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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尹정부 근본 없겠구나' 취임식 때부터 생각…예상과 다르지 않아"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3-01-11 08:47  | 조회 : 993 
YTN라디오(FM 94.5)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방송일시 : 2023년 1월 11일 (수요일) 
□ 진행 : 박지훈 변호사
□ 출연자 :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박지훈 변호사(이하 박지훈): 문재인 정부 1,825일 동안, 천 번이 넘는 행사가 치러졌고요. 그럴 때마다 이 음악이 빠지지 않았습니다. 그 행사를 기획한, 탁현민 전 의전비서관이 책을 냈는데요. 1,195개의 행사 뒷이야기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일화까지, 지금부터 풀어보겠습니다. 의 저자, 탁현민 전 의전비서관,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하 탁현민): 안녕하세요. 

◇ 박지훈: 오랜만에 또 스튜디오 출연해 주셨습니다.

◆ 탁현민: 예. 그런데 앞에 음악을 또 이런 배려를 해주셔서, 퇴임하신 이후에는 처음 듣는 것 같은데. 

◇ 박지훈: 그렇습니까? 이게 행사에 계속 썼던 곡이죠?

◆ 탁현민: 그렇죠. 그러니까 대통령의 입장곡이면서 의전곡이죠. 통상 미국이나 영국이나 또는 다른 여러 나라들도 대통령의 입장곡들이나 의전곡이 있거든요. 미국 같은 경우에는 심지어 여사님, 그러니까 영부인의 의전곡도 따로 있어요. 우리나라는 문재인 대통령 이전까지는 그런 의전곡이 없어서 클래식 음악을 갖다가 쓰든지, 아니면 민요, 심지어 ‘군밤타령’ 이런 것도 갖다 쓴 적이 있어서. 제가 일을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해야 될 일로 대통령을 상징하는 의전곡이 있어야겠다, 그렇게 해서 만들게 된 거죠.

◇ 박지훈: 작곡가 김형석 씨가 만든 거죠? 라는 제목이고. 그런데 책 제목이 같은 거예요. 미스터 프레지던트, 영어로 Mr. President가 책 제목인데. 이게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 겁니까?

◆ 탁현민: 지금 음악 틀어주셨던 의미와 같죠. 그러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재임 중에 있었던 일들을 책으로 엮은 거니까. 그 모든 행사, 모든 국가기념식의 시작과 끝에 울려 퍼졌던 노래를 책의 제목으로 하는 게 자연스럽겠다. 이런 생각을 했었죠.

◇ 박지훈: 헌정한다는 의미가 있는 겁니까?

◆ 탁현민: 애초에는 문재인 대통령 개인에게 헌정한다는 의미로 만들어졌는데. 저희가 5년 동안 이 곡을 쓰면서 그리고 이제 새 정부가 들어올 때 이 곡을 계속 써도 좋다. 그래서 한 정부나 한 대통령의 음악이 아니라 대한민국 대통령의 의전 음악으로 썼으면 좋겠다라고 의견을 드렸는데 원치 않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이제는 그냥 한 대통령을 추억하는 음악이 된 거죠.

◇ 박지훈: 그런데 책을 발간을 곧 할 건데, 아마 지금 예매가 되고 있고 17일부터 발간이 되죠. 그런데 책을 쓴다는 게, 정치적 의도를 또 해석을 하잖아요, 다른 쪽에서는. 혹시 정치할 생각이 있는 거 아닙니까?

◆ 탁현민: 그러니까 제가 그 비슷한 뉘앙스의 질문을 여러 번 받아서 오늘 아주 분명하고 확실하게 말씀드리는데, 현실 정치에 참여할 일은 없을 겁니다. 그리고 정치적 영역에서, 이를테면 선거운동이라든지 혹은 대통령 캠페인이라든지 선거 캠페인이라든지 그런 일에 참여할 일도 없을 겁니다. 그러니까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일들을 꽤 여러 번 해왔는데 이제는 제가 해왔던 다른 영역의 일들로 가는 게 맞을 것 같고. 더 솔직히 얘기하면 다시 한다고 해도, 지금까지 해왔던 것만큼 하기는 어려울 거라고 봐요.

◇ 박지훈: 잘하기는 힘들다, 이렇게 생각하시는군요. 알겠습니다. 1,825일 동안 1,195개의 행사. 이렇게 많았습니까, 행사가?

◆ 탁현민: 그게 사실은 임기 말까지 카운팅한 것도 아니에요. 임기 종료 2~3개월 전까지만 세워봤던 거고. 조금 더 되겠죠, 사실은. 그리고 거기에는 해외 순방, 해외 순방에서 했던 행사는 또 빠져 있어요. 그게 대략 53개국에 600여 개 행사가 더 있었으니까. 그래서 저도 이번에 정리하고 카운팅하면서 ‘이렇게 많이 했었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 박지훈: 그 모든 행사에 거의 관련성이 있었던 겁니까?

◆ 탁현민: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부분적이든 전체적이든 관련이 있었죠. 

◇ 박지훈: 이렇게 많은 행사가 지금 보면 거의 하루에 한 개꼴인데. 목차를 보니까 군 관련 행사가 유독 많았던 것 같아요. 그걸 대통령께서 신경을 썼던 겁니까?

◆ 탁현민: 제가 어느 자리에서 그 말씀 한 번 드린 적이 있는데, 대통령이 진짜 ‘밀덕’이에요. 밀리터리 마니아예요. 그래서 어떤 군 관련 행사도 마다하시지 않으셨죠. 그러니까 대통령 일정이라는 게, 결국은 대통령이 갖고 있는 철학과 주요 관심사가 반영될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어떤 대통령이 어떤 행사를 많이 하느냐가 그 대통령이 해왔던 생각의 흐름을 쫓아갈 수도 있어요. 그렇게 분석할 수도 있거든요. 그런데 유독 군 관련 행사가 많았다는 것은 대통령이 그러한 것에 관심도 많았고. 그리고 또 군 통수권자니까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계셨겠죠. 그리고 애정이 있었고. 그랬기 때문에 밑에서 일하는, 관련한 업무를 보는 제 입장에서는 군 관련 행사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죠.

◇ 박지훈: 그 행사 중에 기억나는 게, 문재인 전 대통령이 전투기 탑승했던 것. 

◆ 탁현민: FA50 탑승하셨고요. 

◇ 박지훈: 근데 그거는 ‘전투기 타십시오’ 이렇게 대통령한테 말씀하신 겁니까?

◆ 탁현민: 약간은 에피소드가 있죠. 책에 제가 기술을 해놨는데. 그게 아덱스(ADEX)라는 공군 행사였어요. 그래서 아덱스라는 게 일종의 방산전시회 같은 건데. 첫 해에 한 번 참석을 하셨어요. 임기 첫해에. 그런데 그때는 블랙이글스가 에어쇼를 하고 서 있는 기체에 앉으셔서 손을 흔드는 정도로 비행기를 타보신 거고. 임기 마지막 해에 다시 아덱스가 돌아온 거예요. 그래서 제가 혼자 이렇게 고민을 좀 해보다가, 대통령께 ‘비행기를 이번에는 한번 타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이렇게 말씀을 드렸어요. 그 의미는, ‘택시’라고 하거든요. 비행기가 날지 않고 활주로를 이동하는 것. 그걸 타보시지 않겠냐, 이렇게 말씀을 드렸던 건데 대통령은 그걸 이륙해서 타보시는 걸로 생각을 하신 거죠.

◇ 박지훈: 전투기가 이륙하는 것까지?

◆ 탁현민: 예. 그래서 기회가 되고 조건이 충분하다면 나는 그렇게 한번 타보고 싶다. 그래서 계속 저와 대통령이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거죠.

◇ 박지훈: 질문하고 답변이 좀 달랐는데, 어쨌든 타는 건 타는 거네요?

◆ 탁현민: 어쨌든 타는 건 타는 거니까. 문제 없다고 하고 나오는데, 옆에 경호처장님이 그때 같이 계셨는데. 사색이 되셨더라고요. 그래서 ‘왜 그렇게 어려워하세요. 그냥 지상에서 이동하는 건데 뭐가 어렵겠어요’ 했더니 대통령이 다르게 이해하신 것 같다는 거예요. 아니나 다를까 제가 나중에 확인해 보니까 날아가시는 걸 생각하고 계셨다. 그렇다고 이미 대통령은 하늘을 날고 계신데, ‘제가 아닙니다. 지상에서 타는 겁니다’ 이렇게 할 수가 없어서.

◇ 박지훈: ‘그냥 밑에만 갑시다’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 탁현민: 그래서 공군 참모총장님 그리고 관련 기관들이 다 모여서 실제로 비행을 하려면 어떤 조건들을 갖추어야 하느냐 해서 그걸 다 찾아서, 결국은 대통령이 사전 교육도 받고 탈출 요령 이런 거, 지켜야 할 과정들을 다 지키고 결국은 탑승을 하셨죠. 그랬던 일이 있었죠.

◇ 박지훈: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 임명식도 눈에 띄었던데. 현장에 직접 가서 한 첫 임명장 수여식 같았어요?

◆ 탁현민: 맞습니다. 통상 대통령이 임명장을 직접 수여하는 경우는 장관급 이상이었거든요. 그런데 질병청장은 차관급이었죠. 

◇ 박지훈: 보통 대통령한테 받으러 오지, 질병청이 지금 충북 청주에 있는데 대통령이 청주까지 가지는 않을 건데.

◆ 탁현민: 그런데 그때는 코로나가 지금보다 훨씬 엄중하기도 했고. 질병청이 최일선에서 가장 노력하고 또 모든 것을 통제하는 기관이기도 해서. 어떤 식으로 청의 승격과 이런 것들을 축하하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하다가, 초대 청장을 청와대로 초청해서 임명장을 주는 것보다 대통령이 국민들을 대표해서 가서 임명장을 드리는 건 어떨까라는 의견을 드렸더니, 당시에 정은경 청장도 ‘자기도 직원들과 같이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를 하셨고 그래서 너무 자연스럽게 현장에서 임명장 수여식이 있었던 거죠.

◇ 박지훈: 근데 이렇게 아주 웃으면서 이렇게 회상을 하시고 있는데.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보여주기 아니냐’, ‘쇼통령 아니냐’ 이런 얘기는 계속 있었던 것 같아요?

◆ 탁현민: 정치는 모든 영역에서 보여주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보여줌으로써 행하는 것이 정치지 보여주지 않는 정치가 있나요?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가 있죠?

◇ 박지훈: 잘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탁현민: 그러니까 제가 늘 얘기하는 거지만, 좋은 정치는 진실과 진심을 담아 보여주는 거고, 나쁜 정치는 욕망과 욕심을 보여주는 거죠. 그리고 ‘보여주기다’, ‘쇼다’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잖아요, 그동안. 저를 두고도 그렇고, 문재인 정부를 두고도 그렇고. 그 말을 했던 어떤 사람도 쇼를 하지 않는 사람을 본 기억이 없어요, 저는. 

◇ 박지훈: 그분들도 쇼를 했다는 겁니까?

◆ 탁현민: 네. 제가 이 자리에서 얘기했나요. 결국 비난하는 사람과 비난받는 제가 갖고 있는 가장 큰 차이는 하나인 것 같아요. 누가 더 잘하느냐.

◇ 박지훈: 잘해서 비난을 받았을 것이다.

◆ 탁현민: 그렇게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마는 누가 더 잘하고 누가 더 못하느냐의 문제인 거지. ‘더 쇼’라는 말이 있어요. ‘더 쇼’는 미국 대통령이 ‘마린 원’이라는 미국 헬기, 그러니까 대통령 전용 헬기에서 내려서 기자들에게까지 걸어가는 그 이동 동선을 얘기하는 거예요. 미국 시크릿 서비스, 그러니까 비밀 경호국에서 그 이동 동선을 ‘더 쇼’라고 명칭을 붙였어요. 왜 그렇게 했냐. 레이건 대통령이 가장 대통령다운 위엄과 대통령의 상징성을 보여주기 위해서 만든 그런 단어이고 그런 행동이죠. 저는 정치란 결국은 어떻게 보여주느냐의 문제인 것 같아요.

◇ 박지훈: 그러면 지금 윤석열 정부의 보여주기, 쇼. 잘한 것 같습니까?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 탁현민: 어제도 비슷한 질문을 받았는데, 평가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아요.

◇ 박지훈: 평가도 못 하겠다?

◆ 탁현민: 그러니까 이게 어느 정도 수준이 돼야, 이거는 잘한 것 같고 이거는 못한 것 같다. 어쨌든 이제 제가 현실 정치에 개입하거나 관여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얼마든지 말씀을 드릴 수 있는데.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한 걸 가지고 얘기할 수는 없죠. 

◇ 박지훈: 임기가 지금 아직 8개월밖에 안 됐잖아요. 조금 더 지나면 좀 평가를 할 수 있을까요?

◆ 탁현민: 문재인 정부는 인수위도 없이, 심지어 취임식도 없이 바로 현안에 들어갔죠. 그리고 8개월이 아니라 바로 다음 달 혹은 그 달 광주 민주항쟁 기념식부터 여러 행사들이 다 진행이 됐었고, 각각의 행사들에 많은 국민들이 공감을 해줬었죠. 그러니까 이건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을 자인할 뿐인 거지, 시간이 얼마 안 됐다는 것은 그닥 설득력 있는 주장은 아닌 것 같아요. 

◇ 박지훈: 특히 최근에 와서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준다’고 해놓고 지금 다시 영빈관이나 상춘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이거든요. ‘돌고 돌아 영빈관’ 이런 얘기도 있는데, 그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 탁현민: 저는 청와대를 폐쇄하는 그 순간부터 발생할 문제라고 여러 차례 예견을 했고. 또 일정 부분 다시 돌아갔다는 건 본인들도 뭔가 불편함을 느꼈던 거 아니에요.

◇ 박지훈: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이렇게 보시는 겁니까?

◆ 탁현민: 불가피한 게 아니라 애초에 그 가능성을 전혀 계산에 넣지 못한 실책인 거죠. 그런데 그거를 또 얘기하고 돌아가라고 해 놓고서는 돌아가니까 ‘왜 돌아가냐’ 이럴 수는 없는 거니까. 지금이라도 잘못됐던 점들을 고치기 위해서 노력한다는 건 저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봐요. 다만 이제 이런 거죠. 백악관은 사무실 하나를 옮기는 데 40년이 걸렸다고 그래요. 대한민국의 청와대라는 건 그냥 단순한 기관이 아니라고 지난번에도 말씀드렸잖아요. 만약에 청와대를 브랜드 가치로 따지면 거의 조 단위일 거예요, 아마. 상품의 브랜드 가치로 따지면. 그러니까 이건 단순히 그 기관을 옮기고 폐쇄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브랜드 가치 자체를 없애버린 거기 때문에, 어떠한 일을 결정할 때 충분한 시간과 또 계산을 했었어야죠. 잘못했다는 건 인정을 하고, 만약에 그렇다면 지금 빨리 다른 대안이 뭐가 있는지를 살펴보는 게 좋겠죠.

◇ 박지훈: 지금이라도 좀 다른 대안을 생각해 봐야 된다, 이렇게 보시는 거고요?

◆ 탁현민: 이미 다시 돌아갔는데, 상당히 우스꽝스러운 구조잖아요. 왜냐하면 잠은 한남동에 새로 만든 관저에서 자고, 업무는 용산에서 보고, 행사는 청와대에서 해요. 이런 경우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그냥 청와대에 있었으면 아무 문제가 없을 문제고, 이번에 무인기 문제도 마찬가지죠.

◇ 박지훈: 무인기 같은 경우도, 만약에 청와대에 있었다고 그러면 오지도 못했을 뿐더러 용산까지 와서 침범구역을 침범했다, 안 했다. 이런 논란도 없었을 것이다?

◆ 탁현민: 예상을 할 수는 없겠지만 그거야 어떤 상황이 있을지 모르니까. 다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청와대는 이미 70년 이상 방공 시스템부터 무인기뿐만 아니라 여러 대응에 적합하도록 구축되어 있는 곳이니까 지금보다는 한결 나았으리라고 판단할 수 있겠죠. 뚫렸을까 안 뚫렸을까 이런 문제를 떠나서.

◇ 박지훈: 알겠습니다. 윤석열 정부 가장 인상적인 장면, 또 의전 같은 거 하셨으니까요. 있을까요?

◆ 탁현민: 그러니까 저는 연출하는 사람이잖아요. 그러니까 사실은 한 장면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편인데.

◇ 박지훈: 한 장면 딱 보고 이해를 해야 합니다. 국민들도.

◆ 탁현민: 그렇죠. 사실은 제가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했었잖아요. 전임 대통령을 모시고 그 자리에 있으면서 가장 눈여겨봤던 게 지금 이 책의 제목인 를 쓸 것이냐 말 것이냐. 왜냐하면 저희가 음원과 음원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다 줬으니까. 그러면서 속으로 ‘이것만은 안 했으면 좋겠다’라는 게 뭐였냐 하면 <위풍당당 행진곡>, 엘가의. 그거를 역대 대통령들이 많이 썼어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그 노래는 영국의 노래고 에드워드 7세인가, 영국 왕의 행진곡으로 쓰였던 곡이거든요. 그러니까 여러 가지 면에서 사실 대한민국 대통령이 쓰기에는 적절치 않은 곡이에요. 않은 곡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근데 그 곡이 바로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이 정부가 앞으로, 물론 이건 그냥 저 혼자 연출하는 사람으로 제 영역에서의 판단입니다. ‘상당히 근본이 없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됐죠.

◇ 박지훈: 그때부터 인상을 받았다는 거네요?

◆ 탁현민: 그러고 나서 진행돼 오는 과정들도 예측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것 같아요.

◇ 박지훈: 특히 최근에 열린 행사 중에 국민 패널 100명 참석한 ‘국정과제 점검회의’, 이게 리허설 이런 논란도 있었고요?

◆ 탁현민: 쇼를 하려면 잘해야 한다는 말을 드리는 게 그런 거죠. 결국은 리허설해야 돼요. 대통령을 모시고 하는 생방송 토크를 어떻게 리허설을 안 할 수가 있어요. 하지만 거기에서의 리허설은 카메라 리허설, 그리고 질문자의 위치나 전체적인 흐름을 봐야 하는 사회자의 대본 리허설 정도이죠. 대통령의 답변을 앉아서 리허설을 한다거나 혹은 장관이 답변할 때 어떻게 답변을 할지를 미리 정해놓고 읽는다거나, 이런 것들은 뭐랄까요. 본질을 훼손하는 거죠. 리허설 당연히 해야 되되, 답변을 리허설 한다는 건 좀 누가 봐도 이상한 거죠. 그런데 아마 그런 지적이 나왔을 때, YTN 아니었나요?

◇ 박지훈: 맞습니다. 

◆ 탁현민: 용감했는데. 답변을 리허설 하는 걸 일부라도 공개가 되자 ‘어떻게 그걸 공개할 수 있냐’ 이렇게 얘기하는 건 상당히 뭐랄까, 외적인 것을 물고 늘어지는 것 같아서 저는 참 보기가 안 좋더라고요.

◇ 박지훈: 일단 대통령실은 ‘그 부분은 아니다’라고 얘기를 했던 부분이니까 다시 제가 말씀을 드리고요. 행사를 많이 치렀잖아요. 1천 번이 넘는 행사를 치렀는데, 이런 것도 업무 인수인계가 돼야 되는 거 아닙니까? 

◆ 탁현민: 되었어야죠. 되었어야 되고. 우리가, 그러니까 문재인 정부가 업무 인수인계를 못 받았어요.

◇ 박지훈: 그렇죠. 단절됐다고 봐야 되니까요.

◆ 탁현민: 네. 그래서 처음에 참 힘들었어요. 왜냐하면 국가 행사나 대통령 일정에 대한 경험이 일천한데다가 업무 인수인계까지 못 받았기 때문에 도대체 뭐부터 어떻게 해야 될지 무척 난감했었거든요. 그래서 공부도 많이 하고 찾아보기도 많이 찾아봤지만 어쨌든 꽤 어려움을 겪었어요. 개인적으로도. 그래서 상당히 많은 부분 윤석열 정부에게 업무 인수인계를 하기 위해서 준비를 했지만 아무도 찾아오지 않고 아무도 연락하지 않았어요. 저뿐만 아닐 거예요, 아마.

◇ 박지훈: 의전 말고도 다른 것도 그럴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시네요?

◆ 탁현민: 제 주위에는 제대로 만나서 인수인계를 했다, 이렇게 들은 사람이 한 명도 없으니까. 모르겠어요. 다른 제가 모르는 일도 있을 수 있겠지만 어쨌든 그렇습니다. 그래서 단 하나 한 페이지도 인수인계하지 못했어요.

◇ 박지훈: 이번에 책 나오잖아요. 이 책, 지금 의전하고 있는 비서관, 대통령실에 좀 권하고 싶습니까?

◆ 탁현민: 그건 아니에요. 그러니까 제 경험은 제가 했던 시대와 제가 했던 상황에 떨어지는 경험인 거지, 이 경험을 지금 다시 활용하거나 혹은 지금의 어떤 사표로 삼는 것은 저는 적절하지도 않고 그만큼 나오지도 않을 거라고 봐요. 지금은 지금의 방법이 있겠죠. 그게 무엇인지 찾는 것은 그 사람들의 역할이고.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나름의 의미를 갖는다면 이전에 어떻게 해왔었는지를 참고하는 정도인 거죠. 참고 하라가 아니라 참고 할 수 있다는 것도 그래서 굳이 이것을 따라 할 필요도 없고, 따라 한다고 해도 그만큼 나오지도 않을 거고, 지금은 지금의 방법을 찾는 게 더 좋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박지훈: 알겠습니다. 곧 파리 가신다고 하던데, 가기 전이나 전후로 한 번 더 스튜디오에 모셔도 되겠습니까?

◆ 탁현민: 10만 부 팔리면 다시 한 번 나오겠습니다.

◇ 박지훈: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탁현민 전 의전 비서관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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