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시간 : [월~금] 09:10~10:00
  • 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러시아-우크라이나는 왜 돈바스 지역에서 으르렁대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7-23 10:38  | 조회 : 925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20년 7월 23일 목요일
□ 출연자 : 강윤희 국민대학교 유라시아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중국과 인도의 국경 분쟁,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이처럼 세계 곳곳의 육지와 바다에서는 자국의 이익을 둘러싼 분쟁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는데요.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지역에서의 무력 분쟁 중단 합의의 실질적인 이행 여부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오늘 관련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국민대학교 유라시아학과 강윤희 교수 전화연결 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강윤희 국민대학교 유라시아학과 교수(이하 강윤희): 네, 안녕하세요.

◇ 전진영: 돈바스 지역이라는 곳이 사실 저희에게는 그렇게 익숙한 지역의 이름은 아니거든요. 이번에 이슈가 된 돈바스 지역이라는 곳이 구체적으로 어딘가요?

◆ 강윤희: 네, 돈바스 지역은 우크라이나로 놓고 보자면 동쪽 지역에 해당하고요. 그러니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국경선 근처에 우크라이나 쪽 지역을 이야기합니다. 돈바스 지역은 도네츠강이 흘러가는데 거기 주변에 돈바스 분지지역을 이야기하는데요. 여기가 2014년에 러시아가 합병했던 크림반도의 위쪽에 해당하는 지역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전진영: 2014년 3월에 크림반도를 러시아가 강제병합한 이후부터 거의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돈바스 지역에서 무력충돌이 벌어졌던 거죠?

◆ 강윤희: 네, 그렇습니다. 러시아가 크림에 당시 합병할 시기에 이쪽 지역에서 친 러시아계 분리독립 운동이 일어났고요. 이들이 무장한 상태로 우크라이나 정규군과 무력충돌을 했고, 이후에 협정을 맺었지만 정전이 완전히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무력투쟁이 계속되는 지역 중 하나입니다.

◇ 전진영: 그러면 여전히 그곳이 보면 군인들이 무장을 하고 그 지역에서 경계를 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 갖춰져 있는 건가요?

◆ 강윤희: 네, 그렇죠. 그리고 무장반군에 해당하는 도네츠크, 루간스크, 이쪽 지역에서는 반군 세력들이 무장을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정부군 말고 이쪽 지역 세력들이 무장을 하고 있으니까 지금 군사적인 긴장이 큰 지역이라고 할 수 있죠.

◇ 전진영: 그러면 무력충돌이 일어났을 당시에 아무래도 군사 간에 충돌이 있으면 그 지역에서 살고 있는 국민들이나 시민들은 피해를 당연히 입고, 난민도 발생했을 수 있는데요. 당시에 그 피해 규모가 어느 정도였습니까?

◆ 강윤희: 대체적으로 1만 3000여 명 정도가 사망한 것으로 이야기되어 지고요. 지금 현재까지 이야기하자면 100만 명 정도의 전쟁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봅니다. 매우 큰 피해죠.

◇ 전진영: 그러네요. 그렇게 큰 피해가 발생한 곳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 저희가 지금까지는 많이 알고 있지 못한 부분이기도 했는데, 원래 우크라이나가 역사적인 배경 속에서 살펴보면 동서 지역 간 갈등이 있었죠?

◆ 강윤희: 우크라이나 안에서의 동서 갈등은 사실은 우크라이나가 독립한 이후 최근의 일이라고 할 수 있고요. 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알아두어야 할 것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하고 비슷한 듯하면서 다른 측면이에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매우 지리적으로 가깝고요. 또 인종적으로는 같은 동슬라브어족이고, 또 동방정교회를 믿는다는 점에서도 러시아하고 문화적으로 비슷해요. 그런데 우크라이나의 역사를 보면 14세기 중반에서 17세기 중반에 이르기까지 약 300여 년 동안 러시아가 아니라 리투아니아 공국, 또 폴란드-리투아니아 왕국의 지배를 받았어요. 그래서 이 지역이 우리가 흔히 아는 모스크바, 이쪽 지역과는 달리 서유럽의 영향을 많이 받은 지역이에요. 그래서 문화적으로 그런 특징을 가지고 있고 그러다 보니까 우크라이나라는 지역의 서쪽으로, 그러니까 폴란드 쪽으로 지역은 유럽적 정체성이 매우 강하고요. 반면에 러시아에 가까운 이쪽 동쪽 지역은 러시아인들도 많이 살고 있고, 친 러시아적인 성향과 문화를 가지고 있어요. 특히나 분쟁이 있는 돈바스 지역에는 러시아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데 이들이 또 도시 지역, 이런 데에 밀집해서 살고 있기 때문에 이런 지역에서 러시아인들이 우크라이나인보다 더 우세를 가지게 되고 정치적으로 발언권이 더 크고, 그러면서 이런 분리독립 운동이 일어나게 되는 거죠. 그래서 현대 우크라이나 정치에서는 우크라이나는 소위 말하는 동쪽과서쪽이 정치적으로 성향도 다르고, 외교 지향도 다르고 해서 동서 갈등이 있다고 우리가 흔히 이야기를 합니다.

◇ 전진영: 교수님께서 말씀해주신 역사적 배경을 들으니까 왜 우크라이나가 이렇게 내부적으로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는지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은데요. 특히나 돈바스 지역이라는 곳은 또 러시아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기 때문에 2014년도에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한 이후에 어떻게 보면 그 사건이 기폭제가 돼서 그러면 우리도 독립하겠다, 이런 내부 세력들이 들고 일어나면서 분쟁이 더 크게 발생한 거라고 보면 되겠네요.

◆ 강윤희: 그렇죠. 그래서 독립을 하든지, 아니면 독립까지는 아니더라도 러시아로 병합하든지. 아니면 우크라이나 안에서 자치를 허용해 달라고 주장하든지. 지금 후자가 현실적인 안으로 가고 있습니다.

◇ 전진영: 당시에 돈바스라는 지역에서 말씀해주신 대로 전쟁도 이어지고, 그 피해 규모도 사상자든, 난민이든, 굉장히 많이 발생하다 보니까 정전협정, 민스크 협정이라는 게 체결되는데 이 민스크 협정의 내용은 어떤 게 담겨 있습니까?

◆ 강윤희: 민스크 협정은 12개 항목이 있는데요. 합의 같은 것이. 그중에서 기본적으로 두 가지 부분을 우리가 보면 될 것 같아요. 하나는 군사적 분쟁을 종식시키는 거. 또 하나는 이 돈바스 지역의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것. 두 포인트가 있는데요. 전자와 관련해서는 민스크 협정에서는 양측이 즉각적으로 휴전을 하고 지금 이 분쟁이 일어나는 지역에서 불법 무장단체, 반군세력, 군사장비, 군인 용력, 이런 것이 많이 있거든요. 이 모든 것을 다 해소하고, 철수시킨다는 것이 하나가 있고요. 두 번째는 정치적으로 이야기하면 우크라이나가 이들 지역에 대한 특수지위에 관한 법률을 채택해서 이들 지역으로 권력의 분권화를 이룬다, 이렇게 되어 있어요. 즉, 이 이야기는 이 지역을 자치화 시켜준다. 자치권을 허용해준다, 이런 이야기인데 이 두 가지가 핵심 포인트입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말씀해주신 두 가지 포인트 중에 첫 번째로 즉각적으로 휴전을 한다고 하는 이 내용이 협정에 들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전협정이 체결되기가 무섭게 또 충돌이 이어졌던 거죠?

◆ 강윤희: 네, 맞습니다. 사실 민스크 협정이 정전협정까지는 아니고요. 이제 휴전을 하겠다. 휴전을 한다는 거였어요. 왜냐하면 전쟁이 완전히 끝나는 것은 아니고, 도네츠크, 루간스크의 정치적 지위를 확보하는 게 되어야 전쟁이 끝날 것으로 보여요. 그래서 휴전을 하기로 했는데 휴전 상태가 유지가 되지 않은 거죠.

◇ 전진영: 돈바스 지역의 자치권을 허용해주느냐 마느냐를 놓고 지금까지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입장이 다른 건데.

◆ 강윤희: 그렇죠. 그게 포인트예요.

◇ 전진영: 그 이야기는 저희가 뒷부분에 자세하게 해볼 거고요. 어찌 되었건 지난해에 우크라이나에서 젤레스키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그때 당시에 젤레스키 대통령이 돈바스 분쟁을 자기가 어떻게든 대통령이 당선되면 해결하겠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됐고, 그러면서 이 돈바스 분쟁 해결 이슈가 급물살을 타게 되고, 지난해 말에 보니까 당사자가 결국 다시 모이게 되는데요. 여기에 독일과 프랑스까지 껴서 4자회담이 이루어졌던데요?

◆ 강윤희: 네, 맞습니다. 일단 참고로 말씀드리면 민스크 협정을 맺을 때는 그 반군 대표, 우크라이나 대표, 러시아 대표, 그리고 이것을 중재한 유럽안보협력기구의 대표가 참석을 했어요. 그런데 이 민스크 협정이 이행이 잘 되지 않으니까 지금 이제 독일, 프랑스를 껴서 4자회담을 하게 되는 건데, 독일, 프랑스의 입장에서 보면 이들 나라가 유럽이든, 유럽안보협력기구든, 여기에 중심 세력이니까 관여를 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는 우크라이나 문제는요. 유럽 전체 안보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해요. 그래서 그냥 동유럽에 있는 어떤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고 유럽 전체 안보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국가입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제외하고 유럽에서 영토가 가장 큰 나라예요. 프랑스보다도 커요. 이렇게 큰 나라인데 이렇게 큰 나라가 친 서방적으로 가느냐, 혹은 친러적으로 가느냐에 따라 유럽의 세력 균형이 바뀌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우크라이나는 너무 중요하고, 그러면 유럽연합의 핵심 국가인 독일, 프랑스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관심을 가지게 되는 거예요.

◇ 전진영: 우크라이나가 지정학적으로도, 그리고 외교적으로도 굉장히 중요한 나라군요.

◆ 강윤희: 그렇죠.

◇ 전진영: 당연히 독일과 프랑스가 나올 수밖에 없었던 거고요.

◆ 강윤희: 군사적으로도 중요한 게 예컨대 우크라이나가 나토를 가입한다고 이야기하면 이건 러시아 쪽은 굉장히 불리하지만 독일, 프랑스, 서방의 입장에서 볼 때는 굉장한, 러시아 코앞까지 가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우크라이나는 군사적으로도 중요해요.

◇ 전진영: 우크라이나가 친유럽 쪽으로 가느냐, 아니면 친러 쪽으로 가느냐가 굉장히 러시아 쪽이든, 유럽이든 중요하게 작용하는 건데요. 그래서 작년 말에 4개국이 만났고, 그래서 한동안 러시아랑 우크라이나가 서로 포로도 맞교환을 하고, 한동안은 화해 무드가 조성되는 것 같은 분위기도 이어졌거든요. 

◆ 강윤희: 네, 맞습니다. 그래서 4자 회담 이후에 분리주의 반군과 러시아 정부군이 각각 79명, 124명을 풀어줬다고도 하고 전선에서 총성도 일시적으로 그쳤다고 해요. 그런데 그럼에도불구하고 핵심적인 사안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다 보니 진전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 전진영: 핵심적인 사안이 합의가 안 된 것. 그 핵심적인 사안이라는 게 바로 돈바스 지역의 자치권을 허용해주느냐, 마느냐. 이 부분이 지금 근본적으로 합의가 안 되니까 양국이 지금 계속해서 충돌을 일으키고 있는 건데, 돈바스 지역을 이렇게 양국이 서로 포기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뭘까요?

◆ 강윤희: 네, 우크라이나의 입장에서 보면 여기가 당연히 너무 중요한 자국의 영토이고, 그러니까 이 돈바스 지역을 포기할 수가 없겠죠. 그다음에 이미 크림도 뺏겼는데 돈바스까지 뺏긴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고요. 그런데 러시아가 왜 이 돈바스 지역을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볼 필요가 있어요. 일단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에 대한 영향권을 확보하는 게 여러 가지 측면에서 굉장히 유리해요. 일단 정치적으로 보면 이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가 합병하는 건 아니고 우크라이나 안에 있는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치면 우크라이나 내부 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가 있죠. 돈바스 지역을 통해서. 그리고 아까도 이야기 드렸듯이 우크라이나가 나토나 유럽연합에 가입을 한다든가, 정식으로 친 서방주의로 기울어진다고 할 경우에 이것을 막기 위한 중요한 도구가 되죠. 그래서 이 지역을 아주 심한 경우에 러시아가 합병해버리겠다, 아니면 군사적으로 점령해버린다, 아니면 그렇게 하겠다고 위협을 하거나 지금처럼 소소한 분쟁들을 만들어서 우크라이나 정부가 이 지역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 다른 정신을 쓸 수 없는 그런 상황을 만들어버린다든가, 이런 모든 것이 가능하죠. 그러니까 러시아는 이 지역을 절대로 버리지 않습니다. 포커에서 이야기하면 조커 같은 카드예요. 그러니까 손에 쥐고 있을 거예요.

◇ 전진영: 그리고 또 지금 러시아의 입장에서 보면 크림반도 강제병합 이후에 어찌 되었건 EU의 제재를 받고 있기 때문에 돈바스 지역 분쟁을 그래도 해결하려고 하는 움직임을 보여줘야 유럽연합의 EU 제재를 해제를 시킬 수 있는, 그런 어떤 가능성도 러시아에서는 보고 있는 거잖아요?

◆ 강윤희: 네, 그렇죠. 사실 크림합병에 따른 경제제재가 있었지만 이것 때문에 러시아가 크림을 도로 내어놓고나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경제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매우 많이 미치고 있는 것도 사실이거든요. 그래서 돈바스 지역 분쟁을 해결함으로써 경제제재가 일부 해결되거나 축소되거나 약화된다면 러시아로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죠.

◇ 전진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갈등이 역사적으로 오랜 시간 이어져왔기 때문에 사실 하루 아침에 이게 해결이 되지는 않겠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 사안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하는 이유를 끝으로 말씀해주신다면요?

◆ 강윤희: 네, 일단 아까 말씀드린 대로 우크라이나는 유럽에서의 세력 균형에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사태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하나 있고요. 두 번째는 지금 우크라이나 사태는 강대국 사이에 낀 약소국의 운명을 굉장히 잘 보여주는 사례예요. 그래서 우리나라는 약소국은 아니고 중견국을 자처하지만 어쨌건 우리나라도 강대국 사이에서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면서 또 우리가 반면교사나 이런 방식으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있죠. 그래서 우리나라도 앞으로 미중 갈등 사이에 놓여 있는 우리나라도 현실적이면서도 현명한 그런 외교를 할 필요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 전진영: 네,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강윤희: 네,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국민대학교 유라시아학과 강윤희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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