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 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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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윤 갈등', '추윤 대결'.. 검찰 논란 보도, 언론의 편향성 보여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11-30 11:51  | 조회 : 1067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0년 11월 28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조수진 국민대 겸임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추윤 갈등', '추윤 대결'.. 검찰 논란 보도, 언론의 편향성 보여줘

- '갈등'과 '힘겨루기'양상으로 보도되는 일련의 보도들 여론 양극화 부추겨
- 정파적 미디어에 노출되면 수용자들 태도도 더 양극화된다는 연구 입증
- 진보성향 언론..검찰개혁의 당위성, 공수처 지지
  보수성향 언론..법무부 입장에 비판적 단어들 사용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조수진 겸임교수님과 전화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조수진 교수(이하 조수진)> 안녕하세요

◇김양원> 지난 24일이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청구하고 직무 배제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에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무배제 처분 집행정지’를 신청하면서 논란이 더욱 증폭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언론보도 또한 쏟아졌습니다. 
오늘 이와 관련한 언론 보도를 살펴보죠. 

◆조수진> 네, 검찰총장의 집행정지 신청이 밤늦게 이루어지면서 다음날인 26일 아침 빅카인즈에서 기사를 검색해 보면 343건의 기사가 검색됩니다. 그리고 25일과 26일 이틀동안 ‘윤석열 검찰총장’ 키워드 검색은 1731건이나 나옵니다. 인터넷 신문까지 포함한다면 더 많은 숫자가 될 겁니다. 그야말로 기사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김양원> 기사나 키워드 검색량을 보면 그 수가 엄청난데요...그렇게 많은 양의 보도들은 어떻게 전개됐습니까? 

◆조수진> 몇 가지 살펴보자면, 먼저 언론이 힘겨루기, 갈등을 부각하면서 보도하는 행태가 나타났습니다. 
이번 뿐 아니라 그동안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총장과 관련된 보도는 늘 양측 대결구도 위주의 보도가 많았습니다. 이번 이슈를 대하면서 국민들은 궁금한 게 왜 검찰총장을 직무배제하게 됐는지에 대한 이유, 어떤 사안들이 문제가 되는건지, 그렇다면 그러한 내용들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건지 등에 대한 배경이거든요,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는 것이 바람직할지, 검찰개혁과 관련해 어떤 것들이 중요한지에 대한 본질적인 이야기는 없이 그저 대결구도로 몰고가는 보도,  ‘왜?’가 빠진 채 갈등만 그려나가는 보도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김양원> 이른바 ‘추-윤 갈등’ ‘추-윤 대결’ 이라는 식의 기사 제목이나 자막을 많이 본 것 같습니다. 검찰개혁이라는 이슈가 던져졌을 때부터 힘겨루기식의 보도가 많이 됐던 것 같은데요. ‘사상초유’ 라는 제목들도 많이 등장하더군요.  

◆조수진> 네, 이런 보도를 함에 있어 사용되는 용어의 문제도 짚어봐야 하는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사상 초유의 갈등’으로 갈등을 부각하구요, 뭐뭐vs뭐뭐 식으로 편을 갈라 대결하는 구도, ‘추미애 경질론 vs 윤석열 퇴진론’도 많이 나옵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이 전투적인 용어들을 많이 사용하죠. 아무래도 갈등 양상으로 가다보니 그럴텐데요.. 살펴 보면, ‘윤석열의 반격’  ‘칼빼든 추’ 그리고 이런 제목도 있더군요, ‘윤석열, 한밤 분노의 클릭...인터넷으로 직무정지 효력중단’ 심지어는 정치인의 말을 빌어 ‘신데렐라에게 왕자 뺏긴 계모 딸 같아’라는 말을 따옴표를 붙여 제목으로 사용했습니다. 그 언론이 하고 싶은 말을 정치인의 말을 빌어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서 보수 언론의 경우 26일 대부분 궁지 몰린 추미애 등 비판여론을 일제히 다룹니다. 중앙일보 ‘궁지몰린 추미애..검사,변협, 참여연대 이어 여론도 돌아섰다’ 
이게 연구로도 검증이 된 건데요. 올해 정치학연구에 게재된 논문입니다(박지영, 2020)
검찰개혁과 관련해 굉장히 우리 사회가 양극화되어 있는데요. 연구에서는 정치적 갈등과 검찰 관련 뉴스를 다루는 미디어 편향성에 주목하면서 미디어 편향성이 특정 사안 바라보는 언론매체들의 관점 차이를 반영하고, 뉴스 논조나 사용되는 단어의 차이를 통해 분명히 드러난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김양원> 여론조사 같은 것을 봐도 그렇고요, 검찰개혁을 놓고는 꽤 오랫동안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 있고, 실제 언론보도 또한 극명하게 양극단으로 갈리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구체적으로 한번 살펴봐볼까요.

◆조수진> 구체적으로 언급된 예를 살펴보면요, 지난 7월 28일과 29일 나온 보도들입니다. 검찰개혁권고안과 관련된 주요 일간지의 신문 사설 제목을 비교합니다. 
한겨레는 ‘검찰총장 권한 분산, 방향 맞지만 독립성 훼손 없어야’ 경향신문은‘검찰총장의 수사 지위권 폐지하라는 법무, 검찰개혁위 권고’ 한국일보 ‘검찰총장 권한 축소 필요하나 정치적 오해 없도록, 서울신문 ’검창총장 지휘권 폐지안, 검찰 길들이기로 오해 산다‘, 
국민일보는 ‘검찰개혁위 권고안, 허수아비 검찰총장 만들 셈인가’,  중앙일보 ‘조국 수호 세력이 만든 건 검찰 개혁안인가, 장악인가,  조선일보 ‘검찰을 대통령 사냥개로 되돌리려는 개혁안’ ....이렇습니다. 


◇김양원> 검찰개혁 이라는 이슈를 다루는 주요 언론들의 제목을 예로 들어 주셨는데, 실제로도 ‘훼손’, ‘오해’, ‘개혁인가 장악인가’, ‘사냥개’ 같은 관점을 보여주는 극단적인 표현들이 등장합니다? 

◆조수진> 네, 정리하자면, 검찰 사안 관련한 신문사의 이념적 위치를 차별화하는 단어들을 살펴보았을 때 보수성향의 언론은 주로 정부나 정부정책에 비판적인 단어들이 주를 이루고 있구요, 진보 성향 언론은 검찰개혁의 당위성이나 공수처 지지와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음이 발견됩니다. 

◇김양원> 이런 보도들에 둘러싸여 있게 되면 독자나 시청자들도.. 이른바 여론도 둘로 쪼개질 수 밖에 없지 않나 싶은데, 검증된 것이 있나요?

◆조수진> 정파적 미디어에 대한 선택적 노출로 수용자들의 태도가 더욱 양극화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는 반면, 정파적 미디어에 대한 선택적 노출이 양극화와 상관있다기보다는 정파적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 비슷한 성향의 미디어를 주로 이용하는 현실을 반영한 것 뿐이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여러 경험적 연구를 통해 정파적인 미디어에 대한 선택적 노출이 정치적 양극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고 더 설득력있어 보입니다. 

◇김양원> 정파적인 미디어에 노출된 사람들이 더 정치적으로 양극화를 띨 수 있다..라는 말씀, 그런데 아무래도 미디어의 편향성이란 게 주로 정치적인 사안에 많이 집중되겠네요?

◆조수진> 대개 뉴스 미디어의 편향성은 선거, 정치, 기업, 환경, 안보, 개발문제 등과 같은 이슈에 주로 나타난다는 연구결과(Mayer, 2008)도 있는데요, 보수성향 매체는 애국주의, 사회질서, 국가 리더십을 주요 가치로 여기고, 진보성향 매체는 빈부격차해소, 개방적 태도 등의 자유주의적 가치를 드러내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그동안의 보도를 떠올려보시면 이해가실 겁니다. 
좀 전에 소개한 논문에 보면, 편향적 미디어에 대한 선택적 노출의 영향을 분석한 결과 종편뉴스를 주로 시청하는 유권자들의 경우에는 검찰에 대한 신뢰도가 높고, 이번 21대 총선 투표에서 검찰개혁에 대한 이슈는 중요하게 인식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납니다. 반대로 지상파 뉴스를 주로 시청하는 유권자의 경우에는 검찰에 대한 신뢰도가 낮고, 검찰개혁 이슈는 21대 총선에서 투표 결정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그러니까 정파적으로 편향된 미디어 이용이 정치현상을 해석하는 데 영향을 미치고 결과적으로 양극화된 정치 태도로 이어진다는 것으로 볼 수 있겠죠. 

◇김양원> 검찰개혁 등 최근 일련의 사회적 이슈를 놓고, ‘이렇게 나라가 둘로 쪼개진 적이 없었다’ 이런 말씀들을 많이 하시던데, 분석하신 대로라면 둘로 나눠진 듯한 언론의 시각이 여론을 양분화하는데 한 몫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네요. 검찰과 법원을 취재하는 기자들을 법조기자라고 하는데, 이번에 법조기자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도 있었죠?

◆조수진>네. 법조기자의 94%가 추미애 수사지휘권 발동문제 있다라고 응답했다는 기사가 많이 나왔는데요.. 질문이 어떤 것이었는지와 왜 이런 답이 나왔는지에 대해선 출입매체 32곳 가운데 30곳이 답했구요, 207명 기자 중 99명만 답을 했는데요. 불참한 기자들은 왜 불참했는지, YTN과 MBC는 왜 거절했는지에 대한 분석은 없습니다. MBC 기자는 질문 자체가 어떤 결과를 유도하는지 뻔히 보여서 거부했다고 밝혔습니다. YTN 법조팀장은 법조언론인클럽이라는 단체의 결성 취지나 인적 구성에 동의하지 않아서 거절했다고 설명했죠.
언론이 건전한 공론장의 역할을 해나가야 하는데 그런 역할이 실종되고 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들이 참 안타깝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살펴봤던 많은 이슈들, 코로나 시국에서 나타나는 문제도 그러했구요, 독감 백신도, 북한문제도, 재난보도 조차도 기승전 정쟁이었는데요, 그래서 이 자리를 통해 그런 비판들을 많이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죠. 늘 강조하는 것이지만 어떤 이슈든지 본질에 충실한 보도가 절실합니다. 

◇김양원> 네, 오늘은 최근 심화되고 있다고 느껴지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결 양상 보도와 관련해서, 저도 방금 ‘대결’이라는 단어를 썼습니다만, 언론의 정파적 보도 관점이 끼치는 영향에 대해 진단해봤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감사합니다.

◆조수진>네, 감사합니다.

◇김양원> 지금까지 조수진 국민대 겸임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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