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시간 : [월-금] 9:00, 14:35, 20:40
  • 진행: 양소영 / PD: 장정우 / 작가: 황순명

인터뷰 전문

"임신 고백에 결혼했지만 거짓말...심지어 아내의 직업은 노래방 도우미"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2-10-17 12:32  | 조회 : 732 
YTN라디오(FM 94.5)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2년 10월 17일 (월요일)
□ 진행 : 양소영 변호사
□ 출연자 : 최지현 변호사

- 민법 816조 3호는 ‘사기 또는 강박으로 인해서 혼인의 의사를 표시한 때에는 혼인 취소를 할 수 있다’고 정해
- 혼인취소 사유의 ‘사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속이거나 알리지 않은 사실을 상대방이 미리 알았더라면 혼인하지 않았을 정도로 인정되어야 상대방을 기망했다고 봐
- 혼인 취소소송은 취소 사유를 안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제기해야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양소영 변호사(이하 양소영): “사진 동호회에서 여자친구를 만났습니다. 나이가 저보다 한 살 연하라는 것, 직업이 미용사라는 것만 알고 인사 정도 했을 뿐인데 여자친구가 먼저 데이트 신청을 했습니다. 두 번 정도 데이트를 하고 여자친구가 정식으로 교제를 제안했고 그렇게 우린 연인 사이가 되었습니다. 사귄 지 한 달 쯤 되었을 때 술을 마시며 데이트를 했는데요. 술이 약한 저는 금방 만취해 여자친구가 저를 모텔로 데려갔습니다. 저는 솔직히 술에 취해 당시 기억이 전혀 없는데요. 한 달 뒤 여자친구가 제 아이를 임신했다고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문자에는 초음파 동영상 사진도 있었고, 출산 예정일도 알려주었는데요. 그보다 일찍 출산할 예정이라면서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혼인신고를 하자고 했습니다. 저는 혼인신고를 했고, 이상하게 출산이 계속 늦어졌습니다. 그러자 아내는 “아기가 장애로 나올 확률이 90%라고 하니 중절수술을 받겠다.”고 했습니다. 아내의 말을 믿을 수 없었던 저는 초음파 동영상의 산부인과를 직접 찾아가 확인해 봤는데요. 아내는 임신한 사실이 없었습니다. 아내는 ‘저와 결혼을 하고 싶었는데 임신을 했다고 해야 혼인신고를 해줄 것 같아서 거짓말을 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그뿐 아닙니다, 아내는 미용사가 아니라 노래방에서 도우미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아내의 거짓말에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거짓말을 한 아내를 용서할 수 없고, 아내와의 혼인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혼인을 없던 일로 되돌릴 순 없을까요?“ 결혼을 하려고 임신을 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직업도 속였다니, 정말 충격을 받으셨을 것 같습니다.

◆ 최지현 변호사(이하 최지현): 네, 그렇습니다. 결혼 전에 연애를 하는 과정에서는 상대방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조금은 과장하는 경우들은 보았지만, 지금 사연처럼 하지도 않은 임신을 했다고 속이고 결혼을 한 것은 굉장히 잘못하신 것 같고, 남편의 경우에 정말 큰 충격을 받았을 것 같습니다. 이건 정말 상대방에 대한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건데요. 신뢰를 잃은 배우자와 혼인을 유지하기 힘든 일이죠. 

◇ 양소영: 그러게요. 저도 상담을 많이 하는데, 어느 정도 사귀는 과정에서는 상대방에 잘 보이고 싶으니까 약간의 과장은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재산 상황에 대해서 숨길 건 숨기고 부풀릴 건 부풀리고 할 수는 있는데, 이렇게 지금 임신에 직업까지 속이는 것은 저도 처음 보는 것 같아요. 사연자분은 어떻게 대응을 하면 좋을까요?

◆ 최지현: 사연자는 혼인관계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하셔서 혼인관계 해소를 원하시는 것 같은데요. 우선 혼인관계를 해소하는 방법으로는 세 가지가 있는데 이혼, 혼인무효소송, 혼인취소소송이 있습니다. 우선 혼인 무효소송부터 설명을 드리면, 판결이 확정되면 혼인관계는 처음부터 부부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게 되는데, 법률에서는 당사자 간 혼인에 대한 합의가 없을 때나 당사자들이 근친혼관계에 있거나 있었던 때 혼인무효소송이 가능하도록 법에서 엄격하게 요건을 정해놓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사연의 경우에는 위 요건들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혼인 무효 소송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 양소영: 그러면 혼인 취소는 어떨까요? 사연자 입장에서는 상대방이 나를 속였기 때문에 이거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기는 한데요.

◆ 최지현: 혼인취소소송은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먼저 알고 계셔야 할 것이, 상담을 하다보면 사기결혼을 당했으니 결혼을 취소해달라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우리 법원에서는 혼인취소를 매우 엄격하게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선 염두 해 두실 부분은 다소 과장된 정도로는 혼인취소는 어렵다는 점을 미리 짚고 넘어가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양소영: 법원에서는 혼인 취소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 최지현: 법원에서는 혼인 취소를 굉장히 엄격하게 보고 있는데, 민법 816조에서는 혼인 취소를 어떤 경우에 할 수 있는지 정하고 있습니다. 민법 816조 3호를 보면 ‘사기 또는 강박으로 인해서 혼인의 의사를 표시한 때에는 혼인 취소를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사기’라는 부분은 혼인 의사를 결정시킬 목적으로 혼인 당사자에게 허위사실을 고지하거나 말했어야 하는 사실을 알리지 않음으로써 상대방에게 착오를 일으켜서 혼인의사를 결정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혼인취소 사유의 사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속이거나 알리지 않은 사실을 상대방이 미리 알았더라면 혼인하지 않았을 정도로 인정되어야 상대방을 기망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 양소영: 그러니까 임신을 하지 않고 직업을 알았다면 혼인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정도로 인정이 되어야 취소가 된다는 건데 이 사연의 경우에는 어떨까요?

◆ 최지현: 만약 임신이 아니었다면 혼인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충분히 보입니다. 상대방을 기망했다고 보아서 혼인취소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이고 또 직업 자체도 미용사와 노래방 도우미 간의 관계는 많이 다르기 때문에 만약 노래방 도우미였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혼인에 이르지 않았을 가능성이 많아 보여서 혼인 취소는 가능하다고 보입니다. 또 이 사연과 유사한 하급심 판례도 있었는데요. 실제로 아이를 임신하지 않았는데 상대방과 혼인하고 싶어서 임신을 했다고 상대방을 기망하여 혼인에 이르렀던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하급심 판례에서는, 임신 사실은 혼인을 하게 된 의사 결정 그리고 혼인 후 부부 간 애정과 신뢰 형성에 중대한 요소에 해당하기 때문에 민법 816조 3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혼인취소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결하였습니다. 그래서 이 판결에서는, 피고 즉 허위임신사실을 고지하여 혼인에 이르게 한 상대방이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었다고 보아,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3천만 원을 지급하도록 판결하였습니다. 

◇ 양소영: 위자료가 3천만 원이 나오긴 했는데요. 혼인 취소 소송을 하게 된 사연자의 경우에 보면 그동안 들어간 결혼식 비용, 혼인생활 동안 부담했던 생활비 이런 것도 본인에게는 손해로 느껴질 텐데 이거를 별도로 청구해 볼 수 있을까요?

◆ 최지현: 상대방의 기망이 없었다면 혼인을 하지 않았을 거고, 혼인을 위해 발생한 비용들을 재산상 손해로 청구하고 싶은 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런데 혼인취소는 그 효력이 소급하지 않습니다. 혼인 무효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그 혼인이 없었던 걸로 보는 것인데, 혼인 취소는 혼인 무효와는 다르게 처음부터 그 혼인이 없었던 것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과거의 혼인생활은 그대로 유효합니다. 판례도 이와 같은 입장인데, 혼인취소의 효력이 소급하지 않기 때문에 과거 혼인생활은 그대로 유효하고, 과거 혼인생활이 유효한 이상 당사자가 지출한 결혼식 비용이나 혼인생활 동안의 생활비 등은 유효한 혼인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비용이므로 재산상 손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양소영: 그렇군요. 판례가 그렇게 봤다니까 어쩔 수 없는데 동의는 잘 안 되네요. 속이지 않았다면 어쨌든 발생하지 않을 비용인데 그거를 손해로 봐야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판례가 변경됐으면 좋겠다, 하는 바람이 있네요. 마지막으로 혼인 취소 소송할 때 어떤 점을 주의하면 좋을까요?

◆ 최지현: 혼인 취소소송은 취소 사유를 안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제기하셔야 합니다. 이 부분을 유의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 양소영: 맞아요. 기간도 중요하죠.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시간이 지나버리면 나중에는 혼인 취소가 아니라 이혼 소송을 통해서만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 주의하셔야 될 것 같네요. 오늘 최지현 변호사님 친절한 도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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