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주치의
  • 방송시간 : [월~금] 05:21, 09:17, 14:52, 00:15
  • 진행 : 동물원 출신 노래하는 의사 김창기 / PD : 김혜민 / 작가 : 정상림

인터뷰 전문

[마음주치의]혐오는 본능이지만 공감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어(서울대 박한선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2-04-01 17:12  | 조회 : 1017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진행 : 김창기 의사

방송일 : 202241(금요일)

대담 : 박한선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마음주치의]혐오는 본능이지만 공감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어(서울대 박한선교수)

 

김창기 의사(이하 김창기)> 당신의 마음에 안부를 묻습니다. <마음주치의> 노래하는 의사 김창기입니다. 이번 주 마음주치의는 신경인류학자, 서울대 인류학과의 박한선 교수님과 함께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박한선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교수 (이하 박한선)> , 안녕하세요. 박한선입니다.

 

김창기> 오늘은 마지막 시간으로 왜곡된 혐오 없는 사회를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라는 주제로 잡아봤습니다. 과연 가능한가요?

 

박한선> 글쎄요. 혐오 없는 세상은 사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불가능합니다. 그건 마치 슬픔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에요. 슬픔은 물론 부정적인 감정이지만, 삶을 사는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감정이고 종종 우리의 감정을 정화시켜주는 효과도 있거든요.

 

김창기> 지금 우리가 말하는 것은 왜곡된 분노와 결합된 혐오가 없는 세상을 얘기하는 거겠죠.

 

박한선> 맞습니다. 정신과에서도 건강한 슬픔, 혹은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을 때 보이는 애도 반응에 대해서는 없애려고 하지 않아요.

 

김창기> 충분히 느끼게 해줘야 하죠.

 

박한선> 느껴야 합니다. 혐오도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우리를 더 건강하고 살찌우게 만드는 감정이에요. 다만 이게 잘못된 방향을 향하거나 혹은 과도하게, 너무 오랫동안 지속이 되면.

 

김창기> 분노 표출을 위한 방법으로 사용되면.

 

박한선> 맞습니다. 슬픔이라든지 분노, 불안. 이런 건 정신과 의사들이 지금까지 많이 다루고 있던 감정인데 혐오에 대해서는 생각보다는 좀 소홀했어요. 혐오의 반응이 불안이나 혹은 슬픔, 우울과 같은 반응만큼이나 사람의 정신을 무너뜨리고 사회 공동체의 여러 가지 건강한 선순환적인 교류를 막는 부정적인 감정일 수 있다는 것을 요즘 많이 깨닫고 있는 것 같아요.

 

김창기> 그래서 이게 순수한 혐오냐, 아니면 다른 감정들에 의해서 왜곡된 혐오냐. 이것을 정확하게 직시를 할 수 있어야지, 알아야지 다룰 수 있다. 이렇게 말씀하셨죠. 이렇게 이해해야 하는 걸까요?

 

박한선> 맞습니다. 혐오의 감정을 느끼는 건 솔직한 겁니다. 그리고 내가 혐오한다, 어떤 사람이 싫거나 꺼려진다, 라고 하는 건 그대로 인정해야 합니다. 다만 거기에 완전히 빠져들어서 자신의 행동이나 감정을 거기에 맡겨놓으면 그건 좀 곤란합니다. 우리는요. 혐오의 감정도 있지만, 동시에 연대와 협력, 공감과 동정의 마음도 있어요. 이것도 동시에 인간성의 한 부분입니다. 그 두 가지를 동시에 활성화시켜서 가장 최적의 해결책을 찾는 것. 그게 바로 가장 중요한 인간성에 기반한 혐오를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김창기> 그렇죠. 인간 본성을 이해했다면 이제 공동체의 힘을 믿을 때가 아닌가, 싶어요. 특히 전염병 상황에서 공동체, 시민사회의 역할이 혐오의 오작용을 막는데 굉장히 중요하다 싶은데 교수님 생각은 어떠십니까?

 

박한선> 맞습니다. 혐오는요. 다른 감정과 달리 사회적인 반응으로 미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동체는 개인이 모인 거고요. 따라서 개인의 반응이 점점 커지면 공동체도 병적인 반응을 보일 수밖에는 없어요. 그런데 종종 우리는 혐오를 하는 사람들, 혹은 혐오 행동에 대해서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 혹은 혐오를 보이는 사람을 또 혐오하면서 저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비난받아야 할 대상이라 하면서 마치 공동체에 있는 여러 구성원들을 계도하고 계몽해야 하는 대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건 아녜요.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혐오를 왜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 과학적인 근거 기반에 접근해서 해결하려고 노력을 해야지. 단지 그냥 선언적으로 혐오하지 맙시다, 혐오하면 안 됩니다, 우리는 모두 사랑해야 합니다, 라고 얘기하면 공허할 수밖에 없어요.

 

김창기> 그래서 전염병의 험난한 시대에서 혐오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는 인류학적인 측면에서 다시 한 번만 설명해 주신다면요.

 

박한선> 가장 중요한 건 신종 감염병을 줄이는 겁니다. 신종 감염병은 사실 인류가 자초한 거예요. 공장식 축산, 생태계 파괴, 너무 많은 적시공급 시스템을 비롯한 공장식 시스템. 세계화. 이런 것들이거든요. 이걸 검토해야 해요. 이게 비용절감을 위한 건데 코로나 19 상황 한 번 터지니까 그동안 아꼈던 것들 다 도루묵이 된 상황이거든요. 두 번째는 의료에 대한 강력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의료는 당장 필요한 의료 소요뿐 아니라 잠재적인 어려움에 대해서도 미리 준비할 수 있는, 대비를 할 수 있는 의료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당장은 낭비처럼 보이겠지만, 절대 낭비가 아닙니다. 감염내과 의사도 많이 만들고 병동도 많이 만들고, 특히 벌써 2년이 지났는데 한국 의료 시스템 많이 발달했지만, 우리나라가 개발한 백신 치료제 하나도 없어요. 이런 노력들을 미리 평소부터 견지하지 않으면 다음번 문제가 생겼을 때 또 비슷한 상황이 터질 수밖에 없습니다.

 

김창기> 일주일 동안 아주 좋은 말씀, 감사했습니다. <마음주치의>는 한국오츠카와 대한정신건강재단과 함께합니다. 저는 다음 주에도 당신의 마음에 안부를 묻기 위해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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