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 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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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속어 발언'에 대한 대통령실 대처와 언론보도, 시간대별로 살펴보니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2-10-04 09:45  | 조회 : 904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2년 10월 1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김언경 뭉클 미디어인권연구소 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비속어 발언'에 대한 대통령실 대처와 언론보도, 시간대별로 살펴보니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과 전화연결 되어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언경 소장(이하 김언경)> 안녕하세요. 

◇ 김양원>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직후 불거진 ‘비속어 논란’이 끝을 모르는 블랙홀로 빠져드는 양상입니다. 여당은 해당 내용을 최초 보도한 방송사를 검찰에 고발하고, 야당은 외교참사라며 외교부 장관의 해임안을 결의하는 상황까지 치달았는데요. 이 내용 한번 짚어보죠. 

자, 첫 보도가 됐던 9월 22일부터 지난 26일까지는 현장 소음 때문에 명확하게 들리지 않았던 대통령의 말을 mbc 등 언론이 ‘바이든’이라고 자막을 달아 보도했고, 심지어 엠바고 해제 이전에 야당인 박홍근 원내대표가 어찌 알아서 비판 발언을 했느냐 이게 논란의 쟁점이었어요? 

◆ 김언경> 네, 한국시각 22일, 뉴욕 유엔총회 순방 중 윤 대통령과 바이든 미 대통령이 스탠딩 환담을 했지요. 이후 회의장을 나서면서 대통령이 한 발언인 우리 공동취재 카메라에 포착되었습니다. 대통령실 관련 취재는 경호 안전 등의 이유로 풀단, 즉 공동으로 이뤄지는데요. 대통령실이 정해주는 순서에 따라 공동취재단 소속 언론사들이 역할 맡아서 취재하고, 그 영상을 함께 공유한다는 의미입니다. 해당 발언은 MBC 영상기자가 촬영한 것이지만, 대통령의 발언은 공동취재로 한 것임으로 풀단 매체에 편집 없이 공유되었다고 합니다. 

MBC는 영상 확인 중 비속어를 확인하여 타방송사 기자들과 논의한 후 자막을 완성했다는 겁니다. 문제의 첫 보도는 오전 10시 7분에 유튜브에 업로드된 MBC 보도입니다. 그래서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측에서는 MBC 보도를 문제삼고 있는 것입니다. 

◇ 김양원> 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바이든’이라고 특정할 수 없는 발음을 어떻게 추측으로 자막을 달았냐는 거고, 더욱이 mbc가 최초 보도하기 전에 야당 원내대표가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거였죠? 

◆ 김언경> 일단 영상 입수 후 기자들이 대통령실에 진위와 의미를 문의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대통령실에서 기자단에게 보도 자제를 요청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해당 발언이 정확하게 무엇인지는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기자단은 각 방송사 판단하에 보도하기로  정했고요. 엠바고는 오전 9시 39분에 해제되었습니다. 그리고 MBC는 유튜브로 오전 10시 7분에 문제의 영상을 최초로 업로드합니다. 

그런데 MBC 보도가 올라가기 전에 이날 오전 9시부터 ‘반디캠’(영상캡처프로그램)이라는 글씨가 표시된 8초짜리 해당 영상이 온라인과 국회 보좌관과 기자들 단체 대화방에서 공유되었다고 합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9시 33분 해당 영상에 대해 언급했거든요. 그래서 박 원내대표측은 MBC 영상을 보고 언급한 것이 아니라고 하는 것이고요, 국민의힘은 MBC가 박홍근 의원에게 해당 영상을 미리 제공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 김양원> 네, 정쟁화하는 양상을 보였는데요. 사실 문제의 발언은 대통령이 카메라가 커진 줄 모르고 한 혼잣말인데, 사적인 발언이 비속어로 인해 문제된 점이 ‘외교 문제’ 또는 ‘정언유착’이라는 논란으로 비화된 측면이 있어요. 

◆ 김언경>보도 직후 대통령실에선 “사적 발언”이라면서 “외교 성과와 연결해서는 안 돼, 누가 녹음했는지 진위 여부 판명해야”한다는 입장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대통령실의 해명이 너무 늦게 나왔다는 것, 그리고 계속해서 그 해명이 오락가락했다는 건데요. 
김은혜 수석의 공식 해명은 언론보도와 야당 원내대표의 문제제기 이후 13시간이 지난 시점에 나왔습니다. “미 국회 아닌 우리 거대 야당 의미, 바이든 아니라 날리면(에이즈·결핵·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글로벌펀드 1억 달러 공여 약속)이라고 했다는 것이죠. 처음엔 ‘사적발언’이니 외교와 엮지 말라며 비보도 요청을 했는데, 엠바고가 풀려 보도가 나간 뒤에는 ‘우리 국회 대상 발언’이라고 말을 바꾼 것이죠. 날리면이라고 한 건지 윤석열 대통령에게 확인했냐는 질문에 대해 ”오차 있을 수 있으나 바이든 아닌 건 확신”한다고 답했습니다. 

이후 9월 25일에는 김대기 비서실장이 “가짜뉴스”라는 주장을 했습니다. 그리고, 순방 이후 대통령이 첫 출근을 했던 26일 윤석열 대통령은 출근길 문답에서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실상 진상규명을 지시한 셈인데요. 

26일 대통령실은 “바이든 아닌 날리면이 맞다”라면서 “특정 단어가 알려지고 그게 아님을 확인하는데 훨씬 더 많은 시간 걸려 아까운 순방 기간에 13시간을 허비”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미국 의회가 아니라 국내 국회라던 최초 공식 입장을 뒤집고 “야당 지목한 발언 아니다. 이 XX 입장은 밝히지 않겠다. 100% 확신할 수 없다”라는 입장도 냈습니다. 

9월 27일 MBC라디오에 출연한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전문가도 특정할 수 없는 단어를 일부 언론에서 특정, 동맹 훼손하고 동맹 조롱 뉘앙스 만들어 외신으로 퍼져, 100% 확정할 수 없다. 바이든 아닌 게 분명하다, 전문가들 바이든 가능성 거의 없다고 했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에게 직접 확인했냔 질문에는  “대통령이 바이든 얘기할 이유 없다는 게 너무 당연하다”라고 했고요. 애초 대외협력실 비보도 요청은 왜 했었냐고 물었더니 공적 발언 아니므로 발언 취지와 내용 명확히 할 때까지 임의 보도 안 된다고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9일에는 김대기 비서실장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께 여쭤봤는데 본인도 잘 기억 어렵고 지나가는 말로 한 것, 상황상 바이든 나올리 없고 바이든 나왔다면 미국 의회라고 했을텐데 국회라 했고, 왜 바이든 나오지 했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불분명, 언론계 대선배들이 불분명한 걸 기사화할 때는 말 한 사람 확인 절차 반드시 거쳐야 하는데 그런 걸 안 거쳤다 그게 핵심”이라고 말했습니다.

◇ 김양원> 자, 대통령실이 MBC에 보도경위를 묻는 공문을 보내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자막조작’이라며 MBC를 항의 방문하게 되면서 ‘자막조작’이냐, mbc만 한 게 아니라 거의 전 언론사가 모두 보도했는데, 특정 언론사 좌표찍기 아니냐 이런 논란으로도 비화됐습니다? 

◆ 김언경>네, 대통령실이 mbc에게 보도 경위 캐묻는 공문을 9월 26일에 보냈습니다. 이 사실은 9월 27일에 알려졌는데요. 공문에서는 사실 확인 노력과 반론권 보장이 저널리즘의 기본이라며 6가지 질의를 했습니다. △음성분석전문가도 해석 어려운 발음을 어떤 근거로 특정하였는가 △기자들이 발음 특정한 것이라면 대통령실에 발언 취지 및 사실 확인 위해 거친 절차 무엇인가 △대통령실이 해당 발언 사실 아니라 밝혔는데 최초 보도 수정하지 않고 추가 보도 하면서 자사가 잘못 보도한 내용을 국내 언론 보도 내용이라는 자막 달아 확대재생산 중인데 국내 언론 보도 내용이라고 한 이유는 무엇인가 △대통령실 해명 이후 9.25보도에서 ‘바이든’ 자막을 ‘날리면’ 병기 없이 내보내고 있는데 반론보도청구권 차원에서 날리면 병기했어야 하는데 안 그러는 이유가 뭔가 △대통령 발언 중 국회 단어가 마치 미국 의회인 것처럼 별도의 괄호로 미국 표기한 것은 해석이나 가치판단 아닌가 △사실관계 불명확하고 외교분쟁을 초래할 수 있음에도 미 국무부와 백악관에 즉시 입장 요청한 이유가 무엇인가입니다. 
국민의힘은 이 여섯가지 관련 자료까지 국감에 제출하라고 요구했고요, 28일 오전에는 국민의힘 의원 10명이 mbc를 항의 방문했습니다. 이어서 29일에는 mBC 박성제 사장 등 4명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 김양원> ‘자막 조작’과 ‘국익 훼손’으로 mbc를 압박하고, mbc를 비롯한 언론인단체 등은 언론자유 침해 아니냐, 이렇게 맞서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어요? 

◆ 김언경> MBC는 9월 27일에 “보도에 이의제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최고 권력기관인 대통령실에서 보도 경위 해명하라는 공문 공영방송사 사장에게 보낸 것은 언론자유 위협하는 압박으로 비칠 수 있어 유감”이라는 뜻을 밝혔습니다. “국내 대부분의 언론사가 똑같은 보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MBC만을 상대로 이같은 공문을 보내온 것은 MBC를 희생양 삼는 것 아니냐”는 입장입니다. 

대통령이 해외순방 중 비록 사적인 핫마이크이기는 하지만 부적절한 비속어를 사용한 것이 본질인데, 정부여당 대 언론자유로 국면이 전환되어버린 셈입니다. 
대통령실 영상기자단은 9.26 대통령실이 낸 입장에 대해서 “어떠한 왜곡과 짜깁기 없었다, 특정 방송사의 영상 기자 음해하는 공격과 보도에 우려 표한다”는 반박 입장을 냈습니다. 언론노조와 기자협회도 “사과부터 하라, 언론탓 하지말라”는 입장입니다. 

◇ 김양원> 당초 22일 mbc를 포함한 방송사들 보도로 비속어가 섞인 대통령의 사적 발언이 알려진 이후에 ‘바이든’이냐 아니냐 자막 논란으로 옮겨갔던 쟁점은 이제 정치권도 언론사들도 각 진영에 따라 정쟁화하는 양상인 것 같습니다? 

◆ 김언경> 이 이슈에 대한 보도양상은 언론사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분명하게 나뉘어있습니다. 
전체적 보도 양상을 보면요. 빅카인즈 기준으로 9.22~27까지 ‘윤 바이든 비속어’ 총 1148건이었습니다. 9.26 대통령 직접 발언 전까지 대부분 비판적 기조이면서 ‘다른 나라 대통령들도 말 실수 했다’ ‘윤석열 대통령 발언이 틀린 말은 아니다’와 같은 기본적 사실관계는 부정하지 않는 수준의 보도였습니다. 예를 들면 조선일보의 9월 23일자 보도는 [尹 발언에 “틀린말은 아니다”… 바이든 원조정책 놓고 美 갑론을박]에서 “온라인상에서 민주·공화당 지지자 모두 “윤 대통령 말이 틀린 것 없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며 (중략) 바이든 대통령의 해외 공여 공약에 대해 당파적인 공화당 의원들이 무조건 반대할 것이 분명한 상황을 윤 대통령이 짚었다는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조선, 문화일보 등 보수언론은 대통령실 입장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처음 발언이 문제로 등장했을 때는 거의 모든 언론이 ‘이xx, 바이든’ 을 포함하여 보도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22일 김은혜 대변인이 ‘날리면’이라고 해명하자, ‘바이든’ 발언 여부를 ‘미확인’(ooo처리)으로 규정하며 ‘진실공방’ 프레임으로 보도를 시작했고요. 26일 대통령실이 ‘모두 조작이다’, 국힘은 ‘MBC-민주당 정언유착’ 선언하자 곧바로 ‘뭐라고 했는지 알 수 없는 발언으로 MBC가 조작했느냐’로 보도했습니다. 

26일 문화일보는 사설에서 [언론 기본도 저버린 ‘MBC-민주당 유착’의혹 진상 뭔가]9.26 에서 대통령실과 비슷한 입장을 내놨고요. 이는 초기 자사 보도와 모순되는데요. 23일자 문화 [물꼬 튼 韓日관계·운 띄운 對美현안… 성과 있지만 과제 더 쌓여]9.23에서는 “대통령실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나 미 의회를 겨냥한 발언이 아니었다”면서 진화에 나섰지만 오히려 한국 야당을 겨냥했다는 해명은 논란에 또 다른 불을 붙이면서 국내 정국이 급속하게 얼어붙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기 때문입니다. 
mbc와 민주당간 유착, 또는 mbc가 보도윤리를 어긴 것이다, 라는 프레임은 대통령실이 말한 이후 언론보도에 등장했습니다. 초기에는 대통령 발언을 있는 그대로 짚어보는 것이 보수냐, 진보냐  따지지 않고 모든 언론이 그렇게 보도했거든요.

반면, TV조선은 26일 대통령실 영상기자단의 정부 여당에 대한 반박 입장문에도 함께 참여해 동의를 표했으며 22일 첫보도[외교 참사” 맹공…한덕수 “비판 동의 못 해”]에서 문제의 자막을 그대로 썼고, 9.23 대통령실의 ‘날리면’ 해명이 나왔을 때도 “야당 모욕한 데 유감이나 사과 없다. 사과 더 미루지 말아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 김양원> 거의 열흘째 이어지는 대통령 비속어 논란.... 국민들은 이제 그만 좀 했으면 좋겠다 이런 피로감이 있는 것 같아요. 애초에 뉴욕에서 있었던 대통령의 발언 당시로 돌아가보면, ‘마이크 켜진 줄 몰랐다’, ‘비속어 써서 송구하다’ 이 정도로 빨리 마무리했으면 어땠을까 이런 중론이 많거든요?

◆ 김언경> 네, 외국에서도 이렇게 핫마이크라고 해서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른 상태에서 또는 부주의해서 어떤 무례한 말을 하는 경우가 외국정상도 있습니다. 최근 지난 1월 2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폭스뉴스 기자의 질문에 답하면서 '멍청한 xxx' 이렇게 말한 바 있어요. 이게 여과없이 다 중계가 돼버린거죠. 이에 바이든은 보도된지 한 시간만에 해당 기자에게 전화해서 '개인적 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해명하기도 했거든요. 저는 이처럼 부주의해서 화면에 보여지거나,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담백하게 사과를 하고 지나가는 것이 가장 훌륭한 대책이 아닌가 싶고요. 이 사안을 가지고 'mbc 때리기'로 옮겨가는 것은 사실은 저널리즘의 기본을 이야기하기에는 저널리즘의 기본을 지키지 못했던 언론사들이 mbc에만 그런 것을 요구하는 것이 저처럼 언론비평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언론사들도) 내로남불로 비춰집니다.

◇ 김양원>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언경> 네 감사합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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