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시간 : [월~금] 10:30~11:30
  • 진행: 박귀빈 / PD: 이은지 / 작가: 김은진

인터뷰 전문

주민 150명인데 사슴 600마리? '사슴에 점령당한 섬' 안마도, 해법 찾았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4-02-16 15:20  | 조회 : 615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4년 2월 16일 (금)
□ 진행 : 박귀빈 아나운서
□ 출연자 : 국민권익위원회 집단고충조사팀 서상원 사무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박귀빈 아나운서(이하 박귀빈) : <슬기로운 생활백서>, 매주 금요일은 국민권익위원회와 함께 생활 속 놓치고 있는 권리를 찾아봅니다. 거주하는 주민보다 사슴이 더 많이 사는 섬 이야기.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전남 영광군 안마도에는 주민은 150명인데. 사슴은 600마리라고 합니다. 사슴과 같이 사는 마을에는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요? 국민권익위 집단고충조사팀 서상원 사무관으로부터 자세한 내용 들어보죠. 사무관님, 안녕하세요? 

◆ 국민권익위원회 집단고충조사팀 서상원 사무관 (이하 서상원) : 네. 안녕하세요? 

◇ 박귀빈 : 섬 한 곳에 사슴이 600마리나 살고 있다고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요? 
 
◆ 서상원 : 안마도는 전남 영광군 항구에서 약 2시간 반 동안 배를 타고 가야 만날 수 있는, 서해 한 가운데 있는 섬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40년 전인 1985년경 축산업자들이 이곳에 처음으로 사슴 10여 마리를 데리고 들어왔습니다. 당시만 해도 녹용 이 귀했던 시기인데, 사슴을 길러 이익을 보려고 했던 것이죠. 그런데 녹용 가격이 자꾸 내려가고 사슴에 대한 관리는 제대로 안 되니까, 이 사슴들을 그냥 안마도에 버리고 떠나버렸습니다. 그 때부터 사슴들은 안마도 전역으로 흩어졌고, 그런 상태로 40년이 흐르다 보니, 그 수가 수백 마리까지 불어난 것입니다. 
 
◇ 박귀빈 : 정말 놀랍네요. 혹시 이 사슴들 때문에 주민들이 피해를 받기도 하나요?  
 
◆ 서상원 : 예. 섬이라는 것이 고립된 곳이잖아요? 그 말은 곧 사슴들의 개체수는 증가하는데. 먹이는 한정돼 있다는 뜻이죠. 그러다보니 사슴들이 농작물을 먹어 치우기 시작한 것입니다. 먹이는 점점 줄어드는데 사슴들이 계속 증가하다 보니 이제 이 섬에서는 농사를 지 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주민들의 일상이 무너진 것입니다. 심지어 조상 묘를 훼손하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안마도의 묘지에는 모두 철조망으로 둘러쳐져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뿐만 아니라 생태계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사슴들이 나무껍집을 다 벗겨 먹는 바람에 나무가 고사하고 민둥산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 박귀빈 : 그것 참 큰일이네요. 주민들도 앉아서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을 텐데요, 그런데 왜 지금까지 사슴을 없애지 못한 것이죠? 
 
◆ 서상원 : 처음에 말씀드린 것처럼 안마도에 있는 사슴들은 사람이 키우기 위해 데리고 들어온 가축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것을 잡아서  처분하려면 소유자의 동의가 있어야 하겠지요. 그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만일 소유자가 소유권을 포기한다고 해도 포획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사슴은 덩치가 크고 재빠른 동물이기 때문에 총 기를 사용하지 않고는 잡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그런데 총기를 사용하려면 현행법상 야생동물이어야만 합니다. 결국 이들 사슴을  가축으로 봐야 할지 아니면 야생동물로 봐야 할지 정리가 안 되다 보니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일종의 사각지대였던 것이죠. 
 
◇ 박귀빈 : 그렇다면 해결방법으로 안마도를 사슴 관광지로 활용한다거나, 섬 외부로 사슴을 데리고 가는 방법은 어떤가요? 
 
◆ 서상원 : 안마도를 사슴 관광지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있었는데, 문제는 안마도로 가는 배편은 하루에 한번밖에 없고, 육지에서 이동하는  시간도 2시간이 넘습니다. 접근성이 떨어져 관광지 개발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섬 밖으로 사슴을 데리고 나가는 방법도 거쳐야 할 과정이 많습니다. 일단 결핵 등 전염병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기존 사슴 농장에 전염병이 번질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사슴 농장주와의 소통도 미리 있어야 됩니다. 우선은 오랜 기간동안 사슴으로 인한 안마도 주민들의 피해와 고통이 너무 커서 당장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습니다. 
 
◇ 박귀빈 : 그런데 이번에 국민권익위에서 농식품부와 환경부와 함께 해결방안을 마련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대책을 내놓으신 건가요 ? 
 
◆ 서상원 : 이번 대책의 출발점은 이제 더 이상 사슴이 가축이냐 아니면 야생동물이냐를 가지고 다투지 말자는 것입니다. 일단 가축에서 출발했으니까 가축으로 보아 축산법령을 적용하되, 실제는 야생화된 상태이니까 야생동물법령도 함께 적용하자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먼저 안마도 사슴에 대한 가축전염병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이러한 질병 검사를 거쳐 관련 법령에 따라 후속 조치 할 예정입니다. 이와 동시에 생태계와 주민 피해에 대한 조사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조사 결과 피해가 확인될 때는 안마도 사슴을 야생동물로 지 정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러한 조사는 안마도에 국한하지 않고, 사슴으로 인해 유사한 피해를 받고 있는 다른 섬지역들도 함께 이루어지게 됩니다. 다만, 이런 조사가 이뤄진다고 해서 우리나라에 사는 모든 사슴이 야생동물로 지정되는 것은 아니고요, 섬과 같이 고립된 지역에서 주민과 생태계 피해를 유발하는 사슴만을 야생동물로 지정하게 됩니다. 이들 사슴이 야생동물 등 법정관리동물로 지정되면, 관련 법령에 따라 관리와 처분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기 위한 예방책도 마련했습니다. 앞으로는 축산업을 그만두려면, 기르던 가축을 어떻게 처분할 것인지 계획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만일 그 계획서대로 처리하지 않을 때는 처벌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더 이상 가축을 유기하는, 가슴 아픈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할 계획입니다.  
 
◇ 박귀빈 : 안마도 사슴 처분에서 유사사례 예방까지. 종합적인 해결방안이네요. 이러한 방안이 언제부터 시행되는 것인가요? 
 
◆ 서상원 : 생태계와 주민 피해에 대한 조사. 그리고 가축전염병 검사는 당장 다음 달부터 시작할 예정입니다. 다만 생태계 피해 조사 결과 가 단시간에 나오는 것은 아니고요. 지금이 겨울이니까 올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까지는 조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계절에 따른 생태계 피해 조사가 이뤄지고 나면 전문가들의 논의를 통해 법정관리동물로 지정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유사사례 방지를 위한 법률은 아시는 것처럼 국회를 통과해야 합니다. 국회 논의를 거쳐 조속히 입법될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하겠습니다. 
 
◇ 박귀빈 : 수십 년 동안 이뤄진 일인 만큼, 하루아침에 해결되긴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마을 주민들도, 사슴들도 편안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서상원 : 감사합니다.

◇ 박귀빈 : 지금까지 국민권익위 집단고충조사팀 서상원 사무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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