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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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이태원 참사 경찰측 주장 조목조목 살펴보니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2-11-07 10:29  | 조회 : 674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2년 11월 5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송영훈 뉴스톱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팩트체크] 이태원 참사 경찰측 주장 조목조목 살펴보니

① 이태원 핼러윈 축제 평소 주말수준이었다?
② 올해 투입된 경찰 인력, 이전보다 감소?
③ 이상민 장관, 도심 집회 때문에 경찰 경비병력 분산?
④ 주최자 없는 축제...경찰이 통제할 법적 제도적 근거 없다?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지난 한주간 있었던 뉴스들 가운데 사실 확인이 필요한 뉴스를 팩트체크해 보는 시간입니다. 팩트체크 전문미디어 뉴스톱의 송영훈 팩트체커 전화로 연결돼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송영훈 기자(이하 송영훈)> 네. 안녕하세요

◇ 김양원> 오늘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서 팩트체크를 좀 해봐야 할 것 같아요. 

◆ 송영훈> 네. 국민들의 애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 112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사건 발생과 원인을 두고 여러 주장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온라인에서 많이 공유되고 있는 ‘경찰 관련 팩트체크’라는 제목의 게시물 내용을 확인해 봤습니다.

◇ 김양원> 당초 이태원 핼러윈 행사에 이런 인파가 모일 것이 예상됐는데도, 질서유지나 안전사고 등에 대한 대처가 없었던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주무부처 장관이나 구청장 등 당국은 평소 주말 수준이었다는 답변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죠?

◆ 송영훈>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인파가 몰릴 것을 미리 예상했다’는 사실입니다. 용산경찰서는 약 10만 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용산경찰서는 사고가 발생하기 이틀 전인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코로나19 사회적거리두기가 완화된 이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핼러윈”이라면서 “클럽 등 영업제한이 해제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축제열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범죄 발생과 시민불편 가중이 예상된다”면서 “일일 약 10만 명 가까운 인원이 이태원관광특구 중심으로 제한적인 공간에 모인다”고 예측했습니다.
보도자료에는 주말 동안 추가로 경찰기동대를 지원받아, 총 200여 명 이상을 이태원 현장에 배치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사고 당일 현장에는 137명의 경찰관이 배치됐습니다. 

용산구 또한 27일 <핼러윈데이 대비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부서별 자체계획 추진 사항을 점검했습니다. 용산경찰서와 용산구가 핼러윈 축제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했다는 근거가 되고 있습니다.

◇ 김양원> 사고 당일 투입된 경찰의 숫자를 놓고도 대응이 안이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죠? 이전보다 적었다는 게 사실입니까? 

◆ 송영훈> 오승진 찰청 강력범죄수사과장은 “과거 이태원에서 있었던 핼러윈 축제에 배치됐던 인원과 비교해보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평균 30명에서 90명 선을 배치해 각종 상황에 대비해었다”며 “137명 정도는 훨씬 더 증원된 규모로 배치해 대비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반박했습니다.
서울경찰청은 30일 밤 보도자료를 통해 연도별 경찰 투입 인력을 제시했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연도별 인력은 2017년(90명), 2018년(37명), 2019년(39명), 2020년(38명), 2021년(85명)이었습니다. 방역예방을 위해 2020년에는 경찰기동대 1개 중대를, 2021년에는 경찰기동대 3개 중대를 배치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태원 행사를 통제하기 위해 투입된 경찰이 증가했다고 보기 힘든 부분도 있습니다. 올해 투입된 137명중 지역경찰은 32명, 교통경찰은 26명이었고 수사경찰이 50명이었습니다. 
수사경찰 50명은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뒤 핼러윈 마약 단속을 위해 투입된 인력이었습니다. 사복경찰 50명을 빼면 지난해 85명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게다가 방역예방 목적이었다지만 지난해에 투입된 기동대 3개 중대는 핼러윈 인파 통제에 큰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용산구도 2020년 <핼러윈데이 관련 민관 합동 연석 회의>를 개최해, 경찰기동대를 배치하면서 대규모 인파 운집에 따른 안전사고와 범죄발생을 막는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올해 투입된 경찰이 예전보다 적었다는 주장은 논쟁의 여지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경찰이 이미 예년에 비해 올해엔 1.5배에서 2배 많은 핼러윈 축제 인파가 모일 것을 예상했음에도 경찰력을 그에 맞게 더 많이 투입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양원> 용산경찰서에서 서울경찰청에 기동대 배치를 요청했음에도 무시됐다는 내부 지적이 나오기도 했어요. 이에 대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당일 광화문 일대에서 열렸던 대규모 집회 때문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했는데요. 

◆ 송영훈> 참사 당시 137명의 경찰이 현장에 배치됐습니다. 심지어 이 가운데 정복을 입은 경찰관은 58명뿐이었습니다. 배치 인력이 줄어든 것에 대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서울 시내 곳곳에서 여러 소요와 시위가 있었기 때문에 경찰 경비병력들이 분산됐던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경찰청의 자료를 살펴보면, 29일 서울 시내에서 이뤄진 집회는 총 18건이었습니다. 신고 인원은 11만450명으로 집계됐는데, 용산경찰서가 관리한 집회시위는 이 중 8건이었습니다. 용산경찰서는 관내에서 열린 8건의 집회에 7만 명가량 모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문제는 경찰이 이태원 핼러윈 축제에 10만 명이 모일 것으로 예측했는데도 집회보다 턱없이 부족한 인원만 배치했다는 겁니다. 집회 시위 21건에 서울경찰청 기동대 70개 부대가 배치됐는데 10만 명 이상 모인 핼러윈에는 137명만 배치된 것입니다.

◇ 김양원> 이번 이태원 핼러윈 축제의 경우 주최자가 없이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든 것이어서 경찰이 통제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근거가 없었다는 주장도 정부 당국에서 나왔죠? 

◆ 송영훈>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대체로 사실이 아닙니다. 행정안전부는 지역축제에서 벌어지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2021년 <지역축제장 안전관리 매뉴얼>을 발간했습니다. 매뉴얼에는 ‘순간 최대 관람객 1000명 이상 참가가 예상되는 축제(민간 개최 포함)’를 적용 대상으로 선정했지만, 핼러윈 축제의 경우 주최 측이 불분명해 이번 매뉴얼을 적용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정부에서도 이번 참사가 주최 측이 없는 행사여서 경찰에 통제 권한이 없어서 발생한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현재 경찰은 집회나 시위와 같은 상황이 아니면 일반 국민들을 통제할 법적·제도적 권한이 없다는 점”이라며 “주최자가 없는, 주최 측의 요청이 있거나 주최 측이 제시한 안전 관리 계획상의 보안이 필요할 때만 경찰이 선제적으로 나설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법적·제도적 권한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법을 소극적으로 해석한 결과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헌법과 안전관리에 관한 기본법은 국가가 시민을 재해로부터 보호해야 한다고 규정했습니다.
헌법 제34조 6항에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고,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4조(국가 등의 책무) 1항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재난이나 그 밖의 각종 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ㆍ신체 및 재산을 보호할 책무를 지고, 재난이나 그 밖의 각종 사고를 예방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하며, 발생한 피해를 신속 대응ㆍ복구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ㆍ시행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크리스마스나 설·추석 같은 명절, 스포츠 거리응원 등에는 주최 측이 없이 대규모 인원이 모이지만 경찰과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나와서 인파 통제를 합니다. 

뉴욕타임즈, 가디언 등 전 세계 외신들이 모두 이 같은 점을 지적하면서 정부 대처에 대한 비판이 커졌고, 위험 신고를 받고도 즉각 대처에 나서지 않은 112 녹취록이 공개되자 결국 정부는 사고원인 규명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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