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주치의
  • 방송시간 : [월~금] 05:21, 09:17, 14:52, 00:15
  • 진행 : 동물원 출신 노래하는 의사 김창기 / PD : 김혜민 / 작가 : 정상림

인터뷰 전문

[마음주치의] 사춘기 자녀가 막나가는 정신의학적 이유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1-05-28 20:47  | 조회 : 885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9:35~09:40)

진행 : 김창기 의사

방송일 : 2021528(금요일)

대담 : 배승민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마음주치의] 사춘기 자녀가 막나가는 정신의학적 이유는?

 

 

김창기 의사(이하 김창기)> 당신의 마음에 안부를 묻습니다. <마음주치의> 노래하는 의사 김창기입니다. 이번 주, 마음주치의는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배승민교수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매주 금요일은 영화 속의 주인공들의 삶을 함께 바라보면서 그들의 마음 이야기를 함께 해보는 시간인데요. 교수님, 오늘은 어떤 영화를 가지고 오셨나요?

 

 

배승민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이하 배승민)> , 오늘은 사춘기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님이라면 한번 보시면 좋을 것 같은 그런 영화, <레이디 버드>를 갖고 왔습니다. 그 얘기를 한번 해볼까 하는데요.

 

김창기> 주인공 크리스틴이 부모가 싫어서 본명을 버리고, 자신이 레이디 버드다라고 이름을 만들고, 저항을 하는 그런 사춘기 특유의 모습들이 잔뜩 담겨져 있는 영화죠.

 

배승민> , 그러면서 사실은 부모님이나 어른들이 싫어할 행동만 (하죠.) 처음에는 영화를 보다가 이게 재미를 위해서 과장이 됐겠지만, 무슨 아이가 저렇게 이상하고 이해가 안 될 그럴 행동만 하나, 부모님이 속이 정말 엉망이시겠다. 이렇게 생각이 당연히 드는 그런 모습들이 계속 나옵니다. 실제로 10대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이렇게 얘기하는 사춘기는 정신의학적으로는 발달 단계상 유아기 이 시기로부터 부모로부터의 정서적인 분리, 그리고 자기 성인기로의 진입을 준비하는 중요한 발달의 단계가 되는 시기라서 아이들마다 편차는 있지만, 그전에 아이다웠던 순진해 보였던 그런 자기 모습은 어떻게 보면 마치 번데기를 버리듯이 버리고, 아직 어리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간직하고 싶은 부모한테 일부러 상처가 되는 행동들만 일부러 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게다가 뇌 발달상으로도 브레이크 기능을 좀 해주는 전전두엽은 아직 성장을 다 못한 상태인데, 공격성과 감정을 조절하는 데는 화산이 끓는 것처럼 부글부글하고 상태다 보니까..

 

김창기> 브레이크 없이 달리는 거죠, 그냥.

 

배승민> , 맞는 말씀입니다. 정말 브레이크 없이 달리는 경주차 같다. 이렇게 아이들을 얘기하기도 하죠. 하지만 부모 보기에는 아무리 그전에 순진하고 어리던 모습과는 달라졌다. 이렇게 보여도 실제로 학교나 또래 생활에서는 큰 문제가 없고, 비슷한 시기 아이들과는 그런 대로 잘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면 부모와 부딪히고 외부에 보이는 모습은 잠깐 달라졌을지언정 곧바로 그런 모습을 병적으로 보기에는 그것보다는 뇌와 마음의 발달 과정상 자연스러운 변화일 가능성이 좀 높습니다.

 

김창기> 관계의 문제일 가능성도 높죠.

 

배승민> , 그렇죠. 그래서 아이가 그 번데기 시기를 잘 탈피하도록 같이 견디고 기다려주는 것이 좀 필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김창기> 주인공 레이디 버드가 그렇게 난리를 치다가, 결국은 부모님의 아픔들, 아버지의 실직, 우울증, 이런 것들을 알게 되면서 다시 돌아오는 모습을 보여주잖아요. 그렇다면 또 우리가 아이들을 너무 아이 취급해서 소통의 한계를 만들지 않았나, 라는 생각도 하게 됐습니다.

 

배승민> , 아이를 독립된 개인으로 보지 않고 부모가 갖고 있는 어떤 이미지, “아직 너무 어리다또는 이제 다 컸다이런 식으로 막연하게 생각하다 보니 생길 수 있는 문제인 것 같아요. 그런데 아이가 성장한 만큼 이제 정말 이 아이도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아이가 그 시기에 알아야 같이 대처하고,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가정 사이에 일들도 있는데요. 그냥 애한테 알려서 뭐 하겠냐”, “쓸데없이 걱정시키지 말자이런 등의 이유를 숨기다 보면 아이들이 더 심각한 오해를 해서 문제가 되기도 하기 때문에 그 아이의 시기에 맞게 소통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김창기> 저항적인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님에게 마지막으로 마음 처방전부탁드립니다.

 

배승민> 겉으로 보면 굉장히 멀쩡해 보이고, 심지어 부모의 고통을 즐기나, 이렇게 생각까지 들고, 또 부모에게 그렇게 관심과 연민조차 없어 보이는 그런 우리 청소년 아이들은 사실 자기 내부 뇌와 몸 안의 고통이 너무 커서 제일 위로받고 싶은 상대인 부모에게 고통을 서툴게 전달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 시기는 반드시 지나가고, 아이들의 사춘기 성장통은 뇌가 발달하고 주변 상황이 안정되면 어느새 또 바뀌어 있습니다. 늦어서 그렇지, 뇌는 브레이크 기능이 한 20대 초반 전후에는 평균적으로 안정이 되거든요. 그래도 한 포기 식물 키울 때조차 제일 중요한 게 그 식물에게 적절한 환경을 만들고, 또 필요한 시기에 꼭 필요한 것만 주면서 기다려줘야지 식물이 제대로 크는 거니까요. 아이가 커가는 것처럼 나의 인내심과 마음의 그릇도 함께 커가길 기대하면서 같이 노력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창기> , 따뜻한 이야기로 함께해주신 우리 배승민교수님 감사합니다. <마음주치의>는 오츠카와 대한정신건강재단과 함께합니다. 저는 내일 다시 당신의 마음에 안부를 물으러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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