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주치의
  • 방송시간 : [월~금] 05:21, 09:17, 14:52, 00:15
  • 진행 : 동물원 출신 노래하는 의사 김창기 / PD : 김혜민 / 작가 : 정상림

인터뷰 전문

[마음주치의] 단원고 주치의가 말하는 스쿨닥터의 중요성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1-05-31 21:26  | 조회 : 690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9:35~09:40)
■ 진행 : 김창기 의사
■ 방송일 : 2021년 5월 31일 (월요일)
■ 대담 : 김은지 마음토닥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마음주치의] 단원고 주치의가 말하는 스쿨닥터의 중요성


◇ 김창기 의사(이하 김창기)> 당신의 마음에 안부를 묻습니다. <마음주치의> 노래하는 의사 ‘김창기’입니다. 운동을 과격하게 해서 팔, 다리가 아플 때 저는 가끔 생각합니다. 마음의 고통도 이렇게 몸의 고통처럼 눈에 확실하게 보이고, 고통의 지점을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말이죠. 보이지 않기에, 만질 수 없기에 더 자주 괜찮은지 우리의 마음을 들여다봐야겠죠. 그래서 이번 주 마음 주치의는 이분과 함께합니다. 마음토닥정신건강의학과 ‘김은지’ 원장님이십니다. 원장님, 어서 오세요.

◆ 김은지 마음토닥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이하 김은지)> 네, 안녕하세요.

◇ 김창기> 반갑습니다. 우리 김은지 원장님하면 안산 단원고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 단원고에서 얼마나 계셨죠?

◆ 김은지> 단원고에서 2년 동안 아이들을 돌봤습니다.

◇ 김창기> 오래 돌봐주셨네요. 세월호 참사는 우리 국민 전체에게 트라우마를 남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특히 단원고에서 생전 학생들의 트라우마는 표현하기 어려운 것이었죠.

◆ 김은지> 많은 분들이 “생존 학생들의 트라우마는 뭐가 있냐”라는 질문들을 저한테 굉장히 많이 합니다. 다 아시다시피 세월호 참사, 그 자체가 사실 너무 큰 트라우마죠. 그렇기 때문에 그거와 관련된 꿈도 꾸고, 무엇보다도 이제 이 친구들은 친구들을 많이 잃었잖아요. 저희가 250명의 아이들을 잃었으니까요. 그 친구들에 대한 애도도 굉장히 많이 있었고요. 이런 부분들이 거의 1, 2년간은 이 친구들을 굉장히 많이 힘들게 했었어요.

◇ 김창기> 그렇죠. 또 계속 지속적으로 보도가 되고 하니까요.

◆ 김은지> 네, 맞습니다. 

◇ 김창기> 잊혀지고, 피할 수 있는 그런 기회들을 박탈당했던 것 같아요. 

◆ 김은지> 어떻게 보면 애도라고 하는 것이 참 끝이 없는 과정인데, 그 과정을 나 혼자 잘 만들어갈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줬다기보다는 이제 부정적인 어떤 시선, 그리고 부정확한 어떤 보도들로 이 친구들이 어려움을 겪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창기> 지금도 당시 그 학생들과 연락을 하시고 상담도 진행하고 계시는지, 만남을 이어가고 계시나요?

◆ 김은지> 안산에 2년 후에 개원을 했어요. 개원을 하면서 의사는 환자가 있는 곳에 있는 게 의사가 맞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 뒤로 이제 어떻게 보면 지금 7년째 그 친구들을 이제 계속 만나고 있고, 어떤 친구들은 힘들었던 과정에서 좋아진 친구들, 혹은 다 좋아진 줄 알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또 트라우마가 찾아오는 친구들, 그리고 어떤 친구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힘든 친구들, 참 다양한 친구들이 있습니다. 

◇ 김창기> 그렇죠. 그래도 빨리 떠나가야 되는데, 의사는 언제나 버림받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말이죠.

◆ 김은지> 맞습니다. 그런데 참 놀랍게도 제가 그 친구들을 보면서 오히려 제가 얻는 게 굉장히 많은 부분도 있어요. 의사는 환자가 치유하고, 성장하는 걸 보면서 내가 성장하는 느낌을 받잖아요. 세월호 참사는 참 안타깝고 마음 아픈 일이지만, 또 그거 안에서 성장하는 생존자들이 있기 때문에 저도 힘을 낼 수 있고, 또 많은 분들도 감동을 받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 김창기> 세월호 참사라는 엄청난 일을 겪고도 아직까지도 많은 분들이 정신과 의사로서 스쿨 닥터가 필요하고, 또 지속적인 트라우마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 그 공감대가 생각만큼 깊지는 않은 것 같아요.

◆ 김은지> “학교에 왜 의사가 필요해?” 하는 얘기를 정말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제가 2014년에 들어갔는데, 2015년에는 제주도에 제주도 교육청에 스쿨닥터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는 광주, 충청북도 해서 각 교육청에서 정신과 의사를 고용해서 아이들의 자살이나 위기 상황을 돌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인식이 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이 지나고,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김창기> 그렇죠. 정말 가장 필요한 부분인데, 간과하는 경우들이 많은 것 같아요.

◆ 김은지> 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진다”, 그리고 “이거는 우리가 이미 지나간 거니까 생각할 필요가 없어” 이렇게 자꾸 얘기를 하는데요. 그렇게 되면 이 트라우마나 재난이 우리 안에서 삶의 건강한 부분이 되는 게 아니라 자꾸 억눌린, 억압된 그런 부분이 됩니다.

◇ 김창기> 자꾸만 터져 나오고 싶어 하잖아요.

◆ 김은지> 맞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좀 힘들지만 우리가 천천히 그걸 돌아보고, 생각하고, 내 삶에 통합하는 과정을 가져가야 되거든요. 그래서 자꾸 옆에 사람한테 “잊자”라고 얘기하지 말고, “힘들지만 잘 안고 가보자”, “우리 삶의 일부로 건강하게 만들어보자”라고 얘기해주는 게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김창기> “여기에 내가 힘을 실어줄게”, 김은지 원장님 이야기 잘 새겨듣겠습니다. <마음주치의>는 오츠카와 대한정신건강재단과 함께합니다. 저는 내일 다시 당신의 마음에 안부를 물으러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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