소중한 가치를 껴안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방법은 없을까요? 뉴스 정면승부가 마련한 겨울특집 <한국의 미래를 말한다>, 지난 연말부터 매주 수요일 이 시간에는 말 그대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우리의 미래를 그려보고,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맞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이야기하는 시간 마련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독일에서 한국학 연구를 개척한 1세대 독일인 한국 학자인 베르너 사세 전 한양대 석좌 교수와 함께 우리 전통 문화가 맞이할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스튜디오에 교수님 나오셨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베르너 사세: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교수님 옷이 개량한복 같아요?

베르너 사세:
개량한복입니다. 편리하니까요.

앵커:
아, 그래요? 편리해서 입으세요?

베르너 사세:
예, 편리하게, 그리고 멋도 있는데.

앵커:
어떤 멋이 있습니까?

베르너 사세:
가령 독일에서 1년에 한 번씩 독일 갑니다. 우리 손자들 보려고, 그래서 개량한복을 입고 다니니까 사람들이 조금 이상하게 느껴서 물어봐요. 이 디자인 어디서 살 수 있느냐, 물어보더라고요. 디자인 옷이에요.

앵커:
어디서 살 수 있느냐, 그럼 뭐라고 말을 해요?

베르너 사세:
한국에 가서 사야 된다고. 하하.

앵커:
교수님, 앞서 저희가 독일에서 한국학 연구를 개척한 1세대, 이른바 원조 세대, 원조 학자라고 했는데 왜 한국학을 공부하시게 되었어요?

베르너 사세:
운명의 장난으로 전 한국에 왔어요. 1966년에 나주에서 비료 공장 만드는 과정에 우리 장인이 기술자로 나왔습니다. 그래서 그 때는 일하시는 분들이 기술 경험 없잖아요, 농부들이라. 그래서 문제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장인이 앞으로 한국의 발달을 위해서 제일 중요한 것이 아이들의 기술 교육 아닐까, 해서 기술학교를 만들었어요, 개인적으로. 그래서 그걸 돕기 위해서 내가 66년에 왔습니다. 한국 문화 모르는 상태에서 왔는데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많이 봤어요. 그래서 앞으로 그걸 공부하겠다고, 그래서 서른 살 때 학교를 다녔어요. 그러나 그 때는 한국학과 없었잖아요? 그래서 할 수 없이 일본학과, 일본문화학과 또는 중국문화학과에서 한국 중심으로 공부하게 되었어요. 다행히 우리 교수님이 일본학자이지만 한국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많았는데, 그래서 처음으로 한국학 박사를 받았어요, 독일에서. 그랬다가 한국학과를 만들었어요.

앵커:
그러면 장인어른이 전라남도에서 기술을 가르치기 위해서 왔을 때, 그 때는 50년이 넘었네요? 대단하십니다. 요즘 한옥에서 거주하신다고 들었는데요?

베르너 사세:
맞아요. 저는 한옥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한국 전통 문화 알기 위해서 한국 전통 집에서 살아요. 그래서 한옥의 원칙을 알기 위해서 책 보는 것보다 직접 사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해서, 그래서 저는 우선 서울에서 1년 간 발판동에 살았거든요? 그래서 거기도 재미있었지만 전통은 서울에서 파악하기가 어렵잖아요? 그래서 지방에 내려가서 담양군에서 거기 3년 간 한옥에서 살았어요.

앵커:
담양에서도 한옥에서 사시고, 한옥의 원리, 그것이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서는 직접 거주하시면서, 네.

베르너 사세:
현지조사, 네.

앵커:
직접 주무시면서. 보통 교수님을 소개할 때 한국 사람들보다 더 한국인 같고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외국인이라고 많이들 이야기하고, 또 최근에는 <민낯이 예쁜 코리안>이라는 책을 내셨는데, 여기에도 보면 아픈 지적이 있어요. 한국인들은 양복을 입으면서 한복을 이야기하고, 아파트에 살면서 한국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 이렇게 지적하셨더라고요?

베르너 사세:
예. 지금은 한국 사람들이 조금 돈도 있고, 시간도 여유가 있어요. 그래서 다시 자기 문화 찾는 거죠. 그러나 도시 사람들 IT, 또는 공업 시대에 들어왔으니까 농업 사회의 습관을 보고 이해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조금 상상적으로만 전통 문화를 생각하고 있는데, 그래서 나는 그 과정에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니까 그 책 한 번 썼어요.

앵커:
그러면 민낯이 예쁘다, 화장을 안 한 것이 민낯인데 이 제목, 어떤 의미가 담겨 있습니까?

베르너 사세:
글쎄요.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자기 문화 보고 말을 너무 합니다. 전통을 모르면서 자랑합니다. 그러나 그 자랑 때문에 5천년 역사, 말로 아주 아름다운 말이잖아요? 아름답긴 하지만 사실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외국 사람에게 이걸 소개하면 5천년의 역사를 직접 영어로 번역해서 five thousand years of history, 외국 사람은 그걸 듣고 한국 사람들 자기 문화를 모른다고, 그래서 한창 우리는 전통 문화는 제일, 그렇게 얘기하잖아요? 그러나 난 그보다는, 그건 화장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보다는 실제 그 문화를 다시 한 번 깊이 보자고, 깊이 연구하라고 그 말을 ‘민낯이 예쁘다’.

앵커:
민낯 그 자체, 오히려 5천년 역사라고 말하는 그것, 또는 화장 같은, 그렇다는 거죠? 사라져가는 한국 전통 문화에 대해서 어쩌면 우리보다 더 아쉬워하는 것 같아요? 교수님께서. 그런데 우리가 이 시간 한국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러면 전통 문화의 본질을 아는 것과 또 미래로 나아가야 하는데, 이 관계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우리가 미래로 나아갈 때 전통 문화가 가치가 있습니까?

베르너 사세:
사람은 자아, identity를 알기 위해서 자기 문화를 알아야 되잖아요?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흔들리는 상태에요. 사찰도 많고, 아이들도 불편하게 살고 있고, 그래서 거기서 극복하느라고 다시 자세하게 자기 문화, 자기 뿌리를 찾는 것 있잖아요? 앞으로는 그걸 좀 강조하였으면 좋겠다고, 사람을 안심하게 살기 위해서.

앵커:
뭔가 좀 안심하면서, 그 가치를 제대로 찾아간다는 거죠? 그러면 우리 전통 문화라는 것을 현대 문화로 이어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됩니까?

베르너 사세:
지금 21세기잖아요? 그래서 전통은 옛날 그대로 하면 전통이 아니고 그것은 박물관이에요. 그래서 전통 살리기 위해서 그 전통 요소를 바꿔야 돼요. 전통은 항상 바꾸는 과정만 전통이에요. 그래서 옛날 그대로 하면 안 되고, 바꿔야 돼요. 그러나 어떤 기준으로 바꿔야 되느냐, 전통 사회, 전통 문화 보고 우리한테 맞는 것이 어떻게 변화해서 앞으로 나갈 수 있는가, 그것이어야 돼요.

앵커:
지금 교수님께서 전통이라는 것은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바꿔나가야 된다.

베르너 사세:
그것은 living culture, 살고 있는.

앵커:
살고 있는 현재의 문화, 거기에 맞게 가는 겁니까? 지금 그럼 전통을 바꿔간다는 그 기준을 말씀해주셨는데, 그 기준이라는 것이 현재의 삶, 영어로 living culture, 그것이 기준인가요?

베르너 사세:
예.

앵커:
그러면 한옥에 살고 계신다고 했는데 한옥은 어떻게 합니까? 예를 들어 주세요.

베르너 사세:
큰 아파트 빌딩에서 물론 외면은 콘크리트 써야 되잖아요? 든든하니까. 안에는 흙, 또는 나무 쓰지 않아요? 그래서 흙은 가령 습기 조절하는 거에요. 그래서 한옥은 흙으로 만들었잖아요? 그 흙은 지금 외면 말고 안에 하면 건강에 좋은 것이에요.

앵커:
황토, 그런 것이죠? 예. 바로 그런 건축을 할 때도 그런 것을 현대적으로 살려가는 것 자체가 전통 문화를 현대 문화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전통을 그대로 고수하는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거죠?

베르너 사세:
네, 그렇습니다.

앵커:
그럼 개량한복, 한복을 지금 입고 오셨는데, 한복도 마찬가지인가요?

베르너 사세:
사람들 사고방식에 한복이 불편하다고 하잖아요?

앵커:
그렇죠. 한옥도 마찬가지로 불편하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베르너 사세:
왜 불편하다고 생각하냐면 예복만 생각해요. 일반 생활하는 것이 아니고 예복.

앵커:
예복이란 건 결혼식, 이런 데.

베르너 사세:
그러나 예복은 어느 나라, 어느 문화에서도 예복은 불편하잖아요. 그래서 개량한복, 일반 생활에서 쓸 수 있는 한복, 그걸 써야 돼요. 그것은 불편이 없습니다.

앵커:
지금 그러면은 개량한복에 대해서도 불편함이 과거의 격식 있는 예복보다는 지금 입고 계신 자체가 크게 불편하지 않나보죠?

베르너 사세:
예, 그렇습니다.

앵커:
오늘 <한국의 미래를 말한다>, 1세대 한국학자인 베르너 사세 전 한양대 석좌교수와 우리 전통 문화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잠시 후 광고 듣고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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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국의 미래를 말한다>, 1세대 한국학자인 베르너 사세 전 한양대 석좌교수와 함께 우리 전통 문화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교수님, 다시 이야기를 이어가기 전에 한국 노래를 아주 즐겨 부르신다고 들었는데, 맞습니까?

베르너 사세:
예, 그렇습니다.

앵커:
한 소절 한 번 부탁해도 될까요?

베르너 사세:
고은 선생도 나오셨죠? 그래서 고은 선생의 시, 아주 아름다운 시 하나 있는데, 그 노래를 하겠습니다. 김민기 씨 곡.

앵커:
알겠습니다. 고은 시인의 시를 바탕으로 한 노래, 가수 김민기 씨가 노래 부른 것이죠.

베르너 사세: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흩어진 날 헤메인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은 편지를 하겠어요

앵커:
와~ 베르너 사세 교수님은 가수신가요? 프로 가수신가요? 무용과 홍신자 선생님과 결혼하시지 않으셨습니까? 홍신자 선생님과 결혼하기 전에 프로포즈를 이런 노래로 하신 것 같아요?

베르너 사세:
조금 했습니다. 하하.

앵커:
한국에서 사시면서 한국 문화, 한마디로 뭐라고 말씀하십니까?

베르너 사세:
글쎄요. 다양성이고, 불교, 유교, 지금 크리스천, 또는 샤머니즘 다 있는데, 그리고 작은 것이 아름다워요. 가령 세종대왕 월인천강지곡 작사했잖아요? 그걸 왜 했어요? 자기 부인이 돌아가셨잖아요. 그래서 그 부인이 저승에 아주 잘 살기 위해서 책을 만들었어요. 인도 가면 비슷비슷한 상태에 그 왕이 큰 빌딩을 세웠어요. 그래서 작은 것이 아름답다, 비치지 않지만 속에는 깊은 생각이 많아요.

앵커:
한국 문화는 그러니까 불교, 유교, 샤머니즘 여러 가지 이렇게 다양성으로 있지만 그 속을 들어가서 보면 아름다운 것이다, 또 작은 것이 있고. 그 중에서 유교가 한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이런 얘기가 많아요. 또 보수적이다, 봉건적이다, 비판적인 의견도 많은데 교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베르너 사세:
공자가 보수적인 사람은 아니었어요. 독재자도 아니었어요. 공자가 혁명주의자였어요.

앵커:
공자가 보수적인 사람이 아니라 혁명주의자였다고요?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요?

베르너 사세:
가령 봉건 사회에서 가족 내에, 큰 힘 있는 가족 내에 사는 사람 집에 가면 안 되고 지식 있는 사람, 자기를 좋은 사람으로 양성하는 그 사람, 어느 집에서 태어나도 그 집에 들어갈 수 있다는 그런 말을 했어요.

앵커:
그러니까 공자가 혁명적이라는 것이 지식 있는 사람, 자기를 계속해서 발전시켜서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서 지식을 갖출 때 그것이 바로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

베르너 사세:
예. 그래서 가족 관계 없이.

앵커:
그러니까 끊임없이 자기를 발전시켜야 된다는 거네요? 자기를 허물고.

베르너 사세:
그래서 정치가들, 지금 정치가들하고 비교해 보세요.

앵커:
현재 한국의 정치가들과 비교해보면 끊임없이 변화하거나 자기를 좋은 식으로 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겠네요?

베르너 사세:
모르겠습니다. 하하.

앵커:
한국 정치 여전히 계속 싸우고 그러는데, 유교 문화는 그런 게 아니라는 거죠? 한국인들, 참 경제적으로 많이 발전했는데 아직도 이렇게 행복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굉장히 적어요. 실제로 조사해보면 불행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민주화도 상당히 이뤘는데도 왜 그렇습니까?

베르너 사세:
사람들이 너무 바빠요. 성질이 너무 바쁘게 되었어요. 항상 또 많은 것 필요하고 항상 빨리 가야 된다고, 그러나 그보다는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조용하게, 조금 뜻 깊게 생활해야 돼요.

앵커:
한국 사람들의 불행이라는 것이 너무 빨리빨리, 뭔가 너무 많이 가지려고 하는데 그것이 아니라 조금 더 천천히, 여유를 갖고, 조용히.

베르너 사세:
옛날 아주 아름다운 인사말이 있었어요. “살살 가십시오.” 그거 아주 아름다운 말이에요.

앵커:
한국의 헤어질 때, “천천히, 살살 가십시오.” 그것이 그런 한국의 요즘 말하는 천천히 가는 문화, 슬로우 문화.

베르너 사세:
맞습니다.

앵커:
그러고 보니까 그것을 제대로 생각을 못하고 산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베르너 사세:
네. 사람들 너무 바빠요. 항상 뛰어가요.

앵커:
slow, slow, 여유 있게.

베르너 사세:
yes. 그리고 조용하게 살아야 돼요. 그것도 중요합니다. 사람들 항상 음악 없으면, TV 꺼지면 불안 상태 들어갑니다. 심심해서, 그러나 그 심심이 정말 아주 중요한 시간이에요. 심심할 때 아직 생각하지 않는 생각이 갑자기 듭니다.

앵커:
한국 사람들, 그렇죠. 뭔가 TV 꼭 켜놔야 되고, 시끌시끌해야지 뭔가 자기가 이 세계와 링크된 것 같은 느낌을 하는데, 교수님 말씀은 조금 더 조용히 여유를 갖고 자기를 생각해 보는 그런 것이 필요하다. 그러면 한국인들이 잘 살기 위해서, 책에 여러 차례 언급해 주셨는데 한국인들이 과거와 미래에만 산다, 라고 언급해 주셨는데 그 뜻은 무슨 뜻입니다?

베르너 사세:
두 가지 단어를 다시 배워야 돼요. 하나는 여기, 하나는 지금. 가령 지하철 타려면 사람들 뭐해요? 핸드폰만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옆에 재미있는 사람들 많은데 그건 관심 없어요. 그냥 기계만 봅니다. 그리고 여행할 때, 만약에 기차를 타고 3시간, 4시간 가면 사람들은 뭐해요? 잡니다. 그러나 실은 창문 밖에 경치가 바뀌고 있는데 그건 상관없어요. 그래서 지금을 살지 않아요. 그래서 우리는 지금하고 현재, 다시 생각해야 돼요.

앵커:
과거와 미래만 사는 것이 아니라 현재, 현재를 살아야 된다는 거죠. 주변을 좀 보면서, 스마트폰만 정신없이 쳐다보지 말고 내 주변에 누가 있는지, 여행을 하더라도 풍경도 좀 보면서.

베르너 사세:
그리고 사람과 사람, 그 관심 없어졌어요. 옛날 마을에서 어디 사람 지나갈 때는 인사 했잖아요? 지금은 엘리베이터에서 가령 만나면 인사 하세요? 안 하죠. 짧은 시간이라도 조그마한 엘리베이터에서 같이 있으니까 들어갈 때는 인사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좋아요. 그런데 난 인사할 때 사람들 막 움찔해요. 또 여자분이면 무서워해요. ‘왜 인사해?’ 그냥 들어와서 사람 만났으니 인사합니다.

앵커:
한국 사람들이 엘리베이터라는 좁은 공간에서 인사를 안 하는 부분들, 사세 교수님이 보실 때는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을 거라는 거죠?

베르너 사세:
그렇죠. 지금도 마을에서 항상 인사하잖아요? 어디 가냐고, 어디 갔다 왔냐고, 별 내용은 없는 말이지만 친절하니까 기분 좋죠.

앵커:
왜 쓸데없는 것 물어보냐, 속으로 그런 분들이 현대 도시 생활이죠. 별 걸 다 참견한다, 네. 그러나 그런 인사가 한국의 과거 문화였다는 거죠. 한국 문화를 계속 50년 이상 관찰을 해 보시면서, 한국인들 참 자녀 교육 열심히 시키죠? 그런데 교수님께서는 한국의 교육제도가 문제가 많다, 라고 지적을 하셨는데 왜 그렇습니까?

베르너 사세:
아주 많습니다. 학생들이 사실만을 외워서 자기와 관계없는 것이에요. 그것은 내가 호기심이 있어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고 그냥 시험 통과하느라고, 그래서 나하고 관계없어요. 그러나 이런 지식이 실은 지식이 아니고 머릿속의 쓰레기에요. 그래서 아까 공자 얘기하잖아요? 공자는 무슨 말 했냐면, 지식이 많고 생각 없는 것이 소용 없어요. 생각만 하고 지식 없으면 또 소용 없어요. 둘 다 있어야 돼요.

앵커:
사실만 잔뜩 외우고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서 하는데.

사세:
그리고 통과해서 잊어버려요.

앵커:
그리고 시험에 패스하면 잊어버린다. 쓸모있는 지식이 아니다, 쓰레기다, 라는 거죠.

사세:
나하고 관계없으니까 그냥 시험하고만 관계 있죠.

앵커:
요즘 창의성, 창의성 그러는데 한국에서, 이것과는 관계가 먼 거죠, 그러니까?

사세:
멀어요. 석사 지도를 했어요, 석사 논문. 그래서 그 학생이 내 방에 와서 나에게 “지도하시겠습니까?”, 묻잖아요? 그래서 “네, 하겠습니다” 해서 “무엇을 지도하시겠습니까, 무슨 제목으로?” 그래서 나의 대답은 뭘까요? “당신 뭐가 재미있어요?” “아니, 선생님이 지도하시는데 말씀하세요.” 아니, 다음 주 다시 오라고. 뭐가 자신에게 중요하다고 보느냐, 그걸 가져와야 돼요.

앵커:
그러니까 교수님이 석사 논문을 지도할 때 학생들이 너 논문 뭐 쓰려고 하느냐, 그랬을 때 그냥 주제는 가지고 오는데 네가 뭐가 재미있느냐, 뭐가 재미있는 것이냐 물으면 학생들이 제대로 답변을 못 한다는 거죠? 그러면 논문도 제대로 못 나온다는 거죠? 다시 해 와, 그랬다는 거죠. 우리 학생들, 재미를 갖고 공부하는 게 조금 부족하죠. 요즘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인사, 한국 사회의 한 신드롬처럼 있는데, 앞서 한국의 정치인들이 자기를 발전시키지 못한다, 한국의 유교 문화는 그런 것이 아니라고 언급해 주셨는데, 한국의 민주주의 독일과 비교해 봤을 때 어떻습니까? 또 분단국이라는 점은 공통점인데.

사세:
많은 사람들은 지금 민주주의 여러 가지 문제가 많으니까, 그러나 실은 민주주의 한 번 그 단계 들어가서 계속 있는 것이 아니고 날마다 다시 싸워야 돼요. 그래서 우리 지도자들, 정치인들 잘 보고 잘못이면 우리 잘못이라고 얘기해야 된다는 거에요.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낙심해서, 아니 얘기해도 사람들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게 보고 있어요. 그건 잘못이에요.

앵커:
민주주의라는 것은 날마다 자꾸 변화시켜 가야 된다, 지도자들이 잘못하는 것은 지적을 해 줘야 된다, 가만히 있으면 변할 수 없다는 거죠. 민주주의도 이렇게 발전시켜 나가야 된다.

사세:
그러나 사람들은 정치 실은 재미없어요. 그냥 이 사람도 저거 했다, 저거 했다, 만 하는데 태도는 바꾸지 않아요. 그게 문제에요.

앵커:
정치인들이 무엇을 했다, 했다고만 하지 실질적으로 무엇을 변화시키는 태도는 없다, 라는 거죠?

사세:
그렇습니다.

앵커:
교수님이 ‘힐링 페스티벌’을 계획하고 있으시다고 들었는데요? 뭐죠? 어디서, 언제 합니까?

사세:
그것은 6월에 제주도에서 할 거에요. 제주도 돌문화공원에 거기서 춤, 또는 명상, 또는 좋은 음식, 그런 페스티벌을 할 거에요. 지금은 한국의 페스티벌 다 똑같아요. 음악도 있고, 잘 놀고, 먹기도 하고, 그 내용은 없어요. 어디 가도 똑같아요. 그러나 그보다는 내용 있는 페스티벌, 힐링 페스티벌, 사람들이 거기 가면 나와서는 다른 사람이 되기 위해서.

앵커:
6월에 제주도에서 내용 있는 힐링 페스티벌, 내가 좀 더 바뀌는 그러한 치유를 할 수 있는 그러한 페스티벌을 6월에 제주도에서 계획을 하신다고요.

사세:
그건 예술, 또는 음식, 또 춤이나 명상, 그걸 해야 된다고.

앵커:
춤도 있고 명상도 있고, 기대가 많이 되네요.

사세:
네. 재미있겠어요.

앵커:
알겠습니다. 꼭 한 번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사세:
네, 감사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독일에서 한국학 연구를 개척한 1세대 독일인 한국학자인 베르너 사세 전 한양대 석좌교수와 함께 <한국의 미래를 말한다>를 같이 했습니다. 오늘 방송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인터뷰 전문을 보실 수 있고요. 팟캐스트에서 다시듣기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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