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시간 : [월~금] 09:10~10:00
  • 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적의 적은 동지, 中갈등 속 인도와 협력하는 나라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9-18 11:03  | 조회 : 1116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20년 9월 18일 금요일
□ 출연자 : 김찬완 한국외대 인도연구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국가들 간의 외교관계를 이야기할 때요. 비공식적이지만 항상 통한다고 언급되는 공식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적의 적은 나의 동지다”라는 건데요. 최근 인도와 중국이 국경에서 총기까지 사용하며 갈등을 겪고 있다는 뉴스가 전해졌죠. 그런데 이 사안을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도 어김없이 “적의 적은 나의 동지다”란 공식이 적용되고 있었습니다. 인도와 중국이 서로 적이라면, 외교적으로 인도의 동지로 표현할 수 있는 나라들은 과연 어딜까요. 한국외대 김찬완 인도연구소장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전화 연결돼 있는데요. 소장님, 안녕하세요?

◆ 김찬완 한국외대 인도연구소장(이하 김찬완): 네, 안녕하세요.

◇ 전진영: 최근에 인도와 중국이 국경 접경지역에서 총기까지 사용하면서 갈등이 굉장히 극에 달했었는데, 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 김찬완: 네, 말씀하신 것처럼 지난 7일 월요일, 인도와 중국군이 실질통제시라는 곳에서 45년 만에 처음으로 총기를 사용했거든요. 그러면서 양국 간의 갈등이 고조됐죠. 그런데 다행스럽게 지난 10일 날 양국 외교부 장관들이 러시아에서 현 분쟁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자고 하는 데에 합의를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합의를 했는데,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서 지금 현재 대치하고 있는 지역에서 군을 철수를 한다거나 또는 군사물자를 후방으로 이동시킨다거나, 이런 가시적인 긴장완화 조치가 안 보이고 있는 상태거든요. 또 하나의 변수는 지금 날씨입니다. 해당 지역이 해발 4500m의 히말라야 고지산맥이기 때문에 10월이 되면 그 지역이 겨울로 접어들거든요. 겨울로 접어들면 당연히 그 지역에 대치하고 있는 양국군의 활동이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죠. 그러다 보면 소강상태로 접어들지 않을까. 물론 우발적인 충돌이 있으면 다시 군사 긴장관계가 이루어지겠죠.

◇ 전진영: 변수가 여러 가지가 있기는 하겠습니다만, 사실 양국 간의 국경지역 충돌사건이 처음에 일어났을 때에도 저희가 소장님과 관련 이야기를 하기는 했는데, 그때도 그렇게 말씀을 해주셨거든요. 양국이 지금 여러 가지 상황상 감당하기가 쉽지 않아서 전쟁까지는 안 가더라도 워낙 이게 역사적으로 오래된 사안이기 때문에 금방 끝날 것 같지는 않다고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지금 역시도 상황은 변함이 없겠죠?

◆ 김찬완: 네, 그렇죠. 기본적으로 히말라야 산맥으로 이어지는 3488km에 달하는 인도와 중국 간의 국경이 명확하게 설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태생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양국 간의 긴장관계나 국경분쟁이 해결되는 문제가요. 또 이미 양국이 45년 만에 처음으로 그 지역에서 총질을 서로 했기 때문에 또 다시 그 지역에서 우발적인 총격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없지 않아 있고요.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양국 정부가 굉장히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거든요. 중국 같은 경우는 인도와 전쟁 준비가 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평화를 원하지만 전쟁을 한다고 하면 전쟁은 준비되어 있다. 이렇게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또 인도도 지속적으로 모디 총리가 집권한 이후 소위 말하는 강한 인도 건설을 추구해오고 있습니다. 강한 인도 건설을 위해서 당연히 국방력을 증강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국방력을 강화시키는데 마침 중국과의 국경문제가 일어나니까 이를 계기로 인도는 국방력 강화, 즉 강한 인도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예를 들어서 지금 프랑스에서 원래 전투기를 36개 도입하기로 했는데, 이번에 인도와 중국과의 국경분쟁을 계기로 해서 5대를 조기에 도입했거든요. 또한 프랑스뿐만 아니라 러시아로부터 S-400이라고 하는 신형 미사일 방어체제를 조기에 도입하기로 지금 결정을 했습니다. 이처럼 인도는 중국과의 갈등을 계기로 강한 인도 건설을 더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또한 현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은 기본적으로 인도 국내 이유 때문입니다. 지난 6월 달에 처음 충돌이 발생할 때 인도군이 20명이 사망하지 않았습니까? 자국 군인이 20명이 사망하니까 당연히 국내 여론이 안 좋겠죠. 그래서 반중 정서가 지금 굉장히 팽배한 상태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인도가 이것을 철수를 한다거나 중국과 어영부영 합의를 하면 국내 여론에 굉장히 안 좋고, 자존심에 사실 문제가 있겠죠. 그래서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전진영: 앞서서도 제가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외교관계에서 통하는 보이지 않는 공식, 바로 적의 적은 동지다. 이런 말씀을 제가 드렸는데요. 인도의 입장에서 봤을 때 그렇다고 하면 중국의 적이라고 불리는 나라들이 결국 인도의 동지가 될 수도 있는 부분이잖아요. 그렇게 봤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 하면 미국이거든요. 인도와 미국 간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 김찬완: 인도와 미국과의 관계는 처음 모디 총리가 2014년 후반에 출범했는데, 그때부터 굉장히 급격하게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2015년에 오바마 전 대통령을 인도 공화국 기념일에 주빈으로 초청해서 공식적으로 인도가 친미노선을 걷겠다고 하는 것을 표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때부터 적극적으로 친미노선을 걸었어요. 특히 트럼프 미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인도와 미국과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졌죠. 당연히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의 아베 전 총리와 함께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진하고 있지 않습니까? 중국의 남중국해 팽창 정책에 대항해서. 그래서 여기에 대해서 인도를 끌어들이면서 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파트너는 인도다. 하면서 인도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상태입니다. 특히 최근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전략을 구체화시키기 위해서 이 지역의 다자협력기구, 소위 아시아판 나토를 지금 생각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어제, 그제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다시 한 번 이야기를 했죠. 인도-태평양 지역이 우리가 최우선시하는 전부다. 그리고 국제 무역허브일 뿐만 아니고 강대국 경쟁의 중심지다. 그러다 보니까 아시아판 나토가 필요하다. 이렇게 강조를 했거든요. 사실 이미 스티븐 비건 미 국무장관이 아시아판 나토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소위 말하는 아시아지역,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 일본, 호주, 인도로 이어지는 4자간 협력체인, 쿼드를 공식 다자기구로 만들겠다. 이렇게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여기에 대해서 인도도 굉장히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에 이게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고요. 사실 이미 양국은 2015년부터 일본과 함께 인도 벵골만 지역에서 공동 해상 합동훈련을 했습니다. 일본을 공식적으로 파트너로 초청해서 당연히 중국을 대상으로 벵골만 지역에서 미국, 일본, 인도 3국이 합동으로 해상 합동훈련을 실시했거든요. 이제 호주를 끌어들이려고 하고 있는데, 이게 된다고 하면 당연히 쿼드는 공식적으로 출범할 가능성이 많다고 할 수 있겠죠.

◇ 전진영: 이 쿼드가 앞서 말씀해주셨습니다만, 미국, 일본, 호주, 인도, 이 네 개 나라의 안보 협의체인데, 최근에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또 이런 쿼드에다가 쿼드 플러스까지 이야기를 했잖아요.

◆ 김찬완: 네, 우리 한국까지 포함하자, 이렇게 이야기한 거죠.

◇ 전진영: 한국, 베트남, 뉴질랜드, 이런 나라들을 추가로 해서 쿼드 플러스를 만들자, 이런 이야기까지 지금 적극적으로 하고 있으면 인도의 입장에서는 쿼드든, 쿼드 플러스든, 굉장히 이것들을 통해서 기대하는 바도 굉장히 클 것 같은데요?

◆ 김찬완: 네, 그렇죠. 인도도 내심 기대를 많이 하고 있죠. 왜냐하면 지금 중국이 인도 주변 국가인 방글라데시와 스리랑카, 파키스탄에 항구를 건설했습니다. 중국이 자국의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서요. 그런데 그 항구는 언제든지 전시에는 군함이 정박할 수 있는, 군사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그런 항구거든요. 그러니까 인도의 입장에서는 자국의 안보에 치명적인 위협을 느끼고 있는 거죠. 다 방글라데시든, 스리랑카든, 파키스탄이든, 인도 주변 국가이지 않습니까? 그것을 소위 말하는 진주목걸이 전략이라고 합니다. 인도 지도를 보시면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파키스탄이 진주목걸이를 걸 수 있다는 거죠, 중국이. 그래서 인도의 입장에서는 중국이 자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진주목걸이를 끊어야 하는데 탈퇴하기 위해서는 바로 쿼드나 쿼드 플러스가 굉장히 중요한 전략적인 다자간 협의체가 될 수 있겠다. 이렇게 기대를 하고 있는 거죠.

◇ 전진영: 쿼드에 속해 있는 또 하나의 나라, 일본. 일본도 빼놓을 수 없는 나라인데, 이 달 초에 이 두 나라가 군사 안보협력 강화하는 쪽으로 협상도 했고요. 그런데 이 협정이 체결되는 시점이 또 하필이면 중국과 인도가 국경 충돌을 겪는 와중이었거든요. 그러니까 인도가 이렇게 일본과 협력을 공식적으로 돈독히 하는 것도 역시 중국 견제용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 김찬완: 네, 그런 면이 많죠. 지난 10일 날 인도와 일본이 상호 군수체결을 협정했거든요. 2년 전에 이 논의가 시작됐는데, 2년이 채 안 돼서 9월 10일 날 체결됐습니다. 굉장히 빠르게 체결됐다고 보는데, 이를 보면 이번에 중국고의 갈등, 국경문제, 이런 것 때문에 인도가 서두른 것이 아닌가,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죠. 근본적으로 인도와 일본은 2000년대부터 굉장히 관계가 급전됐습니다. 2006년에는 글로벌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군사·안보는 무론이고, 경제 분야도 협력을 굉장히 빠르게 진행하고 있거든요. 군사·안보의 측면에서는 아까 말씀드렸지만 2015년부터 벵골만 지역에서 미국과 함께 합동 해상 훈련을 할 때 일본을 공식 파트너로 받아들였고. 이러면서 인도와 일본 간의 군사안보체계에서 협력이 굉장히 강화되고 있고, 인도가 메이크 인디아 정책이라고 해서 투자 유치 정책을 굉장히 많이 하는데요. 가장 적극적으로 인도의 메이크 인디아 정책에 대해서 부응하는 나라가 바로 일본이었습니다. 특히 전 아베 총리 때. 그래서 일본과 인도는 아주 독특한 관계게 있습니다.

◇ 전진영: 이제는 새로 스가 총리가 선출이 됐으니까요. 그런데 스가 총리는 공식적으로도 본인이 아베 총리의 정권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으니까 사실 인도와 관계도 큰 변화는 없이 이렇게 돈독한 관계를 이어나가겠네요?

◆ 김찬완: 그렇죠. 기본적으로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스가 내각이 기존에 아베 내각의 정책을 답습하겠다고 했고, 또한 현 국제정세 자체가 일본이 다른 생각을 할 상황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인도와의 관계는 더욱 돈독히 해가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해보고 있는 거죠.

◇ 전진영: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나라. 호주입니다. 호주는 약간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왜냐하면 호주는 우리나라와 비교해서도 굉장히 대표적인 외교 입장에서 중견국으로도 유명한 나라이기도 하고요. 호주와 인도가 왜 이렇게 관계개선을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걸까요?

◆ 김찬완: 전통적으로 호주와 인도는 같은 영-연방국가죠. 이제 역사적으로 같이 공유한 게 많고, 근본적으로 호주의 입장에서는 중국을 유일하게 견제할 수 있는, 아시아에서. 대국은 인도밖에 없는 거죠. 군사안보적이든, 경제적이든. 호주도 마찬가지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경제적으로 중국 의존도가 굉장히 높지 않습니까? 그렇다 보니까 문제가 있을 때마다 호주도 중국으로부터 경제보복을 당했고, 현재도 당하고 있는 모습이고요. 이런 상황에서 호주의 입장에서는 중국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또 중국의 안보 위협으로부터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은 거대 대국인 인도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죠. 그러면 또 호주의 입장에서는 인도와의 관계를 돈독히 할 수밖에 없고, 또 인도의 입장에서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보면 일본, 그다음에 한국, 동남아시아가 있는데, 우리 한국은 중국 요소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그러다 보니까 호주가 있으니까 호주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여서 벵골만 연안에서 합동 해상훈련을 하면서 중국을 견제하는 적극적인 동반자 관계로 지금 이끌어가려고 하고 있는 거죠.

◇ 전진영: 이렇게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주변국들의 움직임을 저희가 쭉 살펴봤는데, 중국을 견제하는 다른 나라들의 방식 가운데 하나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홍콩이나 대만의 독립과 관련한 부분에서 다른 나라들이 목소리를 내는 방식도 많이 지금 사용을 하고 있잖아요. 인도는 이 부분에 관련해서는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까?

◆ 김찬완: 기본적으로 인도는 하나의 인도를 인정하지 않으면 하나의 차이나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거든요. 그래서 중국이 국경분쟁이나 또 인도의 영토. 이렇게 중국이 목소리를 낼 때마다 그러면 나 또한 하나의 중국 정책을 인정할 수 없다. 이런 기본적인 입장이죠. 그래서 아직까지는 인도가 홍콩 문제나 대만 문제에 적극적으로 발언하지 않고, 잠잠한 상태인데요. 중국이 더 적극적으로 인도의 영토갈등 문제나 또는 자국의 국경 문제를 심화시킬 경우 인도 또한 대만이나 홍콩 문제를 건들 수 있겠죠. 더 나아가서 티베트 문제까지 건드리게 되는 거죠.

◇ 전진영: 네,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찬완: 네, 고맙습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한국외대 김찬완 인도연구소장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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