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9:35~09:40)
■ 진행 : 김창기 의사
■ 방송일 : 2021년 5월 27일 (목요일)
■ 대담 : 배승민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마음주치의] 늘어나는 자폐아, 어떻게 치료해야 하나.
◇ 김창기 의사(이하 김창기)> 당신의 마음에 안부를 묻습니다. <마음주치의> 노래하는 의사 ‘김창기’입니다. 이번 주, 마음주치의는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배승민’ 교수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교수님, 반갑습니다.
◆ 배승민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이하 배승민)> 네, 안녕하세요, 선생님. 벌써 목요일이네요. 반갑습니다.
◇ 김창기> 마음을 읽기가 참 어려운 아이들이 있죠. 바로 자폐아들이죠. 국내 자폐증이 꾸준하게 증가하는 추세라는 뉴스가 있던데요. 좀 걱정이 되죠.
◆ 배승민> 네, 오늘은 조금 더 무거울 수도 있는 주제인데요. 우리나라에서도 불과 3년 만에 자폐성 장애의 진단율이 거의 한 3분의 1 이상 늘었다, 이런 보도가 말씀하신 것처럼 최근 나왔는데요. 이런 증가 추세는 물론 자폐증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향상돼서 진단이 더 잘 되다 보니 늘어난 것도 이유겠지만, 전 세계적으로도 자폐증은 현재 증가 추세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병원에 오는 자폐성 환자들의 수도 참 많이 늘고 있고요. 아무래도 뇌 발달 문제로 일어나는 병인만큼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한 병인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영유아 정밀검진, 이런 혜택으로 점점 더 이른 나이에 평가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창기> 예, 자폐증의 증상도 굉장히 다양한데, 많은 분들이 굉장히 심한 자폐증상만 자폐증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들이 많은 것 같아요. 우리 자폐 증상에 대해서 설명 좀 부탁드립니다.
◆ 배승민> 자폐에 대한 오해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이 자폐성 장애에 대해서 진단을 잠깐 말씀드리자면 영문 진단명이 증상의 다양성을 의미하는 스펙트럼 이렇게 얘기를 할 정도로 사실은 굉장히 다양한 면이 있는 질환이고, 또 같은 아이라고 하더라도 치료 단계, 또 성장 단계에 따라서 전혀 다른 병처럼 보일 정도로 그런 팔색조 같은 모습을 가졌다고 해야 될 병인 것 같습니다. 진단 기준으로는 만 3세 그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이제 눈 맞춤 같은 사회적인 상호 교류가 잘 안되고, 표정이나 바디랭귀지 (body language) 이런 것들을 이해하거나 표현하기 어려워하고, 좀 큰 아이라고 하더라도 또래 관계 유지나 정서적인 유대감, 가족 간의 그런 유대감의 유지도 좀 어렵고, 언어 발달이 많이 늦어지면서 비정상적으로 말의 톤이나 내용들이 일반인과는 다른 패턴으로 언어를 쓰는 문제가 보이는 경우가 흔히 보이는 모습이고요. 여기에 또 더해서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자판기, 자동차, 이런 특정 관심사에만 지나치게 매달리면서 특이한 손 움직임 같은 것들을 보이는 상동행동이라고 하는데요. 그런 모습들이 보일 때 그런 경우가 종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를 통칭해서 저희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라고 하는데요. 그 중증도와 치료 발달 단계에서 어떻게 적절한 도움을 잘 받았느냐에 따라서 성장해서 독립적으로 직업을 잘하시는 경우부터 거의 집에서만 지내거나 기관에서 전적으로 남의 도움을 받아서 생활할 수밖에 없는 경우까지 굉장히 예후가 다양합니다.
◇ 김창기> 자폐아들 치료한다면서 불필요한 과다한 치료를 하면서 돈을 벌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좀 속상해요.
◆ 배승민> 예, 이게 아무래도 장기간에 치료를 해야지 되고, 잠깐 치료한다고 부모님이 바라시는 것처럼 바로바로 변화가 보이지 않다 보니까 그런 대체의학에 표방하는 그런 근거가 좀 빈약하고, 근거가 적은 것뿐만 아니라 오히려 아이들한테 해악이 수도 있는 치료법까지도 하게 되다 보니까 안타까운 경우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 김창기> 교수님께서는 자폐청소년, 자폐 아이들을 돌보는 가족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도 정말 중요하다고 많이 강조해주셨는데요. 이 부분을 다시 자세하게 설명해주시죠.
◆ 배승민> 아무래도 요즘이 외부 활동이 매우 조심스러운 시기다 보니까 치료 기관이나 특수학교, 이런 외부 자원 이용이 더 어려워지게 되다 보니까, 실제 돌봐야 되는 아이들을 돌보는 시간이 길어져서도 그렇지만, 또 치료가 쉽게 잘 되지 않고 지연되면서 자폐를 비롯한 많은 발달장애 환아들과 가족들이 병의 치료에 상당히 큰 어려움을 요즘 겪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어느 한 가정 얘기가 아니라 여러 가정에서 점점 갈수록 힘들어서 치료를 아예 포기하고,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신다는 얘기를 듣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요. 이 시기에 어느 집이든 걱정 없고 편하겠습니까만, 치료가 절실히 필요한 가족이 있는 집일 경우 어려운 환경일수록 그 고통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치료자 한 사람으로서 참 가슴이 아픕니다.
◇ 김창기> 예, 배승민 교수님, 오늘도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주치의>는 오츠카와 대한정신건강재단과 함께합니다. 저는 내일 다시 당신의 마음에 안부를 물으러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