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주치의
  • 방송시간 : [월~금] 05:21, 09:17, 14:52, 00:15
  • 진행 : 동물원 출신 노래하는 의사 김창기 / PD : 김혜민 / 작가 : 정상림

인터뷰 전문

[마음주치의] 가정폭력에 시달린 자녀를 어떻게 치료해야 하나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1-05-26 22:20  | 조회 : 1130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9:35~09:40)

진행 : 김창기 의사

방송일 : 2021526(수요일)

대담 : 배승민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마음주치의] 가정폭력에 시달린 자녀를 어떻게 치료해야 하나요?

 

 

김창기 의사(이하 김창기)> 당신의 마음에 안부를 묻습니다. <마음주치의> 노래하는 의사 김창기입니다. 이번 주, 마음주치의는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배승민교수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교수님, 반갑습니다.

 

배승민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이하 배승민)>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김창기> 이번 주에는 배승민 교수님과 함께 아이들의 마음을 자세하게 들여다보고 있는데요오늘도 짧은 사연 하나 함께 나눠보죠. “남편은 어렸을 적부터 아이를 체벌을 했어요.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말이죠. 하지만 아이가 불안장애 진단을 받고 난 후 엄마인 저는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아이를 위로해줄 수 있는 방법과 때를 놓친 건 아닐까 하고 두렵기도 해요배승민 교수님,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배승민> , 정말 가슴 아픈 사연이네요. 제가 과거에는 아동 성폭력 피해자 지원기관인 해바라기 센터에서 일했었고, 지금은 강력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인 스마일 센터에서 일을 하고 있다 보니까, 종종 유사한 사례의 사건들을 만나게 되는데요. 아무리 반복해서 만나게 돼도 정말 가슴이 제일 아픈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김창기> 아빠의 이런 폭력성 때문에 상처받고 병원에 찾아오는 아이들도 꽤 있죠?

 

배승민> 사실 훈육이 아닌 폭력으로 아이가 결국은 병을 얻게 된 가정들의 많은 부모님들이 자기 행동은 사랑과 교육을 위한 것이다라고 굳게 믿으신다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가 어른일지라도 직장생활이라고 한번 대입해 생각해 보면 우리보다 덩치나 직급이 매우 높은 누군가가 매일같이, 또는 예상도 못하는 상황에서 갑자기 크게 소리를 지르거나 씩씩되면서 감정 조절을 못하거나 직접 설령 때리지는 않더라도 물건을 던진다든가, 회의실 테이블에 쾅쾅 내리친다고 상상해보죠. 그런데 그런 생활을 며칠도 아니고, 아이들 기준에서는 평생 동안 겪는다고 한번 생각을 해보세요. 이게 참 안타까운 게 어른들처럼 뇌가 다 큰 아이들도 아니고, 아이들의 뇌는 아직도 말랑말랑하게 크고 있는 중이다 보니까..

 

김창기> 기초공사가 잘못되죠

 

배승민> 그죠. 그래서 한창 도자기를 빚듯이 물레가 돌아가고 있는 시기에 그런 충격을 받으면 아이의 뇌가 어떻게 버티겠습니까? 아이가 크다 보니까 주변 상황이 좋아진다고 하더라도 이미 어느 정도 뭉그러지고, 이렇게 상처를 받은 도자기는 성인이 되어도 심각한 후유증을 보일 수가 있습니다.

 

김창기> , 아이들의 슬픔과 상처를 눈앞에 보면서도 도무지 어떻게 위로해줘야 될지 몰라서 답답한 엄마의 마음. 아마 많은 부모님들이 토로하는 심정일 것 같아요.

 

배승민> 그런데 그렇게 질문하시는 부모님들을 잘 보면 사실 자녀의 슬픔을 위로해주지 못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부모 자신 역시 슬픔과 상처를 전혀 보듬고 안아주지 못해서 그게 문제인 경우가 참 많았습니다. 우선, 어른이 나부터 내 스스로 상처를 잘 살필 수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 부모 세대뿐 아니라 지금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우리 세대 역시 그러한 위로의 필요성, 또 마음의 상처를 잘 살펴야 된다는 그런 교육마저도 받지 못하고 어른이 되었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우리가 잘 배워서 아이들을 도와주면 참 좋겠습니다.

 

김창기> 그래요. , 이렇게 아이의 아픔을 위로해주고 싶은 어머니에게 배승민 교수님은 어떤 마음 처방전을 써주시겠습니까?

 

배승민> , 참 부모로서 마음이 아프지만 일단 아이가 폭력에 노출이 되었다면 세상과 미래가 안전할 것이라는 아예 기본 믿음이 한번 깨진 상태라는 걸 우선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그리고 비록 그런 믿음이 한 번 흔들리기는 했지만, 부모인 내가 다시 아이를 든든히 안정되게 해줄 수 있는 어른이라는 점을 기억해주시고. 그런데 내 충격이 너무 커서 아무래도 아이를 잡아주기 어려운데요이런 생각이 계속 드신다면 나나 아이를 도와줄 주변 도움을 한번 찾아보시고, 아무리 찾아도 도움을 구할 수 없겠다 내지는 판단을 참 못하겠다. 이렇게 어려움이 느껴지신다면 저희 같은 소아정신건강 전문가를 찾으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리고 꼭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요. 많은 경우 아이들이 큰 상처를 받았더라도 아이들의 회복 탄력성, 즉 상처에서 회복해서 건강하게 성장해 나갈 수 있는 힘은 어른들 상상보다도 훨씬 강력하고, 어떨 때는 치료자인 저마저도 종종 깜짝 놀라게 할 정도거든요그러니 우리 아이의 건강한 힘을 믿고, 부모로서 안전한 자리,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한번 기다려주시면 어느새 아이는 내 곁에서 힘을 얻고 다시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창기> <마음주치의>는 오츠카와 대한정신건강재단과 함께합니다. 저는 내일 다시 당신의 마음에 안부를 물으러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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