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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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안철수 후보의 손가락 발언, 과연 사실일까?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3-02-27 14:00  | 조회 : 1102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3년 2월 25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송영훈 뉴스탑 팩트체커

[팩트체크] 안철수 후보의 손가락 발언, 과연 사실일까?

◇ 최휘 아나운서(이하 최휘)> 지난 한 주간 있었던 뉴스들 가운데 사실 확인이 필요한 뉴스를 팩트체크해 보는 시간입니다. 팩트체크 전문미디어 뉴스톱의 송영훈 팩트체커 전화로 연결돼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송영훈 팩트체커 교수(이하 송영훈)> 네. 안녕하세요.

◇ 최휘> 오늘 첫 번째 팩트체크 주제, 어떤 건가요?

◆ 송영훈>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지난 15일 진행된 TV토론회에서 한 발언이 화제가 됐습니다. 안 후보는 이날 김기현 후보로부터 “작년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자격 없다’, ‘1년만 지나면 윤석열 찍은 손가락 자르고 싶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을 했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안철수 후보는 “손가락 이야기를 하시는데, 그건 왜곡이다. 거기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온라인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의 ‘주어는 없다’라는 발언이 재현됐다”며 화제가 됐습니다. 안 후보의 실제 발언과 당시 상황을 따져봤습니다.

◇ 최휘> ‘주어는 없다’, 과거에 화제가 됐었죠.

◆ 송영훈> 네, 지난 2007년 12월 당시 17대 대통령 선거 중, BBK 주가조작 사건이 문제시되었을 때 이명박 후보가 “BBK라는 투자자문 회사를 설립했습니다.”라는 발언을 한 동영상이 공개되었습니다. 이 후보에게 불리한 상황이었죠. 그러자 당시 나경원 대변인이 이명박 후보를 감싸기 위해 “해당 발언에 주어는 없다.”라고 해명했던 것에서 유래됐습니다.

◇ 최휘> 본론으로 들어가서, 안철수 후보의 대선 당시 발언 짚어보죠.

◆ 송영훈> 20대 대선이 한창 진행 중이던 2022년 2월 23일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울산 중앙전통시장을 찾아 유세에 나섰습니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에 여전히 공개되어 있습니다.

전체 영상 52분 가운데, 안철수 후보의 유세발언이 담긴 부분은 약 22분 가량입니다. 발언내용은 ‘부산울산경남, 부울경이라고 하죠 이곳의 지역균형발전’으로 시작했으며, ‘손가락 자른다’는 내용이 포함된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금 현재 정말로 답답한 일은 이겁니다. 내가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가 너무나 마음에 안 들고 자격이 없다는 거를 다 압니다. 그런데 상대방은 떨어뜨려야 된다. 그것 때문에 마음에 안 들고 무능한 거 알면서도 그 사람을 뽑는다는 겁니다. 그게 패배주의 사고방식 아닙니까? 상대방 떨어드리기 위해서 마음에 안 들고 무능한 후보를 뽑아서 그 사람이 당선되면 그 다음에 대한민국 어떻게 됩니까?

또 그럴 겁니다. 1년만 지나고 나면 내가 그 사람 뽑은 손가락 자르고 싶다고, 또 그럴 겁니다. 지금까지 자른 손가락이 열 개도 넘어서 더 자를 손가락이 없습니다. 이번에 또 그래서야 되겠습니까?

이 부분을 포함해, 안 후보가 발언한 22분 분량에는 ‘윤석열’은 물론 다른 대선 후보 이름과 정당 명칭이 직접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일단 ‘윤석열 후보의 이름이 나오지 않았다’는 안 후보의 발언은 사실입니다.

◇ 최휘> 특정 인물의 이름은 거론하지 않았다...그렇다면 누굴 겨냥한 발언인지도 궁금한데요.

◆ 송영훈> 네, 그래서 당시 상황과 언론보도를 확인해 봤습니다.

2월 23일 유세 당시는 안철수 후보가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야권 단일화 제안을 철회한 지 사흘이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장외 신경전’이 계속되던 상황이었고, 안 후보는 단일화 협상 결렬의 책임을 국민의힘에 돌리고 있었습니다.

유세 사흘 전인 2월 20일 안철수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부터 저의 길을 가겠다”며 윤석열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을 공식 선언하고 완주 의지를 내비친 바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은 ‘손가락 자른다’는 발언이 나온 날 앞서 열린 유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울산 롯데호텔 교차로 유세에서였는데요. 해당 유세에서 안철수 후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20년 먹고살 미래 먹거리, 미래 일자리를 만드는 일은 과학기술을 아는 사람만 할 수 있다. 내수용 법률가는 그런 일 못 하고 과거를 응징하는 일만 한다”"며, “평생 과거만 본 사람은 미래를 볼 수 없다. 저는 평생 미래만 바라본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과거 응징하는 일만 하는 내수용 법률가’라는 표현으로, 안 후보가 당시 겨냥했던 인물을 짐작하게 하는 것이죠.

◇ 최휘> 당시 언론은 이를 어떻게 보도했ᄂᆞ요?

◆ 송영훈> 많은 언론이 ‘안철수 후보가 연일 윤석열 후보를 비판했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했습니다. 한국일보, 한겨레, 이데일리, 동아일보, 세계일보, 중앙일보, 국민일보 등인데요. 

“야권 후보 단일화 결렬 선언 후 윤 후보에 대한 공세 수위를 한껏 높이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겨냥했다.”
“무능한 후보”, “전문가를 뽑을 머리 안가진 후보” 등 제1야당 후보자인 윤석열 후보를 의식한 발언도 다수 나와 눈길을 끌었다.
“‘주술’, ‘엉터리 전문가’, ‘무능한 후보’ 등 여권에서 윤 후보를 비판할 때 사용하는 문구를 인용해 안 후보가 비판하는 대상이 윤 후보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렇게 윤석열 후보를 겨냥 혹은 짐작하게 한다고 기사에 썼습니다. 
 
이처럼 당시 안 후보의 유세 발언이 윤석열 후보를 비판한 것으로 본 언론은 많지만, 윤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를 비판했다고 본 언론 보도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또 이후 안 후보 측이 해 당보도에 대해 수정이나 정정을 요구했다는 기록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정리하면, 안철수 후보는 ‘손가락을 자른다’는 표현을 한 2022년 2월 23일 울산 중앙전통시장 유세 발언에서 ‘윤석열’을 정확하게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당시 언론들은 해당 발언이 윤 후보를 비판한 것으로 분석해 보도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과 맥락을 반영해 안철수 후보의 “윤석열이라는 이름이 없기 때문에 손가락 자른다는 발언은 왜곡이다”라는 발언은 ‘대체로 사실 아님’으로 판단했습니다.

◇ 최휘> 네. 대체로 사실 아님이군요. 다음으로 짚어볼 팩트체크 내용은요?

◆ 송영훈> 지난 7일, 베트남 전쟁 중 일어난 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 사건에 대한 한국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는 한국 사법부의 첫 판단이 나왔습니다. 한국 사법부가 베트남전 중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에 대한 정부 책임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이 법원의 판결에 대해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우리 장병들에 의한 학살은 전혀 없었다”고 말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에 대해 확인했습니다.

◇ 최휘> 판결 내용부터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 송영훈>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7일 베트남인 응우옌 티탄 씨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 대한민국은 원고인 응우옌씨에게 3천만1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응우옌 티탄 씨는 ‘베트남전 당시인 1968년 2월 한국군 해병 제2여단 군인들이 베트남 꽝남성 디엔반현 퐁니 마을에서 70여명의 민간인을 학살한 사건에서 가족들을 잃고 자신도 총격을 입었다’며 2020년 4월 3천만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낸 바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17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윤후덕 의원이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세 이번 판결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 장관은 “국방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우리 장병들에 의한 학살은 없었다”면서 “추후 법적 조치에 대해서는 관련 기관과 협의해서 진행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 소속인 한기호 국방위원장도 국방부에 항소를 촉구했습니다.

◇ 최휘> 법원의 판결을 부정한 거네요.

◆ 송영훈> 네.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이번 재판에서는 당시 해병대 소속으로 베트남전에 파병된 파월군인이 증인으로 출석해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을 목격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또 소송을 제기한 응우옌티탄과 그의 삼촌도 법정에 출석해 당시 상황을 진술했습니다.

베트남전에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사건은 1999년 <한겨레21>의 보도로 처음 알려졌습니다. 당시 30년 만에 기밀 해제된 미국 국립문서보관소의 베트남전 한국군 학살 관련 문서와 사진을 입수해 퐁니·퐁넛 마을의 참극을 처음 세상에 알렸습니다.

해당 문서는 ‘주월미군사령부 감찰부의 조사보고서’입니다. 총 554장 규모의 보고서에는 20여 장의 사진이 첨부되어 있고, 현재 한국어로 번역된 보고서가 온라인에 공개되어 있습니다. 

또 당시 이 사건에 대해 중앙정보부가 조사를 벌인 것이 이미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조사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 최휘> 피고인 한국정부의 입장은 어땠나요?

◆ 송영훈> 그동안 한국 정부는 “베트콩이 한국 군인으로 위장했거나 북한 심리전 부대의 개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한국 군복을 입고 베트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진술만으로 가해자가 한국 군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법원이 여러 증언들을 검토해 판결을 내린 거죠.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에 따르면, 한국 군인들이 작전 수행중에 원고의 집에서 수류탄과 총으로 위협하며 밖으로 나오도록 명령한 후 총격을 가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명백한 불법 행위”라고 봤습니다.

◇ 최휘> 1심 판결이니 앞으로 항소가 진행될 경우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베트남전에서 일어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은 피해자들의 증언과 미군 기록, 월남전 참전용사의 고백을 근거로 한국 법원이 한국군에 의한 베트남 민간인 학살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오늘 팩트체크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송영훈> 네. 감사합니다.

◇ 최휘> 지금까지 뉴스톱 송영훈 팩트체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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